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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1 04:19
나 뇌절 어디까지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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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나더






허니는 오늘 사 온 꽃씨를 허니의 텃밭옆 잘 골라진 흙에 정성들여 심었어. 손바닥으로 톡톡 두드리며 잘 자라길 바랬겠지. 더이상 바보같이 슬픔에 잠겨있어봤자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는걸 깨달은 허니는 흙이 묻은 손을 털고서는 정원 한 켠에 수돗가로 가서 호스를 끼워 물을 틀었어. 그리고 찰리가 지난번 씨와 함께 선물 해 준 (물론 전달은 가렛이 해주었지만) 분무기에 물을 가득 담았어. 가벼운 발걸음으로 무거운 분무기를 들고 다시 걸어 온 허니는 조심스럽게 오늘 심은 씨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물을 주었어. 제발 요 몇일간은 해가 쨍쨍히 비춰주기를 바라면서말이야. 분무기에 남아있는 물에 손을 씻고 허니의 텃밭에서 싹을 틔운 새싹 위에 물을 흩뿌리고는 입고 있던 옷에 대충 손을 닦았겠지. 그리고 저 멀리서 자신을 안쓰럽게 쳐다보고 있는 사라를 향해 환하게 웃어 주었어.

허니는 언제 굶었냐는 듯 음식을 먹었어.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배가 먼저 고파왔거든. 사라가 만들어 준 음식들을 아무말 없이 입 안에 넣고 꼭꼭 씹어 삼켰어. 그런 허니를 아무말 없이 지켜보던 사라는 혹여나 갑작스러운 음식 섭취에 허니가 체할까 물을 더 따라 주었을거야. 사라는 이상했어. 찰리의 집무실로 들어갔던 그 이십분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유산 후 다 죽어가던 허니가 달라져 있었으니까. 물론 좋은 쪽으로 다시 돌아오기는 했지만 무슨 이유인지는 통 말해 주지 않았지.


"자식 잃은 엄마인데 너무 잘 먹어서 좀 그런가요?"

사라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어. 그래 맞아. 소파술을 받은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다고 금방 잊을거라 생각은 하지 않았지. 하지만 씁쓸하지만 미소를 지으면서 말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 않나..

"근데 제가 힘들어 해 봤자, 이미 떠난 아이가 돌아오지 않잖아요. 그렇죠?"
"허니."
"저 더 주세요. 스프요"

사라는 엉겹결에 그릇을 받아 자리에서 일어나 스프로 더 퍼 담았어.

"감사합니다"
"잘 먹어야 몸이 빨리 회복되죠. 그래야 또 아이가 찾아올 수 있으니까..."

사라의 말에 허니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어. 또 아이가 찾아올 수 있을까요? 허니는 덤덤한 헤어짐을 맞이할 준비를 시작했는지도 몰라. 그런 허니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사라는 마주보며 함께 웃어주었겠지.
허니가 지금까지 낙천적인 성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포기가 빨랐기 때문이었어. 사실 허니는 이번에도 포기하려고 해. 어차피 안되는데 고집피워봤자 달라질 건 없으니까. 아빠의 존재도 엄마의 관심도 이젠 남편의 보호와 사랑도 말이야. 아무리 뛰어봤자 상대가 가진 환경은 이길 수 없으니까. 다만 허니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 처럼 다른 생각을 하면서 슬픔을 이겨내보려 해. 이 우울한 상황에서 다른생각은 헤어질 땐 헤어지더라도 같이 있는 그 순간엔 감정을 숨기거나 슬픔에 빠져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었지.




저녁식사를 끝마치고 허니의 고집으로 사용인들은 이른 퇴근을 했어. 사라를 쉬게 하고 뒷정리를 끝낸 허니는 넓은 거실 중간에 크게 자리한 쇼파에 앉았어. 젠장 또 비가 오네. 분명 다음주부터 비가 온다고 되어있었는데. 아무리 씨라도 물을 너무 많이 먹어버리면 썩게 될텐데. 허니는 걱정이 되었어. 고랑을 잘 파놓긴 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너무 많은 폭우에 당황했어. 사라는 방에 들어간지 오래고.. 밖으로 나가 비닐이라도 씌워 놓아야 하나 생각하던 차에 마당 한켠 차고로 찰리의 차가 들어오는게 보였어. 이번주는 아예 못 들어올 것 같다고 했는데.... 이별을 생각하면서도 또 보고 싶은 양가감정이 들었겠지. 결국 쇼파에서 튀어 올랐어.





차고에서부터 현관까지는 짧은 거리였지만 찰리의 머리카락과 어깨는 젖어 있었어. 허니는 오랜만에 보는 남편의 모습에 기뻤어. 수건을 챙겨 사뿐사뿐 걸어간 허니는 그에게 인사를 하고 젖은 수트를 받았지. 그리고 두 팔을 뻗어 젖어있는 찰리의 금발을 조심스럽게 닦았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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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허니 너무 늦게 왔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하는 찰리를 바라보며 허니는 고개를 가로저었어.

"배 안고파요?"
"허니가 가져온 파스티 2개나 먹었어. 근데 집에오니까 또 배고프다"
"내가 해주고 싶은데 이미 사라가 만들어놓은 음식들이 많아서, 차려줄게요"
"사라는?"
"먼저 들어가셨어요~ 씻고 와요 찰리"

허니는 환하게 웃으며 찰리의 젖은 등을 밀었지. 몇일만에 달라진 아내의 태도에 낯설었지만 곧 안도했을거야.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욕실로 걸어가는 제 남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허니는 총총걸음으로 주방을 향해 걸어갔어.















앤은 노트북을 켰어. 그리고는 찰리와 함께 찍은 사진들을 모아놓은 폴더를 클릭했지. 십년간의 수많은 추억들을 하나하나 떠올렸어. 찰리의 절대적인 사랑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과거의 자신이 원망스러웠지. 언제까지나 찰리는 제 곁에 있을거라 믿었는데...눈물이 났어. 되돌리고싶었지. 항상 찰리의 부모님은 앤의 든든한 우군이었으니까 이번에도 도움을 주시리라 믿고있는 앤이었어. 하지만, 오늘 찰리의 집무실에서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게 타일렀음에도 전혀 동요하지않던 아들의 모습에 적지않게 당황한 그들은 난처함을 표현했겠지. 결국 생각해낸건 허니가 찰리를 놓을 수 밖에 없게끔 만드는 것 그건 뿐이라 생각이들었어. 찰리가 무너지는건 앤도, 찰리의 부모도 원치않는 일이니까. 안타깝지만 허니를 건드는 수 밖에. 몇몇 언론사에 가십거리로 이 일을 흘려도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지고있으니 앤이 할 수 있는건 이것 뿐이었어. 비겁한 방법이라는걸 알지만 사랑 앞에 동정심과 자존심은 버려야 할 필요없는 감정들이야. 앤은 혼전계약서와 혼후계약서를 허니의 부모에게 보냈어. 그리고 찰리가 상환한 그 돈으로 다시 허니 부모의 회사 주식을 사들인것까지 전부. 앤은 찰리의 부모 재력으로 허니의 모회사부터 무너뜨릴 작정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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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허니문은 어디로 가는게 좋을까"
"갑자기요?"
"앞으로 열흘간 일정은 전부 그 뒤로 미뤘어"
"네?"

허니는 식사를 하다말고 생각지도 못 한 말을 하는 찰리를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어.

"엄청 바쁜거 아니었어요?"
"나 없어도 돌아가. 일주일정도인데뭐."
"아...."
"가고싶은 곳 있어?"
"지..지금요?"
"준비할 시간도 아까워서그래. 사실 내가 우겨서 얻어낸 휴가라 계획을 미리할 수 없었어. 미안해"


찰리는 괜히 풀죽은 얼굴을 하고선 내려다보았어. 허니는 그런 찰리를 마주하며 미소를 지었겠지. 계획이 전혀 없는 여행이 허니문인것도 나쁘지않은 계획으로 느껴졌을거야. 적어도 지금 허니는 찰리와 함께 있는 시간이 소중했으니까. 지난번 1박으로 근교로 떠난 여행도 너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기도했고.. 허니는 찰리와 나란히 누워서 항공권을 검색했겠지. 제일 빠른 비행시간, 목적지는 유럽인들이 많이 없는 곳이었으면 좋겠고..


"약속하나 하자 허니"
"네?"
"카메라 하나만 챙겨가. 휴대폰없이 말이야"
"네? 그게 가능해요? 호텔도 예약해야하고..."
"한곳에만 머물면되지"
"요즘 택시도 앱으로 부른다던데"
"내것만 있으면 돼"


허니는 찰리를 바라보았어. 어느때보다 단단한 그와 눈을 마주했지. 허니는 곧 찰리가 그 말을 한 의도를 알아차렸음. 일도 집안도 모든것에서부터 벗어나고싶구나. 허니는 지금도 자신의 유년시절이 한낱 가십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오르내리고있다는걸 생각해냈어. 인터넷에 본인 이름만 검색해봐도 나오는 에피들, 절대 알려지고싶지않은 불행한 과거들. 기억도 나지않는 초등학생때의 선생님이 허니에 대해 쓴 글들까지. 허니는 고개를 끄덕였어.

"좋아요. 찰리. 어서 밥 드세요."

















최소한의 짐을 챙기고, 사라에게 정원에 심긴 채소와 꽃들까지 잘 맡기고선 차에 몸을 실었어. 허니는 운전을 하는 남편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마냥 설레지만은않은 여행이 낯설기만했겠지. 그냥 표면으로 잔잔한 이 상태가 오래 갈 것 같진 않았어. 그래도 당장 상대를 이겨낼 패가 없으니까 먼저 행동을 취할 수 없잖아. 수동적이지않아도 수동적이게 살아와야했을 허니는, 이번에도 그렇게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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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간이 넘는 비행이 혹여나 이제 몸 회복을 한 허니에게 부담이 될까 걱정되었는지 찰리는 비행시간 내내 허니의 컨디션을 살폈어. 허니는 생전 처음 가 보는 곳이긴 해도 나름 그 곳의 정보는 있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짧은시간동안 준비하는 찰리가 대단해보였어. 물론 비행기를 끊자마자 렌트카와 숙박은 전부 가렛이 예약해줬겠지만..

"근데 갑자기 왜 일본이야"
"그냥요. 한번 가보고싶었어요. 시간이 더 있었으면 내가 국제면허증-"
"무슨. 내가 해야지. 좀 더 자. 아직 도착하려면 멀었어"

찰리는 허니의 가슴을 토닥였어. 춥지않은 기내 온도였지만 담요까지 야무지게 챙겨서 덮어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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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에 도착하자마자 찰리는 가렛이 예약해 둔 렌트카 사무실로 가서 적당한 크기의 렌트카를 인수받았지. 생각보다 서양인 관광객이 많아 조금 움츠러들었지만 영국 보수당 정치인을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어. 자, 출발합니다.
내장되어있는 지도를 켜 허니가 가고싶어했던 이즈반도를 검색했어. 현을 옮기는 거리다보니 장시간 도로에서 시간을 버려야했지. 그래도 그 둘은 그저 설렜을거야. 내륙을 얼마나 횡단했을까. 점점 저 멀리 새파란 바다가 보이는것같았어. 시즈오카의 초여름은 상쾌한 바람에 맑고 푸른 하늘, 그리고 시리도록 파란 바다였어. 중간중간 에메랄드빛 초목으로 덮힌 둥근 사화산이 솟아있었지. 아름다운 경치에 허니는 우울했던 감정들이 씻겨져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을거야.

중간중간 위치해있는 편의점에서 즉석음식을 사서 데워 먹고, 생각보다 맛있는 빵을 입에 욱여넣으면서 둘은 차 안에서 드라이브를 즐겼지.

"아니, 여긴 아무거나 다 맛있네."
"네?"

허니는 왠지 어린아이같이 시무룩한 찰리의 얼굴표정에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어. 지금까지 한번도 보지 못 한 찰리의 모습이었지. 먹는걸 즐겨하지않는걸로 알고있었는데, 끼니는 대충 떼우는 듯 하더니 지금보니 디저트 종류만 도대체 몇개를 드시는지.

"아, 또 있다. 저기도 가볼까"
"아까 갔던 곳이랑 같은 편의점인데요"
"아냐 아냐. 안에 물건들은 다를거야..!"

편의점 앞 너른 주차장에 차를 내버리다시피 던져놓고 신난걸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찰리의 모습이 귀여워보일지경이었겠지. 여긴 시골이라 제대로 된 식당이 없는듯하다며 미안해한지 두시간도 안 지났는데, 편의점 투어한다고 료칸 석식 예약해놓은것도 다 못 먹고 버리겠다 생각을 하던 차, 허니는 쇼핑바구니 한가득 담긴 빵과 과일젤리, 푸딩을 보며 한바탕 웃었어.

"초콜렛, 이것도 유명한데.."
"미리 말 해주지! 종류별대로 사야겠어!"

몇달 같이 살아도 참 아는게 없는 부부사이다싶어. 쓰디쓴 초록음료만 즐기는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네.
허니는 계산하고있는 도중에 과자 하나 포장을 뜯어 입안에 넣는 남편을 툭 쳤어.

"아휴. 차에서 드세요"

꼭 남편 잔소리하는 아내같았지. 기분이 이상했어. 아무도 우리가 계약으로 맺어진 부부인지 모를거야. 죄의식속에 갇혀있던 허니는 동양 낯선 곳에서 편안함을 찾는 제 스스로가 우스웠지만 나쁘지않았어. 약 3시간의 초행길 운전은 장시간 비행에서 오는 피로를 누적시키기에 충분했음. 찰리는 허니와 가렛이 예약한 방에 전용노천탕이 있는 료칸으로 향했어. 이미 뒷자리엔 편의점 네군데를 털어서 산 각종 디저트와, 맥주들이 가득했어. 이미 열흘중에 하루를 이동하느라 다 써버렸지만 그래도 행복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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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 특유의 향이 가득한 방에 신발을 벗고 들어왔어. 찰리가 노천탕에 뜨거운 온천물을 받을동안 허니는 짐을 풀었어. 냉장고를 열어 그 안에 맥주와 달달구리 디저트를 차곡차곡 정리했어. 짧은 시간에 차가워져야 할 의무가 있는 맥주캔 두개는 냉동실에 넣었겠지. 뜨거운 증기가 방안으로 들어가자 노천탕을 구경하던 찰리는 중문을 닫았어. 허니는 옷을 갈아입고, 구비되어있는 유카타와 큰 타월을 챙겼어. 그리고 차가운 맥주도 두개 챙겼을거야.
바다가 보이는 노천탕은 수심이깊고 둘레가 넓어 탕 속에 마주 앉아 있어도 자리가 넉넉했지.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을 위해서인지 탕 중앙에 선반도 있었어. 뜨겁다며 익숙하지않은 온천욕에 호들갑을 떨던 찰리는 언제 그랬냐는듯 볼을 빨갛게 물들인채 자신과 똑같은 나른한표정으로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린채 새촙게 앉아있는 허니를 바라보았어.

"좋다"
"네?"
"너도. 여기도. 이 여유도.."

손바닥으로 얼굴을 씻으며 찰리는 말했어. 영국맥주와는 조금 다른 가볍지만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며 나른한 숨을 내뱉었어.

"얼마만의 휴가예요?"
"하루 이틀은 쉰 적 있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휴가를 낸 적은....음, 7년?"
"와...진짜 바쁘게 사셨네요."
"네 덕이야. 허니"

결혼식때 쳐다보지말라며 매섭게 쏘아대던 그 사람이 맞나. 허니는 미소를 지었어.

"머리카락이 길었네요"
"응. 집에가면 또 자를게"
"긴것도 좋아요. 다 좋아요 전"




찰리는 시간이 더디게 갔으면 생각했어.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단 한번도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없었는데, 허니와 함께 하고 있는 지금이 너무나 소중한 시간으로 느껴졌겠지. 흙투성이가 되서 내 집에서 왜 불편하게 있어야 하냐고 되묻던 그때의 허니가 생각났어. 집안 여러 사용인들과 거리낌없이 지내는 붙임성부터 연회장에서 기자들을 대하던 강단있는 모습까지. 약자에게 약하고, 강한 사람들에겐 밀리지않았지. 찰리는 허니를 알게 해 준 앤에게 고마울만큼 허니를 마음에 깊게 담고 있다는걸 깨달았지. 그러고보니 첫날밤부터 혼자 있게 내버려두고, 그것도 부족해서 유산 후 처치하는 날까지도 외롭게 만들어버렸지. 허니는 저에게 최선을 다 했지만 정작 찰리 본인은 항상 일이 우선이었어. 더이상 허니에게 끔찍한 기억을 주고싶지않았어. 그래서 바쁜 시기인줄 알면서도 무리해서 열흘을 뺐겠지. 돌아가면 밀려있을 일들이 걱정이 되었지만 지금 이 순간순간 너무 행복했기에 장기휴가를 후회하지 않았을거야.

반쯤 남은 맥주 두캔을 한켠으로 치우고, 선반을 들어 벽에 세워뒀어. 그리고는 손을 뻗어 허니를 안아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뒤돌렸어. 다리사이에 허니를 앉혀 팔을 뻗어 둥글게 안았지.

주황빛 가로등이 군데군데 켜졌어. 저녁시간이 되어도 해변가엔 사람 하나 없었지. 그 덕분인지 파도소리가 잘 들렸어. 찰리는 허니의 보드라운 가슴을 조심스럽게 쓸었어. 경직된 허니의 근육을 마사지하듯 풀었지. 평온하던 노천탕은 어느새 조금은 야릇해졌을거야. 더운숨을 내뱉으며 자꾸만 새어나오는 소리를 참던 허니는 나른하기도하고 뜨거워지기도 하는 몸에 부끄러워졌겠지.

"찰리..."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가. 허니는 엉덩이에 느껴지는 찰리의 남성에 달뜬 소리를 내뱉을 수 밖에 없었을거야. 더운 온천수에 노곤해진 몸이 찰리의 손길 하나하나에 뜨겁게 타올랐겠지. 제발. 다리사이가 저릿해져가자 허니는 허리를 움찔 움직여댔어. 찰리의 손이 허니의 아랫배를 지분거릴때쯤, 똑똑. 두드리는 노크소리에 화들짝 놀랐지.

-저녁식사 시간입니다.

둘은 웃음이 터졌어. 가지고 온 타월로 몸을 닦고, 유카타를 입었어. 문앞 정갈하게 차려진 가이세키를 룸 안으로 들고 들어와 좌식 테이블에 올려뒀어. 이미 데워져버린 반쯤 남은 맥주는 버리고, 다시 냉장고에서 다른 종류의 맥주를 꺼냈어. 그리고 익숙하지않은 젓가락을 들어 금가루가 올라간 참치뱃살 생선회부터 집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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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더이상 막을수없네.
​어두운 저녁, 급한 연락을 받고 찰리의 사무실로 출근한 가렛은 미간을 찌푸렸어. 이니셜 기사를 무마한지 얼마나 지났다고..또.

​당 내 인지도 높은 의원들 사이에서 떠도는 젊은 정치인의 혼전계약서와 혼후계약서, 그리고 허니 부모의 회사에 새로운 주주까지. 이걸 어떻게 찰리에게 전해야할까 고민스러웠어. 출처는 앤 일거야. 오늘 낮, 엔에게서 계약서와 함께 사진 몇장을 받았으니까. 그리고 찰리의 부모 이름으로 산 허니 부친의 회사 주식까지도. 가렛은 쏟아지는 앞머리를 거칠게 뒤로 쓸어넘겼어. 앤은 찰리를 놓아줄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어. 이런일이 곧 있을거라 예상은 했지만 당 내에서의 검증은 예상 밖의 일이었지. 가렛은 찰리가 받을 타격보다 세상에 혼자 남겨질 것 만 같은 허니 비 가 걱정되었어. 걱정. 그래 걱정말이야. 회사를 지키는게 우선인 비 회장은 새로운 주주의 결정권을 인정할테니까.
​아무것도 모른채 여행을 즐기고 있을 그들이 알게되면.. 아니, 아직 회복도 채 되기전인데 또 마음을 다칠 허니가 안쓰러웠어. 가렛은 우선 계약서의 주인이 찰리임을 의심하는 당 내의 중진들 보좌관에게 연락을 돌리기 시작했어. 그들의 열흘이라도, 아니 허니의 소중한 시간을 지켜주고싶었으니까.





훈남너붕붕
가렛너붕
2024.05.21 06: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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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센세 왔다규… 아니 앤아 너 진짜 그만해라
[Code: ebc6]
2024.05.21 08: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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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너무 보고싶었어ㅠㅠㅠㅠ
[Code: c41d]
2024.05.21 08: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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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가 훈남이 떠날것같아ㅠㅠ자꾸 복선이 깔리는 것 같다.....그래도 앤 저거 벌받는거지...? 그리고 훈남이랑 허니 해삐앤딩인거지...?ㅠㅠ 허니문인데 마냥 행복해하지 못 하는 허니가 안쓰러워ㅠㅠ
[Code: c41d]
2024.05.21 08: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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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다시 읽고옴 센세ㅠㅠ
둘은 너무 안타깝지만 구르는거 너무 좋다 ˃̵͈̑ᴗ˂̵͈̑
[Code: 40fc]
2024.05.21 09: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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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구리 쬬꼬 먹는 차의원님 졸귀
[Code: 9772]
2024.05.21 09: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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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센세 왜 이제욋어 ㅜㅠㅠ 기다렸아
[Code: dca1]
2024.05.21 17: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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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내가 사랑한다고 말했던가? 알랍유 ㅠㅜ
[Code: 24be]
2024.05.28 00: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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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나 정말 기다렸어...사랑해
[Code: 51cb]
2024.05.31 23: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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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온제와ㅠㅠㅠ?
[Code: 1e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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