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버릭의 가장 친한 친구인 구스의 아들 브래들리가 태어날 때 직접 성수를 브래들리의 머리 위에 부어주면서 루스터라는 세례명까지 정해줬는데 이 아이가 커서 대부 매버릭을 따먹는다고....? 너무 맛있어서 눈 번쩍 뜨임

항상 신실하게 신께 기도를 드리고 한여름에도 로만 칼라를 목 끝까지 잠그며 금욕생활을 신부가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쭉 유지하고 있는 매버릭 신부님... 그 사이 브래들리는 아주 잘 자라서 사업 같은 걸 해도 좋겠다... 근데 깨끗하기만 한 사업은 아니라 뒤에서 각종 로비에 뇌물을 엄청 먹이고 뒷세계 사람들과도 종종 왕래하기도 하는 그런 사업... 사업을 하면서 당연히 온갖 더러운 인간 군상은 다 만날거고 그럴 수록 속세와 떨어져 순수하고 순결한 매버릭을 더 동경하게 되겠지 그리고 그 동경이 사랑으로 변하기까지는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을 거고

사업으로 성공해서 대형 세단에 비싼 맞춤 정장을 입고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교외에 위치한 성당까지 매일을 왔다갔다하며 매버릭에게 구애하는 루스터인데 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을 사람들에게 소문이 잘못 퍼졌으면 좋겠음 신부님이 자식 같은 아이를 꼬드겨서 남색을 즐기더라, 같은... 원래 좋은 소문보다 나쁜 소문이 더 빠르게 퍼지는 법이니까, 매버릭 신부가 남색가(네이비X)라는 소문은 마을 전체에 쫙 퍼지고 결국 사람들이 단체로 매버릭에게 찾아가겠지

당신이 그러고도 성직자라고 부를 수 있냐고, 천벌을 받을거다, 더럽다, 호모새끼 온갖 심한 욕은 다 하면서 오물도 던지고 돌도 던지고... 매버릭의 입장에서는 영문도 모른채 사람들의 비난과 혐오 어린 시선을 받고 있으니까 일단은 침착하게 그게 무슨 소리냐고 상황을 진정시켜보려고 하는데 사람들은 매버릭의 말을 들을 의지가 없음 막무가내로 몰아가는 태도에서 매버릭은 조금 상처를 입겠지 아, 내가 저들의 행복을 위해 신께 매일 같이 기도를 드린 결과가 이것인가. 쏟아지는 욕설과 돌팔매질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을 때 루스터가 나타나 정장 자켓을 벗어 매버릭을 감싸주고 온몸으로 사람들이 던지는 오물들을 다 막아줄거임

매버릭이 놀란 토끼눈으로 루스터를 올려다보는데 그 눈에 눈물이 조금 고여 있어 루스터가 입모양으로 괜찮아요. 다 괜찮아질거에요. 매버릭을 달래주겠지... 그리고 매버릭을 들어올려 매서운 눈으로 사람들을 한번씩 노려보고 성당 안으로 걸음을 옮김

이 사건이 매버릭이 루스터의 마음을 받아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가족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돌변해서 자신의 말은 듣지도 않은채 퍼붓던 힐난, 그리고 그 속에서 유일하게 매버릭의 말을 들어준 루스터... 자기도 오물을 뒤집어써서 엉망이면서 더 착잡한 얼굴로 천에 물을 묻혀 매버릭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닦아주는 루스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먼저 천천히 입맞췄으면 좋겠네 그게 그간 구애의 대답이 되는거지

아 물론 떡도 치는데 안그래도 20년 넘게 수절해온 매버릭인데 갑자기 남자를 받아들인다? 자기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기도하는 자세로 손을 모으고 달달 떠는데 그럼 루스터가 부드럽게 손을 풀어내고 깍지를 껴서 쉬이- 괜찮아요. 기도문을 읊는 입술을 키스로 막아버려야함




근데 마을 사람들한테 소문을 낸 출처가 루스터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