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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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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망기는 품 안에 기대 앉은 제 음인이 불현듯 꺼내는 말에 동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위무선은 제 허리를 감싸안고 있는 남망기의 손을 조심조심 어루만지며 웃으며 말했다. 남선생께서 고소 남씨 직계 자손줄이 끊기기라도 할까봐 매일 잠을 못 이루신다는데, 조카 손주라도 덥썩 안겨드리면 그 잔소리도 좀 덜하시지 않을까. 별 대단한 일도 아니라는 듯 농담처럼 가볍게 늘어놓는 말에도 남망기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나는 좋은 어머니가 될 자신 없지만, 넌 분명 좋은 아버지가 될 테니까.

이미 자식 하나 훌륭히 장성시킨 경력도 있고. 우리 아이가 아원 만큼만 자라도 더 바랄 게 없을텐데. 꿈 속의 이야기를 늘어놓듯 하는 말은 무척이나 평온한 투였으나, 위무선 역시 쉽게 꺼낸 말은 아닐 것이었다.

상호 각인한 관계의 두 사람이 아이를 남기고 싶어하는 건 당연한 본능이었다. 그러나 위무선은 남망기가 그 본능을 이미 오래전에 저 뒤로 묻어두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사는 내내 처절하게 깨닫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모든 일이 제가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금단 회복이 생각보다 더뎌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남망기가 신경쓰고 있는 것은 늘 위무선 그 자체 하나뿐이었다. 그러니 벌써부터 구태여 아이를 낳는 위험을 감수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남망기가 절대 제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걸 위무선도 잘 알고 있었다. 잠시 고민에 빠져있던 듯한 남망기가 입을 열었다.

위영.
응.
나 하나만으로는 부족한 거야?

뒷덜미를 간지럽히는 듯한 남망기의 말에 위무선이 고개를 돌려 도려의 얼굴을 마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남이공자께서는 참 바보같은 소리를 하시네요. 그럴 리가 있겠어?
......
나에게는 너 하나면 충분해. 너는 내 세상을 가득 펼쳐 담아도 다 끌어안지도 못할 만큼 분에 넘치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위영. 남망기의 목소리가 위무선의 말을 일부러 멈추게 했다. 그 뒤의 말은 듣고 싶지 않다는 의미였다. 남들이 봤다면 알아채지 못할 것이었으나, 위무선은 남망기가 제 말에 속상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슨 말을 듣고 싶지 않아하는지도.

지금 당장이 아니어도 돼. 나중에 언젠가 다 괜찮아지고 나면, 그때는 그럼 허락해 줘. 난 꼭 널 쏙 빼닮은 아이를 가지고 싶은걸.

위무선의 말에 남망기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위무선이 그거면 만족한다는 듯 해사하게 웃는 얼굴로 다시금 남망기의 품 위로 제 어깨를 기대었다. 너를 닮은 아들이 태어난다면 온 세가의 선망을 받는 훌륭한 사람이 되겠지. 너를 닮은 딸이 태어난다면 수많은 이들이 우러러 볼 대단한 사람이 될 테고. 아이가 너를 닮아야 남선생께서도 덮어놓고 예쁘다 하실텐데. 나를 닮으면 어떡하지? 남선생께서 넌 네 어미를 닮아 어찌 그리 분방하게 사고만 치고 다니느냐고 구박하시면 어째. 위무선이 저를 기대게 해주는 따스한 공기에 둘러싸인 채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목소리에 남망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짧지만 다정하게 한 마디, 한 마디 빼놓지 않고 답을 건네주었다. 괜찮아. 나를 닮아도, 너를 닮아도, 그 아이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소중하게 여겨줄테니.







네 아이를 갖고 싶어.

남잠. 남잠... 내게 줘. 내가 네 아이를 가질 수 있게 해줘.
남망기는 온 감각을 마비시키는 듯한 아찔한 향기에 필사적으로 이성을 붙잡으며 몸을 뒤로 물렸으나 위무선의 두 팔이 끈질기게 그 어깨 위로 들러 붙으며 몸을 붙여왔다. 기어코 남망기의 가슴팍을 밀어붙여 그 위에 몸을 겹쳐 넘어뜨린 위무선의 숨소리가 남망기의 곧은 목선에 입술을 파묻은 채 가르릉거렸다.

남망기는 위무선의 몸이 애가 닳는 듯 뭉근하게 붙어오는 자극에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남잠, 남잠.. 앓듯이 제 이름을 불러오는 목소리만으로도 단숨에 이성이 날아갈 것 같았다. 맞붙은 하반신을 들썩일 때마다 가빠지는 호흡에 위무선의 마른 어깨가 파르르 떨려왔다. 결국 남망기가 한 팔을 뻗어 그 등을 감싸고는 제 품 안에 가두듯 포단 위로 안아 눕혔다. 은은하게 맴돌던 단향목 향기가 코끝을 찌르듯이 화하게 퍼져오는 것을 느끼며 위무선이 웃었다. 온전히 저만을 향해 쏟아지는 애정. 저만을 원하고, 저만을 욕심내는 듯한 향기. 위무선은 제 몸 속 깊은 곳을 파고 들어오며 갈구하듯이 입맞춰오는 것에 완전히 몸을 기댄 채 이끌려가기를 자청했다.

단 한 순간을 더 살게 되더라도 네가 나를 안아줬으면 해. 너만이 나를 안아줬으면 해. 너만이 나를 온전히 가져줬으면 해. 네가 나만을 사랑해주길 원해. 네 모든 것을 다 나에게 주기를 원해. 네가 언제든, 어디서든, 내가 곁에 없을 때조차 나만을 기억해주길 원해... 어찌 이리 어리석고 이기적인 욕심일까. 위무선은 심장을 들끓이듯이 치솟아나는 욕심에 덜컥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금단을 내어준 것을 후회한 적은 없었다.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 한들 그때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위무선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마음이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나는 두번 다시 너를 잃을 수는 없어. 소중한 것을 다루듯 제 손을 부여잡은 채 입술을 묻고 전해오는 말에 마음이 쓰렸다. 제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빛을 찾게 된 것과는 별개로 지금의 여생도 짧지 않다 생각했던 위무선이 금단 수련을 하자는 남망기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준 것은 그래서였다. 그럴 수 있다면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 네가 남은 인생 내내 나와 함께 하기를 원한다면, 그래, 기꺼이 네가 내 옆에 있어주겠다고. 그렇게 얘기해주고 싶었다.

위무선은 제 어깨 위로 고개를 파묻은 채 잠든 남망기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남망기는 제게 늘 그 무엇이든 주고 싶어 했지만, 위무선 역시 그런 남망기에게 무엇이든 주고 싶어했다. 다만 바람은 같아도 도무지 같아질 수 없는 것도 있었다. 남망기는 정말 제게 그 무엇이든 주었지만, 저는 줄 수 있는 것보다 줄 수 없는 것이 훨씬 더 많았다. 그 사실은 시도때도 없이 고개를 들이밀며 위무선을 진저리치게 만들었다.

너같은 사람이 어찌 나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너같은 사람이 나를 사랑하게 된 것은 나에게는 축복이었으나, 너에게는 저주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하루 하루 위무선의 마음이 천천히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정실 안에는 고요함만이 가득했다. 의원이 청맥하던 손을 거두고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위무선이 제 배를 감싸 안았다. 가슴 속에서 몽글거리며 피어나는 감정은 기쁨과 슬픔, 그 무엇 하나로 딱 가름할 수 없는 것이었다.

지금의 미약한 영력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입니다. 과연 함광군께서 납득하실 수 있으실지...

의원의 말에 위무선이 고개를 저었다. 납득하지 못할 것이었다. 그에게는 그 무엇과 비하더라도 언제나 제가 먼저였으니까. 혹여나 제가 위험해지는 일이 생긴다면, 이 아이는 아무 죄도 없이 아버지의 원망을 들으며 자라나게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위무선의 마음은 무척이나 촉박했다. 제 상태가 어떤지는 제가 제일 잘 알았다. 이미 한번 잃어버린 것은 저를 원망하듯이 쉽사리 되돌아와 주지 않았다. 위무선이 가장 원하는 것은 남망기가 지금 가장 바라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금단이 되돌아와 같은 시간을 걸으며 길고 긴 미래를 함께하는 것. 네게는 주지 못한 것들이 아직 많이 있다는 너른 바다같은 그의 애정 속에 기대어 살아가는 것. 힘들겠지만, 그래도 저를 위해서 버텨달라고 부탁하던 그의 소망을 들어주는 것. 아직 수도 없이 남은 남망기의 남은 삶동안 먼저 떠나지 않고 그의 곁을 지켜주는 것.

그러나 가장 원하는 것은 언제나 제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있었다. 위무선은 어느 순간부터 알아챘다. 아무리 애써도 제 금단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아이를 원했던 것은 그래서였다. 어쩌면 나와 함께할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나 없이 혼자 살아가야 할 그를 위해서.

그리고 아주 조금은, 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보며 남은 시간 내내 저를 잊지 말았으면 하는 이기적인 욕심으로.

선생께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이 일은 당분간 함구해주십시오. 아이가 생겼다는 것도, 그리고... 금단이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것도.

의원은 한동안 머뭇거리다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정실을 떠났다. 위무선이 홀로 남은 정실 안에는 한참동안이나 숨죽인 울음 소리가 넘실거렸다.








금단이 없으면 일반인처럼 되는 거면 수명도 줄어드는 거 아닌가? 잘은 모르겠지만 암튼 그렇다치고 결국 금단 회복이 안될 거라는 걸 알아챈 무선이가 위험을 무릅쓰고 하루라도 빨리 아이 가지려고 하는 거 보고 싶다...ㅎㅎ

진정령 망선 망기무선
 
2019.12.14 16:21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땨흑 무선이그래도 행벅하게해주세여 유병장수라도 ㅠㅠㅠ
[Code: 57fb]
2019.12.14 16:21
ㅇㅇ
모바일
센세 ㅈㄴ 찌통이야ㅠㅠㅠㅠㅠㅠ 아기도 갖고 제발 금단도 생겨서 행복하게 해줘 ㅠㅠ
[Code: e504]
2019.12.14 16:24
ㅇㅇ
모바일
센세 웨 날 울려.....ㅠㅠㅠㅠㅠㅠㅠㅠㅠ무선이 금단 안돌아온다니 진짜 넘 찌통이다 다시 혼자 남겨질 망기는 어떡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1bd]
2019.12.14 16:24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리 망기 어떡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무선아 아이고 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
[Code: fcfb]
2019.12.14 16:27
ㅇㅇ
모바일
어떡해ㅠㅠㅠㅠㅠㅠㅠㅠ무선이 마음도 이해된다 하ㅠㅠㅠㅠㅠㅠㅠ망기 어떡하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7a1]
2019.12.14 16:34
ㅇㅇ
모바일
따흐흑ㅠㅠㅠㅠㅠㅠㅠ센세 너무 찌통이자나욧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둘다 찌찌 터진다
[Code: 6bb5]
2019.12.14 16:48
ㅇㅇ
모바일
센세 넘 찌통이잖아ㅠㅠㅠㅠㅠㅠ거 무선이한테 금단 좀 주자ㅠㅠㅠㅠㅠㅠㅠ센세 그래서 이 다음은 어떻게 되나요???? 망선 행복하게 해주세요ㅠㅠㅠㅠ
[Code: dd9d]
2019.12.14 16:52
ㅇㅇ
모바일
ㅜㅜ 찌통이지만 무선이 마음 이해가 된다
[Code: 580a]
2019.12.14 17:12
ㅇㅇ
모바일
아 미친 그래서 ....ㅠㅠㅠㅠㅠㅠ무선아 ㅏ안돼 ㅠㅠㅜ수련하자 ㅠㅠㅠ마 ㅠㅠㅠ나랑 수련하자 ㅠㅠㅠㅠ
[Code: e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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