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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1 21:09
3. 등륜너붕붕으로 허니의 짝사랑 시작과 끝





짝사랑을 접은 직후
마음먹는다고 되는 건 아니겠지만
다른 사람을 좋아해 봐야겠다
나도 연애라는 걸 해봐야겠다고
열심히 남자를 만났던 시기를 지나서

졸업하느라 취업하느라 일하느라 바빠서
딱히 누구를 만날 시간도 필요성도
못 느끼게 된 허니겠지





혼자서도 할 것도 많은데
굳이 평화로운 혼자만의 시간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지 않다는 게
허니의 소개팅 거절 고정멘트임


보통 소개팅 제의가 들어오면
그냥 괜찮다고 하면서 거절하는데
저런 고정멘트까지 들을 정도면
오랫동안 등륜 짝사랑한 거 아는 친한 친구들이겠지



‘야.. 너 그거 아니야.. 아직 걔 좋아하는거야ㅠㅠ’
‘뭐야.. 허니비 아직도 포기 안했데???’
‘그럴거면 그냥 고백하고 사귀던지 정리하던지 해라..’
‘나는 눈치 못채는 걔가 문제인 줄 알았는데, 이정도면 얘가 문제야’



친구들이랑 오랜만에 밥 먹다가
소개팅 거절하기라도 하면 다들 한마디씩 거들겠지
저렇게까지 말해도 허니 대꾸 안 하고 웃기만해서
친구들 복장만 터질 듯



말은 저렇게해도 다 자기 걱정해서 그런 거 알아서
다섯번 말하면 한 번 정도는 소개팅 나가기는 함



소개팅 나가서는 잘하겠지 
만나는 내내 분위기도 좋고 연애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음
오래 못 가서 친구사이가 되어버리는게 흠이지만

‘우리가 연애하라고 했지 이 나이에 친구 사귀라고 했니??’ 하고
친구들만 두배로 고통받을 듯





친구들이 열심히 소개시켜준 덕에
등륜이 모르는 사이에
등륜은 잘 모르는 남자 지인들이 생겼지


등륜이 모를 수밖에 없는게
보통 친구들이 남자소개 시켜줄 때는
등륜이 촬영때문에 바빠서
허니가 혼자 놀 때를 노렸던거라





-





“허니?”
오빠?? 와.. 여기서 만나다니”
“그러니까. 놀러왔어?”
“친구랑”
“친구?? 걔지..”
“내가 친구가 걔밖에 없는줄 알아??”
“니가 쉬는날 이렇게 멀리까지 나온다고?”
“..ㅎ..”





오랜만에 휴가를 받은 등륜 따라서
시외곽에 분위기 좋은 카페에 놀러 온 허니가
등륜이 잠깐 자리 비운 사이에 전남친과 우연히 마주침

성향부터 관심사랑 취미도 비슷해서
허니 연애사에서 가장 오래 사귄 남자인데
우리는 애정보다는 우정이 맞는 것 같다고
정리한 사이라 헤어진 뒤에도 자주 연락하고 만남



가까워지다 못해 우정이 아닌 유사혈육 됐겠지
자연스럽게 허니가 이전에 어떤 연애를 했는지
왜 더 깊은 관계로 발전이 안되는지도 알았겠지
친구들 다음으로 잔소리 제일 많이하는 사람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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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누구야?”

“어.. 아는오빠?”
“허니비, 전남친 좀 서운하다... 아는오빠라고 소개하다니”
“?????..어어..맞아..”
“가봐야겠다. 약속 있어서”
“어어..오빠가~”

"오빠..."



전남친이라고 말한 것도 놀랐는데 안 하던 포옹을 하더니
윙크까지 하고 간 구남친 현유사혈육때문에
저오빠왜저래왜사겼을때도안하던짓을해.. 
당황한 허니는 순간적으로 구겨진 등륜 표정을 못 봤겠지







"진짜 전남친이야??"
"그냥.. 전에 만났던 사람이야"
"언제??"
"뭐가 언제야 전에~ 너 OO촬영할땐가??"
"OO때?? 나는 추위에 떨면서 촬영하고 있는데 연애를 했어??"
"뭔소리야...너 일하는거랑 나 남자만나는거랑 뭔 상관이야?? 지는 연애 잘만하면서, 헛소리말고 차나 마시고 있어 나 화장실 갔다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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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나도 계속 연애 했으니까 쟤도 했겠지.....
오빠... 쟤 연상 좋아했었나.........
생긴것도 잘ㅅ..아니 멀쩡하던데 오래 사겼을까.....
내가 그떄 촬영을 반년을 했으니까 최소 3,4개월인데..
많이 좋아했나.. 아까 헤어질때 허니 얼굴이 조금....
남자도 약간 미련있어 보이던데...
저러다 다시 만나는거 아닌가...하...ㅆ......"




허니가 연애한다는 거
다른 사람에게서든 허니 본인에게서든
이야기 들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허니한테 자기 여자친구는 그렇게 소개해 줘 놓고
막상 자기는 허니 남자친구 소개받은 적이 없던 등륜이어서
실제로 본 게 처음이라 그런지 싱숭생숭한 것 같기도 하고
착잡한거 같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했음
전이었으면 장난치면서 놀렸을텐데
자기 마음이 전이랑 달라서 초조하게 다리만 떨겠지






"무슨 혼잣말을 그렇게해?"
"어???"
"저기서부터 보면서 걸어오는데 너 자꾸 혼잣말 하던데?"


허니는 등륜을 쳐다보지도 않고
핸드폰으로 메세지를 보내면서 대답했어
그게 갑자기 못 마땅해진 등륜이 틱틱거릴 듯


"누구야?"
"아까 그오빠"
"오빠소리가 자연스럽네... 무슨 이야기하는데?"
"아아 다음주에 우리집 근처 올일 있다고 파스타 사준뎅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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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알아????"
"어어... 늦었을 때 몇 번 데려다 줬었거든"
"너는 무슨 여자애가 겁도없이 얼마나 만났다고 집을 알려주고 그래??"
“뭐래.. 그러면 너는 여자친구가 위험하게 밤에 혼자가게 둬??”
“그건.. 아무튼!! 그렇게 함부로 알려주고 그러면 안돼”
"왜 시비야??? 그럴거면 밥이나 먹으러가 나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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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 파스타 먹을거야"
"뭔소리야... 너 그저께부터 훠거먹자고 노래를 불러놓고"
"파스타 먹고 싶어졌어"
"안돼 훠거먹어. 하도 말해서 내가 훠거먹고싶어"
"싫엉, 파스타 먹을거야"

"너 파스타 안좋아하잖아!!!!! 갑자기 왜저래!!!"



갑자기 파스타로 저녁메뉴 바꾼 등륜이
왠지모르게 토라진채로 먼저 가버려서
뒤늦게 가방챙기고 쫓아가는 허니겠지





등륜 파스타 안좋아함
다음주에 전남친이랑 먹는다길래 충동적으로 메뉴 바꾼거임

허니는 면 중에서 파스타 제일 좋아하는데
등륜이 안좋아하니까 둘이서 먹은 적 없고 먹자는 말도 한 적 없음






그런데 이날 이후로 종종 파스타 먹으러 가겠지

등륜은 허니가 숟가락에 포크로 면을 돌돌 마는게
오물거리면서 양손에 포크랑 나이프 야무지게 잡고 스테이크 써는게
귀여워서 자꾸 자기는 잘 먹지도 않는 파스타 먹으러 가는거고

허니는 뭐지? 나이들더니 취향 변했나 라고 생각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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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륜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