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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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4 16:06
처음엔 태섭이 말도 제대로 안하고 대만이가 말 거는 거 무시했는데 대만이는 초등학생 같아보이는 애가 농구도 제법 잘하니까 자꾸 관심이 감. 곱슬거리는 엎머리가 눈을 거의 가려도 뚱한 얼굴은 가리지 못하고 입술 쪼꼼 삐죽이는 모습도 귀여워서 무시해도 자꾸 말 걸게 되겠지. 그러다 한마디씩 트고 한마디가 두마디 됐다가 태섭이 이름도 알고 학교랑 나이도 알게 되면서 중1이었구나. 우리 학교였으면 좋았을텐데. 네 패스 진짜 좋거든. 하는 대만이 말에 태섭이는 미약하게 심장이 두근거렸음. 자신의 농구를 처음 칭찬하는 말이었으니까. 이게 태섭이가 대만이한테 마음을 열게 된 계기가 됐을 듯.
이후로는 태섭이도 조금씩 자기 얘기도 하면서 대만이랑 한마디 떨어져앉았던 틈을 본인이 좁혔겠지. 보통은 농구 얘기였지만 가끔은 학교 생활 얘기도 나오는데 이때는 거의 대만이가 얘기했겠지. 타지에서 건너와 괜한 오해와 시비를 받는 전학생인 자신과 다르게 다른 친구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대만이 얘기를 들으면 괜히 불안하기도 했음. 가끔 고백도 받는다는데 그 때는 이상하게 가슴이 싸하게 내려앉기도 했지. 왜 그럴까, 생각했는데 대만이가 제 곁을 떠날까봐 걱정이 됐다는 걸 깨닫고 입술을 깨물었음.
중1태섭이는 고2태섭이보다는 솔직할 것 같아서 정말 어렵지만 제 마음을 대만이한테 털어놓는데 대만이는 잠깐 어리둥절하다니 맑고 크게 웃으면서 내가 널 왜 떠나, 태섭아. 하겠지. 그 말이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태섭이도 거의 처음으로 대만이 앞에서 환하게 웃었는데 대만이 얼굴이 굳어버리더니 곧 빨갛게 물들어버렸음. 왜 그래...? 굳은 대만이 얼굴을 본 태섭이는 웃음을 거두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지만 대만이는 대답 대신 저도 모르게 태섭이 입술을 만졌음. 곧 자신이 무슨 짓을 한지 알고 벌떡 일어나선 내, 내일 보자! 하며 먼저 뛰어가버렸고 태섭이는 입술에 남은 대만이 손길을 느끼다가 똑같이 얼굴이 빨개졌겠지. 다음날 코트에서 다시 만났지만 입술을 만졌던 얘기는 하지 않았고 그 후도 마찬가지였음.
그러다 태섭이가 일방적인 싸움에 휘말렸고 또 다시 얼굴을 다치게 되자 이 모습을 대만이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코트를 하루 나가지 않았음. 얼굴이 다 낫기 전까지는 나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틀 뒤 하교 시간에 대만이가 교문 앞에 서있는 걸 보고 깜짝 놀라서 안절부절하다가 어떻게든 앞머리를 내리고 빠르게 지나치려고 했지만 먹히지 않았지. 바로 찾은 대만이가 태섭아! 부르는데 태섭이 얼굴을 보고 놀라서 누가 이랬어?! 하며 큰소리를 냈고 태섭이는 놀라서 바로 대만이의 입을 막아버렸음. 그러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둘을 주목했고 태섭이는 일단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만이 손목을 잡고 되는대로 그 속을 빠져나갔음.
어느 정도 떨어졌을 때 태섭이가 대만이를 놓아줬지만 이번엔 대만이가 태섭이를 잡아 얼굴을 확인했음. 누가 이랬어, 태섭아. 평소와 완전 다른 목소리에 태섭이는 주춤했지만 누구라고 얘기는 하지 않았지. ....어떻게 왔어? 주제를 돌리려고 했지만 네가 이틀이나 안 보여서 찾으러 왔어. 그런데 얼굴은 왜 이렇게 된 거야? 하는 대만이 때문에 도로 제자리로 돌아왔지. 별 거 아니야. 그냥 계단에서 굴러 넘어졌어. 말도 안 되는 핑계라는 걸 알았지만, 대만이도 믿지 않는 눈치었지만 한숨을 쉬더니 더는 묻지 않았지. 우리집 가자. 대신 생각지도 못 한 말을 했고 태섭이는 놀라서 왜, 왜? 하고 물었음. 너 얼굴에 약 발라야돼. 우리집 가. 태섭이는 괜찮다고 했지만 대만이 고집도 만만치 않아서 결국 대만이 집으로 가야했지.
처음 온 대만이 집에는 아무도 없었음. 아빠는 회사 가셨고 엄마는 외출하셨어. 묻지 않았지만 친절하게 알려주는 대만이었음. 여기 앉아있어. 약 상자 가져올게. 태섭이를 제 방으로 데려가 침대에 앉혀둔 다음 다시 방을 나간 대만이었고 혼자 남은 대만이 방을 둘러보는 태섭이었지. 벽에는 농구선수의 포스터가, 책꽂이에는 월간 농구와 상장, 트로피가 몇 가지 있었고 바닥에는 대만이의 가방과 밧슈 상자 하나, 그리고 농구공이 있었음. 온통 농구로 둘러싸인 방을 보니 처음 온 곳인데도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었지.
대만이가 약 상자를 들고와 태섭이 곁에 바짝 붙어앉더니 눈을 감으라고 했음. 얌전히 눈을 감자 약이 발린 면봉이 조심스럽게 태섭이의 얼굴 위를 몇 번 지나가더니 입술에도 한 번 지나갔음. 입술 위로는 아주 조금 길게 머무르다가 면봉이 거둬졌고 큰 상처에 위에는 반창고가 붙여졌음. 이게 뭐야, 속상하게... 감정이 잔뜩 담긴 그 말이 왜 이렇게 가슴을 일렁이게 하는지. 태섭이는 천천히 눈을 떴고 눈 앞의 대만이는 정말로 속상한 얼굴을 하고 있었음. 미안해. 자신의 잘못 같아서 사과를 건네자 대만이는 네가 뭐가 미안해. 하며 태섭이의 볼을 감싸 조심스럽게 엄지손가락으로 어루만졌음. 그 손길이 좋아 살짝 고개를 기울이자 대만이가 멈칫하더니 태섭이를 쳐다보았음. 태섭이가 대만이의 눈을 피하지 않자 대만이는 조금씩 고개를 내렸고 태섭이는 뭔가를 예감한 듯 눈을 감았지. 거리가 좁혀지고 입술과 입술이 맞닿았음. 태섭이 입술에는 약이 발려있었지만 누구도 개의치 않는 둘의 첫 입맞춤이였음.
슬램덩크
대만태섭
이후로는 태섭이도 조금씩 자기 얘기도 하면서 대만이랑 한마디 떨어져앉았던 틈을 본인이 좁혔겠지. 보통은 농구 얘기였지만 가끔은 학교 생활 얘기도 나오는데 이때는 거의 대만이가 얘기했겠지. 타지에서 건너와 괜한 오해와 시비를 받는 전학생인 자신과 다르게 다른 친구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대만이 얘기를 들으면 괜히 불안하기도 했음. 가끔 고백도 받는다는데 그 때는 이상하게 가슴이 싸하게 내려앉기도 했지. 왜 그럴까, 생각했는데 대만이가 제 곁을 떠날까봐 걱정이 됐다는 걸 깨닫고 입술을 깨물었음.
중1태섭이는 고2태섭이보다는 솔직할 것 같아서 정말 어렵지만 제 마음을 대만이한테 털어놓는데 대만이는 잠깐 어리둥절하다니 맑고 크게 웃으면서 내가 널 왜 떠나, 태섭아. 하겠지. 그 말이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태섭이도 거의 처음으로 대만이 앞에서 환하게 웃었는데 대만이 얼굴이 굳어버리더니 곧 빨갛게 물들어버렸음. 왜 그래...? 굳은 대만이 얼굴을 본 태섭이는 웃음을 거두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지만 대만이는 대답 대신 저도 모르게 태섭이 입술을 만졌음. 곧 자신이 무슨 짓을 한지 알고 벌떡 일어나선 내, 내일 보자! 하며 먼저 뛰어가버렸고 태섭이는 입술에 남은 대만이 손길을 느끼다가 똑같이 얼굴이 빨개졌겠지. 다음날 코트에서 다시 만났지만 입술을 만졌던 얘기는 하지 않았고 그 후도 마찬가지였음.
그러다 태섭이가 일방적인 싸움에 휘말렸고 또 다시 얼굴을 다치게 되자 이 모습을 대만이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코트를 하루 나가지 않았음. 얼굴이 다 낫기 전까지는 나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틀 뒤 하교 시간에 대만이가 교문 앞에 서있는 걸 보고 깜짝 놀라서 안절부절하다가 어떻게든 앞머리를 내리고 빠르게 지나치려고 했지만 먹히지 않았지. 바로 찾은 대만이가 태섭아! 부르는데 태섭이 얼굴을 보고 놀라서 누가 이랬어?! 하며 큰소리를 냈고 태섭이는 놀라서 바로 대만이의 입을 막아버렸음. 그러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둘을 주목했고 태섭이는 일단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만이 손목을 잡고 되는대로 그 속을 빠져나갔음.
어느 정도 떨어졌을 때 태섭이가 대만이를 놓아줬지만 이번엔 대만이가 태섭이를 잡아 얼굴을 확인했음. 누가 이랬어, 태섭아. 평소와 완전 다른 목소리에 태섭이는 주춤했지만 누구라고 얘기는 하지 않았지. ....어떻게 왔어? 주제를 돌리려고 했지만 네가 이틀이나 안 보여서 찾으러 왔어. 그런데 얼굴은 왜 이렇게 된 거야? 하는 대만이 때문에 도로 제자리로 돌아왔지. 별 거 아니야. 그냥 계단에서 굴러 넘어졌어. 말도 안 되는 핑계라는 걸 알았지만, 대만이도 믿지 않는 눈치었지만 한숨을 쉬더니 더는 묻지 않았지. 우리집 가자. 대신 생각지도 못 한 말을 했고 태섭이는 놀라서 왜, 왜? 하고 물었음. 너 얼굴에 약 발라야돼. 우리집 가. 태섭이는 괜찮다고 했지만 대만이 고집도 만만치 않아서 결국 대만이 집으로 가야했지.
처음 온 대만이 집에는 아무도 없었음. 아빠는 회사 가셨고 엄마는 외출하셨어. 묻지 않았지만 친절하게 알려주는 대만이었음. 여기 앉아있어. 약 상자 가져올게. 태섭이를 제 방으로 데려가 침대에 앉혀둔 다음 다시 방을 나간 대만이었고 혼자 남은 대만이 방을 둘러보는 태섭이었지. 벽에는 농구선수의 포스터가, 책꽂이에는 월간 농구와 상장, 트로피가 몇 가지 있었고 바닥에는 대만이의 가방과 밧슈 상자 하나, 그리고 농구공이 있었음. 온통 농구로 둘러싸인 방을 보니 처음 온 곳인데도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었지.
대만이가 약 상자를 들고와 태섭이 곁에 바짝 붙어앉더니 눈을 감으라고 했음. 얌전히 눈을 감자 약이 발린 면봉이 조심스럽게 태섭이의 얼굴 위를 몇 번 지나가더니 입술에도 한 번 지나갔음. 입술 위로는 아주 조금 길게 머무르다가 면봉이 거둬졌고 큰 상처에 위에는 반창고가 붙여졌음. 이게 뭐야, 속상하게... 감정이 잔뜩 담긴 그 말이 왜 이렇게 가슴을 일렁이게 하는지. 태섭이는 천천히 눈을 떴고 눈 앞의 대만이는 정말로 속상한 얼굴을 하고 있었음. 미안해. 자신의 잘못 같아서 사과를 건네자 대만이는 네가 뭐가 미안해. 하며 태섭이의 볼을 감싸 조심스럽게 엄지손가락으로 어루만졌음. 그 손길이 좋아 살짝 고개를 기울이자 대만이가 멈칫하더니 태섭이를 쳐다보았음. 태섭이가 대만이의 눈을 피하지 않자 대만이는 조금씩 고개를 내렸고 태섭이는 뭔가를 예감한 듯 눈을 감았지. 거리가 좁혀지고 입술과 입술이 맞닿았음. 태섭이 입술에는 약이 발려있었지만 누구도 개의치 않는 둘의 첫 입맞춤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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