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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3 14:42
쪽본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재일 2세 다큐멘터리 거장 감독과 그 딸이 같이 만든 다큐영화임 ㅇㅇ 어머니 쪽은 뇌경색에 난치병으로 시력을 잃어서 딸 쪽이 많이 참여함
감독의 전기다큐영화이면서도 몇십 년 동안 쌓여온 여러 역사 문제와 관련된 인터뷰들 중 일부를 수록함 이 사건은 감독이 다큐 감독 되기 전에 취재한 사건 중 하나
50년대에 일어난 사건인데 피해자는 쪽본인이고 범인은 재일임. 이쪽도 어려 소년범임 18살
근데 잡히고 이례적으로 재판이 속전속결로 이뤄져서 사형 판결이 내려지는 바람에 쪽본 사회에서 크게 논란이 됐었음. 그리고 쪽본 지식인들이 문제 제기를 하는 걸 보고 감독은 이런 생각을 하는 쪽본인들도 있구나 놀랐다고 함.
당시 재일한국인 사회와 재일조선인 사회에서는 안 그래도 심각한 펄럭인 차별이 더 격화될까봐 범인에 대해 어떠한 제스처도 취하지 않았음. 아무튼 당시 조총련 기자였던 감독이 이 사건을 알게 돼서 범인을 취재하러 갔음 면회하고 편지 주고받으면서 사형당하기 전까지 인터뷰를 지속함
범인은 펄럭인(조선인) 아버지와 청각장애인 어머니를 둔 재일 2세인데 펄럭어(조선어)도 못하고 걍 쪽본인으로 자란 사람임. 매우 가난하지만 학교 다닐 땐 전교 1등 할 정도로 우수한 성적이었고, 그래서 졸업 후 대기업에 취업 하려 했는데 떨어짐. 쪽본은 꽤 최근까지도 재일교포면 제대로 된 회사에 취직도 안 됐는데 50년대면 뭐..이후 범인은 동네 공장에 취직하는데 자살기도도 함
난 범인이 피해자를 왜 죽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신 이상이었던 것 같기도?) 무슨 심경이었든 여자 상대로 범죄 저지른 게 동정심은 전혀 안 들고 쓰레기 범죄자라고 생각하거든 지금도 마찬가지고
근데 감독이 피해자 집에 찾아가서 향 올리려는데 피해자 부모가 범인 친척이냐고 물었대 그래서 감독이 아니라고 대답함. 그랬더니 그 아버지가 놀라서 사건이 난 후로 재일교포들이 많이들 찾아와서 사과하고 향을 올렸다고 하는 거임. 그러면서 하는 말이 관동대지진 때 자기 형제들이 조선인을 죽이고 다녔대 그때 마을 사람들 전부 조선인 죽였다고, 강이 새빨개졌었다고 하는 거야 그런데 그거에 대해서 사과 한 적은 없다고 함
나중에 범인이 사형집행 당하고 감독이 피해자 집에 전화해서 그 소식을 알리는데, 피해자 어머니가 범인 어머니를 만나서 위로해주고 싶다고 하더래. 그래서 같이 버스 타고 가는데 피해자 어머니도 창문 밖으로 지나가는 강을 보면서 또 하는 말이 "저 강이 새빨갰었어"라고...그러니까 그 사람들은 자신의 딸이 죽은 일를 관동대지진의 조선인 학살과 연관지어서 봤던 거야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그 어머니들끼리 만나서 부둥켜 안고 울고
그 범인은 감옥에서 감독이랑 계속 얘기 나누는 동안 자기가 지은 죄를 직면하게 되고 민족정체성도 깨닫게 되는 와중에 사형당함 범인이 잘못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기가 막힌데 이건 직접 봐야 될 것 같고..
감독은 이 사건 파고들면서 부칸측 인사한테 불려가서 기자 해고당함. 당시 쪽본에 살던 재일조선인들이 부칸으로 귀환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그 북측 책임자가 말하기를 '이렇게 부칸과 쪽본의 관계가 원만해진 시점에서 그 사건은 악영향을 주니 당장 중단해라. 범인은 흉악 범죄자일 뿐이다' 뭐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함.
맞말이긴 한데ㅎ 이게 그 당시 쪽본 재일 사회의 생각이기도 했음 더 차별이 심해질까봐 사리는 거
관동대지진에 대한 얘기도 더 나왔음 도쿄에서 지방까지 전국에 퍼져서 엄청 끔찍하고 이상한 일이 많이 이루어졌고...어떤 사람은 공장에서 일하면서 학교를 다녔는데, 학살이 일어나자 그 공장 동료들이 그 사람 지켜주려고 이 집 저 집에서 재워줬다고 함. 그래서 그 사람이 생전에 아들에게 '은혜를 갚아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바른 조선인으로 자라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얘기를 했다는데 이거 재일교포들의 공통된 생각임 내가 이 다큐나 다른 다큐, 기사, 인터뷰를 읽어봤는데 저런 태도가 계속 보임
전에 뉴스에서 봤는데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들 보호해준 쪽본 경찰 후손한테까지 계속 재일사회에서 감사를 전하고 있었음. 위에 살인사건에서도 사건과 아무 관련 없는 재일교포들이 피해자 집에 방문해서 사과하잖아? 사실 연고도 없는 사람들이 그렇게 감사도 사과도 전할 이유는 없잖음 재일이 쪽본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아왔는지를 생각하면 더더욱
근데 저러는 이유는 '그렇게 해야만 하기 때문에'라는 생각이 듦 살아남기 위해서. 비위 맞추는 걸로 보일 정도로 자기검열해가면서 쪽본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면 대가가 너무 크니까. 2009년에 주민 한 명과 사소한 '갈등'(사실상 그들 주장일 뿐이지만)이 있었다고 재일 다니는 초등학교에 혐한단체 단체로 쳐들어와서 깽판 치고 경찰은 나몰라라 한 사건처럼. 존재만으로 공격을 받기 때문에 숨쉬는 것도 조심해야 하고 그래서 저런 태도가 나오는 거라고 생각함. 이제 그게 안 되면 뒷세계로 빠지는 거고
근데 이게...ㅋㅋㅋㅋ 여자들이 살려고 남자들이 쎄하게 굴어도 웃어넘기고 참고 자기검열하는 거랑 오버랩돼서 보면서 기분 더 처졌음
감독은 다큐에서 역사의 생존자들을 취재하면서 재일교포의 역사도 조명함. 재일은 누구나 차별을 겪으면서 자신을 부정하는 경험을 하게 됨(이건 내 생각임) 감독도 어릴 때 어머니와 함께 걷는 걸 좋아했는데, 한복을 입은 어머니가 길 가다가 더러운 조센징 소리 들으며 돌 맞는 상황을 경험하고 그 다음부터 어머니와 함께 다니는 걸 싫어하게 됐었다고 함. 감독의 딸도 원래는 조선학교 다니기 싫어서 쪽본 이름 쓰고 쪽본 학교 다니다가 10살 무렵 펄럭 이름 쓰기 시작했는데, 바로 심한 이지메를 당해서 전학 갈 수밖에 없었다고 함
차별 속에서 자신을 부정하고 정체성 혼란을 겪으면서 정신이상 오는 사람들도 많음 다른 다큐 얘기지만 관동대지진 이후 정신병원 갇혀서 '나는 조선인이다, 나는 일본인이다, 조선인은 다 죽여야 한다' 이러는 사람도 있었고
감독 진짜 대단한 사람임 쪽이랑 펄럭 몇십 번 왔다갔다 하면서 생존자들 증언 계속 찍고..책도 쓰고 다큐 많이 만듦 쪽본 정부도 펄럭 정부도 신경 쓰지 않던 사람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인터뷰함
제암리 사건 생존자 증언을 처음 따내서 그걸 계기로 발굴조사가 이뤄져서 사건의 존재가 증명되기도 했고, 펄럭에서 위안부 증언 처음 나오기 전부터 오키나와에서 관련 증언 모으기도 함 감독이 쓴 책이나 다큐 보고 쪽본에서 이런 사회활동 시작하게 된 사람도 꽤 있음
아니 근데 진짜 기개 장난 아니심 걍..보면 알아 펄럭 여성시1대 방송에도 출연해서 당당하게 결혼 안 하고 남자 만나서 얻은 딸 자기 성 물려줘서 키우고 있다고 하고, 결혼했으면 이렇게 활동할 수 있었겠냐고 함ㅋㅋㅋ 그리고 끌려간 남자들은 해방되고서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여자들은 돌아갈 수 있었겠냐고, 그게 여성들의 한이라고도 말하고 아무튼 ㄹㅇ 여장부
조선학교 폐지됐을 때도 경찰들 몇백 명이 학교 쳐들어와서 어린 학생들 두들겨팼는데, 감독이 맞으면서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다른 학생들한테 등 돌려 도망치지 말고 경찰들 마주보라고 외쳤다는 거 보고 감탄했음(아니 근데 원래 강제로 폐지하고 폭력진압 있었다는 건 알았는데 이 정도일 줄은;;;)
다큐에 나온 인터뷰 얘기 더 하자면 제암리 생존자 인터뷰도 원래는 그 분이 치매 걸려서 못 할 거란 소리 들었는데 감독이 얼굴만이라도 찍게 해달라고 무작정 찾아간 거래. 근데 촬영 딱 시작하더니 그분이 한복 입혀달라고 하시더니 거침없이 증언 시작했다고 함. 나는 이 사건 걍 교과서에서 지나가는 걸로만 기억하는데 생각보다도 훨씬 끔찍한 일이었음 생존자 인터뷰 영상 그대로 나옴
15살 이상? 마을 사람들 모이라고 하더니 초갓집 교회에 가둬서 불지름. 생존자는 남편이 끌려가서 뭐가 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다른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새댁이 남편이 끌려가서 죽은 거 알고 막 울더래..그래서 생존자가 왜 우냐고, 일단 앉으라고 했는데 그 새댁이 앉더니 칼로 자기 목을 치는 거임 그래도 안 떨어져서 세게 3번 쳤더니 그제서야 목이 떨어지고 피가 분수처럼 쏟아졌다고 함.....그리고 누가 또 찾아와서 너 안 끌려가서 멀쩡할 줄 아느냐고, 내일은 남은 여자들이랑 애들 잡아다 죽이러 올 거라고 하더라는 거야. 그래서 도저히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었다고 생존자 막 우는데 하.....
그리고 원폭 생존자들 인터뷰도 나오는데 생존자들 허리 굽어지고 발이 완전 기형이어서 걷기도 힘든데...생존자 아주머니가 인터뷰에서 할말이 너무 많았는데 말이 안 나온다고 막 우는데 너무 가슴 아팠음. 인터뷰에 나오는 분들 지금은 다 돌아가셨는데 제목에 걸맞게 진짜 되살아나는 목소리라는 걸 느꼈음 아니 근데 지금 시국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노답
딸이 감독한테 이거 인터뷰하면서 힘들지 않았냐고 물어봤거든 근데 감독이 당시에는 괜찮았는데 나중 가서 또 봤을 때서야 힘들었다는 거야. 왜냐하면 그 증언들이, 목소리들이 교향곡처럼 합쳐져서
이 부분에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목소리 문학' 생각났음 묺 체르노빌의 목소리,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등 쓴 작가랑 되게 비슷하다고 느낌. 진짜 하는 일이 비슷함 생존자 찾아가서 인터뷰하고 취합하는 게 다만 책과 다큐라는 매체의 차이일 뿐. 공감하고 같이 우는 일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관조자의 태도를 유지하기도 하고
다큐에 쪽본에서 이런 역사 문제 관련 사회활동하는 분들도 계속 나오는데 진짜 열심히 사심...재일도 있고 쪽본인도 있는데 존경스러움 근데 다들 나이가 많음 펄럭에서도 마찬가지인 현상이지만 젊은 사람들은 우경화 되고 관심도 없는 게 딱 보임
감독 영화 상영회 할 때 막 혐한단체들이 난리치고 그러는데 사실 이런 인간들보다는 쪽본 정부랑 기업들이 개노답임 아니 ㄹㅇ 나가sa키에 원폭 피해자 위령비 세우는데 피해자들 이름이랑 '강제동원' '강제노역' 단어 들어간다고 시에서 반대해서 결국 사유지에 세우고 사사건건 반대에 차별함 정부랑 미쓰비시 기업 원폭 피해자들이 보상 요구할 때 쪽본인이랑 재일쿨럭인들은 먼저 줬는데 펄럭 피해자들은 자료 없다고 끝까지 인정 안 하다가 피해자 단체에서 소송 계속 거니까 겨우 인정하고..근데 피해자들은 고령이라 벌써 다 죽고 걍 씁쓸함
큗
감독의 전기다큐영화이면서도 몇십 년 동안 쌓여온 여러 역사 문제와 관련된 인터뷰들 중 일부를 수록함 이 사건은 감독이 다큐 감독 되기 전에 취재한 사건 중 하나
50년대에 일어난 사건인데 피해자는 쪽본인이고 범인은 재일임. 이쪽도 어려 소년범임 18살
근데 잡히고 이례적으로 재판이 속전속결로 이뤄져서 사형 판결이 내려지는 바람에 쪽본 사회에서 크게 논란이 됐었음. 그리고 쪽본 지식인들이 문제 제기를 하는 걸 보고 감독은 이런 생각을 하는 쪽본인들도 있구나 놀랐다고 함.
당시 재일한국인 사회와 재일조선인 사회에서는 안 그래도 심각한 펄럭인 차별이 더 격화될까봐 범인에 대해 어떠한 제스처도 취하지 않았음. 아무튼 당시 조총련 기자였던 감독이 이 사건을 알게 돼서 범인을 취재하러 갔음 면회하고 편지 주고받으면서 사형당하기 전까지 인터뷰를 지속함
범인은 펄럭인(조선인) 아버지와 청각장애인 어머니를 둔 재일 2세인데 펄럭어(조선어)도 못하고 걍 쪽본인으로 자란 사람임. 매우 가난하지만 학교 다닐 땐 전교 1등 할 정도로 우수한 성적이었고, 그래서 졸업 후 대기업에 취업 하려 했는데 떨어짐. 쪽본은 꽤 최근까지도 재일교포면 제대로 된 회사에 취직도 안 됐는데 50년대면 뭐..이후 범인은 동네 공장에 취직하는데 자살기도도 함
난 범인이 피해자를 왜 죽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신 이상이었던 것 같기도?) 무슨 심경이었든 여자 상대로 범죄 저지른 게 동정심은 전혀 안 들고 쓰레기 범죄자라고 생각하거든 지금도 마찬가지고
근데 감독이 피해자 집에 찾아가서 향 올리려는데 피해자 부모가 범인 친척이냐고 물었대 그래서 감독이 아니라고 대답함. 그랬더니 그 아버지가 놀라서 사건이 난 후로 재일교포들이 많이들 찾아와서 사과하고 향을 올렸다고 하는 거임. 그러면서 하는 말이 관동대지진 때 자기 형제들이 조선인을 죽이고 다녔대 그때 마을 사람들 전부 조선인 죽였다고, 강이 새빨개졌었다고 하는 거야 그런데 그거에 대해서 사과 한 적은 없다고 함
나중에 범인이 사형집행 당하고 감독이 피해자 집에 전화해서 그 소식을 알리는데, 피해자 어머니가 범인 어머니를 만나서 위로해주고 싶다고 하더래. 그래서 같이 버스 타고 가는데 피해자 어머니도 창문 밖으로 지나가는 강을 보면서 또 하는 말이 "저 강이 새빨갰었어"라고...그러니까 그 사람들은 자신의 딸이 죽은 일를 관동대지진의 조선인 학살과 연관지어서 봤던 거야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그 어머니들끼리 만나서 부둥켜 안고 울고
그 범인은 감옥에서 감독이랑 계속 얘기 나누는 동안 자기가 지은 죄를 직면하게 되고 민족정체성도 깨닫게 되는 와중에 사형당함 범인이 잘못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기가 막힌데 이건 직접 봐야 될 것 같고..
감독은 이 사건 파고들면서 부칸측 인사한테 불려가서 기자 해고당함. 당시 쪽본에 살던 재일조선인들이 부칸으로 귀환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그 북측 책임자가 말하기를 '이렇게 부칸과 쪽본의 관계가 원만해진 시점에서 그 사건은 악영향을 주니 당장 중단해라. 범인은 흉악 범죄자일 뿐이다' 뭐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함.
맞말이긴 한데ㅎ 이게 그 당시 쪽본 재일 사회의 생각이기도 했음 더 차별이 심해질까봐 사리는 거
관동대지진에 대한 얘기도 더 나왔음 도쿄에서 지방까지 전국에 퍼져서 엄청 끔찍하고 이상한 일이 많이 이루어졌고...어떤 사람은 공장에서 일하면서 학교를 다녔는데, 학살이 일어나자 그 공장 동료들이 그 사람 지켜주려고 이 집 저 집에서 재워줬다고 함. 그래서 그 사람이 생전에 아들에게 '은혜를 갚아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바른 조선인으로 자라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얘기를 했다는데 이거 재일교포들의 공통된 생각임 내가 이 다큐나 다른 다큐, 기사, 인터뷰를 읽어봤는데 저런 태도가 계속 보임
전에 뉴스에서 봤는데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들 보호해준 쪽본 경찰 후손한테까지 계속 재일사회에서 감사를 전하고 있었음. 위에 살인사건에서도 사건과 아무 관련 없는 재일교포들이 피해자 집에 방문해서 사과하잖아? 사실 연고도 없는 사람들이 그렇게 감사도 사과도 전할 이유는 없잖음 재일이 쪽본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아왔는지를 생각하면 더더욱
근데 저러는 이유는 '그렇게 해야만 하기 때문에'라는 생각이 듦 살아남기 위해서. 비위 맞추는 걸로 보일 정도로 자기검열해가면서 쪽본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면 대가가 너무 크니까. 2009년에 주민 한 명과 사소한 '갈등'(사실상 그들 주장일 뿐이지만)이 있었다고 재일 다니는 초등학교에 혐한단체 단체로 쳐들어와서 깽판 치고 경찰은 나몰라라 한 사건처럼. 존재만으로 공격을 받기 때문에 숨쉬는 것도 조심해야 하고 그래서 저런 태도가 나오는 거라고 생각함. 이제 그게 안 되면 뒷세계로 빠지는 거고
근데 이게...ㅋㅋㅋㅋ 여자들이 살려고 남자들이 쎄하게 굴어도 웃어넘기고 참고 자기검열하는 거랑 오버랩돼서 보면서 기분 더 처졌음
감독은 다큐에서 역사의 생존자들을 취재하면서 재일교포의 역사도 조명함. 재일은 누구나 차별을 겪으면서 자신을 부정하는 경험을 하게 됨(이건 내 생각임) 감독도 어릴 때 어머니와 함께 걷는 걸 좋아했는데, 한복을 입은 어머니가 길 가다가 더러운 조센징 소리 들으며 돌 맞는 상황을 경험하고 그 다음부터 어머니와 함께 다니는 걸 싫어하게 됐었다고 함. 감독의 딸도 원래는 조선학교 다니기 싫어서 쪽본 이름 쓰고 쪽본 학교 다니다가 10살 무렵 펄럭 이름 쓰기 시작했는데, 바로 심한 이지메를 당해서 전학 갈 수밖에 없었다고 함
차별 속에서 자신을 부정하고 정체성 혼란을 겪으면서 정신이상 오는 사람들도 많음 다른 다큐 얘기지만 관동대지진 이후 정신병원 갇혀서 '나는 조선인이다, 나는 일본인이다, 조선인은 다 죽여야 한다' 이러는 사람도 있었고
감독 진짜 대단한 사람임 쪽이랑 펄럭 몇십 번 왔다갔다 하면서 생존자들 증언 계속 찍고..책도 쓰고 다큐 많이 만듦 쪽본 정부도 펄럭 정부도 신경 쓰지 않던 사람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인터뷰함
제암리 사건 생존자 증언을 처음 따내서 그걸 계기로 발굴조사가 이뤄져서 사건의 존재가 증명되기도 했고, 펄럭에서 위안부 증언 처음 나오기 전부터 오키나와에서 관련 증언 모으기도 함 감독이 쓴 책이나 다큐 보고 쪽본에서 이런 사회활동 시작하게 된 사람도 꽤 있음
아니 근데 진짜 기개 장난 아니심 걍..보면 알아 펄럭 여성시1대 방송에도 출연해서 당당하게 결혼 안 하고 남자 만나서 얻은 딸 자기 성 물려줘서 키우고 있다고 하고, 결혼했으면 이렇게 활동할 수 있었겠냐고 함ㅋㅋㅋ 그리고 끌려간 남자들은 해방되고서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여자들은 돌아갈 수 있었겠냐고, 그게 여성들의 한이라고도 말하고 아무튼 ㄹㅇ 여장부
조선학교 폐지됐을 때도 경찰들 몇백 명이 학교 쳐들어와서 어린 학생들 두들겨팼는데, 감독이 맞으면서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다른 학생들한테 등 돌려 도망치지 말고 경찰들 마주보라고 외쳤다는 거 보고 감탄했음(아니 근데 원래 강제로 폐지하고 폭력진압 있었다는 건 알았는데 이 정도일 줄은;;;)
다큐에 나온 인터뷰 얘기 더 하자면 제암리 생존자 인터뷰도 원래는 그 분이 치매 걸려서 못 할 거란 소리 들었는데 감독이 얼굴만이라도 찍게 해달라고 무작정 찾아간 거래. 근데 촬영 딱 시작하더니 그분이 한복 입혀달라고 하시더니 거침없이 증언 시작했다고 함. 나는 이 사건 걍 교과서에서 지나가는 걸로만 기억하는데 생각보다도 훨씬 끔찍한 일이었음 생존자 인터뷰 영상 그대로 나옴
15살 이상? 마을 사람들 모이라고 하더니 초갓집 교회에 가둬서 불지름. 생존자는 남편이 끌려가서 뭐가 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다른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새댁이 남편이 끌려가서 죽은 거 알고 막 울더래..그래서 생존자가 왜 우냐고, 일단 앉으라고 했는데 그 새댁이 앉더니 칼로 자기 목을 치는 거임 그래도 안 떨어져서 세게 3번 쳤더니 그제서야 목이 떨어지고 피가 분수처럼 쏟아졌다고 함.....그리고 누가 또 찾아와서 너 안 끌려가서 멀쩡할 줄 아느냐고, 내일은 남은 여자들이랑 애들 잡아다 죽이러 올 거라고 하더라는 거야. 그래서 도저히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었다고 생존자 막 우는데 하.....
그리고 원폭 생존자들 인터뷰도 나오는데 생존자들 허리 굽어지고 발이 완전 기형이어서 걷기도 힘든데...생존자 아주머니가 인터뷰에서 할말이 너무 많았는데 말이 안 나온다고 막 우는데 너무 가슴 아팠음. 인터뷰에 나오는 분들 지금은 다 돌아가셨는데 제목에 걸맞게 진짜 되살아나는 목소리라는 걸 느꼈음 아니 근데 지금 시국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노답
딸이 감독한테 이거 인터뷰하면서 힘들지 않았냐고 물어봤거든 근데 감독이 당시에는 괜찮았는데 나중 가서 또 봤을 때서야 힘들었다는 거야. 왜냐하면 그 증언들이, 목소리들이 교향곡처럼 합쳐져서
이 부분에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목소리 문학' 생각났음 묺 체르노빌의 목소리,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등 쓴 작가랑 되게 비슷하다고 느낌. 진짜 하는 일이 비슷함 생존자 찾아가서 인터뷰하고 취합하는 게 다만 책과 다큐라는 매체의 차이일 뿐. 공감하고 같이 우는 일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관조자의 태도를 유지하기도 하고
다큐에 쪽본에서 이런 역사 문제 관련 사회활동하는 분들도 계속 나오는데 진짜 열심히 사심...재일도 있고 쪽본인도 있는데 존경스러움 근데 다들 나이가 많음 펄럭에서도 마찬가지인 현상이지만 젊은 사람들은 우경화 되고 관심도 없는 게 딱 보임
감독 영화 상영회 할 때 막 혐한단체들이 난리치고 그러는데 사실 이런 인간들보다는 쪽본 정부랑 기업들이 개노답임 아니 ㄹㅇ 나가sa키에 원폭 피해자 위령비 세우는데 피해자들 이름이랑 '강제동원' '강제노역' 단어 들어간다고 시에서 반대해서 결국 사유지에 세우고 사사건건 반대에 차별함 정부랑 미쓰비시 기업 원폭 피해자들이 보상 요구할 때 쪽본인이랑 재일쿨럭인들은 먼저 줬는데 펄럭 피해자들은 자료 없다고 끝까지 인정 안 하다가 피해자 단체에서 소송 계속 거니까 겨우 인정하고..근데 피해자들은 고령이라 벌써 다 죽고 걍 씁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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