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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23:37
거기에 과거 박철 아빠 애인이었던 양호열(박철 아빠가 뒷세계 사람이었어도 좋고, 그냥 평범하게 벌이 좋은 회사원이나 사업가도 괜찮을듯) 다시다 삼아서 한스푼 딱 올리면 감칠맛 미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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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열 자기가 박철 가정 파탄 낸 주범이면서 부모들 싸움 때문에 뒷전된 박철 어릴 때부터 먹이고 씻기고 돌봐줌....... 박철은 사춘기 슬슬 시작 될 쯤 양호열 만난거라 자주 대들고 반항하면서도 외로움타서 양호열이 상냥하게 돌봐주는거 거절 못하고 계속 기대겠지.... 그러다가 양호열이랑 박철 아빠 사이 정리되고, 양호열은 인사도 없이 떠나버리고 철이네 부모님은 외도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있어서 이혼함. 결국 가족이 세갈래로 찢어져서 각자의 인생 살게 되는데, 불량한 친구들 사귀고 형님 소리 들으면서 살던 박철 우연히 들른 시내 카페에서 양호열 만남. 양호열이 가게 사장이었던거.... 양호열 생각보다 많이 늙지도 않았고 박철의 기억 속 모습이랑 달라진 곳이 거의 없어서 (머리 넘기는 스타일이 좀 바뀐 정도..) 박철은 양호열을 바로 알아봄. 양호열은 박철 보고 갸웃하는 정도임. 누구 닮은 것 같은데? 하면서. 박철 진짜 엄마랑 아빠 반반 닮아서 은은하게 박철 아빠랑 닮은 느낌만 줘서 양호열은 바로 알아보지 못했을듯.... 너무 많이 성장하기도 했고. 그래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눈치만 보다가 손님 좀 없을쯤에 다가가서 물었을 듯. 나를 기억하냐고. 양호열 처음엔 누군지 못 알아봐서 하룻밤 상대였나, 젠장 누구지, 하고 속으로 고민했는데 "...철이예요. 박 철. 아버지 이름은..." 이렇게 말 하는것 듣고 너무 반가워서 폴짝 뛰었을 듯........ 한참동안 "정말? 정말 철이 맞아?" 하면서 훌쩍 커진 박철 손발이나 키 같은거 보고 웃으면서 좋아하겠지. 그러다가 까치발 아슬아슬하게 들고 두 손으로 박철 얼굴 쥐면서 엄지로 눈가 살살 쓸어보면서 웃음. " 정말 철이가 맞구나. 이 눈꼬리 보니까 맞네. 너 옛날에 속상한 일이 있으면 여기가 짓무를 정도로 눈물을 벅벅 닦고 분해 했었잖아." 발 끝을 비틀거리는 양호열 때문에 박철 반사적으로 양호열 허리 붙잡아서 지지하겠지. 사실 그렇게 반가울 사이도 아닌데 박철은 왜 자기가 먼저 나서서 아는 체를 했는지 모르겠음. 너무 반가워하는 양호열도 좀 웃기고 이상하고. 양심이 없나? 하는 생각도 들었음. 박철의 집이 파탄난 것은 양호열 때문인데. 이제 두번 다시 거기 가지 말아야지. 서로 멀쩡하게 나이먹고 잘 지내고 있다는 것만 알면 됐어. 두번 다시 가지 말아야.......


가지 말아야 하는데. 박철은 그 이후로도 몇 번 양호열이 하는 카페에 더 갔음. 몇 번은 같이 퇴근해서 집에도 갔음. 예전처럼 양호열이 해주는 저녁밥도 먹고. 가끔은 출근길에 들러서 예전처럼 양호열이 싼 샌드위치 도시락이랑 커피를 받기도 함. 그럼 또 도시락 잘 먹었다고, 도시락 세척해서 가져다 준다는 핑계로 또 같이 저녁 먹고.


그러던 어느 날, 이제 대학교 삼학년이 된 정대만이랑 퇴근길에 잠깐 만나서 저녁 전에 간단히 오뎅이랑 맥주 한 잔 하다가 대만이가 들고 온 포장된 꽃다발에 눈길이 감. 분홍과 보라색, 빨간색의 카네이션이 예쁜 리본과 포장지로 풍성하게 묶인 커다란 꽃다발이었음. 뭐냐고 물었더니 오늘 어버이날이라서 샀다는 정대만 말에 박철도 흐음, 하고 별 감상 없이 듣고 넘겼음.

오늘 일찍 들어가 봐야 한다는 정대만의 말에 일찍 헤어지고, 박철도 술기운 좀 깰 겸 오랜만에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겠지. 그런데 걷다보니 아직도 꽃이 덜 팔리고 좀 남아있는 꽃집이 보여서 홀린듯이 들어감. 카네이션도 아직 좀 남아있고 그냥 장미나 프리지아 같은 다른 꽃들도 많이 남아 있었음. 그러고보니, 어버이 날 핑계를 대면 꽃다발 선물 하는게 별로 이상하지 않잖아? 박철 냅다 거의 흰색에 가까운 옅은 보라색 장미꽃 잔뜩 삼. 포장이랑 리본도 그 사람이랑 어울리는 군청색에 회색빛이 옅게 도는 파란 포장지, 어두운 파란 리본으로 고르고.

혹시라도 일찍 문 닫고 퇴근 했을까 봐 허겁지겁 뛰어서 카페 앞으로 가니까 마침 양호열 셔터 내리고 있음. 가게 앞에 서서 헉헉대는 박철 보고 양호열 놀라서 "땀 좀 봐.... 왜 이렇게 뛰었어? 아저씨 한테 전화를 하지..." 하고 가까이 오는데, 박철 안 늦었다는 안도감에 그냥 숨 한 번 후- 뱉어내고 진정함. 양호열은 소매로 박철 땀 닦아 주기 바쁘고.... 박철 양호열 얼굴 보자마자 '내가 왜 꽃을 샀지?.... 왜 뛰어왔지?... 내가 왜 이사람 한테 어버이날 꽃을..... 내가 왜 우리집을 망가트린 사람에게...' 같은 생각들이 동시에 와르르 쏟아져서 정신이 없는데, 손은 저도 모르게 벌써 양호열 한테 꽃다발 내밀고 있음. 양호열 얼떨떨한 표정으로 꽃다발 받아들었다가, 잠깐동안 복잡한 얼굴이 됨. 아마 오늘이 무슨 날인지 떠올린 것 같았음. "....내가 이런 것 받아도 돼? 오늘 같은 날에....." "카네이션 아니니까 괜찮잖아. 당신한테 카네이션 같은 거 줄 생각없어." 그 말에 고개 푹 숙였던 양호열이 천천히 고개를 드는데, 눈동자가 속에서 밤거리의 빛이 일렁거림. 그걸 본 박철이 몸을 기울여 양호열의 입술에 짧게 입 맞춤. "내가 놓아준 것들 중에 당신은 두번째로 돌아온 사람이야." 그리고 품 안의 꽃다발이 으스러지는 것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호열을 꽈악 끌어안고 속삭임. "이제 또 다시 날 떠날 생각 같은 건 하지마. 그렇게 하겠다고 지금 대답해." 거의 협박에 가까운 말인데도 양호열에게는 왠지 과거의 일 같은 것은 전부 잊어버리자는 다정한 용서의 말 같이 들려서 결국 양호열도 박철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속삭였음. "응... 그럴게. 그렇게 할게...." 그리고 박철은 제 목덜미가 축축하게 젖어오는 것을 느끼며 양호열의 옆머리에 제 머리를 툭 기댔음. 무심하고 다정하게.












철호열
2024.05.08 23: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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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이 아니라 내 생일인가본데
센세.. 이 다음도 있는거지? 내가 떨어진 1 주워왔어요 얼른 다시 붙여줘..
[Code: 0829]
2024.05.08 23: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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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나봐... 둘이 새로 새 마음으로..
[Code: f2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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