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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5 21:46





군부대는 아이들을 초대해 일부 시설을 공개하는 어린이날 행사를 매년 개최해왔다. 올해는 부대원들이 이런 저런 업무들로 그 행사를 담당하는 직책을 미룬 끝에 매버릭에게 도착했다. 매버릭도 역시 거절하려 했으나 이틀 전 중령으로 강등됐으니 위에선 그냥 매버릭이 했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보내왔다. 그렇게 매버릭은 올해 어린이날 해군홍보직책을 맡게 되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할 전투기들과 함대 모형들을 창고에서 꺼내오고, 그들을 맞이할 때 요상한 머리띠도 만들고—톰캣이 양쪽에 달랑달랑 달린—깔끔하게 정복도 다리고, 친절한 말투도 연습했다. 관사에서도



"여러분? 우리 2줄로 서서 진~짜 전투기를 만나러 가볼까요?"



아이스맨은 열심히 연습하는 매버릭을 관찰할 수 있었다. 매버릭은 과장된 손짓과 높게 올린 목소리로 마치 유치원 선생님이 된 것마냥 귀엽게 굴어댔다. 마음같아선 끌어안고 목덜미에 진하게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만약 그렇게 군다면 매버릭이 저를 가만 두지 않을테니 그 연습을 그저 눈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5월 5일, 이번 체험에 선정된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부대에 노오란 버스를 타고 등장했다. 30여명 정도의 삐약이들이 정복을 입은 군인들을 직면하자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도 있었고 신기하다며 옷을 좍좍 잡아당기는 아이도 있었다. 정신이 없어도 매버릭과 담당 선생님은 아이들을 인솔하여 부대 내 시설로 들어갔다.


아이들은 시끄럽고, 산만했지만 귀여웠다. 아이는 낯을 가리는 게 아니라 낯짝을 가린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뵤한 입매의 미남은 아이들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다들 매부릭 썽쌩님! 이라고 부르며 매버릭의 눈에 들려 하자 매버릭은 그에 맞춰 아이들을 쉽게 다룰 수 있었다.


매버릭은 브래들리를 다루던 경력으로 능숙하게 아이들과 전시된 모형들을 보러 다니고, 그간 외운 설명들도 조리있게 설명했다. 그 중 눈이 반짝거리는 친구들을 번쩍 안아 전투기 탑승을 시켜주기도 했다. 해맑은 미소를 가진 아이들과 그에 못지 않는 매버릭의 모습이 꽤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해당 행사를 보고하기 위해 사진을 찍던 대위는 아이들 위주로 찍던 초점을 옮겨 매버릭의 사진을 연사했다.



그 사진은 당연하게도, 아이스맨에게 가장 먼저 도착했다.
아이스는 바빴기 때문에 아이들은 커녕 매버릭도 보지 못한 터라 아쉬움이 가득했었다. 그래도 잘 해냈거니, 하고 넘어가려 했던 차에 대위가 슬쩍 찔러준 디지털카메라 파일을 열어볼 수 있었다. 햇빛이 강했는지 눈을 잔뜩 찌푸린 매버릭, 아이들 손을 잡고 뒤뚱 걷는 뒷모습의 매버릭, 선생님과 악수를 하는 매버릭, 한 아이의 뽀뽀를 받고 환히 웃어주는 매버릭... 겨우 12장의 사진이었지만 아이스맨에겐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물론 뽀뽀 받은 그 뺨은 좀 어떻게 해야하겠지만.



행사 덕분에 일찍 퇴근한 매버릭이 아이스가 도착한 소리를 듣자마자 현관으로 재빨리 달려갔다. 방긋 웃는 매버릭이 맞이하는 현관이라니, 왜 남자들이 와이프의 커리어를 주저앉히는지 알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아이스맨은 비행하는 매버릭을 가장 사랑했으므로, 그런 말같지 않은 생각을 치워버리고 사랑하는 이를 마음 가득히 안았다.



"수고했어! 난 아까 3시부터 쉬었지롱!"

"응, 보고 받았지. 아기들 귀여웠더라."

"그렇지? 이제 브래들리가 조금 커서 아기처럼 굴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오늘은 정말 아기들 천국이었어."

"너한테 뽀뽀한 애도 있던데?"

"뭐? 너 지금 질투해?"
"그,그건 아니지. 어쨌든 넌 내 거니까."

"하하. 질투하는 거 맞네! 그래도 오늘 조금 아쉽다. 우린 아기가 없어서 어린이날 기념할 게 없네."
"난 아기 있는데?"

"에? 브래들리 말고!"

"그치만, 네가 내 아기(baby)잖아."

"으악! 톰 카잔스키 느끼해!!!"



느끼하다며 도망가는 매버릭의 허리를 덥썩 붙잡아 안아버린 아이스맨은 곧장 침대로 향했다. 오늘 하루는 매우 길었고, 카잔스키는 저에게 주어진 포상을 즐길 필요가 있었다.






아이스매브



 

2024.05.05 22:15
ㅇㅇ
모바일
톰캣이 달랑거리는 머리띠 쓴 매부릭 썽쌩님 너무 사랑스러웠겠다 아이스 하루종일 참았으니 이제 맘껏 포상을 즐겨라!
[Code: 5e9f]
2024.05.05 22:44
ㅇㅇ
모바일
진짜 기엽다 다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a4c5]
2024.05.05 22:50
ㅇㅇ
모바일
행복해 ㅠㅠㅠ ㅠㅠㅠㅠㅠㅠ
[Code: b3c4]
2024.05.06 00:51
ㅇㅇ
모바일
어린이날이니까 밤새 아기만드는 짓을 하도록하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b32]
2024.05.06 04:03
ㅇㅇ
어린이들이랑 매버릭 잘 어울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05b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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