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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7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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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ㅈㅇ 오타ㅈㅇ





4. 형들은 대단해




-형, 정말 축하드립니다.

서글하게 웃으며 악수를 청하는 에이든을 보자 큰 형도 반갑게 그를 껴안아 맞이했다. 멀쑥하게 입은 에이든이 인사를 마치고 형의 왼편에 앉자 알렉은 흘긋 아예 반대로 몸을 돌리고 앉은 케빈을 바라봤다. 준비내내 코빼기도 안 보이다 부리나케 형 옆자리를 차지한 동생의 얼굴이 심통이었다. 하필이면 마주앉은 둘 때문에 알렉은 벌써부터 속이 갑갑해졌다. 자기도 모르게 물을 세네잔 연거푸 들이키자 둘째 형은 이 기류가 느껴지지도 않는지 핀잔이나 주는 거다.

-알렉! 물을 그렇게 먹다간 체해!
-그러게요. 준비가 힘들었나봐.

저도 뭐라고 하려고 벌어진 막내의 입이 에이든의 첨언에 그저 꾹 다물렸다. 형의 말대로 물은 물론이고, 여기서 뭘 먹다간 체할지도 모르겠다. 죽상을 한 채 음식을 구겨넣는 손을 눈으로 따라가며 알렉도 깨작깨작 샐러드를 쑤셨다.

-오-, 케빈. 채소도 먹는거야? 기특해라- 우리 막내.
-내가 애야?! 원래 먹잖아.
-알렉이 억지로 안 주면 안 먹잖아, 편식쟁이!
-아니거드은, 학교에서도 다 먹어어!

장난스럽게 등을 토닥이는 큰 형과 둘째형에 하루종일 한 마디도 안 할 것 같던 케빈이 목청을 높였다. 짜증스러운 목소리에 신난 기색이 가득해서 덩달아 알렉도 푸스스 웃었다. 막내는 막내야. 귀여워 죽겠다고 크롤리가 볼을 쭈욱 늘리자 인상을 찌푸린 케빈이 갑자기 의자 아래로 손을 휘휘 젓더니 무언갈 꺼냈다.

-나말고 선물 산 사람있어?

케빈의 기세등등한 표정은 기대가 가득했다. 크롤리가 호들갑을 떨며 만족스럽게 선물을 받아들자 아까보다 더 들떠서 방방거리는 게 저러다 날라가는 거 아냐. 칭찬도 칭찬이지만 와인은 어떻게 샀는지와 이름 모를 식물은 어디서 난 건지 의문스러워 알렉이 넌지시 물음을 던졌다. 치부를 찔린 냥 제 막내는 작아진 목소리로 그냥, 어쩌다가, 우연히 어물쩡어물쩡 대답을 미뤄댔다. 그냥, 어쩌다가, 우연히 나이가 안되는데 술을 살 수가 있나?

-내가 사줬어. 지나가다가 만났거든.

한 번 말이 트인 터라 이제와서 아까처럼 모른 체하지 못해 어색하게 케빈의 고개가 끄덕였다. 설명을 요구하는 눈들이 케빈을 향하지만 대꾸없이 물만 홀짝이니 삽시간에 어색하고 무거운 공기가 몰려왔다. 알렉은 다시 속이 미슥거리기 시작했다. 오 제발. 그러기도 잠시 큰 형이 선물을 준비해서 고맙다고 막내의 머리칼을 쓰다듬고 둘째 형이 와인을 따겠다고 소리치며 정적은 금방 시끌벅적하게 묻혔다.
저녁식사 내내 삐그덕 거리는 대화가 이어지고 그 사이를 기름칠하듯 이어붙이는 형들을 보며 알렉은 남 모를 감명까지 받았다. 어떻게 그 꼬라지들은 아무럴지 않게 넘길 수가 있는지... 내가 셋째라 다행이야.





5. 선물은 어디서 오나




-크롤리형이 고맙다고 너 주라더라.

에이든이 내민 쇼핑백을 보는 케빈의 얼굴에 함박 웃음이 지어졌다. 자기는 안중에도 없고 어느새 쇼핑백을 뺏어든 케빈 옆에서 에이든이 남몰래 한숨을 지었다. 보라색 맨투맨이 맘에 드는 지 반짝이는 눈에 에이든은 새삼 그가 자신보다 한참 어리다는 걸 되새길 수 있었다. 정신이 팔려 누구 앞인지도 모르고 히히덕거리는 게 에이든에게만 말도 안 하고 뾰루퉁 입술만 삐죽거리던 좀 전과 겹쳐져 웃기기도 했다. 피식소리가 나자 케빈은 퍼뜩 놀라선 에이든을 못마땅하게 바라봤다. 그것도 잠시, 금새 달싹거리는 입을 에이든은 재촉하기보다 차분히 기다렸다.

- 그, 그.. 형 선물을, 아니 선물이.. 아. 어때, 예쁘지?
- ..어, 그래. 참 벙벙-하니 좋네.

기껏 기다려줬더니 무안한 지 사과는 커녕 말을 돌리며 옷을 제 몸에 가져다대는 모습에 에이든이 툭 심술을 뱉었다. 곧장 씩씩거리며 저를 노려보는 꼴이 통쾌해서 살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저가 슬쩍 웃는 모습이 깔보는 거 같아 싫다던 케빈이 역시나 참지 못하고 왁왁거리기 시작했다. 오버핏도 모르냐, 이게 딱 맞는 거거든, 울 형아가 얼마나 패션을 잘 아는데... 하여간 맨날 공부만 하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이런 거 하나도 없지. 케빈이 큰 형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모를 리 없는 에이든은 미운 말만 내뱉는 얼굴을 지긋하게 바라보며 대충 고개를 주억거려줬다. 얄미우면서도 괜히 덧나서 나랑은 아무 말도 안 하려고 굳게 다문 거보단 이 편이 나았다. 다음 주 내내 저 맨투맨을 입고 신나서 팔랑거리려나. 사과는 기대도 안 했기에 이 정도면 됐다 싶어 여전히 쫑알이는 입을 보며 벽에 기댄 어깨를 뗐다.

-그래, 잘 입던가 하고.
-야, 아니. 형아. 오늘, 그, 짜증나지만 고마워.

미련없이 계단을 내려가려는 뒤로 당황해서 작아진 목소리가 속사포로 떨어졌다. 귓 속을 파고든 말에 고개를 돌린 에이든이 미안해서 눈동자를 도르륵 굴리는 케빈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잔뜩 찌푸리고 쏘아대지 않았으면 한참을 바라봤을 지도 몰랐다.

-....
-...뭐야. 그 표정?
-뭐가. 들어가서 잘자.

정말 예상치 못하게 사람을 당황하게 하는 재주가 있어.




6. 큰형도 불편해




대체 내 축하파티에 내가 불편할 일이 뭐가 있나. 아무렇지 않은 척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지만 크롤리라고 그 둘 사이의 정적을 못 느낄 리 없었다.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가며 대화가 끊기지 않게 둘 사이를 기름칠하느라 저녁식사 내내 뭘 먹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니 말 다했지. 그나마 술잔치에 한 명이 지 방으로 올라가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화장실 때문에 잠시 집으로 들어온 크롤리가 치를 떨 때 마침 계단 아래로 둘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양반은 못 되는 군. 내용은 웅웅거리지만 아까 상황을 보면 대략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예상할 수 있었다. 제게 곰인형을 전해주며 신신당부하던 금발 고등학생이 아직되 눈 앞에 선했다.

크롤리가 동생들을 아끼는 건 아주 공공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개개인이 좋아하는 것, 관심있는 것, 몸 사이즈 기타 등등을 다 안다는 뜻은 아니다. 만약 알더라도.. 그거 범죄야. 라며 자신을 경멸하듯 보는 알렉이 상상을 침범했다. 하여간 그런 점에서 크롤리가 주는 선물은 누구에게나 무난하게 잘 먹힐 선물이 대부분이었다. 음식이라면 유명 제과점 인기메뉴, 옷이라면 베스트 상품에 그 나이대 평균 사이즈, 유행한다는 음반 같은 류. 제 말이라면 껌뻑주는 케빈의 방에 자랑스럽게 진열된 제가 준 선물들이 그걸 증명하고 있었다. 그 중 절반 정도는 케빈의 취향을 직격으로 강타해 더 이쁨받고 있는 친구들이 있고.

-오버핏도 모르냐, 이게 딱 맞는 거거든.

그래. 아마 케빈은 멋 모르고 하는 말이겠지만 진짜 입어보면 본인에게 딱 들어맞는 사이즈에 어울리는 색상에 세련된 디자인일. 그런 완벽하게 케빈에게 맞춘 것 같은 내가 줬다는 선물이 그 중 반 정도.
내가 어떤 옷을 줬는진 내일쯤 알게 되려나. 대화가 끝나고 계단을 내려온 에이든에게 어깨를 으쓱이자 한시름 놓았는지 너털웃음이 따라온다.

-이젠 말도 안하고 치트키 쓰는거야?
-가장 좋아하는 게 선물이랑 형이니까 어쩔 수 없네요.
-수고했어. 이제 가서 편하게 마시자.

천연덕스럽게 어깨동무를 해오는 에이든에 크롤리는 엄지를 치켜올렸다. 이제 편안하게 술이나 마셔야지. 에이든이 이렇게 사람 잘 다루는 걸 보면 연애도 참 잘하겠단 태평한 생각이나 하면서.








테넌 자공자수 호인스킬그
2019.09.17 02:53
ㅇㅇ
모바일
그 연애 누구랑 하나요~~~ԅ( ิิ∇ ิิ ԅ)
[Code: d6aa]
2019.09.17 02:55
ㅇㅇ
모바일
하 진짜 얘네 모하냐 얼른 연애 안하고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킬그 애샛기미에 개저웃음 짓고 있는 나 롸정상인가요
[Code: 463f]
2019.09.17 07:21
ㅇㅇ
모바일
킬그 애샛기 같아서 암만 처세술 좋아도 연애는 못하는 호인스 커엽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4bd0]
2019.09.17 08: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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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ㅜㅜㅜ선물의 반은 호인스가 준거 뭔데 ㅠㅠㅠㅠ그거 1도 모르는 형이 준거라고 댕댕머리먄서 좋아하는거 개좋다 ㅠㅠ
[Code: 469c]
2019.09.17 20: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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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아 에이든 애쓴다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9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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