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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11:00
대만이 뭔가 키 크고 하얗고 까만 생머리의 여자가 이상형이었을 것 같음. 그래서 그런 애들이랑 많이 사귀었고 보통 고백 받아서 사귀었겠지.

롱게 시절이라고 다르진 않을 것 같은데 농최날 이후 농구부로 복귀하면서 본인 이상형과 정반대의 여자애한테 제대로 치여버림.

사실 롱게 때 이미 일생일대의 덕통사고를 당했지만 엄청난 입덕부정기를 겪는 바람에 뒤늦게 본인 맘 깨닫는 대만이임.

키 작고 까무잡잡하고 갈색의 곱슬머리인, 너무나도 정반대인 애인데 이제는 얘 없으면 힘들고 죽을 거 같고 평생 같이 있고 싶은데 본인이 저지른 전적이 워낙 화려하니까 양심상 다가가지는 못 함. 근데 눈은 계속 걔를 향하고 입도 걔만 부르고 다리도 걔를 향해서만 가고...

그러다 결국 둘이서 같이 하교하는 길에 니가 좋아서 그래, 하며 실언 같은 고백을 흘려버리는데 대만이 너무 놀라서 얼어버리고 태섭인 그런 대만이 보다가 고개를 돌려버림. 그 모습에 번뜩 정신차린 대만이 자기가 그럴 자격 없다는 걸 알면서도 거절 같은 행동에 마음이 찌르르함. 그래도 애써 괜찮은 척 하겠지.

야 미안하다. 방금 한 말은 잊어버려라. 내가 실수로-
실수였어요?

태섭이 고개가 들리는데 다행히 싫은 기색은 보이지 않아 안심했음.

아니 나는..... 말할 생각이 없었는데....
왜요?
왜냐니.... 죽어라 괴롭했던 놈이 고백하면 당연히 싫을테니까.....
누가 싫대요.

그러더니 먼저 발걸음을 옮기는 태섭이었음. 대만인 아직 태섭이가 한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서 바보같이 뒷모습만 보다가 태섭이 귓가에 붉게 오른 열을 보고서야 그 말을 깨닫고 태섭이한테 달려가 조심스레 손을 잡겠지. 태섭인 돌아보진 않았지만 잡힌 손을 빼지도 않았고 그걸 본 대만이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았음.

내가 고백해도 괜찮아?
......
태섭아, 정말 안 싫어?
....안 싫거든요.
그럼 내가 좋아?
......
난 좋아해. 태섭아, 네가 너무 좋아서 항상 네 생각만 해. 너는?

그럼 태섭이가 옆얼굴만 살짝 보여주면서 부리 같은 입술 쭉 내밀더니

마찬가지니까 그만 가요.

하면 대만이 좋아서 죽을 것 같다는 표정을 하며 태섭이 옆에 나란히 서겠지. 그럼 우리 오늘부터 1일이냐? 같은, 정대만이었다면 절대 안 할 말을 먼저 꺼내면 태섭이가 선배가 그런 말도 할 줄 알아요? 하며 놀리다가 삐치기 직전인 대만이 얼굴 보고 오늘부터 1일 해요. 하고 도장 쾅 찍어주면 도로 얼굴 풀려서 헤실대는 태섭이 남친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