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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9 14:21
무선이한테 염리는 엄마이자 누나이자 자기의 안식처고 은인인 그런 애틋한 존재인데 강징은 그런 느낌이 아니란 말이지 워낙 투닥대고 싸우면서 큰 것도 있겠지만 진정령 다 보고 나니까 뭔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이 둘이 애틋한 형제 같지는 않음 내단 준 것도 첨엔 강징아 형아가 너를 저렇게 사랑하는데 앞으론 조심 좀 하고 살아ㅠㅠㅠ 했는데 다시 곱씹어 보니까 막 강징을 그렇게 너무너무 사랑해서 자기 내단까지 내줬다기 보단... 부채감을 청산하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컸을지도 모르겠단 느낌을 받음

물론 무선이도 강징을 아끼고 좋아했겠지 근데 솔직히 매번 뭐만 하면 강종주의 친아들이자 후계자인 강징은 위무선보다 뒤처지고 그걸로 아빠한테도 혼나고 엄마한테도 꼽 먹고 자란게 강징이잖아 그리고 그런 얘기를 들을때마다 위무선도 옆에 있었을테고 그게 그 둘 관계에 정말 영향이 없었다면 말이 안 됨 어쩌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거 같음. 무선이가 잘난게 죄도 아니고 강징이 무선이보다 못하는게 죄도 아니지만 어쨌거나 그 일로 강풍면은 강징에게 엄하고 무선이에게 무른 종주가 됐고, 우자연은 무선이를 더욱 미워하고 강징을 타박했거고. 그럴때마다 강징은 위축되고 위무선은 괜히 나때문에 강징이 상처받는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이게 정말 내가 미안해야할 일인가 싶은 생각도 있었겠지 

강징이 종주가 되면 위무선이 옆에서 보좌하겠다고 한 약속도 결국 그 연장선이었을거 같음 자기 잘난거 아는 위무선이 강징에게 부채감을 갚을 방법이 그거였을테니까. 그리고 강징에겐 그것만큼 안도되는 말이 없었을듯... 내가 종주가 되면 과연 연화오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 내가 그럴 능력이 되긴할까? 항상 고민했는데 나는 무사히 종주를 물려받고 짱짱쎈 우주최강 위무선이 내 부하가 돼서 날 도와준대 얼마나 좋냐고 꿈에 그리던 이상적인 삶일듯ㅋㅋㅋㅋ 멋진 대사형 위무선이 평생 옆에 있어주고 자기가 좀 부족해도 위무선이 옆에서 그걸 채워줄 수 있을테니까 그렇게 무사히 운몽강씨를 이끌어갈 수 있을테니까... 

근데 무선이가 연화오 밖으로 나온거지. 밖에 나와보니 좋아하는 사람도 생기고 친구들도 생김 하고싶은 일들도 생겼고 강징에게만 묶여있기엔 세상이 너무 넓은거야... 무선이랑 강징 나이는 동갑이랬나? 근데 뭔가 나이 어린 동생이랑 형아 같은 느낌이 되게 큰게, 능력있고 멋진 무선형아는 똑같이 능력있고 멋진 망기형아 만나서 둘이 재밌게 노는데, 아직 어리고 부족한 동생 강징은 형아들 노는데 못 끼는거야. 근데 형들은 또래끼리 노는게 재밌지 어린 동생 챙기는건 귀찮거든... 동생이 싫은건 아니어도 그럴 수 밖에 없음 친구랑 신나게 놀고싶은데 동생 낑겨서 같이 놀면 김 팍 새잖아ㅋㅋㅋ 얘들 관계가 딱 그래보임 강징은 거기 못껴서 뿌애애앵 하고 형아 미워 걔랑 놀지마ㅠㅠㅠㅠ 하고 무선이는 미안; 나중에 너랑도 놀아줄게 하고 망기랑 놀러가는...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무선이가 하고싶은 것들이 생겼을때 온씨 행패가 극에 달하고 강풍면과 우자연이 유언으로 염리랑 강징 니가 잘 챙기라고 말하고 죽음... 게다가 강징은 내단을 잃었어... 자존심 하나는 존나게 쎈 동생놈이 운몽강씨 재건해야하는데 내단도 없이 버틸 수 있을거 같지도 않고ㅠㅠㅠㅠ 두사람 유언도 있겠다 자기 내단을 냅다 줘버린거지 물론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거고 무선이도 진짜 피눈물 났을거임ㅠㅠㅠㅠ 근데 그렇게까지 다 퍼주고 나니까 그동안 계속 자길 발목잡던 부채감도 싹 날아갔을듯 솔직히 해줄만큼 다 해준거니까... 평생 강징 옆에서 보좌하면서 갚아야겠다 생각했던거 일시불로 다 갚은거잖아 

무선이를 짓누르던 부채감이 사라진거지 그렇다고 형제로 자란 정이 어디가는건 아니라 함께했지만 어쨌거나 예전과는 달랐을거임 강징도 운몽강씨도 이젠 자기가 지키고 재건해야할 존재가 아니게 됐을거고, 이젠 자기가 세상 밖에 나와 직접 연을 맺은 망기나 온씨 남매들을 본격적으로 챙기기 시작함 그러면서 운몽강씨랑 연 끊고... 솔직히 대외적으로만 그렇다고 하지만 그때 둘 사이 연은 끊어진게 맞다고 봄. 남은건 염리와의 인연이지... 물론 강징도 여전히 아끼는 동생이기야 하겠지만 이젠 더이상 얽매일 필요까지는 없는, 이젠 지가 알아서 잘 살겠지 하고 좀 뒷전으로 미워둘 수 있는 존재가 됐을거임 

근데 강징은 그때가 가장 위무선이 필요할 때였음.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죽음과 연화오의 몰락으로 미래가 불투명한데... 형이 도와줘야 이걸 해낼 수 있을거 같은데... 형은 자꾸 밖으로만 돌고 필요하면 우리랑 연을 끊겠다고 하고... 그래서 원망스러웠을듯... 솔직히 강징은 무선이가 검을 쓰든 안쓰든 그런거에는 별 신경 안 썼던거 같거든? 공식적인 자리에서만 우리 가문 체면 차려달라고 했던거 보면ㅇㅇ 무선이가 원기 쓰는 것도 뭐.. 쟤는 어차피 세니까... 진짜 컨트롤 할 수 있는거 맞지? 맞겠지? 알아서 잘 하겠지뭐... 우리 가문에 불똥만 안튀면 좋겠다... 이런 생각인것처럼 느껴졌고. 남들이 다 음호부를 탐낼때 강징은 너 그거때매 다친다고ㅠㅠㅠ 걍 버리라고ㅠㅠㅠㅠ 이런 소리만 했던거 보면 또 희한함 그걸 이용해서 위무선을 부리고 운몽강씨 재건할 생각은 안했다는게.. 위무선을 휘두르는건 자기 능력 밖에라고 생각해서였을까? 아님 그냥 형이 제 옆에서 작은 도움이라도 주면 그걸로 족하는 속마음만은 순딩이여서 그랬을까...

암튼 위무선은 자길 믿어준 사람에 강징은 넣지 않던데 난 강징도 위무선을 안 믿은건 아니었다고 생각함 대외적으로 같은 편에 서지 않은건 강종주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사실상 못한거에 가깝고... 강징은 무선이가 나쁜 맘을 먹었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했던거 같음. 그냥 세상 돌아가는게... 음호부같은걸 갖고 있으면 온갖 승냥이떼가 달려들어서 다치기 마련이니까 그냥 그런거 버리고 안전하게 우리랑 연화오 내실이나 다졌으면 싶었던거 같더라고. 무선이가 컨트롤을 잃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야 솔직히 가족인데 안 하는게 비정상이고... 그건 믿음이 없어서라기보단 걱정이 앞서서라고 생각함. 금자헌이랑 염리 죽음에 대해서는 위무선이 의도적으로 죽였단 생각은 안했을거 같은데 그냥... 그 모든 상황이 위무선이 자기 충고 안 듣고 자만해서 불러온 재앙이라고 생각한거 같았어... 내 말대로 온씨 버리고 음호부 버렸으면 세상이야 불타든 말든 우리 가족들은 안전할 수 있었는데!!! 왜 내 말을 무시했어!!! 결국 이렇게 됐잖아!!! 하는 원망때문에 불야천에서도 바위 찔렀고 위무선 옹호도 안 했고 남들이 뭐라고 하든말든 내버려두고 아무튼 금자헌이랑 누나는 위무선때매 죽은게 맞다고 생각한거 아닐까

그러고보니 강징은 강종주로서의 책임감과 대외적 체면 그런거 빼면 무선이가 사악한 이릉노조든 아니든 신경 안썼을거 같기도 함 걍 누나랑 자기랑 함께 행복하게 잘 살기만 했다면 우리 형이 사악하든 말든 뭐? 원기를 쓰고 정도를 안 걸으면 뭐? 암튼 우리형이야 이런 생각이었을거 같아ㅋㅋㅋㅋ 위무선은 위무선이고 뭘 하든 자기 형이니까... 강징은 세상에서 내사람, 내 가족이 젤 중요한 애인듯. 얘한테는 위무선 믿고 말고 그런게 중요한게 아님 그냥 무선이가 자기 형이고 자기 옆에 있는게 중요하지. 다만 운몽강씨를 일으키는게 더 중요해서 어쩔 수 없이 외면했을 뿐... 그리고 위무선도 약자를 돕는게 더 중요해서 자길 외면했단걸 머리론 이해하는데 가슴으론 이해 못해서 빼애액 하다가 누나 잃고 모든 원망이 터져나와서 폭주한 느낌... 

아무튼 말이 넘 길었는데 무선이는 강징이란 족쇄 떨쳐내고 좀 편안해졌는데 강징은 결말 이후로 어땠으려나... 그래도 형이 날 아껴서 내단까지 내줬단 사실로 위로하면서 살아갔을까? 나한테 내단을 안 줬으면 대신 내 옆에 있어줬을지도 모르는데 하는 생각도 한번쯤은 했을거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