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휴가가 끝나면서, 시리우스의 쾌활한 기분도 빠르게 사라졌다. 그들이 호그와트로 돌아갈 날짜가 점점 다가올수록, 위즐리 부인이 '우울증'이라고 불렀던 증세도 점점 심해졌다. 그럴 때면 말수도 적어지고 퉁명스러워졌으며 종종 몇 시간 동안이나 벅빅의 방에 틀어박혀 있기도 했다. 시리우스의 우울한 기분은 마치 독가스처럼 집 전체에 퍼지고 문틈으로 스며들어, 마침내 다른 사람들까지도 모두 감염되었다. 해리는 또다시 크리처와 시리우스, 단둘만 이 집에 달랑 남겨 둔 채 떠나고 싶지 않았다. 솔직히 호그와트로 돌아갈 날이 기다려지지 않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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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 난 너와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블랙이..."
스네이프의 입가에 늘 보던 빈정거리는 미소가 떠올랐다.
"난 이 아이의 대부일세."
시리우스가 더욱더 목청을 높였다.
"난 덤블도어 교수의 명령을 받고 이곳에 왔네."
스네이프의 목소리는 반대로 점점 더 냉정하고 싸늘해졌다.
"하지만 부디 옆에 앉아 있어 주게나. 블랙, 자네가... 어디라도 끼고 싶어 안달하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그게 무슨 소리지?"
시리우스는 의자를 뒤로 쾅 하고 쓰러뜨리면서 말했다.
"난 자네가 틀림없이... 그러니까 자네가 기사단을 위해서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네."
스네이프는 '기사단을 위해서'라는 말에 살짝 힘을 주며 강조했다. 이번에는 시리우스의 얼굴이 빨갛게 변했다. 스네이프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해리를 향해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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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즐리 씨가 무사히 다시 돌아왔으니, 그날 저녁 식사는 당연히 즐겁고 유쾌한 것이 되어야 마땅했다. 해리의 눈에도 시리우스가 어떻게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애쓰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의 대부는 프레드와 조지의 농담을 듣고도 웃지 못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음식을 더 권하지도 못했다. 그의 얼굴은 우울하고 뭔가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다. 해리는 위즐리 씨에게 축하 인사를 하려고 잠깐 들른 먼던구스와 매드아이 때문에 그에게 다가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시리우스에게 스네이프가 한 말을 한 마디도 귀담아듣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스네이프는 일부러 그를 괴롭히려고 그런 것이며, 시리우스가 덤블도어의 지시대로 그리몰드 광장에 남아 있다고 해서 그를 겁쟁이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기회조차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시리우스의 험악한 표정을 보니 기회가 있다 하더라도 감히 그런 말을 꺼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다른 기사단원들 심지어 스네이프까지도 덤블도어한테 임무를 받았는데 본인은 아무것도 못 하고 트라우마 가득한 그 어린시절 집에만 처박혀 있어야 된다는 게.. 진짜 우울증 안 걸리는 게 이상함
그리고 그걸 옆에서 바라보는 해리의 묘사도 너무 마음이 아픔 ㅜㅜ 해리도 저때 5학년이라 걍 애긴데...... ㅆㅂ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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