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디도 힘들고 우울하고 가라앉는 날이 있겠지..
어지간하면 요가니 명상이니 하며 극복하려고 더 노력해볼텐데 그럴 기력조차 없는 날엔 하루종일 조용히 가라앉아있으면서도 힘들다 우울하다 소린 안(못)할 것 같아
무슨 일 있어? 하면 굳은 입꼬리 억지로 끌어올리며 무슨 일이 있겠어?^^ 할 루디라서 파피는 그런 날이면 묻지도 못하고 그냥 힐끔거리고만 있을듯


그러다 겨우 한다는 말이 몇 모금 채 마시지도 않은 커피 내려다만 보면서
.....커피가 좀 쓰네. 하는거였으면 좋겠다


커피가 어쩌고 원두가 어쩌고 잘 모르는 노스캐롤라이나 루저여도 그건 알겠지. 늘 하던대로 늘 쓰던 걸로 내린 커피가 오늘따라 새삼스럽게 쓸 일이 없다는 거. 쓴 건 커피가 아니라 루디의 기분이라라는거 그 말에 알겠는데 할 수 있는게 없어 어쩔 줄 모르는 파피.. 제대로 공감도 위로할 줄도 모르는 촌스러운 시골출신 마초라 마른 세수만 몇번 하겠지
루디도 딱히 답을 바란 건 아니라 커피 담긴 컵만 만지작 거리면서 그냥 조용히 앉아있는데
어쩔 줄 모르는 투로 파피가 조용히 ".....왜 하필 또 쓰고 지랄이여 커피가..." 하면서 진짜로 커피 탓을 해버려서 풉 웃어버리는 루디 보고싶다ㅋㅋ


"있어봐, 각설탕이라도.." 하며 다른 험비라도 털러갈 생각인지 벌떡 일어나는 파피를 그대로 붙잡아 앉한 루디 오늘 처음으로 웃는데 "세상에, 왜 이렇게 다정해 우리 아저씨-" 하면서 어깨 떨면서 웃을 듯
걱정시킬까봐 억지로 웃는 거 말고 진짜로 웃는거 맞나 싶어 파피는 눈까지 찡그려가며 루디 살펴보는데 루디 뭐가 그렇게 웃긴지 아직도 큭큭 거리면서("내가 우리 아저씨 땜에 못 살아~") 웃어서 그제야 조금 안심하는 파피겠지


뭘 또 못산댜; 말이라도 산다고 혀.. 중얼거리면 루디 다시 까르르 웃는데 괜히 머쓱코쓱한 파피ㅋㅋ
루디 몸까지 들썩거리면서 웃으니까 손에 쥔 커피 흘릴까봐 대신 받아서 멀찍이 내려놓을듯
웃음 좀 잦아들고 나면 파피도 조용 루디도 조용해지고는 몸 기울여 파피한테 툭 기대면서 ....팹 말이 맞아. 살아야지. 살고 싶어졌어. 조용히 말하는 루디인데
파피는 그럼 아까는 죽고 싶었는감... 싶어 조금 어두워질꺼야 루디처럼 섬세하지 못해서 루디가 왜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캐치하지 못하는 둔감한 스스로가 조금 한심해질듯
루디는 우리 아저씨가 최고야~ 이러면서 평소처럼 웃더니 쓰다던 커피 다시 가져와 마시는데 파피는 그게 안심되면서도 시무룩해질 거 같음 자기는 너무 둔감해서 눈치도 잘 못채고 루디처럼 좋은 말로 위로해줄 줄도 모르는거 같아서.


그래서 그다음부터 루디가 노벰버 줄리엣 마시고 있으면 괜히 힐끔거리면서 루디 상태 체크하는 파피 보고싶다. 루디가 웃으면서 커피향 좋다- 이런 얘기하면 속으로 웨옹... 오늘은 괜찮구먼 하면서 조용히 안심하겠지 다른 일 하다가도 루디가 모카포트 꺼내면 괜히 주변에 와서 얼쩡대는 파피ㅋㅋ 루디는 그런 파피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웃을듯








사랑에 빠진 남자들의 증상 이란 글에서 이 부분 파피루디 생각나서 써봄ㅋㅋ




젠킬 파피루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