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식 오스틴이면 다른 학생들은 있는 줄도 모르는 노잼동아리 꾸준히 나갈 듯. 회원 수 한 자리인 식물사진 동아리 같은 거... 그 한꼬집단도 거의 유령회원이고 그나마 좀 나오는 한두 명도 가뭄에 콩 나듯 슬쩍 동방 들렀다 가는... 그 중에서는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게 오스틴이라 충격 동아리회장 내향틴버 진짜계심일듯. 존재감 0인 동아리지만 오스틴은 정말 좋아하고 소중하게 생각할 것 같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학생회관 제일 높은 층 제일 구석탱이 작은 동방에서 혼자 사진 현상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사랑하겠지.

날씨 좋은 오후 시간에 오스틴은 동방에서 현상해둔 것들 중 제일 마음에 드는 새싹 사진을 보드에 핀으로 꽂고 있었음. 좋아하는 사진들로 가득한 보드 보니까 너무 예쁘고 뿌듯하기도 해서 혼자 헤헤 웃고 있는데 그 때 지난 nn일간 어떠한 소리도 난 적 없던 문이 똑똑똑 울려서 거의 소리 지를 뻔하는 오스틴임. 들고 있던 핀에 손가락까지 찔릴 정도로 놀람. 문을 쪼끔 열어보면 웬 쿼터백이 서 있어. 오스틴은 학교 럭비 팀 쿼터백이 누군지 몰랐지만 눈앞에 선 애를 보고 그 단어가 바로 떠올랐음. 그리고 주눅들었어. 그런 부류하고 엮였던 기억 중에 좋은 건 없었거든. 왜 온 거지? 잘못 찾아온 거겠지? 잘못 찾아온 거여라... 하고 있는데 쿼터백이 침도 못 뱉도록 환하게 웃으면서 "안녕. 사진 동아리 가입하려는데 여기서 하는 거 맞지? 문패 예쁘네." 했으면 좋겠다.


칼럼오틴버
오스틴 자기 손으로 손수 또박또박 글씨 쓰고 색연필로 예쁘게 꽃 그림까지 그려서 꾸민 문패 떡하니 붙여놓고도 뇌정지 와서 '아 제발 잘못 찾아온 거여라ㅠ' 이러고 호달달 떨었던 걸로ㅋㅋ 겠냐고 틴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