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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3 18:03

혐관 러버라 영안여몽 개큰기대 하고 봤고 머리풀고 달렸지만 곱씹을수록 아쉬움이 남아서 쓰는 후기임. 장문주의!!

개취로 드라마 볼수록 전생씬은 텐션 넘치고 꿀잼인 반면 현재는 후반부 본격적으로 러브라인이 시작될수록 흡입력이 떨어졌음

남주-여주 관계에서 가장 핵심이었던 건 남주와 여주가 같은 사고방식의 사람이라는 것임. 둘 다 황후/복수라는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음. 전생에서는 이로 인해 결국엔 둘 다 후회하고 비참한 결말 맞음. 그리고 현재 여주만이 회귀해 전생에서의 삶의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고 남주는 이를 모르는 상태. 이것에 초점 맞춰서 여주가 남주 도우면서도 남주가 선 넘을 때 부딪히면서 감정이 쌓여 나가야 했는데 이게 부각이 덜된 것 같아 너무 아쉬움.

<남주->여주>

남주가 여주 좋아하는 이유는 여주가 남주 구해줌+ 결정적으로 둘이 같은 결의 사람이라 서로만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후반으로 갈수록 남주는 이걸 점점 더 강조함. 그런데 전생의 여주와 달리 현재의 여주가 남주가 사랑에 빠질 만큼 매력적인 인물인가 하면 잘 모르겠음. 

전생에서도 남주는 여주를 사랑함. 그리고 사랑의 이유인 같은 사람이라 사랑한다는 것도 이해가 됨. 전생에서의 여주는 유능한 사람임. 세력도 없던 개인이 설가를 뚫고 황후라는 목표를 달성했고 정치력은 황제가 설가보다도 믿고 섭정까지 맡길 정도임.

남주의 사람인 가짜 설정비가 황후의 측근으로 도움을 준 걸 보면 남주는 황후의 일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간접적으로 돕기까지 함(설가 견제 목적도 있었겠지만)

남주는 이혼증까지 더해져 반역 진행하는 상태에서도 여주를 건드리지 않고 황후궁인 영안궁에 감금함.

여주가 밤에 남주 유혹했을 때 거부한 것도 연림에 대한 질투심+다른 남자들과 똑같이 취급하는 것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함. 그 이후 칼 보낸것도 저항하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자신이 좋아하던 황후의 모습은 자신과 같이 목표를 위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모습이었으니까.

장차를 살려달라는 말에 분노하고 여주가 자살한 후 자신도 자살하여 여주 회귀의 이유가 된 것을 보면 찐사 확정임.

 

현재의 여주가 한 일들만 보면 남주가 나랑 같은 사람이다라고 동질감과 흥미를 느끼며 빠져드는 게 잘 와닿지 않음. 둘의 관계성 핵심 포인트가 같은 결의 서로이지만 전생의 실수를 기억하는 여주가 남주를 선을 넘지 않게 이끄는 것이니만큼 여주가 더 적극적으로 남주의 일에 개입하고 때로는 대립하며 전생 황후의 능력을 보여줬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음.

여주는 전생과 달리 권력에서 먼 조용한 삶 꿈꾸지만 연가를 위해/자신이 죄책감 느꼈던 사람들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판에 뛰어듦. 이후 남주를 경계하고 부딪치면서도 서로 돕고 치유하는 동등한 관계가 더 부각되었더라면 감정의 발전이 더 잘 느껴졌을 것 같은데 초반 여주는 쭉 남주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일상적인 틱틱거림 외엔 스승으로 모시며 저자세로 일관함. 독자적으로 판을 짠 것도 주인지/방음 제외하면 없고 이것도 남주가 우위에서 감독하는 관계임. 그러다 보니 남주가 여주가 장차와의 인연을 정리한 후 운명 바꿀수 없다고 포기하며 자신을 떠나려 할 때 급 분노하는데 좀 당황함. 계속 장차 질투하긴 했다만 언제 뭘 보고 그렇게 마음을 키우셨는지...? 오히려 구해줬을 때 걍 첫눈에 반했으면 오히려 개연성이 더 있을텐데 여주한테 계속 너랑 나랑 같은 사람이라는걸 강조하는 걸 보면 그건 아니고. 현재에는 장차에 대한 질투심으로 애정이 더 불타올랐나 싶음ㅋㅋ

이때 남주가 여주에게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며 여주 능력 각성시키는 계기가 되었더라면 여주 트라우마 치유하며 사랑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되었을 것 같은데. 후반부로 갈수록 여주는 남주 약점으로 전락하고 하는 일이 없어짐. 그런데 왜 남주는 여주에게 점점 집착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고요….여주가 계속 남주에게 계획이 다 있을테니 믿는다고 하는데 보는 사람이 막 부담스러움.

 

<여주->남주>
 

여주와 남주의 혐관이 시작된 계기는 남주의 반역이고 이로 인해 여주는 결정적으로 몰락하고 자살함. 이는 현재에 와서도 남주를 두려워하고 경계하는 이유임.

남주가 전생에 반역한 이유: 연가의 몰락+설가에 대한 복수

연가가 몰락하지 않았더라면 반역하지 않았을 가능성 있음.

현재의 여주: 전생과 다른 평안한 삶 꿈꾸지만
연림에 대한 속죄+남주와 연림의 반역 막아야 함à연가 필사적으로 도와야 함(언니가 인연대로 임자왕과 이어진다면 언니도 보호해야 하고)

따라서 연가의 존속이 전생과 현재 바꾸는 키포인트고 남주가 반역자와 충신 사이에서 줄타기하고 이를 여주가 계속 경계하는게 재미 면에서 맛도리 포인트인데 이걸 너무 못살림

연가-설가 갈등을 더 부각하면서 연가에 계속 위기가 닥치고 남주가 위기 겪으면서 충신과 반역자 사이에서 계속 갈등했더라면 이야기 재미가 더 살았을 것 같음. 여주가 계속 남주랑 부딪혀야 텐션이 사는데 남주가 그냥 착하고 충신이어 버리니까 여주가 할게 없어짐. 남주가 너무 연씨바라기라 마지막 설원과 붙는 도성씬에서도 긴장감이 전혀 없음. 남주가 여주에게 왜 자기가 반역할것이라고 오래 궁금해했나? 식의 질문을 후반부에서 했던 거 보면 이게 포인트인지 인식은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중요한 질문도 그냥 지나감.

이러다 보니 후반부에 남주가 여주 구해주고 손 다치고 희생하니까 여주가 급 사랑에 빠지는 느낌이라 푸쉬식함. 여주가 남주를 떠나지 않겠다고 할 때 좀 당황스러웠음. 갑자기요? 어쩌다 여주의 전생 트라우마가 싹 사라졌는지 더 얘기해주세요...장차 포기했을 때 만큼의 개연성이 없다고 느껴졌음. 
전생에서 남주 칼의 의미가 자신의 죽음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은 걸 더 크게 부각했어야 하는 것 같은데 이것도 슥 지나가 버렸고.

남주는 어쩔 수 없이 수단을 사용할 때도 있지만 착하고 충신이에요가 아닌 남주의 모든 신분을 파악하고 옆에서 함께한 후, 남주가 말한 것처럼 서로만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더 깊은 관계가 된 게 잘 나타났다면 좋았을 텐데 그냥 사랑으로 끝난 것 같이 느껴져서 개인적으로 아쉬웠음. 
 

전생씬에서의 서로의 혐관 텐션/스타일링이 너무 좋았어서 현재가 더 아쉬웠던 드라마였음. 전생처럼 조금만 더 질척하게 엮이게 해주지ㅠㅠ 
그리고 장릉혁 원음지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