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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2 23:46
온전히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입장이었고, 완전히 서로에게 기댈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게 제일 슬픈 포인트인 것 같음. 보통 한 국가의 황태자 정도면 백프로 기댈 수 있을 만하고, 이 정도로 운명같은 여자라면 백프로 믿을 수 있어야만 하는데... 세상이... 세상이 둘을 억까한다

근데 이러한 고난 속에서도 둘은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며 온 마음을 다 내준 것 같아서, 그게 참 눈에 밟힘. 마지막에 소정권이 자결하고자 한다는 걸 문석이는 알았잖음. 그 똑똑하고 눈치 빠른 문석이가 자기 비녀 빼가는 걸 몰랐을 리가 없고, 아이가 태어나면 대신 말을 전해달라며 눈물을 흘리는... 그 언동의 뜻을 몰랐을 리가 없으니까.

그럼에도 문석이는 정권이의 생각을 돌리기보단 그의 선택을 받아들임.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란, 임신한 상태로써 더욱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을 텐데도... 문석이는 자연스럽게 그의 선택을 존중해줌. 문석이는 정권이가 걸어온 길과 겪어온 일들을 가까이서 지켜본 자로서 이해했던 거지. 그게 그에게 있어 최선의 선택일 거라는 걸.

진짜 어나더 레벨 찐사 같아서 소름돋음... 본인보다 상대의 상태나 의사를 더 중요히 생각하려면(심지어 당연하게;;), 대체 그 상대를 얼마나 사랑해야 하는 거임... 근데 죽음밖에 답이 없는 둘의 삶 자체부터가 너무 소름돋는 일이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 둘이 다음생에라도 꼭 만나서 평온하게 살아갔음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