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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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3 15:38
날조주의
첫만남은 어딘가의 숲이었음. 피냄새가 진하게 나길래 주변을 경계하던 태섭이의 눈에 어린아이가 띄었지. 그 애도 태섭이를 본 건지 엄청 경계하는 눈빛인데 눈에 띄게 절뚝이는 다리를 보고 태섭이는 피냄새의 근원을 알아챘겠지. 생김새를 보니 늑대이자 자신의 천적이라 그냥 두고 가는 게 맞았겠지만, 자신의 부모와 형제도 천적에게 모두 잃었으니까 버리고 가면 됐겠지만. 아직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해보이는 아이가 꼭 저 같아서 조심스럽게 다가갔지. 태섭이가 다가올수록 위협적인 소리를 내던 아이는 쉬- 괜찮아. 다리를 다친 것 같으니까 봐줄게. 라는 태섭이의 다정하고 조심스러운 말투에 점점 순한 눈을 했음.
어디서 다쳤는지 생각보다 큰 상처라 당장 치료를 한다해도 이 애 혼자 있으면 금방 벌어질 게 뻔했음. 엄마랑 아빠는? 그 물음에 아이는 금세 침울해지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젓겠지. 잠시 망설이던 태섭이는 그럼 우리집에 갈래? 묻는 말에 눈을 반짝이는 아이를 업고 데려갈 수 밖에 없었음. 천적을 보고 자기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웃기지만 혹시나 저를 해칠 지도 모르는데도 덥석덥석 따르는 아이를 보니 걱정이 되겠지. 태섭이 등에 업힌 아이는 뭐가 그리 좋은지 등에 얼굴을 잔뜩 부비더니 태섭이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잠이 들었음. 아무래도 크게 다쳤으니 체력 소모가 심했겠지. 상처를 꼼꼼히 치료한 후에 자는 아이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쓸어올려주자 배시시 웃더니 머리에 있던 귀가 마치 더 쓰다듬어달라는 것처럼 내려가는 걸 보고 태섭이도 웃을 수 밖에 없었음. 이 애가 천적이라는 건 이제 태섭이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음.
아이의 이름은 대만이었고 태섭이는 뜻하지 않게 대만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음. 그러니까 어느새 가족이 될 만큼 시간을 보냈지. 대만이는 쑥쑥 자라 사냥도 배웠고 단숨에 태섭이의 키를 앞지른데다가 혼자 사냥도 조금씩 나가면서 태섭이가 얘기한 것들을 척척 구해왔지. 덕분에 태섭이는 대만이가 처음 집에 왔을 때보다 훨씬 편하게 지낼 수 있었음. 가끔 부모님과 형제 생각에 태섭이 혼자 멀리 나갈 때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대만이는 눈에 띄게 서운해했지. 나도 데려가. 다 큰 줄 알았는데 이럴 때마다 아이 티가 나서 웃는 태섭이었지. 조금만 더 크면. 대만이의 머리 위로 태섭이의 손이 올라가면 하도 쓰다듬 받는 게 익숙해진 대만이의 귀는 자동으로 접혀져 태섭이 손길을 받았음. 아직 애 맞다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태섭이는 또 한 번 웃었지.
이제는 대만이가 익숙하게 혼자 사냥을 다녀온 날, 태섭이는 처음 맡는 냄새에 눈을 동그랗게 떴음. 누구 만났어? 그 말에 대만이는 잠깐 망설이더니 나랑 같은 늑대를 만났어. 라고 하겠지. 와-! 어땠어? 태섭이는 밝게 물었지만 대만이는 떨떠름한 얼굴로 어떻긴. 그냥 그랬는데? 하고 말았지. 하지만 냄새까지 묻혀왔다면 말처럼 그냥 그렇지만은 않았단 말이지. 태섭이가 계속 추궁해오자 계속 말을 미루던 대만이는 뭐.... 내가 좋다고 하던데? 근데 나는 별로 생각 없어서 그냥 왔어. 하며 뒷머리를 긁적였지. 그 얘기를 듣고 보니 이제 대만이도 슬슬 짝을 찾을 때가 됐나봐. 태섭이는 이게 자식 키우는 느낌인가 싶었지. 여태 아이인 줄로만 알았던 대만이가 이제 자신만의 가정을 꾸릴 때가 됐다는 사실에 마음이 뿌듯하면서도 벌써 허전해지려고 하는 거야. 다음에 보면 얘기라도 해봐. 좋은 아이일 수도 있잖아? 그 말에 대만이가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면 태섭이가 웃으면서 그러겠지. 너도 이제 너만의 짝을 찾아서 여기를 떠나야지.
말을 마친 순간 태섭이는 강력한 악력에 어깨가 붙잡혔음. 그게 무슨 말인데. 대만이에게서 전혀 듣지 못 한 낯선 목소리를 듣고 여태 잊었던 사실이 떠올랐지. 이 애는 늑대라는 걸. 몸을 터뜨릴 것처럼 쥐는 힘은 태섭이의 생존 본능을 일으켰음. 대만이에게서 떨어지려고 했지만 오히려 더욱 더 꽉 붙잡히고 말았지. 점점 몸이 떨려오고 목도 꽉 막혀서 나오질 않는데 대만이는 송태섭. 아까 그게 무슨 말이냐니까? 라며 자꾸만 태섭이의 대답을 종용했음. 이거 놔, 줘..... 볼품없이 떨리는 목소리는 대답 대신 생존을 택했고 그대로 태섭이의 몸이 대만이에 의해 들렸지. 놔! 놓으라고! 이거 놔!!! 여태 자신이 키운 아이가 아니라 천적인 늑대로만 인식되서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거세게 반항했지만 소용없었음. 대만이가 거칠게 태섭이를 던져버린 곳은 침실이었음. 반항하는 태섭이를 대만이가 온몸으로 짓누르며 형형한 늑대의 눈빛으로 얘기했지. 내 짝은 넌데 내가 너 말고 누구를 짝으로 맞아. 전혀 예상하지 못 한 말에 태섭이의 몸은 얼어붙고 말았음. 네가 날 데려왔을 때부터 내 짝은 너였어. 다른 놈들은 생각도 안 했어. 그러니까 너도 날 네 짝으로 받아들여. 말이 끝나자마자 대만이는 태섭이의 목을 깨물었지. 길고 긴 늑대의 각인의 시작이었음.
대만태섭
슬램덩크
첫만남은 어딘가의 숲이었음. 피냄새가 진하게 나길래 주변을 경계하던 태섭이의 눈에 어린아이가 띄었지. 그 애도 태섭이를 본 건지 엄청 경계하는 눈빛인데 눈에 띄게 절뚝이는 다리를 보고 태섭이는 피냄새의 근원을 알아챘겠지. 생김새를 보니 늑대이자 자신의 천적이라 그냥 두고 가는 게 맞았겠지만, 자신의 부모와 형제도 천적에게 모두 잃었으니까 버리고 가면 됐겠지만. 아직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해보이는 아이가 꼭 저 같아서 조심스럽게 다가갔지. 태섭이가 다가올수록 위협적인 소리를 내던 아이는 쉬- 괜찮아. 다리를 다친 것 같으니까 봐줄게. 라는 태섭이의 다정하고 조심스러운 말투에 점점 순한 눈을 했음.
어디서 다쳤는지 생각보다 큰 상처라 당장 치료를 한다해도 이 애 혼자 있으면 금방 벌어질 게 뻔했음. 엄마랑 아빠는? 그 물음에 아이는 금세 침울해지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젓겠지. 잠시 망설이던 태섭이는 그럼 우리집에 갈래? 묻는 말에 눈을 반짝이는 아이를 업고 데려갈 수 밖에 없었음. 천적을 보고 자기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웃기지만 혹시나 저를 해칠 지도 모르는데도 덥석덥석 따르는 아이를 보니 걱정이 되겠지. 태섭이 등에 업힌 아이는 뭐가 그리 좋은지 등에 얼굴을 잔뜩 부비더니 태섭이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잠이 들었음. 아무래도 크게 다쳤으니 체력 소모가 심했겠지. 상처를 꼼꼼히 치료한 후에 자는 아이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쓸어올려주자 배시시 웃더니 머리에 있던 귀가 마치 더 쓰다듬어달라는 것처럼 내려가는 걸 보고 태섭이도 웃을 수 밖에 없었음. 이 애가 천적이라는 건 이제 태섭이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음.
아이의 이름은 대만이었고 태섭이는 뜻하지 않게 대만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음. 그러니까 어느새 가족이 될 만큼 시간을 보냈지. 대만이는 쑥쑥 자라 사냥도 배웠고 단숨에 태섭이의 키를 앞지른데다가 혼자 사냥도 조금씩 나가면서 태섭이가 얘기한 것들을 척척 구해왔지. 덕분에 태섭이는 대만이가 처음 집에 왔을 때보다 훨씬 편하게 지낼 수 있었음. 가끔 부모님과 형제 생각에 태섭이 혼자 멀리 나갈 때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대만이는 눈에 띄게 서운해했지. 나도 데려가. 다 큰 줄 알았는데 이럴 때마다 아이 티가 나서 웃는 태섭이었지. 조금만 더 크면. 대만이의 머리 위로 태섭이의 손이 올라가면 하도 쓰다듬 받는 게 익숙해진 대만이의 귀는 자동으로 접혀져 태섭이 손길을 받았음. 아직 애 맞다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태섭이는 또 한 번 웃었지.
이제는 대만이가 익숙하게 혼자 사냥을 다녀온 날, 태섭이는 처음 맡는 냄새에 눈을 동그랗게 떴음. 누구 만났어? 그 말에 대만이는 잠깐 망설이더니 나랑 같은 늑대를 만났어. 라고 하겠지. 와-! 어땠어? 태섭이는 밝게 물었지만 대만이는 떨떠름한 얼굴로 어떻긴. 그냥 그랬는데? 하고 말았지. 하지만 냄새까지 묻혀왔다면 말처럼 그냥 그렇지만은 않았단 말이지. 태섭이가 계속 추궁해오자 계속 말을 미루던 대만이는 뭐.... 내가 좋다고 하던데? 근데 나는 별로 생각 없어서 그냥 왔어. 하며 뒷머리를 긁적였지. 그 얘기를 듣고 보니 이제 대만이도 슬슬 짝을 찾을 때가 됐나봐. 태섭이는 이게 자식 키우는 느낌인가 싶었지. 여태 아이인 줄로만 알았던 대만이가 이제 자신만의 가정을 꾸릴 때가 됐다는 사실에 마음이 뿌듯하면서도 벌써 허전해지려고 하는 거야. 다음에 보면 얘기라도 해봐. 좋은 아이일 수도 있잖아? 그 말에 대만이가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면 태섭이가 웃으면서 그러겠지. 너도 이제 너만의 짝을 찾아서 여기를 떠나야지.
말을 마친 순간 태섭이는 강력한 악력에 어깨가 붙잡혔음. 그게 무슨 말인데. 대만이에게서 전혀 듣지 못 한 낯선 목소리를 듣고 여태 잊었던 사실이 떠올랐지. 이 애는 늑대라는 걸. 몸을 터뜨릴 것처럼 쥐는 힘은 태섭이의 생존 본능을 일으켰음. 대만이에게서 떨어지려고 했지만 오히려 더욱 더 꽉 붙잡히고 말았지. 점점 몸이 떨려오고 목도 꽉 막혀서 나오질 않는데 대만이는 송태섭. 아까 그게 무슨 말이냐니까? 라며 자꾸만 태섭이의 대답을 종용했음. 이거 놔, 줘..... 볼품없이 떨리는 목소리는 대답 대신 생존을 택했고 그대로 태섭이의 몸이 대만이에 의해 들렸지. 놔! 놓으라고! 이거 놔!!! 여태 자신이 키운 아이가 아니라 천적인 늑대로만 인식되서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거세게 반항했지만 소용없었음. 대만이가 거칠게 태섭이를 던져버린 곳은 침실이었음. 반항하는 태섭이를 대만이가 온몸으로 짓누르며 형형한 늑대의 눈빛으로 얘기했지. 내 짝은 넌데 내가 너 말고 누구를 짝으로 맞아. 전혀 예상하지 못 한 말에 태섭이의 몸은 얼어붙고 말았음. 네가 날 데려왔을 때부터 내 짝은 너였어. 다른 놈들은 생각도 안 했어. 그러니까 너도 날 네 짝으로 받아들여. 말이 끝나자마자 대만이는 태섭이의 목을 깨물었지. 길고 긴 늑대의 각인의 시작이었음.
대만태섭
슬램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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