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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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5 22:10
물론 대만이는 태섭이가 자기 좋아하는 줄은 모름.
사귀면 처음에는 재밌어. 사람은 다 다르니까. 근데 끝으로 갈수록 똑같다?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 것 같지 않대. 어디서 말을 다 맞춰오는 건지 다 저렇게 말해.
정대만이 부를 때마다 부리나케 달려가선 매번 이렇게 연애 이야기를 듣는 자신이 참 바보 같다가도 늘 차이고 오는 대만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이 풀리는 태섭이겠지. 대만이가 사준 크림소다를 빨대로 휘적이며 선배의 연애 얘기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더니 딴 생각으로 빠졌음. 사귀기도 잘 사귀지만 차이기도 잘 차이네. 얼굴은 끝내주게 번듯한 인간인데. 이번이 네번째인가. 아니 다섯번째였나? 잠깐, 그러면 네명에서 다섯명을 만났다는 소리잖아? 아직 대학 간 지 세 달 밖에 안됐는데? 미쳤네 정대만... 발랑 까져선..... 눈을 굴리고 생각하는데 야 송태섭. 하더니 제 얼굴만한 손이 눈앞을 휘적거리겠지.
너 왜 딴 생각해.
손을 치우자 부루퉁한 얼굴이 태섭이를 정면으로 쳐다보고 있었음. 언제나 저 올곧은 눈을 오롯이 받기가 버거워서 시선을 비스듬히 두고 제가 언제요. 라고 받아쳤지만 대만이는 마음에 안 들었는지 살짝 미간을 구기기까지 했음. 그러나 더이상 말을 얹지 않고 가만히 태섭이를 쳐다보기만 했지. 뭐가 또 수틀린 건지. 결국 태섭이가 먼저 입을 열었음.
불만 있으면 말로 해요. 차여놓고 왜 엄한데 화풀인데요.
화풀이 아니거든.
그럼 뭔데요.
니가 날 앞에 두고 딴 생각했잖아.
와 시발 이 인간 대체 뭐지? 바로 육두문자가 떠오를 정도로 골 때리는 대답에 태섭이는 할 말을 잃었음. 이게 무슨 뜻인지는 태섭이도 모를리가 없었지. 정대만한테 들었으니까.
내 딴엔 분명 최선을 다 한다고 생각했는데 걔는 아니었던 거지. 자기 두고 딴 생각하는 것 같다더라. 나한테 집중해줬으면 하는데 내가 그러질 못한대. 웃기지 않냐?
분명 몇 주 전까지 나한테 직접 얘기해놓고 여친이 지한테 했던 걸 왜 나한테 해. 내가 지한테 집중이라도 하길 바라는 거야 뭐야. ....이미 억울할 정도로 그러고 있는데. 태섭이는 짜증이 나서 대답 대신 크림소다를 쪽 빨아올렸음. 더이상 말 섞기 싫다는 무언의 반항에 대만이가 갑자기 일어나선 태섭이 옆으로 자리를 옮겼음.
아 뭔데, 좁아요.
태섭이가 밀어냈지만 꿈쩍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얼굴을 가까이 하는 대만이 때문에 태섭이가 밀려나버렸지. 앞에는 정대만, 뒤에는 파티션, 옆에는 테이블.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지만 있는 힘껏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 이번에는 정대만의 시선을 오롯이 받았음. 바짝 붙은 얼굴에 쫄지 않는다는 듯 말해보라는 식으로 눈썹을 짝짝이로 만들면 대만이 눈썹도 꿈틀대더니만 눈동자가 태섭이 얼굴을 집요하게 훑고는 한숨을 내쉬겠지. 그 한숨 하나로 둘 사이의 긴장이 풀렸고 대만이가 한 손으로 태섭이 볼을 꼬집으면서 금세 장난스러운 분위기로 바뀌었음. 뭐하는 건데요! 태섭이가 바로 반응을 보이니 대만이가 나머지 손으로 나머지 볼도 잡고 두 볼을 살짝 잡아늘리고는 그러겠지.
나랑 있을 땐 나랑만 있자고 송태섭아.
분명 웃으면서 말하는 건데도 이상하게 너무 진심 같아서, 두 눈에 어떤 깊은 감정이 깔린 듯 해서 태섭이는 고개만 겨우 끄덕였음.
슬램덩크
대만태섭
사귀면 처음에는 재밌어. 사람은 다 다르니까. 근데 끝으로 갈수록 똑같다?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 것 같지 않대. 어디서 말을 다 맞춰오는 건지 다 저렇게 말해.
정대만이 부를 때마다 부리나케 달려가선 매번 이렇게 연애 이야기를 듣는 자신이 참 바보 같다가도 늘 차이고 오는 대만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이 풀리는 태섭이겠지. 대만이가 사준 크림소다를 빨대로 휘적이며 선배의 연애 얘기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더니 딴 생각으로 빠졌음. 사귀기도 잘 사귀지만 차이기도 잘 차이네. 얼굴은 끝내주게 번듯한 인간인데. 이번이 네번째인가. 아니 다섯번째였나? 잠깐, 그러면 네명에서 다섯명을 만났다는 소리잖아? 아직 대학 간 지 세 달 밖에 안됐는데? 미쳤네 정대만... 발랑 까져선..... 눈을 굴리고 생각하는데 야 송태섭. 하더니 제 얼굴만한 손이 눈앞을 휘적거리겠지.
너 왜 딴 생각해.
손을 치우자 부루퉁한 얼굴이 태섭이를 정면으로 쳐다보고 있었음. 언제나 저 올곧은 눈을 오롯이 받기가 버거워서 시선을 비스듬히 두고 제가 언제요. 라고 받아쳤지만 대만이는 마음에 안 들었는지 살짝 미간을 구기기까지 했음. 그러나 더이상 말을 얹지 않고 가만히 태섭이를 쳐다보기만 했지. 뭐가 또 수틀린 건지. 결국 태섭이가 먼저 입을 열었음.
불만 있으면 말로 해요. 차여놓고 왜 엄한데 화풀인데요.
화풀이 아니거든.
그럼 뭔데요.
니가 날 앞에 두고 딴 생각했잖아.
와 시발 이 인간 대체 뭐지? 바로 육두문자가 떠오를 정도로 골 때리는 대답에 태섭이는 할 말을 잃었음. 이게 무슨 뜻인지는 태섭이도 모를리가 없었지. 정대만한테 들었으니까.
내 딴엔 분명 최선을 다 한다고 생각했는데 걔는 아니었던 거지. 자기 두고 딴 생각하는 것 같다더라. 나한테 집중해줬으면 하는데 내가 그러질 못한대. 웃기지 않냐?
분명 몇 주 전까지 나한테 직접 얘기해놓고 여친이 지한테 했던 걸 왜 나한테 해. 내가 지한테 집중이라도 하길 바라는 거야 뭐야. ....이미 억울할 정도로 그러고 있는데. 태섭이는 짜증이 나서 대답 대신 크림소다를 쪽 빨아올렸음. 더이상 말 섞기 싫다는 무언의 반항에 대만이가 갑자기 일어나선 태섭이 옆으로 자리를 옮겼음.
아 뭔데, 좁아요.
태섭이가 밀어냈지만 꿈쩍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얼굴을 가까이 하는 대만이 때문에 태섭이가 밀려나버렸지. 앞에는 정대만, 뒤에는 파티션, 옆에는 테이블.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지만 있는 힘껏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 이번에는 정대만의 시선을 오롯이 받았음. 바짝 붙은 얼굴에 쫄지 않는다는 듯 말해보라는 식으로 눈썹을 짝짝이로 만들면 대만이 눈썹도 꿈틀대더니만 눈동자가 태섭이 얼굴을 집요하게 훑고는 한숨을 내쉬겠지. 그 한숨 하나로 둘 사이의 긴장이 풀렸고 대만이가 한 손으로 태섭이 볼을 꼬집으면서 금세 장난스러운 분위기로 바뀌었음. 뭐하는 건데요! 태섭이가 바로 반응을 보이니 대만이가 나머지 손으로 나머지 볼도 잡고 두 볼을 살짝 잡아늘리고는 그러겠지.
나랑 있을 땐 나랑만 있자고 송태섭아.
분명 웃으면서 말하는 건데도 이상하게 너무 진심 같아서, 두 눈에 어떤 깊은 감정이 깔린 듯 해서 태섭이는 고개만 겨우 끄덕였음.
슬램덩크
대만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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