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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09:08
대만태섭
슬램덩크



무의식 중에 뻗은 손에 따뜻한 온기 대신 미지근한 온도만 느껴졌어. 처음에는 혼비백산하며 뛰어다녔지만 이제는 이 상황에 익숙해진 대만이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지. 제대로 눈을 뜨지 못했지만 발은 알아서 걷고 있었음. 바로 거실의 소파 앞으로.

언제부터 생긴 버릇인지 모르겠어. 이른 시간부터 해가 떠오르며 펼쳐지는 푸른 기운을 가릴 정도로 어둑한 날, 장대같은 비가 쏟아지면 태섭이는 어김없이 소파에 앉아 한참동안이나 비를 쳐다봤어. 귓가를 세차게 때릴 정도로 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쳐다보다보면 어느새 가물거리는 눈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잠들어버렸지. 그리고 얼마 안 있어 그런 태섭이를 안아 다시 침대에 눕혀주는 대만이었고.

대만이는 태섭이가 이러는 이유도 몰라. 그래서 물어보기도 했어. 왜 그렇게 비를 보러나가냐고. 태섭이는 잠시 말이 없다가 그냥, 보게 돼요. 하며 대답을 했지. 그게 진짜 이유가 아니라는 것쯤은 바로 눈치챘지만 더이상 물을 수는 없었어. 그 잠깐 대답을 고르던 태섭이의 얼굴이 순간 너무 슬퍼보였거든. 그리고 조금은 예상되는 것도 있었어. 태섭이를 침대에 눕혀주고 안아줄 때마다 대만이 품에 얼굴을 묻고 형... 이라고 부르는 그 애라서, 대만이는 그저 그 애가 먼저 말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