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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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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이온은 타는 냄새를 맡을 수 있었음. 시끄럽고 소란스러워... 오라이온은 흐리멍텅한 옵틱으로 주변을 둘러봤지. 잘은 모르겠지만 뭔가 이상한 일이 생긴 거 같아. 오라이온은 아픈 브레인 모듈 때문에 더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음. 그렇기에 다시 동그랗게 몸을 말고 누웠지.


하지만 잠시 뒤 방이 크게 흔들렸음. 오라이온은 깜짝 놀라 다시 몸을 일으킴. 방이 무너지고 있었어. 오라이온은 이곳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했음. 팔로 바닥을 기어 다른 안전한 곳을 찾던 오라이온은 아주 아늑해보이는 곳을 발견했지. 오라이온은 틈새로 기어들어갔음. 여기라면 안심하고 기다릴 수 있어.


무엇을?


오라이온은 예전 메모리를 재생하려고 할 때마다 브레인 모듈이 아파올 거임. 오라이온은 생각을 멈추고 그저 웅크렸음. 이 비좁은 공간은 바깥보다 덜 소란스러웠고 바깥보다 어두웠음. 오라이온은 편안함을 느끼며 리차징에 빠져들었지.


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밖이 소란스러워졌음. 오라이온은 그 이상하게 생긴 녀석들이 왔다는 걸 알았지. 오라이온은 아는 척을 하고 싶지 않아 소리를 죽였음. 그들이 오라이온을 찾아올 때마다 아픈 일만 생겨. 오라이온은 동체에 남은 상처를 어루만지며 웅크렸음. 그들은 오라이온이 보이지 않자 알 수 없는 언어로 고함을 쳤지. 오라이온은 틈새 안쪽으로 더욱 더 들어갔음.

그리고 갑자기 낯선 소리가 들렸음. 일종의..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 시끄럽고 요란스러운 소리들이 한바탕 지나가고 오라이온은 다른 이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지.


"오라이온!"


그건 오라이온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였음. 그 뜻은... 오라이온임. 오라이온을 부르고 있어. 오라이온은 호기심이 생겨 살짝 고개를 들었음. 하지만 밖까지 살펴볼 용기는 나지 않아. 자신에게 또다른 고통을 주러온 누군가가 아니란 확신이 없으니까. 오라이온이 믿을 수 있는 건 오직...


"왜 안 보이지?"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지도 몰라."


오라이온은 그들이 하는 말을 천천히 곱씹으며 뜻을 이해하려고 했음. 언어를 알아들을 수는 있지만 맥락까진 모르겠어. 이윽고 그들이 방을 떠나려고 하자 오라이온은 안심하며 긴장을 풀었지.


틈새 입구에 무언가 나타난 건 그때였음. 오라이온은 한쌍의 붉은 빛을 보고 놀라 비명을 질렀지.

















몰려드는 쿠인테슨 병사들을 상대하며 프라울이 이제 기대하는 건 단 하나였음. 이거 아니네. 네가 옳았다. 라고 인정하는 디 식스틴놈을. 이대로 절명하기 전에 그 소리라도 듣지 못하면 억울해서 옵틱을 감지 못할 거 같음.

문제는 디가 현재 상황을 인식이나 하고 있을까 의문이라는 거지. 디는 쿠인테슨들을 죽이며 거의 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음. 지금까지는 생각보다 잘 버티고 있지만 앞으로 이게 얼마나 지속될까. 적어도 프라울의 상식선에선 셋이서 이 인원을 전부 이기기란 불가능함.


부디 이자식의 한 맺힌 유언을 들을 몇초간은 남기를.


프라울은 평소에 딱히 찾은 적도 없는 프라이머스에게 기도를 남겼음. 그 불신자의 기도를 프라이머스가 들었는지 유니크론이 들었는지 그 정신 없는 와중에 그 일이 일어난 건 거의 기적 같은 확률이었음. 디가 발포한 캐논이 노리고 있던 쿠인테슨을 빗나가 함선의 어딘가를 맞췄지. 디를 포함해 프라울과 사운드웨이브도 아무 생각 없었으나 쿠인테슨들은 초록색 피부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당황하며 후퇴하기 시작함.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단 걸 깨달은 사운드웨이브는 곧바로 쿠인테슨의 통신을 해킹했음.


"...쿠인테슨 함선: 폭발까지 15분."
"폭발?!"


프라울이 황당해하는 옆에서 사운드웨이브도 당황하고 있을 듯. 유기체 함선이라 생명체의 핵에 해당하는 부분이 함선에도 있을 거라는 쇼크웨이브의 분석을 예전에 들은 적이 있었음. 하지만 하이가드 중 누구도 결국 찾을 수는 없었고 찾는다 해도 위치가 함선마다 다를 테니 핵을 찾는 건 포기했었지. 그런데 그게 실존했다니...

프라울은 설마 이걸 노렸느냐는 표정으로 디를 바라봤지. 그 작은 독재자는 폭발이란 말을 듣기나 했는지 도망치는 쿠인테슨들을 향해 옵틱을 시뻘겋게 빛내고 있었음.


"한놈도 도망치게 두지마!"


디는 후퇴하는 쿠인테슨들을 찢어죽이는 데에만 관심이 있었지. 분노에 옵틱이 먼 녀석이 그런 계산을 했을 리가 없음. 프라울은 더이상 참지 못하고 블라스터로 디의 뒤통수를 후려쳤음. 디가 으르릉 화를 내며 프라울을 돌아봤지만 프라울은 디랑 또 실랑이 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음.


"재즈 쪽은 어떻게 됐어? 오라이온은 찾았대?"


사운드웨이브는 진작부터 그쪽에 통신을 시도하고 있는 답이 없었지. 이윽고 사운드웨이브가 디를 쳐다봤음.


"구조팀: 문제 발생."


분노로 뒤범벅 되어있던 브레인 모듈에 일순간 이성이 돌아왔음.


"문제라니?"
"오라이온 팍스: 확보 불가."


디는 사운드웨이브의 말에 옵틱이 확 커졌지. 디는 도망치는 쿠인테슨들을 바라보다가 이를 까득이며 사운드웨이브에게 지시를 내렸음.


"정찰선을 대기시켜."


사운드웨이브는 고개를 끄덕인 후 왔던 곳으로 되돌아갔음. 프라울은 디가 또 딴길로 새면 갈길 작정으로 블라스터를 대기한 채 디의 뒤를 따라갔지.

달려가면서도 분함은 사라지지 않았음. 오라이온한테 이런 짓을 한 놈들을 그냥 놔줘야 한단 걸 인정하고 싶지가 않아. 프라울은 여전히 불안정해보이는 디를 보며 블라스터를 장전했음.


"딴 생각 그만하고 오라이온한테 집중해. 잘못 맞춘 캐논 한방에 목숨 건져놓고."
"그것만 아니었어도 이놈들 전부 죽일 수 있었어."


디가 너무 당당하게 짜증을 내서 실제로 그럴 수 있었나 생각이 듬. ...그럴 리가 없지. 병사가 몇명이었는데. 프라울은 잡생각을 그만뒀음. 어차피 이제 이 문제에서 누가 옳았는지는 영영 알 수 없게 됐으니.

















재즈에게 통신으로 받은 위치 정보로 도착한 곳엔 재즈와 스모크스크린이 무너진 벽과 천장이 겹겹이 쌓여있는 잔해 앞에서 쩔쩔매고 있었음. 래비지가 잔해 틈을 앞발로 긁어보다가 결국 포기하고 기어나왔지.


"무슨 일이야?"
"오라이온이 저 안에 들어가서 나오질 않아."


재즈는 잔해 앞에서 오라이온을 애타게 불러대고 있었음.


"오라이온 제발 나와. 우린 널 구하러 온 거야."


하지만 응답은 들리지 않음. 디는 재즈를 밀어내고 잔해 앞에 엎드려서 상황을 확인했음. 저 안쪽의 어둠 속에서 아주 그리운 푸른 옵틱이 껌뻑거리고 있었음. 말없이 몸을 웅크리고 오들오들 떠는 모습이 구출해낸 코그리스들의 모습과 같아보였지.

디는 잔해를 치우려고 손을 댔음. 하지만 아주 약간 힘을 줬을 뿐인데 잔해가 우르르 무너질 듯이 위태로운 걸 느끼고 바로 손을 뗌.


"내가 들어가서 꺼내보려고도 했는데... 그러다가 오라이온이 발버둥이라도 치면 잔해가 무너질 거 같아서.."


스모크스크린은 초조하게 입술을 깨물었음. 오라이온 상태도 안 좋아보이는데 이런 무거운 잔해에 깔렸다가 무사할 거란 보장이 없음.


[폭발까지 10분.]


사운드웨이브의 통신이 모두에게 전달됨.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는데.


"팍스!! 당장 거기서 나와!!"


디가 숨어있는 오라이온을 향해 외쳤음. 그 무시무시한 고함소리에 오라이온이 화들짝 놀라더니 이젠 훌쩍대기 시작함. 디는 코그를 얻은 이후 여러가지 감정으로 들끓던 스파크에 누가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 동체 내부가 서늘해지는 걸 느꼈지.


"뭐, 왜 우는 거야..? 나야 팍스. 모르겠어? 디 식스틴이야!"


오라이온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지. 하지만 디의 새빨간 옵틱을 마주하곤 다시 몸을 웅크렸음.


"네 이름에 반응하는 거 같긴 한데.."
"그런데 왜 안 나와?!"
"아마.. 오라이온은 지금 네 모습을 처음 봤을 테니까. 자기가 아는 너랑 매치가 안되는 거겠지."


재즈가 디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음. 자신들도 코그를 받아 변하긴 했지만 디는... 변해도 너무 변했어. 동체 뿐만이 아니라 모든 게. 디는 표정을 일그러뜨렸음. 그 흑역사나 다름 없는 조그마한 광부 시절은 떠올리고 싶지도 않음. 프라울은 또다시 살벌해지는 디를 보며 손가락을 튕겼음.


"옵틱 좀 착하게 떠봐! 디 식스틴이 오라이온을 언제 그렇게 쳐다봤어?!"
"내가 디 식스틴이야!"
"아니야 넌..! 네가 뭔진 몰라도 오라이온은 너같은 놈을 친구로 두겠다고 한 적 없어!"


프라울은 오라이온의 성실한 친구를 기억했지. 그녀석은 좋은 메크였어. 둘은 정말로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음. 그사이에 끼어들 여지라곤 조금도 없을 만큼. 그 성실한 녀석은 오라이온이 하도 사고를 쳐서 화를 낼 때도 많긴 했지만 지금처럼.. 이런 옵틱으로 오라이온을 보는 메크가 아니었어.


"그 얼간이 같은 녀석은 잊어버려! 이게 나야 팍스! 난 이제 코그도 생겼고 강해졌어! 널 지켜줄 수 있단 말이야!"


디는 인정 못한다는 듯 오라이온을 향해 외쳤지만 오라이온은 고개를 돌리고 꼼짝도 하지 않았음. 디를 쳐다보기도 무서운 모양이었지. 디는 눈앞이 핑글핑글 도는 기분이었음. 알고는 있어. 깊게 생각할 거 없다는 건. 오라이온은 단지 브레인 모듈 이상으로 디를 못 알아 볼 뿐임. 하지만 그토록 구하려 했던 오라이온이 자신을 외면하는 모습은 충격이었음.


"대체 왜..? 왜 그딴 녀석을 찾는 거야? 힘 없는 코그리스 광부가 여기 올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래도 오라이온은 그 힘 없는 광부가 와줄 거라고 믿었어."


상황을 지켜보던 스모크스크린이 말했음. 오라이온은 사이버트론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어. 그에게 디 식스틴이란 자신의 친구이자 힘 없는 코그리스 광부일 뿐이었지. 그런데도 오라이온은 그 힘 없는 코그리스 광부를 믿었음.

디는 스모크스크린의 말에 꾸욱 주먹을 쥐었음. 가능할 리가 없잖아. 자신이 아직까지 그 순종적인 광부였다면 디는 여전히 센티넬이 지배하는 아이아콘에서 죽어라 일하고 있거나 센티넬의 손에 제거당했을 거임.


"디. 부탁할게."


재즈가 디의 어깨에 손을 올렸음.


"네가 왜 괴로워 하는지는 알아. 과거의 널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도. 하지만 오라이온에게 이곳에서 버텨낼 힘을 준 건 분명 그 약하고 다정한 메크였어. 지금 오라이온에게 필요한 건 분명 그 디 식스틴이야."


재즈는 거의 애원하며 말했음. 지금 오라이온을 불러낼 수 있는 건 디 뿐임. 디가 협조하지 않으면 여기까지 와놓고 오라이온을 잃을지도 모름.

디는 자신을 보지 않는 오라이온을 바라보며 이를 갈았음. 그렇지 않아. 그럴 리가 없어. 오라이온에게 그녀석이 필요할 리가 없음. 그녀석은.. 오라이온을 지키지 못했어. 멍청이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센티넬에게 오라이온을 보냈어. 오라이온이 여기서 이런 고통을 받고 있던 건 전부 그자식 때문이야.

전부...


나때문에...


디는 웅크린 오라이온을 체념하듯 바라봤지. 센티넬에게 속아넘어간 그 어리석은 시절의 자신을 도려내고 싶을 정도로 증오해. 오라이온이 위험한 일을 하는 걸 막지 못한 다정함에 화가 나. 결국 힘을 얻기 전까진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던 그 무력함이 싫어.


하지만 네가 사랑하는 건 그 모습이구나.


"...팍스. 기억해?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네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었잖아."
"......"
"그때부터 우린 서로의 등을 지켜주기로 했지."


네게 디 식스틴이란 존재가 그런 거라면... 우린 어쩌면 처음부터 어긋났던 걸지도 모르겠어 팍스.


"그후로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 나는 널 참 많이도 구해줬어. 다크윙, 관리자들, 경비병, 광산 사고... 네가 트랜스폼 하겠다고 설치다가 며칠내내 고생한 건 또 어때."


디가 나직하게 웃었음. 오라이온은 디가 말을 하는 동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고 디를 바라봤지. 오라이온은 뭔가 생각하고 있는 듯 옵틱이 흐릿해졌다 또렷해졌다를 반복하고 있을 거임.

디는 오라이온을 향해 손을 내밀었음. 붉게 타고 있던 디의 옵틱은 호박색으로 변해있었어.


"팍스."
[폭발까지 5분.]
"내가 널 구해주는 건 이게 마지막이야."


오라이온은 그 애정어린 미소를 바라보다가 디를 향해 조심스럽게 잔해 속을 기어가기 시작했음. 마침내 오라이온이 디의 손을 잡았을 때 디는 오라이온을 확 끌어당겼음. 그 충격에 오라이온이 방금 전까지 있던 잔해가 무너져 내렸지.

디는 일어서지 못하는 오라이온을 안아들었음. 예상과 달리 알은 품고 있지 않음. 그런데도 일어나지 못하는 걸 보면 다리에 무슨 짓을 당한 모양임. 그리고... 인터페이스 패널이 제거되어 있었음. 디는 다시금 분노가 올라오고 있었지만 왼쪽 어깨를 만지는 오라이온의 손길에 정신을 차렸지.


"ㅁ..ㅔ..가..트..로..ㄴ."


오라이온이 보고 있는 건 자신이 디에게 선물해줬던 스티커였음. 많은 일을 겪고 너덜너덜해지긴 했지만 아직 그곳에 있었어.


"메,가..트론.."


오라이온은 길게 말하기가 힘든지 이름을 줄여 말했음. 그리고 생글대며 웃음. 아무래도 이 낯선 메크가 디란 걸 알아차린 것에 그 스티커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모양임.


"그래. 그 이름도 괜찮네."


디는 제게 부비작대는 오라이온을 쓰다듬었음. 오라이온은 디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싱글대며 웃고 있을 뿐임.


[폭발까지 2분.]


뭉글했던 분위기가 확 깨졌지. 정신을 차린 일행은 서둘러 정찰선이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달려갔음.













아슬아슬하게 정찰선에 탑승하여 함선에서 빠져나오자마자 함선이 폭발했음. 사운드웨이브는 정찰선을 자동 운행으로 돌려놓고 나서야 드디어 말로만 듣던 그 오라이온 팍스를 볼 수 있을 거임.


이 메크가...


사운드웨이브는 정신력과 자기희생으로 뭉쳐있는 어린 메크에게 작은 경의를 표한 뒤 상태를 스캔했음. 보이는 대로 알은 없었고 다리쪽 회로가 끊겨있음. 동체 가득한 긁힌 상처와 부상은 생명에 위협적일 정도는 아니었고... 인터페이스 패널 쪽 내부 상황은.. 메딕의 정밀 진단이 필요하겠지만 당장의 문제는 없어보임.

사운드웨이브의 스캔 결과에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음.


"잘 돌아왔어."


재즈가 오라이온을 툭 건드리며 웃었지. 오라이온은 디가 있단 것에 용기라도 얻은 건지 아까와 달리 호기심 넘치는 옵틱으로 재즈에게 손을 뻗었음. 재즈는 그 손을 잡아 가볍게 흔들었지. 오라이온은 해맑게 웃으며 재즈의 장난에 어울렸음.


"근데 이제 좀 내려놓지? 언제까지 안고 있을 건데."


프라울이 가볍게 지적했음. 디는 옵틱을 가늘게 떴지.


"내가 안고 있는 게 아니야. 팍스가 떨어지질 않는 거다."
"그녀석이 얼마나 자유분방한지 여기 모르는 메크가 없거든?"


그건 사실임. 오랜 친구인 셋은 물론이고 오라이온과 함께 갇혀있던 스모크스크린이나 그냥 오라이온이 어떤 성격인지 말로만 들은 사운드웨이브도 알고 있음.

디는 프라울을 바라보다가 의자에 오라이온을 내려놓았음. 디가 뭘 하는지 멀뚱대며 보고 있던 오라이온은 디가 제게서 멀어지자 금세 울상이 되어 칭얼대기 시작했지. 디는 보란듯이 오라이온을 다시 안아들었음.

아, 꼴보기 싫어. 프라울은 짜증스럽게 그냥 고개나 돌렸음. 반대로 스모크스크린은 그 모습을 빤히 바라봤지. 오라이온이 계속 디의 왼쪽 어깨를 만지작대는 것도.


.....메가트로너스 프라임 스티커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야?


스모크스크린은 아이아콘으로 돌아가는 즉시 스티커를 구해볼 생각에 옵틱이 반짝일 듯. 그리고 스모크스크린의 가설은 훗날 사실로 밝혀졌고 오라이온이 원래대로 돌아올 때까지 하이가드 사이에서 메가트로너스 프라임의 스티커를 붙이고 어린 수장의 어그로를 끄는 목숨을 건 유행이 돌았던 것이 디셉티콘 마크의 유래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뭐, 믿거나 말거나 한 나중의 일임.













디는 의자에서 오라이온을 안은 채 창밖을 바라봤음. 드디어 사이버트론이 보이고 있어. 그 개고생을 하며 겨우 고향 행성에 돌아온 참인데 오라이온은 디의 얼굴이나 만지작거리며 장난을 치고 있었음.


"디!"
"메가트론이야."
"디!"


오라이온은 딱히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진 않았지. 디는 손가락으로 오라이온의 이마를 콕 찍었음.


"그 물러터진 녀석은 여기 오다가 죽었어. 앞으론 내가 널 보호할 거야."
"디이."
"넌 네게 남은 선택지가 마음에 들진 않겠지만.."


오라이온은 여전히 해맑은 웃음만 짓고 있을 뿐임. 디는 느리게 가까워지는 사이버트론을 바라보다가 오라이온의 어깨에 고개를 푹 떨궜음. 네가 아무리 바란다고 해도 난 더이상 디 식스틴으론 살아갈 수 없어.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고.

미안해. 네가 사랑하는 작은 광부를 죽여버려서.


"디?"


오라이온은 옵틱을 꿈뻑였음. 디의 헤드를 톡톡 건드렸지만 움직이지 않음. 오라이온은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다가 자신도 디의 품에 헤드를 기댔음. 그리고 옵틱을 닫았지.



오라이온은 그렇게 사이버트론으로 돌아왔음. 그 대가로 금색 옵틱을 가진 자신의 친구를 그곳에 두고 와야 했다는 걸 아직 알아차리지 못한 채.




끝.



봐줘서 다들 ㅋㅁㅋㅁ!!


디오라 메가오라 메옵 오라이온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