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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4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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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라소니도 고양이과라서 슈슈가 쓰다듬 받는 거랑 따뜻한 거 되게 좋아하는데, 망명자 신분으로 카잔스키 저택에 와서 그런 티를 낼 수 없기도 하거니와 수인화한 모습 보이는 건 가족이나 미래를 약속한 연인에게만 하는 거라 수인화도 안 해서 시니어는 그 사실을 절대 모르면 더 좋다. 심지어 관련 서류도 독국에서 쌀국으로 오는 와중에 물에 젖어서 수인형질 항목만 지워져서 그냥 평범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겠지. 

그래서 시니어는 매일 저녁 퇴근하고 오면 벽난로 앞에서 책을 읽다가 자신에게 인사하는 슈슈를 보고 그냥 저 사람이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겠지. 슈슈가 마음에 든 시니어는 주에 한번 꼴로 요즘 잘 나간다는 신간이나 아님 슈슈가 읽은 책들 보고 이것도 같이 보면 좋은데 싶은 책들을 슈슈 방문 앞 협탁에 올려놓곤 하는데, 벽난로 앞에서 할 만한 뭔가가 없어서 책을 들고 있는 것뿐이지 책을 읽었던 게 아닌 슈슈는 왜... 날... 공부시키려 하는 건가... 하면서 벽난로 앞에서 시니어가 추천해준 책들을 울며겨자먹기로 읽으면 좋겠다. 시간 때우기도 좋고, 책 읽다보면 챙겨주는 다과도 좋고, 무엇보다 따뜻한 벽난로 앞이 너무 좋은 슈슈는 그해 겨울은 거의 난로 앞에서 보냈을 거야.

날이 풀리고 벽난로에 불을 안 키는 시간이 늘어나면 슈슈는 벽난로 앞에서 아직은 따뜻한 자기 방으로 자리를 옮기겠지. 방에서 있다가 차가 들어오는 소리에 슬그머니 나가서 시니어와 인사하면 시니어가 오늘도 하루종일 방에 계셨나 봅니다 하고 말을 붙이는데, 초봄의 꽃샘추위가 너무 싫은 슈슈는 그렇다고 자네도 얼른 들어가 쉬라고 짧게 답하고는 서둘러 방으로 돌아감. 그리고 따스한 이불 속에 들어가서 이렇게 추운데도 잘 다니다니 역시 러시아계 미국인이라 생각하며 슬며시 수인화하고 그르릉거리며 골골송 부르며 스르륵 풀어지는데, 하루종일 방에만 계셨다는 집사의 말에 걱정이 된 시니어가 방에 와서 골골거리는 스라소니 슈슈를 보면 좋겠다. 


노크를 해도 대답이 없길래 들어왔는데, 방 주인의 모습 대신에 둥글게 솟은 이불과 짐승 그르릉 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방에서 고양이라도 몰래 키우는가보다 생각한 시니어가 "슈타우펜베르크, 괜찮습니까? 하루종일 방에만..." 이러면서 다가왔다가 이불 속에서 고개 내미는 왕고양이의 머리를 보고 놀라겠지. 귀 위에 뾰족하게 솟은 까만 털이 매력적인 외눈의 고양이가 잔뜩 당황해서 시니어를 보다가 이불 속으로 숨어버리고, 잠시 후 이불이 꾸물꾸물 움직이더니 엉망이 된 머리의 슈슈가 "내가... 설명해줄테니 잠시 나가서 기다려주겠나?" 하면 시니어는 멍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방 밖으로 나감.

잠시 후 들어오라는 소리에 들어가면 조금 붉어진 얼굴을 한 슈슈가 "난 당연히 자네도 알고 있을 줄 알았네만... 나는 수인이라네." 하고 자기가 수인이라고 수밍아웃하면 좋겠다. 자기 조부가 늑대수인이라는 말을 들었었던 시니어는 뭐 그럴 수 있지 하는 마음에 그러냐고 대답하고, 슈슈는 시니어가 잘 받아들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자기가 하루종일 방에 있는 건 지금 이 집에서 방이 제일 따뜻해서라고 고양이들이 그렇듯 대형고양이과 수인인 나도 따뜻한 걸 굉장히 좋아한다고 그래서 겨우내에 벽난로 앞에서 시간을 보냈던 거고 요즘은 날이 추워서 방에만 있는 거라고 열심히 설명해줌.

그동안 책 읽는 걸 좋아했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신간 추천하고 했던 시니어가 시무룩해진 얼굴로 그러냐고 하는데, 그게 왜 그런지 아는 슈슈는 "물론 방에서도 자네가 준 책은 열심히 읽고 있네. 항상 챙겨줘서 고맙네." 하면 시니어의 얼굴이 밝아짐. 그걸 보며 슈슈는 참 귀엽다 생각하다가 이내 생각을 돌리며 "그리고 수인화한 모습은 원래 가족이나 미래를 약속한 연인에게만 보이는 거라네. 나도 미리 알리지 않았지만 자네 역시 몰랐으니 이번 일은 없던 일로 하고 넘어감세." 하면 시니어 다시 시무룩해질 것 같다. 그 모습에 저 사람이 날 좋아하구나 깨달은 눈치 빠른 슈슈가 그럼 이만 물러가라고 하고 시니어를 내보내는데 시니어를 보내고 침대에 앉은 슈슈는 열이 오른 게 방이 따뜻해서라고 자기합리화를 할 거야.

슈슈가 수인이란 사실을 알게 된 시니어가 다음날 출근하기 전에 "완전히 더워질 때까지 매일 불을 피우라 했으니 나와서 있으세요. 방에만 있으면 답답합니다." 라 말했고, 여름이 올 때까지 카잔스키 저택의 벽난로는 매일 불이 피워져 있을 거야. 슈슈는 매일 그 앞에서 시간을 보냈고, 가끔 시니어와 저녁을 함께 하며 그가 추천한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겠지. 그리고 여름이 오자 슈슈는 저택에서 제일 시원한 다락방 구석지에 틀어박혀 시간을 보낼 것 같다. 이번에는 시니어에게 미리 부탁해서 자기가 다락에 올라가면 사람을 들이지 말라고 부탁을 한 후에 다락방 구석지에서 수인화해서 낮잠을 자곤 하겠지.

한번은 일찍 퇴근한 시니어가 슈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다락에 올라갔다가 몸을 둥글게 말고 자는 스라소니를 보면 좋겠다. 귀끝에 달린 까만 털은 여전히 매력적이었지만 지난 겨울에 보지 못한 짧은 꼬리를 본 시니어과 잠시 멍때리며 스라소니를 보더니 아주 조심스레 손을 뻗어서 스라소니를 쓰다듬는거야. 그리고 부드러운 털에 어린애처럼 웃는데, 그 순간 슈슈가 눈을 뜨더니 시니어의 손을 팍 쳐내고 우당탕탕 소리내며 구석으로 숨었다가 자기를 만진 사람이 시니어인걸 깨닫고 절뚝거리며 다가오면 좋겠다. 그러더니 얇은 이불 아래로 들어가서 인간으로 변한 슈슈가 잠깐 내려가서 기다리라하고는 내보내는데, 다락방 아래로 내려간 시니어는 인간화 했을 때와 똑같은 부위가 다친 거대고양이를 떠올림. 시니어가 '크고 두툼하니 멋진 앞발이었을텐데...' 라고 생각하는 동안 아래로 내려온 슈슈가 무슨 일이냐 물으면 시니어는 다음 연회에 당신을 파트너로 대동하고 꼭 참석하라는 명이 있어서 옷을 맞춰야하기에 불렀다고 휴식시간을 방해해서 미안하다고 말을 해. 


그 후에도 시니어가 조금씩조금씩 슈슈한테 다가가면 좋겠다. 사람 슈슈도 엄청 잘 챙겨주고 다정하게 대하지만, 다락에서 편히 잘 수 있게 크고 푹신한 쿠션도 갖다가 세팅해주고, 다락방 기둥에 노끈을 묶어서 발톱을 갈 수 있게도 만들어주고 이런 거 좋아한다고 들었다면서 좀 커다란 상자 하나 갖다가 놔주기도 하면서 스라소니 슈슈도 챙겨주고 그러는 거지. 슈슈가 이러지 말라고 자네는 아직 젊고 창창한 나이라고 밀어내면 시니어는 그게 제 뜻대로 안 된다고 제가 싫은 게 아니라 걱정이 되어 그러는 거라면 제발 받아만 달라고 매달렸을거야. 결국 어어하는 사이에 결국 눈맞고 배맞고 결혼하고 하는데, 결혼 후에 시니어의 낙은 퇴근 후 방에서 수인화한채로 자길 반겨주는 슈슈일 것 같다. 왕 큰 고양이 같은 스라소니가 자기한테 몸 부비며 애정표현하더니 쓰다듬어달라고 품에 안기면 "정말 사랑합니다, 클라우스. 당신 없이 보낸 하루가 얼마나 길었는지 몰라요." 하면서 오늘 있었던 일 조근조근 얘기하며 슈슈 쓰다듬으며 셀프 힐링 하는게 시니어의 낙이겠지.

나중에 둘 사이에 주니어 태어나는데, 아이가 수인이란 말에 당연히 자기 닮은 스라소니겠거니 했던 슈슈는 태어난 아이가 개과 동물의 그것으로 변해서 엄청 놀라는데, 시니어가 그걸 보더니 "제 조부님께서는 늑대수인이셨지요. 이 아이가 아마 그분을 닮은 것 같습니다." 하고 설명을 해주는데 슈슈는 이 양반이 늑대의 후손이라 그렇게 나한테 울고불고 매달렸구나 싶을 거야. 어쩐지 모든 비밀이 풀린 듯한 느낌에 미소짓던 슈슈는 아주 작은 새끼 늑대로 변한 주니어를 들더니 "당신을 닮길 바랬지만 늑대수인도 굉장히 귀엽네요. 강아지 같지 않습니까?" 하는 시니어의 말을 듣고 빵터질 것 같다. 늑대수인에게 개라는 말은 큰 욕이라고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한 슈슈는 "그래도 귀여운데...." 하며 아쉬워하는 시니어에게 "하긴, 자네는 날 고양이 취급하는 사람이었으니 그럴 수 있을 것 같네." 하고 넘어갈 거야. 

인간 시니어와 스라소니 수인 슈슈와 늑대수인 주니어가 행복하게 사는 집에 훗날 다람쥐 같지만 평범한 인간은 매느리 매버릭이 들어오고, 그 다람쥐 같은 매느리가 슈슈를 쏙 빼닮은 스라소니 수인 캐피를 낳으면 시니어도 슈슈도 아이스도 매버릭도 엄청 행복할 것 같다. 캐피 태어나고 난 후 겨울이 되면 벽난로 켜놓은 거실의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커다란 스라소니가 자기 앞발보다도 작은 새끼 스라소니 품에 안고 자고 있고, 그 옆에 털이 너무 부드럽다며 슈슈 쓰다듬던 매버릭이 담요를 덮고 같이 낮잠을 자. 그럼 같은 차를 타고 퇴근한 시니어와 주니어는 그 모습을 조용히 사진으로 남기겠지. 



시니어슈슈
아이스매브
 
2022.12.04 05:15
ㅇㅇ
모바일
센세 글이 이렇게 따뜻할수있다니ㅠㅠㅠㅠ 이 가족 행복해 평생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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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4 06:49
ㅇㅇ
모바일
ㄱㅇㅇ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24d]
2022.12.04 07:15
ㅇㅇ
모바일
시발 존나따수워ㅠㅠㅠㅠㅠ연하남 아이스 스라소니슈슈 해감해주는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나중에 아이스매브네도 와서 다같이 벽난로에있는거 상상하면 시반 존나좋다ㅠㅠㅠㅠㅠ이게크리스마스지ㅠㅠㅠㅠ이게겨울이지ㅠㅠㅠㅠㅠㅠㅠ
[Code: 0251]
2022.12.04 08:21
ㅇㅇ
모바일
하아 행복해 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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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4 08:34
ㅇㅇ
모바일
ㅜㅜㅜㅜㅜㅜ동화같다 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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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4 10:19
ㅇㅇ
모바일
벽난로에서 낮잠자는 두 스라소니랑 매버릭 ㄱㅇㅇ ㅠㅠㅠ
[Code: 5add]
2022.12.04 11:57
ㅇㅇ
모바일
왜 날 공부시키려는 거지.. 하는 슈슈ㄱㅇㅇㅠㅠㅠㅠㅠ 다정하게 챙기는 시니어와 점점 감기는 슈슈 너무 따뜻해.. 집에 와서 매일 슈슈 쓰다듬는 시니어라니 다가졌네 다가졌어ㅠㅠㅠㅠ
[Code: 031d]
2022.12.04 12: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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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하고 따듯해요 센세 ㅠㅠㅜㅜ
[Code: 5161]
2022.12.04 13: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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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어어어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
[Code: 8bba]
2022.12.04 17: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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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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