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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5 02:05
사랑한다는 게 이런 걸까. 내 몸 위에 올라타 내 목에 칼을 겨누고 있는 순간마저 예뻐 보인다는 것이. 윌은 당장이라도 미나의 목을 부러뜨리려 안달내는 팔에서 애써 힘을 뺐다.


"움직이지 말아요. 제발, 윌. 움직이지 마..."


칼을 쥔 손이 위태롭게 떨렸다. 날카롭게 벼려진 칼날은 금방이라도 살갗을 뚫고 들어올 것처럼 번뜩거렸다. 길게 늘어진 소맷단이 가슴을 가볍게 눌렀다. 몇 시간 전 미나가 입을 맞춰준 자리다. 입술의 무게는 이토록 무겁지 않았는데.


'심장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려요.'

'네가 내 위에 있으니까.'

'무겁진 않죠?'

'모르겠어. 다른 사람을 올려본 적이 없어서.'


그때만해도 해사하게 웃던 얼굴은 이제 없다.

윌은 처음 마주한 절박한 미나의 얼굴 중에서도 하얗게 질린 입술의 온도가 궁금했다. 제 피를 뒤집어 쓴 얼굴은 얼마나 예쁠까 궁금했다. 숨이 끊어지기 전에 한순간이라도 볼 수 있으려나. 죽음의 문턱에 누워서도 윌의 머릿속에는 온통 미나 생각 뿐이다. 역시 미나를 끌어들이면 안 되었다는 얕은 후회 또한 미나의 웃음으로 범벅되어 있다.


"윌, 나는요. 사람을 찔러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제발."


왜냐하면 이 아이는 나를 사랑하니까.



"어렵지 않아. 그대로 찌르기만 하면 돼. 팔에 힘을 주고, 강하게..."

"입 닥쳐요! 말하지 마!"


내가 이 아이를 사랑하듯이.

비명과 함께 따끔한 통증이 목 전체로 빠르게 퍼졌다. 윌은 금방이라도 바스라질듯 떠는 미나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칼끝을 조금만 더 누르면 숨을 끊을 수 있는데도 미나는 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이 아이의 한계였다. 그까짓 사랑이 뭐라고. 자기 목숨값이라면 모를까, 내 목숨 하나짜리만 한 사랑이라면 그렇게 귀하지도 않을 터인데.


"미나."

"말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사랑해."


하지만 그 사랑만이 미나를 수렁에서 꺼낼 수 있다면 이까짓 목숨쯤은 기꺼이 내줄 수 있다. 윌이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미나가 눈을 크게 떴다. 커다란 손이 칼을 쥔 손을 부드럽게 덮었다. 뺨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이 턱끝에 아롱아롱 고인다. 문득 그걸 핥아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겠지. 미나와 함께 했던 모든 순간처럼.


"그러니까, 해."

"안 돼, 윌, 안...!"


천천히 칼이 목을 파고드는 감각이 짜릿했다. 날카로운 통증에 불현듯 시야가 또렷해지는 것이 그저 황홀했다. 무너져내리는 미나의 얼굴이 아름다웠다. 이대로 죽는 내 몸과 함께 네 정신도 죽고. 만족스럽다.


"윌!"


한순간 힘이 빠진 손에서 칼을 쥔 손이 황급히 빠져나갔다. 고통 위로 긴 소맷단이 절박하게 짓눌러진다. 무겁다. 얼굴로 떨어지는 눈물도 무겁다. 윌의 손이 미나의 몸을 잡아채 두 사람의 자리가 뒤바뀌는 순간에도 미나는 여전히 윌의 목을 누르고 있었다.


"......"


새하얀 소매가 붉게 물든다. 사랑이 번지듯 축축하고 뜨겁게 물들어 간다. 눈물 젖은 뺨 위로 고통어린 긴 숨이 내려앉았다. 윌은 고개를 내려 미나에게 입을 맞췄다. 파르르 떨리며 벌어진 입술은 차가웠으나 그 안쪽은 늘 그렇듯 뜨겁고 축축했다.


"으, 우윽...흑..."


터져나온 울음을 전부 삼킨 윌이 미나의 몸을 파고들었다. 작은 몸을 겹겹이 둘렀던 천은 침대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 피 묻은 칼을 덮었다. 맞닿은 살갗마다 삶의 열기가 끊임없이 피어나고 지기를 반복했다.


"흣, 아, 아윽..."


윌이 묵과했다. 그러니 벌어진 상처는 금방 아물 것이고 사랑에 난 흠집 또한 금세 메워질 것이다. 미나는 윌이 몰아붙이는 대로 흔들리며 눈물지을 것이고 윌은 그런 미나를 몸 위에 올려놓고 안아줄 것이다. 의미 없는 사랑은 없다. 그러나 의미를 부여할 줄 모르는 사랑은 있다. 서로를 품은 무게가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진실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맹목적인 어리석음으로 인하여.





























윌은 미나가 자기를 죽이기 위해 사랑하는 척 한걸 알면서도 사랑했고 미나도 윌을 사랑하게 되어서 결국 죽이려고 했으나 죽이지 못한 뭐 그런 거....


윌미나
2019.06.25 02:15
ㅇㅇ
ㅅㅂ 센세 존나 대작이야 ㅠㅠㅜㅠㅠㅜㅜㅠㅠㅜㅠㅠ 센세 내가 센세를 납치하기 위해서 해연대 금납과를 졸업했어요 센세 이제 내꺼야
[Code: 90f0]
2019.06.25 02:16
ㅇㅇ
아 센세 최고에요 몇번을 다시 읽었는지 모르겠어요ㅜㅠㅜㅠㅠㅠㅜ 어나더가 필요합니다ㅜㅠㅜㅜㅠㅠㅠㅠㅜ
[Code: 63e5]
2019.06.25 02:22
ㅇㅇ
제목 보고 좆잡고 들어왔다가 오열하고 가여ㅠㅠㅠㅠㅠㅠ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나더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a52]
2019.06.25 02:26
ㅇㅇ
와아아아악 센세 !!!!!!! 센세 진짜ㅠㅠㅠㅜ와ㅠㅜㅜ 진짜 이건ㅜㅜㅜㅜㅜㅜㅜㅜ대작이다ㅠㅠㅠㅠㅜㅠㅠ
[Code: 8ab9]
2019.06.25 08:35
ㅇㅇ
센세ㅠㅠㅠ 분위기 오지네요. 완전 대작이야 이건ㅠㅠㅠ
[Code: 2fe7]
2019.06.25 09:05
ㅇㅇ
모바일
으아아ㅏㅏㅏㅏㅏ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뭐야야ㅑ야ㅑㅠㅠㅠㅠㅠ 센세 이거 대작이자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아ㅠㅠ유유ㅠㅜ센세 너무 찌통이야ㅠㅠㅠㅠㅠㅠㅠ제발 어나더ㅠㅠㅠㅠㅠㅠㅠ
[Code: c60e]
2019.06.26 02:14
ㅇㅇ
모바일
대작의 시작에서 센세와📸
[Code: c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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