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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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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화ㅈㅇ + 개연성 없음 ㅈㅇ + 썰체 ㅈㅇ + 노잼 ㅈㅇ + 두서없음 ㅈㅇ 

너붕이 다시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너붕은 내심 이런저런 걱정들이 많았을거야. 반년 동안이나 자리를 비우고 있었는데 과연 그 공백의 시간을 자신이 잘 채울 수 있을지, 그리고 이런 자신을 저택의 사람들이 받아들여줄지에 대한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겠지. 하지만 그런 걱정도 잠시, 일을 그만두기 전과 별반 다를바 없는 다른 사용인들의 태도에 의구심을 품기도 했지만 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

다들 그냥 모르는척 해주려는건가, 싶은 마음에 너붕도 아무말 없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서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전할 뿐, 반년이라는 공백의 시간에 대해서 너붕도 먼저 입을 여는 일은 없었지. 그런데 그날 업무를 마무리한 이후 방으로 돌아왔을 때, 너붕은 깜짝 놀랐을거야. 왜냐하면 너붕과 가깝게 지내던 하녀들이 너붕의 복귀를 축하한다며 작은 환영회를 열어주었거든. 

특히 너붕과 가장 친하게 지냈던 애나는 너붕을 끌어안은 채 눈물을 쏟아내기 바빴지. 그리고 애나를 시작으로 다른 하녀들도 왜 아무말도 없었냐고, 그렇게 편지 한 통 남겨두고 가버리면 어떡하냐고, 이제 몸은 괜찮은거냐고 다들 쉴새없이 질문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어. 쏟아지는 질문세례에 당황한 너붕은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해야하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아서 멍하니 굳어있었을거야. 

왜냐하면 너붕 입장에서는 반년하고도 한달 정도를 무단으로 근무지에서 이탈한 셈이나 마찬가지인데, 그 빈자리를 누가 채웠을지는 너무나 뻔한 이야기니까. 오히려 너붕을 원망하는 듯한 분위기였다면 오히려 납득하기 쉬웠을지도 모르지. 그렇게 느낄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는거잖아. 그런데 왜 다들 이런 반응을 보이는거지?... 너붕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어. 

우선 너붕은 애써 태연하게 자신은 괜찮다고, 마지막까지 폐만 끼치다 가버려서 죄송했다며 사과를 건넸어. 하지만 그런 너붕에게 돌아오는 것은 그런 사과를 받으려고 이런 자리를 마련한게 아니라는 애나의 울음섞인 목소리였지. 그리고는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돌아와서 다행이라며 너붕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었을거야. 

은연중에 스스로가 이 세계에 완전히 녹아들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너붕은 그런 애나의 이야기에 자신이 얼마나 바보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새삼스럽게 다시 한 번 깨달았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사고와 불운의 연속으로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일을 겪은 너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붕은 이 세계에서 살아 숨쉴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쟁취한 셈이잖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너붕의 생각보다도 많은 이들이 너붕을 기억하고 있고, 너붕의 죽음에 가슴 아파했을거라는 사실을 느꼈을거야.

더 이상 울 일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너붕인데, 그날 알씨와의 대화에서 흘린 눈물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붕이 눈치챌 새도 없이 눈가에 맺힌 눈물이 힘없이 떨어지기 시작했지. 그 모습에 다들 안절부절 못하며 역시 아직 몸이 낫지 않은거라던가, 하녀장님에게 말씀드려서 화끈하게 1년을 채워서 쉬다 오라던가 하는 이야기들을 늘어놓으며 너붕의 곁을 둘러싸고는 위로의 이야기들을 건네기 시작했어.

그 모습에 너붕은 그런게 아니라고 고개를 저으면서도 끊임없이 고맙다는 이야기만을 꺼내면서도 진심으로 기쁜 듯한 미소를 지어보였을거야. 그것은 그들이 온전히 너붕이 그동안 했던 노력에 대해 알아주었기 때문은 아니었어. 다만 이전의 삶에서도 너붕이 어떤 선택을 했을지라도, 변함없이 너붕을 기다리고, 너붕이 온전히 몸과 마음을 의지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해줬을 그들에게 진심으로 전하는 감사의 의미를 담은 미소였겠지. 

눈물로 얼룩진 얼굴과는 대비되는 환하게 지어보이는 너붕의 미소에 다들 울다가 웃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면서 그러냐며 가벼운 농담을 던졌을거고, 너붕은 누가 울었다는 거냐며 애써 얼굴에 남은 눈물자국을 소매로 문질러 지워보였어. 그리고 그날밤은 다들 너붕의 방에 모여서 늦은 시각까지 너붕이 없어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 잠들었을거야. 
 
---***---

너붕이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온지 어느덧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어. 그리고 그건 스모크스크린도 마찬가지였지. 스모크스크린은 틈만 나면 너붕을 만나고 싶어했지만 너붕은 저택 내의 다른 사람들의 눈도 있거니와, 옵티머스에게 고용된 입장인 자신과 스모크스크린이 연애를 한답시고 본업에 충실하지 않으면 쓰겠냐며 스모크스크린을 타일렀기 때문에 생각보다 너붕과 스모크스크린이 저택 내에서 만남을 가진 횟수는 한 손에 꼽을 정도였지.

그리고 무엇보다 너붕이 다른 이들에게 최대한 사귀는 사실을 비밀로 하자는 이야기를 충실하게 지키기 위함인지, 스모크스크린은 한동안 벌크헤드나 범블비와 동행한 상태로 최대한 너붕과 마주치는 일을 없애려고 했을거야. 게다가 너붕 입장에서는 범블비와 벌크헤드에게도 유서 비슷한 편지를 남겨둔 채 증발하듯 사라지려고 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두 사람을 만나서 뭐라고 말을 건네면 좋을지 머리가 복잡한 상황이기도 했거든. 그래서 그런 스모크스크린의 태도를 특별히 문제삼거나 하지는 않았어.

하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이지. 게다가 이 저택에서 일을 하는 이상, 평생을 그 두사람과 마주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터였어. 결국 스모크스크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너붕이 저택에 복귀한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너붕은 이제 막 저택으로 복귀 중이던 스모크스크린과 범블비, 벌크헤드 세 사람과 마주치고 말았어. 어쩌다 시선이 마주친 것도 아니고 너무나도 정직하게 정면으로 얼굴을 마주한 탓에 실수인 척 도망치는 것도 불가능해 보였지.

스모크스크린과 다급하게 시선을 교환하려던 너붕은 너붕의 이름을 부르는 두 사람의 목소리에 황급히 눈길을 돌려야만 했을거야. 일단 너붕의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을 하긴 했으니 뭐라 말을 하긴 해야할 것 같은데... 뭐라고 말을 해야하지? 너붕의 머릿속은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였지. 뻔뻔하게 잘 지냈냐며 태연하게 인사를 건네기에는 지은 죄가 너무나도 많은지라 쉽사리 입이 떨어지질 않았거든.

다행스럽게도 벌크헤드가 먼저 너붕에게 이제 몸은 괜찮은 거냐며 말을 걸어왔어. 뭐라 말을 하면 좋을지 몰라 고장나있던 너붕은 그제서야 한발 늦게 몸은 괜찮다고,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며 어색하게 웃음소리를 흘려보였지.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 이상으로 대화는 진전되지 않았고, 어색한 침묵이 네 사람 사이에 맴돌았을거야. 그런 침묵을 먼저 깬 것은 의외로 범블비였어. 하지만 범블비의 표정을 보아하니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던가, 무슨 일이 있었던거냐는, 시시콜콜한 그동안의 근황에 대해 묻고자 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보였지. 그리고 그런 너붕의 예측은 정확히 적중했을거야. 범블비가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왜 자신들에게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냐는 것이었어. 

이런 이야기가 나올거라고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도 그 이야기의 무게가 너무나도 무겁게 가슴에 내려앉아서, 너붕은 제대로 된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호흡을 가다듬어야만 했을거야. 하지만 너붕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는 뻔한 변명에 불과한 것이었기에, 몇 번씩이고 망설일 수밖에 없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붕은 천천히 입을 열었어. 하지만 긴장한 탓인지, 그것도 아니면 죄책감에 의한 것인지, 목에 무엇인가 걸린 것처럼 목소리가 나오질 않아서 결국 너붕이 말할 수 있었던 것은 너희들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는 내용의 이야기였지.

그 이야기를 들은 범블비는 자신들이 편지를 보고 얼마나 놀랐는줄 아냐고, 너붕을 보러 가지도 못해서 스모크스크린에게 안부 정도만 간신히 들을 수 있었던 것이 전부였다며 언성을 높였어. 그 이야기를 들은 너붕은 자신이 다른 이들에게 얼마나 무례한 짓을 저질렀는지를 알아차렸을거야. 다른 사용인들은 너붕의 그런 행동을 품어주고, 걱정해주었지만 그것이 다른 이에게도 똑같은 느낌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텐데.

심지어 너붕이 그 편지를 썼던 의도는 이곳에 있던 사람들이 자신을 잊기를 바라며, 이곳의 사람들을 다른 세계의 사람으로 취급하며 선을 그으려고 했던 것이었으니까.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걸, 그마저도 냉정하게 끊어내질 못해서 이 사단을 만들고... 자신이 저지른 행동이 얼마나 오만한 것이었는지를 다른 이의 입을 통해 확인받게 되자 너붕은 뒤늦게 수치스러움과 더불어 죄책감이 다시금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는 것을 느꼈어. 

결국 너붕이 겨우 내뱉을 수 있던 것은 미안하다는 사과 뿐이었지. 자신이 생각해도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이런 의미없는 사과같은거 받아도 저 두사람의 상처받은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을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너붕은 사과를 해야만 했어. 그런 너붕의 모습에 스모크스크린과 벌크헤드가 범블비를 중재하려 했지만 너붕은 자신의 잘못이니 무슨 말을 들어도 상관없다고, 그냥 내버려 두라며 애써 덤덤하게 이야기를 내뱉었어. 하지만 그런 너붕의 각오와는 달리 범블비가 건넨 것은 뜻밖의 이야기였지.

"야, 허니!... 넌 도대체 뭐가 그렇게 미안한데?"

그 이야기에 너붕은 잠시 망설이다가도 이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어나갔어. 아무런 언급도 없이 편지만 남기고 사라진 것부터 시작해서, 너희들에게 선을 그은 것처럼 행동한 것, 회복이 끝난 이후에도 너희들을 의도적으로 피하려고 했던 것... 너붕의 입에서 쉴새없이 스스로가 잘못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터져나오는 것을 듣던 범블비는 너붕의 말을 끊었을거야. 그리고는 다소 감정적인 목소리가 너붕의 귓가에 내리꽂혔지.

"스모크스크린한테도 끝까지 말 안할 작정이었다면서? 도대체 왜그랬던거야?"
"...미안해."
"허니, 우리가 그렇게 못미뎌웠어? 그런 일도 털어놓지 못할 정도로? 왜 자꾸 혼자서만 짐을 짊어지려고 하는데!"

그러다가 이내 스스로도 감정이 격해진 채 이야기를 한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미안하다며 작게 사과를 덧붙이는 범블비였어. 그 사과에 너붕은 자신이 미안해야 한다며, 범블비 너는 잘못한게 없다며 이야기를 꺼냈지. 그 소리에 범블비는 지금도 미안하다는 소리가 먼저 나오는거 아냐며, 미안하다는 말은 자신들이 해야하는데, 왜 자꾸 그런 말을 하냐고, 잔뜩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어.

그제서야 너붕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올려 범블비와 조심스럽게 눈을 마주할 수 있었을거야. 스모크스크린에게서도 몇 번씩이나 봤던,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져나오기 일보 직전인 범블비의 표정에 너붕은 그제서야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두고 잊으려 했던 사실들을 털어놓았어. 너희들을 포함해서 이곳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잘 해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스스로가 이 세계의 이물질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고, 그리고 혹여라도 자신이 죽었을 때, 이 세계에서 완전히 사라졌을 때, 너희들이 자신 때문에 힘들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그와 동시에 잊혀지고 싶지 않은 이기적인 마음이 들었다고 말이야. 

하지만 범블비는 그 말에 오히려 화를 내며 맞받아쳤어. 그게 왜 이기적인 거냐고,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이지. 그리고는 혹여라도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하더라도 자신들이 너붕을 잊을 리가 있겠냐고, 자신들이 그렇게까지 못미뎌운 존재였냐며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어. 

그 모습에 당황한 너붕은 그런 생각같은거 한 적 없다고, 왜 그런 말을 하냐며 황급하게 범블비의 손을 잡았을거야. 하지만 도무지 진정이 되질 않는 범블비의 모습에 벌크헤드가 대신해서 말을 전해줬겠지. 범블비가 말은 이렇게 하지만 편지를 읽은 이후로 너붕에 대해서 많이 걱정을 했다고 말이야. 그런데 너붕에 대한 소식들을 스모크스크린을 통해서만 들을 수밖에 없는 데다가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언급도 없이 사라져버리려고 했던 너붕의 선택이 자신들을 불안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어.

벌크헤드의 설명에 너붕은 차근차근 다시 한 번 범블비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너붕이 어떤 마음으로 그 편지를 남겼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어. 그리고 절대 너희들을 믿지 않은게 아니라고, 오히려 너희들을 믿었기 때문에 자신의 부재로 너희들이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했다는 이야기까지 털어놓았지. 그 이야기에 범블비는 너붕을 위한 일인데 부담감 같은걸 느낄 리가 있냐고, 앞으로 한번만 더 그러면 가만 안둘거라며 씩씩거리더니 이내 걱정했다며 너붕을 꼭 끌어안고는 엉엉 울음을 터뜨렸을거야.

벌크헤드도 너붕의 곁을 지키며 돌아와서 다행이라고, 그동안 고생 많았다며 너붕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두드려 줬지. 다만 스모크스크린은 범블비의 모습에 뭔가 할 말이 많은 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다 이내 화해해서 다행이라며 슬그머니 너붕과 범블비의 거리를 벌려놓았어. 

그런 스모크스크린의 행동에 의구심을 품은 것도 잠시, 너붕이 눈물로 엉망이 된 범블비의 얼굴을 보고 기사 체면이 말이 아니라며 웃음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어느새 이전과 다름없는 분위기로 일상적인 대화가 이어졌을거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동안 얼굴을 못봤으니 오랜만에 같이 놀러가자는 범블비의 제안이 이어졌지. 

"허니, 다음 휴일이 언제야?"
"나? 어... 이번주 주말, 이긴한데..."

너붕은 쉽사리 휴일을 함께 보내자는 범블비의 제안에 쉽사리 고개를 끄덕일 수 없었어. 왜냐하면 이번주 휴일은 스모크스크린과 처음으로 데이트를 나가자고 약속한 날이었거든. 그런데 그걸 두 사람에게 선뜻 이야기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뭐... 첫 데이트를 즐기지 못하게 되는건 아쉽지만 그렇다고 두 사람을 바람맞힐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결국 너붕은 자연스럽게 스모크스크린과 함께 놀러가자는 식으로 약속을 바꾸기 위해 슬쩍 스모크스크린에게 눈짓을 보냈어. 그러자 스모크스크린은 마치 알아들었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기에 너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거야. 하지만 그 다음으로 스모크스크린이 내뱉은 이야기는 너붕의 생각과는 정 반대의 것이었어.

"허니 이번주 휴일은 나랑 같이 보내기로 해서 안돼. 다른 날로 잡자!"

그 말을 듣자마자 화들짝 놀란 너붕은 그대로 스모크스크린의 입을 틀어막으려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겠지. 너붕은 제발 두 사람이 이 말을 듣지 못했기를 바라며 슬쩍 시선을 돌려보았는데... 두 사람 표정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소용 없는 일인 듯 싶었어. 당황한 것은 두 사람도 마찬가지였는지 벌크헤드는 뭔가 적당히 할 말을 찾으려는 듯 입술을 달싹이다 이내 그만두는 것을 몇 번씩이고 반복하고 있었고, 범블비는 "야, 아니, 아니지?... 내가 생각하는 그런거 아니지?..." 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어.

그 말에 너붕은 애써 스모크스크린의 팔을 툭툭 치며 장난이 지나치다는 식으로 상황을 넘겨보려 했을거야. 하지만 눈치를 못 챈건지, 아니면 지나치게 솔직한 그의 성격 탓인지 잔뜩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어, 어떻게 알았어?..." 라며 확인사살을 해버리고 말았지. 

결국 그 말에 너붕은 있는 힘껏 까치발을 든 채로 제정신이냐며 스모크스크린의 멱살을 쥐어잡았지. 너붕의 손길에 힘없이 끌려가면서도 스모크스크린은 저 두사람에게도 알리면 안되는 거냐며, 자기가 실수를 한거냐며 또다시 축 가라앉은 눈빛으로 너붕을 바라보았어. 그 눈빛에 너붕은 당연한거 아니냐고 하려던 말이 쏙 들어가버렸을거야. 내가 못살아 진짜... 그래, 스모크스크린의 말처럼 저 두사람인걸... 애초에 내뱉은 말을 다시 주워담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그렇게 너붕은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두 사람에게 스모크스크린과의 교제 사실을 알리게 되었을거야. 불행인지 다행인지 두 사람은 일단 처음에는 놀란 것처럼 굴긴 했지만 이내 너붕의 어깨 위에 손을 올리며 고생이 많았겠구나... 라는 듯한 눈빛으로 너붕을 바라보았어. 그 뒤로는 스모크스크린이 자신의 취급이 왜 이모양이냐며 두 사람에게 항의 아닌 항의를 하는 것으로 다소 소란스러운 분위기로 대화가 마무리되었을거야. 

너붕은 이왕 이렇게 들킨거 오랜만에 넷이서 시간을 보내도 괜찮지 않냐며 스모크스크린에게 의견을 물어보려 했지만 범블비와 벌크헤드는 괜히 자기들 때문에 신경 쓸 필요 없다고, 이번주만 날인 것도 아니니 다음에 만나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어. 그렇게 한참을 대화에 열중하던 너붕은 이내 휴게시간이 거의 다 끝나간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먼저 가봐야한다며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고, 옵티머스를 만나기 위해 저택에 방문한 세 사람도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겠지. 

그런데 잠시 걸음의 속도를 늦춘 범블비가 할 이야기가 있다는 식으로 스모크스크린의 이름을 나지막하게 불렀어. 무슨 일이냐는 스모크스크린의 이야기에 범블비는 잠시 뜸을 들이다 이렇게 물었지.

"일부러 그런거지?"

범블비가 너붕의 휴일의 일정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 너붕이 은근히 스모크스크린에게 보내던 그 시선을 범블비가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겠지. 그리고 그 눈빛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할 스모크스크린이 아니라는 것도. 하지만 스모크스크린은 마치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태연하게 중의적인 의미를 담아 너붕과의 교제 사실을 두 사람에게 흘리듯 이야기했지. 범블비는 그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어 감추기는 했지만 스모크스크린이 의도적으로 실수인 척 이야기를 꺼낸 사실을 알아차렸어.

그 이야기에 스모크스크린은 잠시 범블비를 바라보다 이내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대며 평소의 장난스러운 미소와 함께 너붕에게는 비밀로 해달라는 대답을 돌려주었어. 그리고 뒤에 덧붙이는, "허니는 착하니까. 주변에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단 말이지." 라는 말까지. 그 이야기에 담긴 다른 의미를 눈치챈 범블비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지.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범블비도 조금이지만 너붕에게 친구 그 이상의 감정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었어. 그리고 그 사실을 스모크스크린도 눈치챈 듯 했지. 너붕과 함께한 시간이 그렇게 짧지 않은데, 단 한번도 너붕에게 그런 표현을 한 적이 없던 범블비여서, 아마 이 사실은 스모크스크린과 자신 둘 사이의 비밀이 될 테지. 보다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은 자신의 탓도 있거니와, 친구의 애인을 빼앗을 정도로 약삭빠른 성격도 아니었으니까. 

그저 범블비가 망설일 동안 스모크스크린이 먼저 치고나갔을 뿐이고, 그 한결같은 마음이 결국 너붕에게 닿았던 거니까. 만약에, 아주 만약에, 자신이 스모크스크린보다 먼저 너붕에게 마음을 전했다면, 너붕은 범블비의 고백을 받아줬을까? 만약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을 떠올리다가도 범블비는 자신은 평생동안 받지 못할, 너붕이 숨기지 못했던 스모크스크린을 향한 애정어린 눈빛을 떠올리며 지그시 눈을 감았을거야.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어 생각을 떨쳐내었어. 일어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 논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트포, 트포너붕붕
2024.04.28 02: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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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쁨 내 평화 내 사랑 내 센세가 오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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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06: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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퐉스 스모크스크린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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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08: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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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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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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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뫀이 순한 줄 알았는데 기사단장 맞네…… 최고다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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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30 01: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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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따스해 허니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다행이다 범비도 마음이 있었다니🥺🥺🥺역시 사랑은 선착순인가봐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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