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맨 요리고자라 원래 요리담당은 다 루스터가 하는데, 루스터가 한 이주일 정도 교관으로 어디 파견나갔다가 돌아올 일이 있었음. 루스터는 자기야(제발)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가만히만 있어줘...말 했지만 아직 본인이 요리고자인걸 인정 못(안) 하는 행맨은 또 지옥에서 올라온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음. 행맨이 사실 바보도 아니고 탑건 수석으로 졸업할 정도면 얼마나 엘리트겠냐 자기가 요리고자라는걸 모를 수가 없음 하지만 아직 인정할 수가 없을뿐임ㅋㅋㅋㅋ 

루스터가 좋아하는거 뭐든 하려고 해도 전부 다 행맨 기준에선 어렵고....분명 냉장고 털이로 간단한 ㅇㅇ 만들기! 이런거 봤었는데 하나도 안 간단했음 진짜 간단해보였는데...입 삐죽이며 따라해봐도 안 되는건 안 되는거임. 야채를 덜 익힌채로 소스에 볶아 소스가 팬에 눌어붙어 타기 시작하고, 야채도 거기에 같이 눌어붙기 시작한거지. 급한대로 물을 좀 넣고 볶으니 그나마 괜찮기는한데, 탄 소스에 볶으니 색도 검게 변하고 맛도 탄 맛이 나기 시작함. 뭐야 이게. 울상이 된 행맨이 어쩔 수 없이 이건 실패작이다 생각하고 결국 음쓰행 되버림.  도대체 뭐가 문제지...? 시킨대로 안 하고 제멋대로 한 건 생각도 안 하고 점점 나만의 레시피 만들고 있다는건 생각도 안 하고 점점 지옥으로 향해가는 제 요리에 낙담함. 그러니 뭐 루스터가 왔을 때도...뭘 내놓을 수 있겠어. 보험으로 테이크아웃 해온 요리나 내놓을 수 밖에 없겠지.  




오랜만에 본 루스터 얼굴은 반가운데 루스터가 먹고 있는건 테이크아옷 해온 음식이고, 그 옆에는 행맨이 증거인멸을 하다가 실패한 음식인지 음쓰인지 지옥에서 올라온 악마의 토사물인지 뭔지가 옆에 있었고. 야. 먹지마. 입술이 댓발 나온 행맨이 접시를 빼앗으려들자 루스터가 빛의 속도로 접시를 사수했음. 아웃테이크 해온 멀쩡한 음식접시가 아니라 행맨이 소환한 음식접시를 사수한거지. 저게 내 결과물이라니. 부들거리며 믿고싶지 않은 이 현실에 행맨이 분해서 씨근덕거리고 있으면 루스터가 그럴거야. 자기야. 그러니까 내가 말 했잖아.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얌전히 기다리라고. 




"치....해줘 지랄이야."




행맨도 바보는 아니라 루스터의 제발 가만히 있어달라는게 무슨 뜻인지 알아. 부엌 엉망으로 만들지 말라는게 뜻이잖아. 뒷에 덧붙이는 너 힘들잖아, 는 사실 내가 힘들다는 뜻이고. 입술을 삐죽빼죽 내밀고 눈동자를 굴리며 울었던 적이 없는척 하는게 안쓰럽고 귀여워서 루스터는 턱 밑을 살살 긁어. 내가 지금 여우야? 짜증난다는듯이 홱 제 손을 밀어내치는게 어지간히 서러운듯해서, 루스터가 이렇게 말하지.



"내가 장인어른께 너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힌다고 약속했는데. 네가 이러면 내가 뭐가 돼."
"...고기 구웠으니까 물은 안 묻혔어."



비록 고기가 타다못해 문드러졌지만. 





"......나 그렇게 못 해?"
"음...잘 하는건 아니지? 그래도 자기는 얼굴이 잘 하니까 괜찮아."
"그것만?"




눈을 흘기며 행맨이 루스터를 노려보면 루스터는 기다렸다는듯이 답함.




"물론 비행도 잘 하지. 항상 1등이지."
"그건 당연한거고!"
"그럼 울지마. 내 마음 아프니까. 자기가 요리까지 잘 하면 내가 너무 잘 하는게 없어 보이잖아."



붉어진 눈시울에 대롱대롱 매달려잇는 눈물을 모른척 하고 루스터는 뺨에 입을 맞출거야. 뭐든 잘 하는 애가, 뭘 배워도 평타 이상은 하는 애가 이렇게까지 못 한다는게 요리라니 좀 신기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겠지. 하긴 뭐 도련님이 제 손으로 뭐 만들어 볼 일이 있었어야지. 그래도 이정도일줄은 몰랐는데. 그나마 내놓은게 "덜" 실패한거라는 것도 알아서 더 웃기고 이젠 좀 짠해지는거지. 뭐가 그렇게 속상해서 저렇게 눈시울을 붉혔을까. 안 되는거 계속 붙들고 있어봐야 마음만 상하는데. 저가 오기전까지 얼마나 연습하고 노력했을까 싶어서 안타까워진 루스턱 아직도 시무룩한채 눈을 흘기고 있는 행맨의 뺨을 붙들고 다시 입을 맞춤. 뭐야, 저리가- 오리처럼 댓발 튀어나온 입술을 감출 생각도 안고 저를 밀어내는 행맨이 귀여워서 루스터는 얘가 내미는 독주도 얼마든지 마실 수 있을거라 생각함. 아니 근데 진짜 누구꺼라서 이렇게 귀엽지 나이 먹고 이렇게 귀여워되는거야? 나참; 이러고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이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흐뭇하게 웃으면서 볼딱 튀어나와있는 행맨 입술만 만지작거리는 루스터,,,




루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