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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1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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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와 너붕은 우연히 만난 사이였어. 서로 다른 회사의 신입사원이었던 둘의 회식장소가 겹친건 정말 우연이라는 말 외엔 설명할 말이 없었음.

리카르도는 입사하자마자 잘생긴 외모와 눈에 띄는 스펙으로 동기와 선배들의 눈도장을 찍어둔 상황이라 타겟이 되었지. 다행히 술은 꽤 마시는터라 넙죽넙죽 잘 마셨지만 술을 마시는데도 한계는 있었지.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리카르도는 간신히 밖으로 빠져나왔음. 어질어질 도는 취기에 비틀대며 담배를 문 리카르도는 가게 건너편에서 토하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지.

너붕붕은 술을 크게 잘 마시지도 못하면서 주는대로 받아마셨어. 결국 몇 잔 마시지도 못하고는 혼자 빠져나와 전봇대를 친구삼아 속을 게워냄. 시큼한 위액이 올라 올 때 까지 토하던 너붕붕은 느껴지는 시선에 고갤 돌리자 흐릿한 시야로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의 사내가 보였음. 

아직 회식은 한창인데 밖은 조용하고 사람도 없어서 서로 '우리 회사 사람인가?' 따위의 생각을 하며 어색한 웃음만 날렸어. 그러다 다시 너붕붕이 허리를 접고는 토하기 시작하자 리카르도가 다가와 너붕붕의 등을 두드려줬음. 그 손길을 느끼며 부끄러워하던 너붕붕이 괜찮다며 손을 내저었지만 리카르도는 물러날 생각이 없는지 

"괜찮아요?" 

하고 물어보기까지 했어.

"괜...찮으니까....우욱..."

너붕은 말을 끝맺지도 못하고 다시 속을 게워냈어. 이미 옆의 남자는 안중에도 없었지. 이제 더이상 토해낼 게 없어 위액만 토할 정도로 게워낸 뒤 지쳐서 멀리 걸어가지도 못하고 땅바닥에 주저앉는데 서늘한 냉기가 느껴졌어. 옆을보자 시원한 생수가 보였지.

"이거 드세요. 좀.. 괜찮으세요?"
"감..감사...합니다..."

너붕은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음. 진한 브루넷의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잘생긴 얼굴이 한 눈에 들어왔지.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너붕이 어쩔 줄 몰라하는사이 리카르도는 자신을 부르는 동기 목소리에 몸을 돌렸어.

"어.. 술은 그만 마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어색한 한 마디를 던져두고 말이야. 


다음 날 쓰린 속을 부여잡고 둘은 서로에 대해 생각했지. 

-어제 그 남자한테 고맙다고 해야하는데. 그런데 우리 회사 사람이던가?
-그 사람 속 괜찮으려나? 토하는거 장난 아니던데...

하지만 바쁜 일정탓에 금세 서로에 대해 잊어버림. 그리고 한 달 뒤, 우연히 카페에서 둘은 조우하게 되지. 신입답게 커피셔틀을 하러 와선 만나게 된거야. 양손 가득 캐리어를 들고는 어! 하는 둘이었지. 밝은 조명 아래서 리카르도는 더 눈에 띄었고 너붕은 저런 사람 앞에서 그만큼 토했다니!! 하며 얼굴을 붉히는데 리카르도가 먼저 입을 열었어.

"그 때 잘 들어갔어요? 우리 회사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그래서 못 마주쳤던거구나."

리카르도가 너붕의 사원증을 보며 말했어. 너붕도 리카르도의 사원증을 봤지. 

"아, 그래서... "

하며 어색하게 서 있었음.

"먼저 가 볼게요. 그 땐... 정말정말 감사했어요!!"


부끄러움을 숨기며 돌아서는 너붕을 보며 리카르도는 저도 모르게 아쉽단 생각을 했지.

그렇게 몇 번 마주치게 되고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쌓아갔어. 

회사가 끝나면 카페에서 서로를 기다리는 건 예사일이었지만 그때까지만해도 사귀는 사인 아니었음. 친한 동기들이 뭐하는거냐고 뭐라 할 때도 둘은 머뭇머뭇거리기만 했어. 그러다 어느 날, 딱히 약속을 한 건 아니지만 늘 만나는 카페에 너붕붕이 안나온거야. 한참을 기다리던 리카르도가 큰 결심을 하고 너붕 회사 앞을 찾아가는데 지친기색이 역력한 모습으로 나오는 너붕이 보였지. 리카르도가 아는 척을 하기도 전에 같은 회사 사람으로 보이는 남자가 너붕에게 스킨쉽을 해왔어. 그 순간 리카르도는 눈에 보이는게 없었음. 너붕의 손을 낚아 채어 자기쪽으로 당겼지. 
너붕은 너붕대로 놀라서 눈을 끔뻑였음. 남자는 너붕의 친한 동기였지. 너붕붕이 일은 잘하는데 일을 마치고나면 방전 될 때가 종종 있어서  챙기려던 동기인데 웬 남자가 인상을 쓰며 너붕붕을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니 오호라 싶은거.

"누구시죠?"
"저는..."
"허니, 아는 사이야?"

단순히 너붕의 이름이란 걸 알면서도 리카르도는 참지 못했어.

"저 허니 비 남자친굽니다."

너붕이 눈이 동그래져선 어버버 거리는사이 리카르도는 너붕을 데리고 튀었음. 남은 동기는 내일 놀릴 거리가 생겼다며 좋아함.

"그...미안해요. 멋대로 굴어서."
"아니...어... 그게...."

너붕은 좋았지만 좋다고 말도 못하고 손가락만 꼼질댐.

"그래도 거..짓말은 아니었어요. 허니, 저랑 사귈래요?"
"네!!!!!!"

너붕의 대답이 우렁찼던 탓에 카페의 모든 시선이 둘에게 쏠렸어. 너붕은 쥐구멍에라도 숨고싶은데 리카르도가 빵 터져선 정말 좋다고 신나게 웃었지. 그렇게 둘은 사귀게 됐어.



사귀기까지가 길어서 그랬지 사귀는 동안 둘은 깨가 쏟아졌지. 다른 사람들이 질투를 비칠 정도로 라카르도는 너붕에게 헌신적이었고 그건 너붕붕도 마찬가지였음. 서로가 서로밖에 안 보였지. 그리고 당연한 수순이랄까 사귄지 2년만에 결혼식을 올려.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까만 턱시도의 신랑은 그들의 사랑만큼이나 잘 어울렸고 그 사랑은 영원할 줄 알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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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결혼한 지 5년이었음. 그 동안 둘은 일만큼은 무척이나 잘 하고 있었어. 리카르도는 탄탄대로를 달려 팀장 자리에 올랐고 너붕은 승진을 앞두고 대형 프로젝트를 맡고 있었지. 

하지만 최근들어 둘의 다툼 아닌 다툼이 잦아졌어. 2년 전부터 리카르도는 아이를 갖길 원했지만 너붕붕이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양보를 하지 않아서였지. 리카르도도 너붕의 의사를 존중했고 이번만, 이번만 하는 사이 벌써 5년이 지났음. 리카르도도 많이 양보했다는 걸 알았지만 너붕은 너붕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 임신을 하게 되면 잃을 것들이 아직은 더 많았으니까. 거기다 승진이 걸린 큰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너붕의 신경은 더욱 예민해져갔고 별 거 아닌 일로 리카르도와의 다툼이 잦아졌지. 

그래도 이번 일만 마치면 정말 가정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너붕은 혼신의 힘을 쏟았고 결과는 대성공이었어. 회사를 1년치 먹여 살릴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를 따냈고 너붕의 승진도 기정사실화 되어 있었지. 이 기쁨을 리카르도와 나눠야겠다는 생각에 너붕붕은 축하 회식도 뒤로한 채 연락도 하지 않고 리카르도의 회사 앞으로 찾아갔어. 거리가 먼 것도 아니었고 그간 자신이 못되게 굴었던 점도 사과하고 앞으로의 일도 잘 얘기하고 싶었지. 기다리는 동안 연락을 할까 하다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잠자코 기다리던 너붕 눈에 리카르도가 나오는게 보였어. 크게 이름을 부르려는데 리카르도의 이름을 부르며 회사에서 나오는 여자가 있었지. 리카르도가 웃으며 여자를 알은체 하자 너붕붕은 치졸하다 생각하면서도 질투가 조금 났어.

"허니?"

리카르도가 너붕붕을 발견하곤 다소 놀란 표정이 됐음. 예기치 못한 상황이라 그런거겠지만 이 모습은 어딘가 찝찝했지.

"어머, 안녕하세요!"

활짝 웃으며 묘하게 리카르도에게 기대는 여자가 너붕붕은 거슬렸어.

"허니, 전에 얘기했었지? 친구 여동생인데 이번에 우리 회사에..."

너붕붕의 좋았던 마음은 싸늘하게 식어가기 시작했음. 너붕붕은 리카르도가 인기가 많다는 걸 알고 있었어. 잘생긴데다 친절하고 능력도 좋으니까. 그래서 리카르도가 유부남인걸 알면서도 대놓고 접근하는 사람도 본 적 있었지. 하지만 눈 앞에서 자신의 옆을 허락하는 리카르도를 보는 건 처음이었어. 더이상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고 우울해진 너붕붕은 말도 없이 걸어가기 시작했지. 너붕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리카르도가 서둘러 쫓아갔음.
집에 도착하고나서야 감정이 빵 하고 터진 너붕은 리카르도에게 욕을 퍼부었어. 이러면 안되는데, 감정적으로 굴면 안되는데. 이성적으로 말해야하는데. 하지만 너붕은 리카르도를 몰아붙이고 쏘아붙였어. 결국 리카르도도 아니라며 언성을 높였고 둘은 또 싸우게 됐지. 이번 싸움은 꽤나 심각했어. 둘 다 일말의 양보도 없었고 한 달 가까이 서로의 자존심을 세우며 대화를 하지 않았음. 리카르도는 이번만큼은 양보 할 생각이 없었고 너붕붕도 마찬가지였지. 그러다 리카르도에게 업무차 걸려 온 안젤라의 전화를 너붕붕이 봤고 홧김에 이혼하자는 말을 하고 말았음.

"..그래, 그만하자."

리카르도는 지친 얼굴과 목소리로 마른 세수를 하며 말했음. 설마 받아들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너붕붕이 입을 꾹 다물었어.

"내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넌 안 믿을거잖아. 날 믿지 못하는데 결혼 생활이 계속 지속될 수 있을까?"
"......."
"하자. 원하는대로 그만할게."

리카르도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집을 나가버렸어. 리카르도가 떠나고 너붕은 자신이 잘못했음을 알았지만 리카르도를 붙잡진 못했음. 자존심의 문제인지 아니면 자신으로 인해 리카르도가 불행한 것 같아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결혼하는 건 힘들었지만 이혼은 금세 끝났어. 너붕은 지금의 집에 살기로 했고 리카르도는 회사근처로 집을 옮겼음. 집에 도착한 너붕은 모든 게 끝났다는 허탈감과 자신에 대한 자괴감, 우울함이 뒤섞여 펑펑 울었어. 집안 가득 아직 남아있는 리카르도의 흔적이 너붕붕을 더욱 괴롭게 만들었지. 

회사에선 아무렇지 않은척했지만 퇴근해서 집에 도착하면 눈물을 흘리는 일이 부쩍 많아졌어. 스트레스 탓인지 음식도 잘 넘어가지 않았지. 그러다 회사에서 쓰러진 탓에 결국 응급실에 실려간 너붕붕이었음.

"환자분 정신이 좀 드세요?"
"....네."
"산모분이 몸 관리를 하셔야죠."
".....네??????"
"임신하셨어요. 3개월인데 모르셨어요?"

의사의 말에 너붕은 기절하고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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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1 01:34
ㅇㅇ
모바일
아니 얼른 화해 하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해 풀고 다시 재결합해ㅠㅠㅠㅠㅠ 아니 센세 무순 너무 좋아서 이마 쳤더니 잠 다 깼어 여기서 안 자고 센세 어나더 기다릴게 억나더 조 ㅠㅠㅠㅠㅠㅠㅠ
[Code: dd08]
2020.01.21 01:53
ㅇㅇ
모바일
센세 제발 어나더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
[Code: 035e]
2020.01.21 01:53
ㅇㅇ
모바일
아니 센세 ㅠㅠㅠㅠㅠㅠㅠㅠ 재결합하고 화해하는 거 보여주실거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보려고 아직까지 잠이 안 온거네 ㅠㅠㅠㅠㅠ 센세 어나더 ㅠㅠㅠㅠ
[Code: 4f74]
2020.01.21 06: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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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결합 행쇼하자 ㅠ
[Code: 7b31]
2020.01.21 10:42
ㅇㅇ
모바일
재결합해!! 당장 연락해!!!
[Code: 9b66]
2020.01.21 16: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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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둘이 재결합하는것까지 보여줄거지...? 억나더. ...
[Code: 88ce]
2020.01.27 03:01
ㅇㅇ
모바일
센세 어나더 ㅠㅠㅜ
[Code: 8936]
2020.02.06 07:26
ㅇㅇ
모바일
ㅇㄴㄷ ㅠㅠ
[Code: 801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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