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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21:57
ㅈㅇ
슬램덩크
대만태섭



둘이 엄청 투닥거릴듯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드리블만 하면 안된다느니 너는 진짜 더럽게 고집세다느니 패스에 겉멋이 들었다느니 그런 패스도 못 받는데 무슨 농구선수냐느니 mvp였다고 뻗댄다느니 팀스포츠인데 지만 잘난 줄 안다느니 하여간 조온나게 싸우는데 처음엔 말렸던 농구부원들도 이제 말리지도 않고 하나의 컨텐츠로 생각함. 이러다 너네 정드는 거 아냐? 부원 하나가 그러면 내가 미쳤다고 이 자식이랑 그러냐!! 하면서 동시에 소리지르겠지. 이미 정든 것 같지만 굳이 입 밖으로 내진 않고 이 둘의 부부싸움을 즐김ㅋㅋ

그러다 태섭이가 아파서 학교를 못 나왔는데 농구부의 필수전달사항이 있어서 대만이가 전달해주러 갈 일이 생김. 가기 싫은데 주장선배가 딱 자길 꼽는 바람에 뭐라 못하고 가겠지. 내가 왜 이런 걸 해야하는거야 궁시렁궁시렁 대면서 태섭이 아파트 집 앞까지 와선 초인종을 눌렀지만 답이 없음. 뭐하길래 안 나와. 짜증나서 2번 연속으로 꾹꾹 누르면 누구세요- 하는 목소리가 들림. 저 송태섭이랑 같은 농구부인 정대만인데요. 그러자 중학생 외모의 귀여운 남자애가 문을 열어주겠지. 당연히 송태섭 동생인줄 알고 웃으면서 안녕. 너희 형은 어디 있어? 하는데 그 말 듣자마자 이 애 표정이 이상해짐.

너 뭔데.

그제야 이 애가 송태섭인줄 알고 대만이 당황하겠지.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송태섭이었어..... 자신이 송태섭한테 그런 감정을 느꼈다는게 믿을수가 없어서 얼어붙어버린 정대만...ㅋㅋㅋㅋㅋ 대만이가 암말 안하고 가만 있으니까 안그래도 머리 지끈거리는데 피곤한 일 늘었다는 생각에 저절로 한숨이 나옴.

잊은 게 있는데 나 환자거든. 왜 왔는데.

대만이 그 말에 겨우 정신차리고 태섭이 보는데 평소랑 다르게 진짜 아파보이긴 해서 일단 데리고 들어감. 들어가서 얘기해. 그냥 현관에서 말하고 가면 될 걸 마치 자기 집인 것 마냥 집안으로 들어오는 꼴이 맘에 안 들었지만 오늘은 싸울 힘도 없어서 대만이가 이끄는대로 끌려가는 태섭이었음. 너 방 어딘데. 대답도 하기 싫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그쪽으로 가더니 방까지 들어가선 태섭이더러 누우라고 하는 거야.

아니 진짜 왜 왔냐고.
아프다며. 일단 누우라고.
하.....
안 누워?

눕는다 누워 ㅅㅂ 싶은 맘으로 다시 이불에 누우면 대만이가 이불 더 끌어주더니 살짝 커진 눈으로 빤히 태섭이 쳐다보겠지. 태섭이도 지지 않고 보려고 했지만 평소 같지 않은 컨디션에 따뜻한 이불 안에 있으니 자꾸 눈이 감겼음. 아 자면 안되는데....... 이 자식한테 지면 안되는데.........(ㅋㅋㅋ) 점점 정신이 몽롱해지자 대만이가 손으로 태섭이 눈을 덮어주고는 나긋하게 말했음. 더 자. 그 목소리가 예전에 중학생 때 코트에서 만났던 남자애 목소리랑 똑같아서 얘 진짜 뭔데...... 라는 생각을 한건지 웅얼거린건지 아무튼 그러다가 잠든 태섭이겠지.

고른 숨소리가 들리자 대만이는 한 손으로 입을 가려 소리 지르지 않기 위해 애썼음. 어디서 봤다 했더니. 아 진짜 말도 안돼......... 지금 눈앞의 이 애는 자신과 죽어라 안 맞는 송태섭이자 그 때 그 코트의 초등학생이며 정대만의 첫사랑이었음. 그 잠깐의 원온원을 잊지 못해 계속 그 코트로 갔지만 만날 수 없었는데. 내내 옆에 두고도 몰랐던게 말이 돼? 말이 되지.... 그렇게 싸웠는데........ 아니 그리고 그때랑 지금이랑 너무 다르잖아! 못 알아보는게 당연하지! 누가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 시끄러운 대만이 머릿속은 새근새근 잠든 태섭이 얼굴 보면서 순식간에 조용해짐. 평소와 다르게 순한 얼굴로 잠든 태섭이는 귀엽기도 했지만.....

......미쳤나보다 진짜. 왜 예뻐보이지....

예뻐보이기까지 해서 제 눈을 가려버린 대만이었음. 그러나 1초 만에 다시 내리고 다시 태섭이 얼굴 구경함. 분명 매일 본 얼굴인데 낯설게 느껴지니까 이상하기도 하고 가슴이 간질거리기도 했음. 특히 한 곳에 시선이 자꾸만 갔지. 도톰하고 말랑할 것 같은, 아파서 그런지 조금 창백하지만 그래도 부드러울 것 같은 입술에 자꾸만 눈길이 가더니 정신차려보니 얼굴을 가까이 하고 있어서 헉, 하고 몸을 뒤로 물렸지. 계속 있다간 일 치를 것 같아서 황급히 태섭이 집을 나와버렸는데 뒤늦게 전달사항을 전달하지 못했다는걸 알고 머리 쥐어잡는 대만이.....ㅋㅋㅋ 결국 전화로 아라 통해서 전해줄듯.

태섭이는 하루만에 다 나아서 다음날 쌩쌩하게 농구부로 복귀했겠지. 대만이가 전달사항 전해줬다는 얘기를 아라 통해서 듣고 어제 그거 때문에 우리집 왔었지? 고맙다. 하며 얘기하는데 대만인 눈도 안 마주치고 고개만 주억거리더니 태섭이 피함. 훈련 중에도 이때쯤이면 시비 걸만도 한데 오늘은 유독 조용하니까 부원 하나가 야 너네 싸웠냐? 물으면 우리가 싸우긴 왜 싸우냐. 하지만 태섭이도 갑자기 다르게 행동하는 대만이 때문에 신경쓰이겠지.

그리고 그 정대만 오늘따라 송태섭 다르게 보여서 미칠 지경임...ㅋㅋㅋㅋㅋㅋㅋㅋ 송태섭 얼굴만 봐도 심장이 미친듯이 뜀. 당연함. 매일 같이 투닥대던 놈이 내 첫사랑이라는 걸 알게 됐는데, 어제 그놈한테 키스까지 할 뻔 했는데 가만히 있을수가 있냐고. 그리고 자꾸 귀엽게 보임.... 다른 놈이랑 얘기하는거 보면 왠지 짜증남...... 하루만에 송태섭한테 느끼는 감정이 다 달라져서 대만이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지. 근데 그게 태섭일 자꾸 피하게 되고 말도 안 걸고 하는 행동으로 나오니까 대만이 상태를 모르는 태섭이는 며칠동안 두고 봤다가 락커룸에서 둘이 있을 타이밍에 대만이 불러서 얘기 좀 하자고 하겠지.

내가 뭐 잘못한 거라도 있냐?
갑자기 무슨 소린데.
요즘 나 피하잖아.
내가 너를 왜 피하는데.
지금도 눈 안 마주치잖아.
뭐, 눈을 꼭 마주쳐야되냐?
내 패스 받으려면 훈련 중에는 그래야지.
잘 받고 있잖아.
너 오늘 3번 놓쳤어.
.....주의할게.
야 정대만. 사람이 얘기를 하는데 좀 쳐다봐라.

태섭이가 눈썹을 삐뚜름하게 쳐다보면 겨우 대만이도 눈 맞추는데 이젠 짝짝이 눈썹까지 사랑스러워보임.... 본인 상태가 중증이라는걸 깨닫고 한숨을 내쉬는데 태섭인 자기랑 얘기하는게 싫은거라고 알아듣고 더욱 더 한쪽 눈썹산을 높이겠지.

내가 싫은 건 알겠는데, 훈련 중엔 집중해.
뭐?
사적인 감정 코트에까지 끌고 오지 말라고.
내가 너를 왜 싫어하는데?
니가 나 피하니까.
난 너 안 싫어해!
그래? 그런 것치곤 니 행동들이 날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던데. 나도 너 그닥이거든? 그러니까,
나는 너 좋아해! 하루종일 니 생각하고 너만 보면 정신이 빠지는 것 같아서 그랬던건데, 너는 대체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리고 날 그닥이라고 생각하지마!

태섭이가 자길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울컥해서 고백을 내뱉어버린 대만이..... 태섭이 놀란 얼굴을 보고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닫고 눈이 크게 뜨이겠지. 심장도 미친듯이 뛰었지만 이미 나간 말은 무를수도 없었음. 그래서 태섭이 두 어깨를 잡고 말하겠지.

좋아해, 송태섭. 니가 좋아서 미칠 것 같은데 그래도 좋아. 그러니까 너도 나 싫어하지마.

갑작스럽게 고백 받은 태섭이도 마찬가지였음.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려왔지. 평생 고백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더 그런 것도 있었음. 뱃속이 간지러워서 도망가고 싶은데 단단히 붙잡힌 상태라 도망갈 수도 없었지. 이제는 상황이 역전되어 태섭이가 시선을 피하게 되어버림. 하지만 뭐라도 말할 때까지 놓아주지 않을 작정인 대만이를 알아채고 겨우 입을 떼겠지.

안, 싫어할테니까 이것 좀 놔....
그럼 나랑 사귈래?
?! 야 넌 무슨 중간이-

없냐!! 라고 하려고 했는데 눈을 반짝이며 올곧게 저를 보는 시선에 이러다 심장이 터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가슴이 뛰는 태섭이는 어쩔 줄을 몰랐음. 하지만 바로 승낙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면 아쉽지만 일단 놓아주는 대만이겠지.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아줘. 당당한 대만이 말에 너는 무슨.... 하다가 그냥 대만이 두고 락커룸 나와버리는 태섭이는 나오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선 머리 붙잡고 속으로 소리 지름. 문제는 정대만의 고백이 그다지 별로였다는 것도 아니었음.....! 그렇게 둘이 간질간질하게 썸 타다가 사귀었으면...... 급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