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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01:05
재업




조직 벗어나려고 손잡는 둘인데 이명헌은 보스 오른팔이었고 태섭은 조직 들어온지 얼마 안된 말단이라 태섭이 언더커버로 이명헌 빼간거란 소문이 도는거지 빡돈 보스가 그새끼들 어떻게 해서든 잡아 죽여놓으라고 하는데 실은 그거 조직 와해시키려고 이명헌이 직접 퍼뜨린 소문이라 걔네가 먼저 함정에 빠진거임
그렇게 둘이서 수도 없이 사람을 죽이고 또 죽이느라 폐건물에 피비릿내가 진동을 하고 발 밑에 찰박거릴 정도로 웅덩이가 져있음 올렸던 머리 다 풀어져서 핏물에 엉켜있는 태섭이 똑같이 피에 젖어서 눈도 못뜨고 벽에 기댄 명헌이한테 다가갈거임
눈꺼풀에 자꾸 밀려드는 핏방울을 훑어내린 이명헌 그대로 태섭이 꽉 끌어안고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음 입 안에서 비릿한 쇠맛이 느껴지도록 온 몸이 붉게 푹 젖어있는데 기운이 다 빠져 비틀거리는 두 팔이 서로를 놓아줄 생각을 안하겠지 그대로 들리지도 않는 음악을 머릿속으로 흥얼거리면서 피웅덩이를 빙글빙글 돌면서 춤추는 명태 보고싶다 기묘할 정도로 행복해서 태섭이 소리내서 웃으면 명헌도 따라 웃으면서 이마를 마주대고 이제 다 끝났어, 태섭아 하겠지













그 말에 태섭은 몰래 명헌 뒤로 겨누었던 총을 거두었음 실은 송태섭은 정말 언더커버가 맞았고 어떻게 해서든 조직을 분열시킬 목적으로 잠입한 거였어 그러다 얘기치 못하게 명헌과 사랑에 빠지는 바람에 그 사람을 구원해주고 싶은 마음에 여기까지 온 거겠지 제 손으로 앗아간 목숨들이 하나도 안타깝지 않고 오히려 다행이기만 해서 스스로에게 오싹한 낯섦을 느끼는 송태섭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했지만 결국엔 형을 차마 죽일 수 없었을거임
그런 태섭의 행동을 이미 다 알고 있던 이명헌은 뒤에서 사라지는 총기의 기척에 태섭을 더 강하게 끌어안고 낮게 웃었을거야 이제야 너도 나랑 같은 사람이 됐구나 몰래 생각하면서





슬램덩크 슬덩
명헌태섭 명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