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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9 20:11
“케이, 이리 와.”
“... 네 도련님.”
마치다는 들고 있던 걸레를 내려놓고서 종종걸음으로 도련님이 앉아계시는 책상 옆에 섰어 하지만 정작 부른 이가 눈길 한 줌 주질 않아서 괜히 하얀 앞치마에 손을 문질렀지 그렇게 얼마나 서 있었을까 조용히 한숨을 내쉰 도련님은 미간을 모았다 풀면서 마치다를 바라보았어 원망이 담긴 눈빛에 마치다는 어깨를 움츠렸지 내가 또 뭘 잘못했나 봐
“케이는 왜 이렇게 귀염성이라곤 없어?”
“... 죄송해요. 도련님.”
신경질적으로 무릎을 탁탁 치는 손길에 마치다는 그제야 굼뜬 몸짓으로 도련님의 무릎 위에 올라탔어 이쯤 되면 알아서 품에 안길 때도 됐잖아? 내가 너를 그냥 세워두려고 불렀겠니. 타박하는 소리에도 마치다는 그저 죄송하단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지
알싸하게 퍼지는 알파향에 아양 한번 없이 속으로 삼키는 신음만 겨우 삼키는 마치다를 보며 노부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어
내가 앓느니 죽지
손이 귀한 스즈키 가문에서 우성 알파로 태어난 스즈키 노부유키는 자연스레 유일한 후계자가 되었어 어릴 적부터 원하는 건 입 밖으로 내기도 전에 전부 가질 수 있었지 그런 귀한 도련님께서 생에 처음으로 원한 게 고작 오메가 노예시장에 있던 별 볼일 없는 열성 오메가 일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마치다 케이타는 그렇게 노부 도련님의 몸종이 되었지
보잘것없는 열성 오메가를 분에 넘치는 값을 주고서 사드렸다 했어 스즈키 가문에서 그 정도의 돈은 큰돈이 아닐지 몰라도 아랫것들한텐 두고두고 화제가 되는 얘깃거리였지 우리보다 한참 늦게 들어온 주제에 하는 일이라곤 도련님 옆에서 시중드는 게 다인 마치다는 그들 눈에 가시 같은 존재였어
반반한 얼굴 하나 믿고 천한 열성 오메가 주제에 첩자리를 넘본다는 둥 밤만 되면 도련님 잠자리에 멋대로 파고든다는 둥 온갖 추문이 즐비했어
그러니 마치다를 곱게 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지
저택에 누구도 자신에게 친절하지 않다는 걸 마치다 역시 알고 있었지만 그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어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마치다의 삶이 그러하였거든 가난했던 부모님은 밤낮없이 일하느라 어린 마치다를 방치했고 그마저도 생활고 때문에 마치다가 6살 이 되던 무렵엔 다른 집의 몸종으로 팔아 버렸지
그렇게 어린 나이에 팔려온 아이는 늘 많은 일을 떠맡으면서도 손이 느리다며 구박을 받았어 밥을 굶는 날도 부지기수였고 밤늦게까지 일하느라 잠이 부족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자신은 베타라서 다행이라 여겼는데 성인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너무 무리를 한 건지 열감기로 쓰러진 마치다가 그만 열성 오메가로 발현해 버린 거야
오메가는 베타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어
그나마 우성이라면 높은 집안에 첩 자리나 대리모라도 될 수 있었지만 임신 가능성이 희박한 열성은 누구나 취할 수 있는 노리개 취급을 받았지 그런데 자신이 열성이라니 절망할 새도 없이 제가 오메가가 되었다는 걸
알게 된 하녀장은 마치 더러운 걸 본다는 듯 저를 노예시장에 팔아버렸어 그리고 만난 거야 지금의 도련님을 오늘까지 팔리지 않으면 사창가에 팔아 버릴 거라는 노예상의 말을 듣고 하얗게 질려서 떨고 있던 마치다에게 노부는 구원이나 다름없었어
게다가 스즈키가 저택의 일과는 전보다 훨씬 단조로웠지 밥도 굶지 않고 마음도 편하니 볼품없이 빼빼 말랐던 몸에 살도 붙었지 뭐야 그러니까 다른 이들이 저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쯤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어
“너 얼굴이 왜 그래?”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도련님.”
붉게 부은 뺨은 누가 봐도 얻어맞은 게 분명한데 마치다는 감히 제 앞에서 얼굴을 숨기려 들었어 어설프게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고개를 모로 돌리는 꼴을 보자 노부는 화가 치밀었지
“손 떼고 나 봐.”
“도련님 정말.. 아무것도 아니에요. 넘어져서 그래요..”
마치다는 정말 괜찮았어 그저 작은 소동일 뿐이었는걸
하녀들이 쓰는 방에 도둑이 들었나 봐 봉급을 보관하고 있던 함이 없어졌다 했어 그리고 범인으로 몰린 건 옆방을 쓰던 마치다 였지 하지만 마치다는 줄곧 노부 옆에 있는 몸종인지라 그 방엔 얼씬도 안 한 지 오래였어 그러니 자신은 아니라고 했는데 거짓말 말라며 빰을 얻어 맞고 말았지
다행히 소란이 일자 다른 이들이 중재를 해주었고 잃어버렸던 함은 우연히 빨랫감 속에 섞여 있었다는 걸 빨리 발견해서 그 하녀가 사과하는 걸로 마무리되었지 그러니 뺨 좀 얻어맞은 건 마치다에게 아무 일도 아니었는데 도련님 앞에 서니 큰일이 된 것 같아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얻어맞는 것쯤이야 전에 있던 저택에서도 심심찮게 있던 일이었고 게다가 사과까지 받았으니까 마치다는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어 그래서 넘어졌다는 거짓말을 하고 만 거야
“하, 넘어졌다?”
“.. 네..”
노부는 되지도 않는 변명에 어처구니가 없었어
정말 제가 몰라서 묻는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랫것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진작 보고를 받은 그였지 평소의 마치다 성격상 베갯머리송사는 기대도 안 했지만 적어도 자신이 억울한 일을 당했음을 솔직히 고 할 줄 알았는데 되려 하녀의 잘못을 덮기 위해 제게 어설픈 거짓말을 할 줄이야 노부는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미련한 자신의 몸종을 지긋이 바라봤어
그럼 무언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마치다가 도르륵 까만 눈을 굴리더니 기어코 도련님이 주신 마지막 기회마저 차버렸지
“잘못했어요. 도련님.. 다음부터는 조심할게요.”
노부는 끝까지 거짓말을 하는 마치다에 한숨을 내뱉었어
동시에 인내심이 바닥나 버렸지
“나는 다쳐도 된다 허락한 적이 없는데. ”
“.. 죄송해요.”
그래 그럼 벌을 받아야지 차가운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도련님을 바라보며 마치다는 그제야 저의 거짓말이 후회되었지만 이미 한참 늦은 뒤었지
“아악! 아파요. 흐윽.. ”
목재 의자에 꿇어앉아 등받이를 꽉 쥐고 있는 마치다의 허벅지엔 붉은 줄이 죽죽 그어져 있었어 부러 엉덩이 대신 마른 허벅지에 매를 내려친 건 거짓말을 한 벌이었지
매가 겹쳐질수록 마치다는 물속에 나온 물고기처럼 파닥거렸지만 용케 처음에 잡아준 자세를 유지했어 이런 제 말은 잘 들으면서 저를 속이려 드는 마치다가 미련한 곰인지 앙큼한 여우인지 헷갈릴 지경이었지
“그래서 케이 네 잘못이 뭐라고.”
“흐윽, 함부로 다쳐서 죄송해요.. 잘못, 잘못했어요.”
쯧, 여전히 멍청한 답을 내놓는 마치다에 노부는 짧게 혀를 찼어 이렇게까지 어리석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잠시 매를 멈췄던 그가 말없이 두꺼운 회초리를 다시 휘둘렀지
“아파! 끅 도련님.. 정말.. 너무 아파요.. 제발.. ”
군데군데 피가 배어 나오고 피멍이 잡힐 지경이 되자 마치다는 이제 더는 견딜 수 없었어 저도 모르게 허벅지를 감싸 쥐고 고개를 저었지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힘없이 되뇌자 노부는 마치다 앞으로 천천히 걸어와서 우악스레 뒷머리를 움켜쥐어 자신을 보게 했어
“마지막으로 묻는 거야. 잘 대답해 케이. 네가 잘못한 게 뭐야.”
“제가.. 흐윽, 제가.. 도련님께 거짓말을 했어요. 흐엉.. 너, 넘어졌다고 끅, 거짓말했어요.”
대단한 비밀을 털어놓기라도 하는 것처럼 엉엉 울음을 터트리는 마치다가 애처로움과 동시에 아둔해 보였어
처음부터 사실을 말했으면 내가 널 아프게 하지 않았을 거 아니야 왜 날 나쁜 주인으로 만들어? 노부는 당최 마치다를 이해할 수 없었지
“.. 다시는 거짓말 안 할게요.”
퉁퉁 부은 눈을 하고서 웅얼대는 마치다를 노부는 그저 말없이 내려다보았어 그러면서도 침대 위에 엎드린 마치다의 허벅지에 조심히 약을 발라주었지 매정히 매를 휘두른 이와 같은 사람인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섬세한 손길로 말이야
태평히 주인의 침대 위에서 눈물자국을 찍어내고 있으면서도 마치다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 도련님께서 아직 화가 난 줄 알고 안절부절 이었어 노부는 불안해하는 마치다를 뻔히 알면서도 부러 달래주지 않았지
이 둔한 몸종은 제가 애정을 보이기 보다 스스로 애정을 구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았거든
물론 긴 시간이 걸릴 테지만 노부는 충분히 인내할 수 있었어
노부는 이미 즈그 케이 자기 오메가로 생각하고 있는데 자낮 마치다는 꿈에도 모르는 그런 거
노부마치
“... 네 도련님.”
마치다는 들고 있던 걸레를 내려놓고서 종종걸음으로 도련님이 앉아계시는 책상 옆에 섰어 하지만 정작 부른 이가 눈길 한 줌 주질 않아서 괜히 하얀 앞치마에 손을 문질렀지 그렇게 얼마나 서 있었을까 조용히 한숨을 내쉰 도련님은 미간을 모았다 풀면서 마치다를 바라보았어 원망이 담긴 눈빛에 마치다는 어깨를 움츠렸지 내가 또 뭘 잘못했나 봐
“케이는 왜 이렇게 귀염성이라곤 없어?”
“... 죄송해요. 도련님.”
신경질적으로 무릎을 탁탁 치는 손길에 마치다는 그제야 굼뜬 몸짓으로 도련님의 무릎 위에 올라탔어 이쯤 되면 알아서 품에 안길 때도 됐잖아? 내가 너를 그냥 세워두려고 불렀겠니. 타박하는 소리에도 마치다는 그저 죄송하단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지
알싸하게 퍼지는 알파향에 아양 한번 없이 속으로 삼키는 신음만 겨우 삼키는 마치다를 보며 노부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어
내가 앓느니 죽지
손이 귀한 스즈키 가문에서 우성 알파로 태어난 스즈키 노부유키는 자연스레 유일한 후계자가 되었어 어릴 적부터 원하는 건 입 밖으로 내기도 전에 전부 가질 수 있었지 그런 귀한 도련님께서 생에 처음으로 원한 게 고작 오메가 노예시장에 있던 별 볼일 없는 열성 오메가 일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마치다 케이타는 그렇게 노부 도련님의 몸종이 되었지
보잘것없는 열성 오메가를 분에 넘치는 값을 주고서 사드렸다 했어 스즈키 가문에서 그 정도의 돈은 큰돈이 아닐지 몰라도 아랫것들한텐 두고두고 화제가 되는 얘깃거리였지 우리보다 한참 늦게 들어온 주제에 하는 일이라곤 도련님 옆에서 시중드는 게 다인 마치다는 그들 눈에 가시 같은 존재였어
반반한 얼굴 하나 믿고 천한 열성 오메가 주제에 첩자리를 넘본다는 둥 밤만 되면 도련님 잠자리에 멋대로 파고든다는 둥 온갖 추문이 즐비했어
그러니 마치다를 곱게 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지
저택에 누구도 자신에게 친절하지 않다는 걸 마치다 역시 알고 있었지만 그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어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마치다의 삶이 그러하였거든 가난했던 부모님은 밤낮없이 일하느라 어린 마치다를 방치했고 그마저도 생활고 때문에 마치다가 6살 이 되던 무렵엔 다른 집의 몸종으로 팔아 버렸지
그렇게 어린 나이에 팔려온 아이는 늘 많은 일을 떠맡으면서도 손이 느리다며 구박을 받았어 밥을 굶는 날도 부지기수였고 밤늦게까지 일하느라 잠이 부족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자신은 베타라서 다행이라 여겼는데 성인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너무 무리를 한 건지 열감기로 쓰러진 마치다가 그만 열성 오메가로 발현해 버린 거야
오메가는 베타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어
그나마 우성이라면 높은 집안에 첩 자리나 대리모라도 될 수 있었지만 임신 가능성이 희박한 열성은 누구나 취할 수 있는 노리개 취급을 받았지 그런데 자신이 열성이라니 절망할 새도 없이 제가 오메가가 되었다는 걸
알게 된 하녀장은 마치 더러운 걸 본다는 듯 저를 노예시장에 팔아버렸어 그리고 만난 거야 지금의 도련님을 오늘까지 팔리지 않으면 사창가에 팔아 버릴 거라는 노예상의 말을 듣고 하얗게 질려서 떨고 있던 마치다에게 노부는 구원이나 다름없었어
게다가 스즈키가 저택의 일과는 전보다 훨씬 단조로웠지 밥도 굶지 않고 마음도 편하니 볼품없이 빼빼 말랐던 몸에 살도 붙었지 뭐야 그러니까 다른 이들이 저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쯤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어
“너 얼굴이 왜 그래?”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도련님.”
붉게 부은 뺨은 누가 봐도 얻어맞은 게 분명한데 마치다는 감히 제 앞에서 얼굴을 숨기려 들었어 어설프게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고개를 모로 돌리는 꼴을 보자 노부는 화가 치밀었지
“손 떼고 나 봐.”
“도련님 정말.. 아무것도 아니에요. 넘어져서 그래요..”
마치다는 정말 괜찮았어 그저 작은 소동일 뿐이었는걸
하녀들이 쓰는 방에 도둑이 들었나 봐 봉급을 보관하고 있던 함이 없어졌다 했어 그리고 범인으로 몰린 건 옆방을 쓰던 마치다 였지 하지만 마치다는 줄곧 노부 옆에 있는 몸종인지라 그 방엔 얼씬도 안 한 지 오래였어 그러니 자신은 아니라고 했는데 거짓말 말라며 빰을 얻어 맞고 말았지
다행히 소란이 일자 다른 이들이 중재를 해주었고 잃어버렸던 함은 우연히 빨랫감 속에 섞여 있었다는 걸 빨리 발견해서 그 하녀가 사과하는 걸로 마무리되었지 그러니 뺨 좀 얻어맞은 건 마치다에게 아무 일도 아니었는데 도련님 앞에 서니 큰일이 된 것 같아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얻어맞는 것쯤이야 전에 있던 저택에서도 심심찮게 있던 일이었고 게다가 사과까지 받았으니까 마치다는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어 그래서 넘어졌다는 거짓말을 하고 만 거야
“하, 넘어졌다?”
“.. 네..”
노부는 되지도 않는 변명에 어처구니가 없었어
정말 제가 몰라서 묻는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랫것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진작 보고를 받은 그였지 평소의 마치다 성격상 베갯머리송사는 기대도 안 했지만 적어도 자신이 억울한 일을 당했음을 솔직히 고 할 줄 알았는데 되려 하녀의 잘못을 덮기 위해 제게 어설픈 거짓말을 할 줄이야 노부는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미련한 자신의 몸종을 지긋이 바라봤어
그럼 무언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마치다가 도르륵 까만 눈을 굴리더니 기어코 도련님이 주신 마지막 기회마저 차버렸지
“잘못했어요. 도련님.. 다음부터는 조심할게요.”
노부는 끝까지 거짓말을 하는 마치다에 한숨을 내뱉었어
동시에 인내심이 바닥나 버렸지
“나는 다쳐도 된다 허락한 적이 없는데. ”
“.. 죄송해요.”
그래 그럼 벌을 받아야지 차가운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도련님을 바라보며 마치다는 그제야 저의 거짓말이 후회되었지만 이미 한참 늦은 뒤었지
“아악! 아파요. 흐윽.. ”
목재 의자에 꿇어앉아 등받이를 꽉 쥐고 있는 마치다의 허벅지엔 붉은 줄이 죽죽 그어져 있었어 부러 엉덩이 대신 마른 허벅지에 매를 내려친 건 거짓말을 한 벌이었지
매가 겹쳐질수록 마치다는 물속에 나온 물고기처럼 파닥거렸지만 용케 처음에 잡아준 자세를 유지했어 이런 제 말은 잘 들으면서 저를 속이려 드는 마치다가 미련한 곰인지 앙큼한 여우인지 헷갈릴 지경이었지
“그래서 케이 네 잘못이 뭐라고.”
“흐윽, 함부로 다쳐서 죄송해요.. 잘못, 잘못했어요.”
쯧, 여전히 멍청한 답을 내놓는 마치다에 노부는 짧게 혀를 찼어 이렇게까지 어리석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잠시 매를 멈췄던 그가 말없이 두꺼운 회초리를 다시 휘둘렀지
“아파! 끅 도련님.. 정말.. 너무 아파요.. 제발.. ”
군데군데 피가 배어 나오고 피멍이 잡힐 지경이 되자 마치다는 이제 더는 견딜 수 없었어 저도 모르게 허벅지를 감싸 쥐고 고개를 저었지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힘없이 되뇌자 노부는 마치다 앞으로 천천히 걸어와서 우악스레 뒷머리를 움켜쥐어 자신을 보게 했어
“마지막으로 묻는 거야. 잘 대답해 케이. 네가 잘못한 게 뭐야.”
“제가.. 흐윽, 제가.. 도련님께 거짓말을 했어요. 흐엉.. 너, 넘어졌다고 끅, 거짓말했어요.”
대단한 비밀을 털어놓기라도 하는 것처럼 엉엉 울음을 터트리는 마치다가 애처로움과 동시에 아둔해 보였어
처음부터 사실을 말했으면 내가 널 아프게 하지 않았을 거 아니야 왜 날 나쁜 주인으로 만들어? 노부는 당최 마치다를 이해할 수 없었지
“.. 다시는 거짓말 안 할게요.”
퉁퉁 부은 눈을 하고서 웅얼대는 마치다를 노부는 그저 말없이 내려다보았어 그러면서도 침대 위에 엎드린 마치다의 허벅지에 조심히 약을 발라주었지 매정히 매를 휘두른 이와 같은 사람인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섬세한 손길로 말이야
태평히 주인의 침대 위에서 눈물자국을 찍어내고 있으면서도 마치다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 도련님께서 아직 화가 난 줄 알고 안절부절 이었어 노부는 불안해하는 마치다를 뻔히 알면서도 부러 달래주지 않았지
이 둔한 몸종은 제가 애정을 보이기 보다 스스로 애정을 구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았거든
물론 긴 시간이 걸릴 테지만 노부는 충분히 인내할 수 있었어
노부는 이미 즈그 케이 자기 오메가로 생각하고 있는데 자낮 마치다는 꿈에도 모르는 그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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