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유명한 후천적 성기 어쩌구는 좆병신불판충이 착각한 것처럼 작가의 인터뷰가 아니라 꿈꾸는 인큐베이터라는 단편에서 발췌된 문장임 그리고 왜 제목이 꿈꾸는 인큐베이터인지는 읽다보면 나옴 초반 내용은 딸2아들1을 둔 주인공 '나'가 딸만 둘이라는 남자와 설전을 벌이는 게 다임

1.
-지금 행복하지 않으시죠? 내 말이 맞죠? 아들이 없다는 건 결혼생활의 행복의 중대한 결격사유란 걸 인정하셔야 돼요.

그는 여간 곤혹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암만 그래도 나보다는 덜 곤혹스러우리라. 나는 이 세상에 아들이 있고 없고하고 인생의 행불행하고를 연관지어서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은 남자를 만난 게 대단히 곤혹스럽고도 기분이 나빴다.

2.
-부인한테 솔직히 아들 데리고 야구장 다니는 친구가 부러워서 죽겠다는 시늉을 자꾸만 하세요.
-부부간에 뭣 하러 상처를 줍니까?
-상처뿐이겠어요. 모욕이고 모독이죠. 그래야 부인도 별수 없이 아들 낳을 방도를 강구하게 될 거라, 이거죠.

나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그게 얼마나 허망한 자신감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곧 꺼지게 될 게 두려웠다.

3.
그래 난 당신처럼 딸만 있는 주제에 천연덕스럽게 행복한 체할 수 있는 남자가 이 땅에 있다는 게 께름칙한 걸 떨쳐버리지 않으면 미치겠단 말야.

4.
-우리 나라의 남녀 불평등 구조가 마침내 자연의 조화 중에도 가장 오묘한 조화인 성비율의 균형을 깨뜨리기 시작했다는 데 대해 저는 거의 공포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나는 무엇에 찔린 것처럼 뜨끔했다. 싸고 싼 비밀을 찔린 기분이었다.

5.
-여자만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그 여자들도 오죽해야 그 짓(여아중절)을 했겠어요.
-남편 몰래 했다고는 안 했어요. 하나같이 남편이 호흡이 아주 잘 맞는 공범자던데요.

머릿속에서 공범자란 말이 잉잉댄다. 나를 줄창 괴롭혀온 그 께름칙한 느낌, 바로 공범자와 같이 사는 느낌이었구나, 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아들 없이 딸만 둘인데 행복할 수가 있어? 그럴 리 없어! 하고 아득바득 남자를 설득시키려던 주인공은 결국 실패함 진짜 몇 페이지에 걸쳐서 어떻게든 남자의 행복은 가짜라고, 내가 그걸 알게 해주겠다고 자신감에 차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던 모습이 이상했거든? 전형적인 진상임 존나 끈질겨서 읽다가도 왜 이래? 하고 여러번 덮을까 고민함ㅋㅋㅋ 본인이 아들맘이라 행복하면 아들 안고 살면서 자랑을 하든 유세를 떨든 하지 왜 굳이 딸 둘 아빠를 깎아내리려했나, 왜 그 와중에도 가슴이 뜨끔했으며 왜 스스로의 자신감을 허망하다고 표현했으며 왜 공범자란 단어엔 뭔가를 깨달은 것처럼 굴었나 등등 이상한 거 투성이임 근데 아들맘인게 너무 좋고 자랑스러워미치겠고 이런 단편적인 모습만이 전부가 아니란 사실이 후반부에 드러남


6.
내가 아랫배에서 양수를 빼내기 위해 이를 악물고 누워있던 침대 머리엔 친절하게도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지키고 있었다. 벌써 10여 년 전 일이다. 그 남자가 보았을 리 없다. 그러나 나는 그 남자한테 내 가장 추하고 비참한 모습을 들켜버린 것처럼 느꼈다.

7.
남편이 내 앞에서 아들 상성을 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던가. 남편은 아들놈하고 티격태격하면서 야구 구경 가는 친구가 제일 부럽다는 얘기밖에 한 적이 없다. 나는 고작 그 소리에 왜 그렇게 깊은 상처를 받았을까. 남편도 그렇지, 야구 구경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면서 그 말을 할 때는 마치 아들놈을 대동하지 않았다고 입장이 금지당해 야구장에 못 들어간 경험이라도 있는 것처럼 처량한 시늉을 하곤 했다. 나는 그때 딸도 야구를 즐기게 될 수도, 아들이 그걸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단 소리를 왜 못 했을까?

8.
나는 남편에게 야구 구경을 같이 갈 아들을 낳아주기 위해 딸을 죽이기까지 한 것이다. 태중의 생명이 딸이라는 게 밝혀지고 나서 그 아이에게로 집중되던 집안 내의 살의와 남편은 과연 무관했을까. (...) 절대로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 노여움이 치받친다. 그는 나의 남편일 뿐만 아니라 살의가 집중된 생명의 아버지이면서 어떻게 초연할 수가 있단 말인가.

9.
아들을 낳음으로써 나는 내가 남자가 된 것처럼 당당해졌다. 정말이지 나는 그들 앞에서 더는 여자 노릇을 할 필요가 없었다. 아들은 나에게 있어서 후천적인 남성 성기였다. 그러나 남자가 된 느낌이 고작 남을 해치고 싶은 충동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유난히 시어머니하고 시누이를 보는 게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공범의식 때문이 아니었을까.


딸 둘에 이어 셋째까지 딸인 걸 알게 되자 시댁은 노골적으로 실망함 남편은 그 실망에 동조하지는 않았지만 아내와 복중 아기를 보호하지 않았다는 점에선 누구보다도 가해자임 그리고 주인공은 시어머니와 시누이와 함께 병원에 가서 셋째 아기를 지움

10.
내가 그들을 미워하기로 작정한 것은 아들을 낳고 나서가 아니라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중절 수술) 곧 스러질 생명에 대해 애미가 바칠 수 있는 애도는 그것밖에 없었다.

11.
태아는 소파 수술로 제거하기에 적당한 날짜가 지나 좀 어려운 수술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그래서 그렇게 (시어머니가) 다음 임신을 걱정했구나. 나는 하염없는 마음으로 내가 인큐베이터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수락했다.


그러니까 제목의 꿈꾸는 인큐베이터는 결국 주인공이었던 거임 아들낳은게 자랑스러워죽겠고 이게 세상의 전부인 진상아들맘이란 초반 이미지와 달리 주인공은 남편의 수동적인 아들타령, 시댁의 노골적인 아들타령에 절여져 사는 상태였음 거의 반강제로 중절할 땐 슬퍼했지만 아무튼 아들을 낳았고 그후론 안하무인이 되어 시누이도 박대하고 시어머니한테도 예전과 달리 유순하지 않은 걸로 아들 낳은 생색을 냄 그래서 난 비호감이던 초반 이미지와 달리 주인공이 짠해졌음 여전히 아들낳은 게 자랑스러운 아들맘이긴 한데, 이게 자발적인 선택보다는 시대의 희생양에 가깝다고 생각했거든 주인공은 태아 성별을 알기 위해 양수검사를 할 땐 배 속 아기한테 미안해했고 지웠을 땐 슬픔을 느꼈음 아들을 낳았다고 이때 기억을 잊은 것도 아님 그러니 딸둘아빠한테

-부인한테 솔직히 아들 데리고 야구장 다니는 친구가 부러워서 죽겠다는 시늉을 자꾸만 하세요.
-부부간에 뭣 하러 상처를 줍니까?
-상처뿐이겠어요. 모욕이고 모독이죠. 그래야 부인도 별수 없이 아들 낳을 방도를 강구하게 될 거라, 이거죠.

이런 말을 했겠지 이게 딸둘아빠를 설득하려고 예시를 든 게 아니고 본인이 실제로 겪었던 과거일인 거임 그러니 넌 결국 딸만 둔 게 행복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자신하면서도 이 자신감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곱씹었고 남아선호사상이 여아중절사태를 불러왔다는 말엔 뜨끔했음 또 중절 당시를 추하고 비참했던 모습이라 표현한 건 반강제였다곤 해도 자신 또한 딸을 지운 가해자임을 자각한, 또 인간이 아니라 인큐베이터임을 실감했던 순간이라 그랬던 거고. 주인공 친엄마도 옛날 사람이니까 비슷함 주인공이 남편한테 기저귀를 갈아달랬더니 야단을 치면서 말하길, 고추 달린 아랫도리야 남편 앞에 여봐란듯이 풀어놔야지. 라고 함 주인공은 그때를 회상하면서 생각함

내가 나의 인큐베이터됨을 참아낼 수밖에 없었던 소인은 그러니까 기저귀 찰 때부터 비롯됐던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어떡하든지 달라져야 한다.


개붕 제목의 꿈꾸는 이란 표현은 여기서 나왓다고 생각함 (앞으로는 달라지길) 꿈꾸는 인큐베이터. 처음 읽을 땐 진짜 현실에서 마주치기 싫은 진상에 불과했는데 실은 그렇게 된 이유가 있었으며 스스로도 아들에 미친 일차원적인 맘이 아니라 계속 중절 당시를 곱씹고 있었다는 점에서 난 반전소설이라 생각했음 단순히 아들부심만을 늘어놓은 게 아님 주인공은 자신은 수동적으로, 시댁은 적극적으로, 남편은 무심하게 중절수술에 가담했단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 그래도 어쨌든 지금은 아들 있어서 자랑스러워하지않냐? 딸둘아빠한테 진상부렸지 않냐? 그래서 난 싫다! 이러면 할 말은 없음 그냥 작가가 단순히 본인이 아들맘이라 아들부심부리려고 쓴 소설은 절대 아니란 걸 얘기하고 싶은 거임

또, 만약 박완서가 아들맘이란 이유로 그 후천적 성기도 주인공의 입을 빌린 본심이자 진심이라고 우겨댈 거라면, 주인공과 입씨름하는 남자는 이런 말을 하거든?

저는 제 자식의 성이 여자라는 게 그 아이 잘못도 아니고 더구나 인간으로서의 하자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 얼마짜리 성적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주인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그건 아들 기르는 것보다 훨씬 값진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건 작가의 본심이 아니라 그냥 소설 분량을 늘리기 위해 어디서 주워온 헛소리겠음? 초반부는 계속 이렇게 딸둘? 너 안 행복하지 아들 갖고 싶지? Vs 아니 괜찮다고 난 딸만 있어도 행복하다고;; 하고 계속 논쟁하는 얘기임 극과 극에 서있는 두 사람이 서로의 주장을 물고 늘어짐 근데 여기서 한쪽 입장인 몇 문장만 가져다 작가는 아들맘! 실망이다!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음 불판충이니까 왜곡한 거겠지만 솔직히 글을 읽고도 어쨌든 결혼은 본인 선택이지 않냐 그러게 결혼을 왜 했냐! 어쨌든 지금은 아들맘이지 않냐! 이러는 의견이 있을 거 같거든 개붕적으로 이런 감상도 굉장히 일차원적이라고 생각함 당장 2000년대만 해도 서른 넘은 여자는 노처녀고 결혼하기 힘들고 이런 인식이 팽배했는데 이 단편은 93년도에 나왔음 그때 일부 페미니스트들을 제외하고 평범한 여자들이 사회적 압박과 인식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거부할 수 있었을까 싶음

묺 펝
2024.04.28 03: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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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꿈꾸는 인큐베이터 줄거리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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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03:59
ㅇㅇ
와 이게 93년작이라고;;;; 거장은 다르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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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04: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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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저 좋은 소설이구만 쥐젖만 한 능지로 깔짝댔나 보네;
[Code: 97fb]
2024.04.28 04: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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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읽어보고 싶다
[Code: bbdf]
2024.04.28 04: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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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ㅁㅊ 본문 읽으면서 93년 소설 생각못했는데 봐야겠다
[Code: 5af5]
2024.04.28 04: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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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라고..
[Code: 5af5]
2024.04.28 04: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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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31년생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여자작가가 이정도 통찰을 했다는건 진짜 대단한건데 걍 아들맘 프레이밍해버리는거 좆같음ㅋㅋㅋ 여혐 누가하고있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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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06: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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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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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15: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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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미쳤나싶어 지는 방구석에서 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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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04: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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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꾸는 인큐베이터를 여혐 소설로 프레이밍했다고? 아니 씨발 솔직히 반전까지 안 봐도 박완서 작가에 대해 조금만 알면 초반부만 읽어도 비판 소설이겠구나 딱 감이 올텐데?? 주인공이 가부장제 찬성하는 말을 했다고 그걸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또 무슨 경우임 문학이 뭔지 모르나 ㅆㅂ 아니 씨발 다 떠나서 제목이 꿈꾸는 인큐베이터잖아 진짜 무슨 뜻인지 감이 안 오나??? 독자 입에 떠먹여주는 셈인데 아득바득 기혼여성 혐오하려고 별 병신같은 왜곡을 하고 앉았네
[Code: 7cb5]
2024.04.28 06:06
ㅇㅇ
박완서는 굉장한 통찰력을 가진 페미니스트 작가인데 이 사실을 부정하는 걸 넘어서 여혐 소설을 쓴 작가로 프레이밍한다는 게 놀랍다
물론 한 말씀만 하소서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면모를 보인 적도 있긴 함 물론 이것도 남편과 아들을 연달아 잃은 상태에서 쓴 글이니 충분히 쉴드 가능한데ㅋㅋㅋㅋㅋ아무튼 박완서한테 저 지랄을 하는 게 놀랍다 그럼 다른 남작가들 소설은 분서갱유 수준인데
[Code: da17]
2024.04.28 06:25
ㅇㅇ
ㄴㄱㄴ... 어이가없음ㅋㅋㅋㅋ
[Code: c937]
2024.04.28 06: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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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그저 날조한 내용으로 욕하고 싶어서 존나 뻘개진 얼굴로 헐레벌떡 달려오는거 개추함ㅋㅋ 한남이랑 똑같음
[Code: 2909]
2024.04.28 06: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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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걍 그 시대상 어머니들한테 충분히 있을수있는 정서나 감정인데 자기 사상 전파용으로 왜곡하는게 달갑게 보이진 않음. 우리가 느끼는 인식이나 정서는 시대의 수혜를 받은거지 저시대 여자라고 우리보다 어리석다고 저런 삶을 택한게 아니잖음...
[Code: 5980]
2024.04.28 08: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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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불판충 글 차단되기 전에 봤었는데 저거 한줄만 가져와서 책을 버리네 마네 하는거보고 책 안읽었네 싶었음...
[Code: b563]
2024.04.28 09: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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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왤케 뭐에든 일차원적으로 보고 혐질하는 애들 많아지지? 그와 별개로 소설 슬프다... 안 본 건데 봐야겠다ㅠ
[Code: 20bb]
2024.04.28 09: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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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살다 박완서 혐질하는 새끼를 볼줄이야
[Code: 7d4f]
2024.04.28 10: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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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 기가맥힌다 근데 별개로 저런 상황에 대한 연민을 가질만한건 어머니세대의 이야기이긴 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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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20: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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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seo 진짜 존경하는 문인인데 앱생들이 후려치기 작작했으면
[Code: f5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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