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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8 02:25
ㅍㅎㅈㅇ ㅇㅌㅈㅇ ㅂㅁㅈㅇ ㄴㅈㅈㅇ


마녀였던 토모의 엄마는 한창 유행하던 연금술에 편승해 나름 이름을 날리던 이였으면. 아직 7살인 토모는 엄마가 마녀라는 비밀을 아주 친한 친구인 옆집 테사에게 알려줬을 거야. 토모는 엄마가 집을 비웠을 때 종종 테사를 집으로 데려와 같이 놀았음. 그러다 사고가 터졌으면.


테사가 토모가 낮잠에 든 사이 혼자 놀러온거임. 맨날 쏘다니던 집이니 익숙하게 집을 구경하다 숨겨진 토모엄마네 방에 발길이 닿았음. 테사는 잊고 있던 사실이 떠오르며 호기심이 동했음. 이것저것 구경하다 토모엄마가 약을 제조하는 모습을 상상했음. 테사의 귀여운 손이 이상한 재료들을 한데 모으기 시작함. 이름 모를 푸르스름한 꽃잎 말린 것, 정체를 모를 은은히 빛나는 회색 가루, 무언가를 한 번 달인듯한 연분홍빛의 물.

테사는 분홍 물에 말린 꽃잎을 집어넣고 회색가루를 살살살 뿌렸어. 옆에 있는 말라 비틀어진 고동색의 나뭇가지로 휘휘 저어 섞였지. 불도 안 붙였는데 이상한 연기가 나기 시작하더니 테사의 코를 간지럽혔어. 에취! 테사의 재채기 한 줌이 의문의 액체에 섞여들어가. 연기가 몽글몽글 피어오르기 시작했어. 불투명한 연기가 하얗게 변해가자 테사는 무서움을 느껴.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보이는 벽난로에 완벽히 섞인 액체를 부어버렸어.

연기는 사라지고, 테사는 안심했어. 테사는 토모에게 방금 자기가 겪은 기이한 풍경을 자랑하고 싶었음. 테사가 방을 서둘러 달려나갔지. 문이 쿵 닫히고. 빈 방에 정체 모를 바람이 불어오더니 갑자기 벽난로에 불씨가 살아남. 액체에 젖은 장작에 불이 붙더니 곧 굴뚝을 타고 연기가 마을로 퍼져나가기 시작함.


그리고 잠들었던 토모가 눈 떴을 때는, 테사의 머리색과 똑같은 털을 가진 강아지가 제 곁을 서성이고 있었겠지. 토모는 강아지의 눈을 보자마자 강아지가 곧 테사란걸 알아채고 당황했어. 일단 테사를 품에 안고 주변을 둘러보았지. 동시에 엄마가 서둘러 집에 들어왔어. 엄마는 테사를 보자마자 단번에 옆집 꼬마인 걸 알아채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지. 이 장난꾸러기 아가씨야.

토모는 급하게 걸어가는 엄마의 뒤를 테사를 품에 안고 쫓았어. 평소에 엄마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방 문이 활짝 열려있었음. 엄마의 손짓 한방에 안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와. 토모가 빼꼼 고개를 내밀어 안을 지켜보았음. 그리고 활활 타고 있는 벽난로에 엄마가 뭐라뭐라 주문을 넣는 게 보였음. 장작에 의지라도 있는 것처럼 불길이 들썩이더니 곧곧 잠잠해졌음. 대신 푸르스름한 잿가루가 부유하기 시작하더니 굴뚝을 올라가 연기의 뒤를 쫓았으면.

이어서 엄마의 손짓 한 번에 빗자루가 멋진 형아가 되고, 창문을 넘어온 고양이가 푸른 눈의 소년이 되었음. 토모의 입이 우와 하고 벌어지기 시작해. 아직 방에 잔재한 연기와 토모의 감탄이 뭉쳐 통통 튀는 공이 완성 되었어. 테사가 본능적으로 공을 향해 달려가는 바람에 방 안이 한번 더 뒤집혀. 공은 창문에 쿵 부딪히곤 파스스 흩어져. 다만 그 흩어진 가루는 열린 창문을 타고 한 방향을 향해 나가버렸음. 토모엄마는 저 멀리 호수에 녹아들어간 가루들을 보며 골을 짚었음.




무튼 테사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테사가 강아지로 변해버리고, 굴뚝의 연기를 마셨던 마을 사람들이 사라지더니, 연기가 스쳤던 사물들이 의지를 가지고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을 것임. 토모엄마가 수습 하기도 전에 이미 진상조사에 들어가 수상함을 감지한 수사기관이 토모엄마를 잡아가버렸지. 토모엄마는 잡혀가면서 토모에게 목걸이 하나를 던졌음. 사랑스러운 내 아가, 그 목걸이가 너를 지켜줄거야.


원래는 순한 재료들만 들어가서 큰 이상이 없을 건데 불씨를 만나는 바람에 중간에 살짝 타오르는 기운이 들어감. 그래서 자아를 가진 사물들은 인간들에게 적대적으로 굴어라. 다른 건 별 문제 없는데 톱, 도끼, 칼 등등은 진짜 위험한 무기라 마을에서도 골치 아팠으면. 그와중에 연기가 점점 마을을 덮어가고. 다른 마을과 고립되기에 이르름.

주기적으로 사라지는 사람들은 모든 책임을 마녀인 토모엄마에게로 돌렸음. 그녀의 선한 인상과 행실에 긴가민가 하던 사람들도 그녀가 감금된 사이 뿅 사라지자 마녀가 도망갔다고 부들부들 함.

다음 타겟은 마녀의 아들이었지만 아들은 집과 통째로 사라져버렸음. 근데 사실 토모는 사라진게 아니고 목걸이의 영향으로 타인의 눈에 비춰지지 않게 된 것. 영구적인 건 아니고, 토모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만큼 성장하면 자연스레 풀어질 주문임. 그리고 목걸이에 담긴 주문의 힘으로 토모네 집 자체가 뿅 하고 가려진거면 좋겠다.


무튼 그래서 토모가 빗자루에게는 빌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고양이에게는 에이사라는 이름을 붙여준 후에 테사랑 넷이 집에서 성장했으면. 빌이랑 에이사는 오래된 물건과 적당한 나이를 먹은 고양이어서 이미 다 컸음. 애초에 토모엄마가 토모를 위해 인간화 시켜준거라 토모한테 잘해줌. 밥도 해주고, 집 관리도 해주고 그럼. 토모에게 엄마의 비법?이 담긴 주문서를 건네준 것도 빌임. 항상 그 방 안에서 모든걸 지켜본 기억이 있는 빌은 토모에게 엄마의 길을 전해줄 것 같음.

에이사랑 테사는 사이가 별로 안좋은 편인데(고양이랑 개..!!) 의외로 집 관리는 찰떡이었으면 좋겠다. 아닌척 갸르릉도 자주 함.


무튼 그렇게 토모가 독학으로 엄마의 마법들을 배워가는 중임. 토모는 테사를 돌리기 위해서, 사라진 마을 사람들을 찾기 위해서, 엄마의 행방을 알기 위해서 자기가 마법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자라왔음. 비록 테사의 철없는 장난에서 시작된 일이지만, 어느덧 훌쩍 성장한 토모는 이 사태에 대한 나름의 책임감이 있었을 것임.


토모가 천천히 스탯을 찍어가고 있는데 거의 10년 만에 집의 초인종이 울렸으면 좋겠다. 빌이 문을 열어주었고, 거기에 서있는 이는 조엘이었으면. 연기와 토모의 감탄이 섞인 가루가 녹아들은 호수에서 만들어진 사람이 조엘임. 조엘은 마을이 생기기 전부터 그곳에 있던 호수였는데, 갑자기 몸이 생긴 이후에 천천히 상황을 지켜보던 중이었지. 원체 고요하고 잔잔한 물이어서 굳이 움직여야 하나 했었는데, 때가 됐다고 판단한 목걸이가 신호를 보내서 왔겠지.


세상물정 하나도 모르고 자란 꼬마, 아니 청소년... 어... 소년마법사 토모랑, 빗자루에서 태어난 집사같은 빌, 시리도록 푸르고 깊은 눈동자를 가진 영물고양이 에이사, 고요한 호수 조엘, 그리고 여전히 장난기가 많은 꼬마멍멍이아가씨 테사 다섯이서 마법으로 자아를 가진 사물들을 때려 잡고, 연기를 간지럽혀서 삼킨 사람들을 뱉어내게 하고, 독학한 마법으로 연기를 분해시켜 마을을 원래대로 돌려가는데 사라진 엄마만 돌아오지 않는, 그래서 엄마를 찾아야 하는 그런 이야기가 보고싶다.



토모텀 빌슼토모 에이사토모 조엘토모 그리고 테사
2017.10.18 02:36
ㅇㅇ
와 판타지 소설 프롤로그 본 거 같다
[Code: 9101]
2017.10.18 02:56
ㅇㅇ
모바일
와.... 선생님ㅠㅠㅠㅠㅠ 취직했어요 미친 존좋ㅠㅠㅠㅠ
[Code: b33c]
2017.10.18 03:05
ㅇㅇ
모바일
문학수인 센세다.... 등단하세요 센세ㅠㅠㅠ
[Code: e1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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