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룡은 눈을 내리감고 가만가만 숨을 골랐다. 손등 위로 백우의 따뜻한 손이 느껴졌다. 그의 향기,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 6월의 햇볕과 선선한 바람, 그 모든 것들을 기억 안에 소중히 담아넣으며 일룡은 가볍게 웃었다. 뭐 해, 롱거? 저를 재촉하는 연인의 목소리까지도 소중했다. 형체가 있었다면 품 안 가득 받아 안았을 테다. 눈이 부신 듯 느리게 눈을 뜨며 일룡이 벅차게 속삭였다.


“너무 행복해서.”


세상이 지금처럼 내 편이었던 적이 있을까. 느릿하게 젖어든 목소리로 일룡이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런 순간들은 아주 적으니까....... 하나도 잊어버리지 않게 담아놓을 거야. 새하얗게 부서지는 빛살 너머로 백우가, 눈부셨다. 기나긴 어둠 끝 피어오르는 새벽 어스름처럼 그가 있었다.


일룡은 감히 영원한 행복을 바라지 않았다. 제 삶에 그런 것은 분수에 걸맞지 않은 사치일 터이므로. 다만 이토록 아름다워 애틋한 기억들이 바래지 않기만을 바랐다. 더는 어둡지 않은 밤을 맞을 수 있도록, 숨을 버리고 싶을 만큼 아득한 순간들을 버텨나갈 수 있도록.







란웨이 백룡 백우주일룡 진혼 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