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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1 10:55
원작 외전 배경.
왕년에는 내가 마음만 먹으면 남자건 여자건 못 꼬실 사람이 없었다고! 푼수없이 으스대던 자오윈란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특조처 직원들은 모르는 척 각자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아무도 반응이 없고 목덜미는 그것대로 선득해져서 몸을 휙 돌렸더니 문 앞에 션웨이가 서있었다. 다칭이 어포를 질겅이며 중얼댔다.
"내 언젠가 저럴 줄 알았지."
션웨이는 그저 서있을 뿐이었지만 특조처 직원들은 처음 참혼사를 만났을 때처럼 몸이 찌릿하게 떨리는 것을 느꼈다. 화났네. 열 받았네 받았어. 차마 션웨이 쪽을 바라볼 수 없었던 직원들은 몹시 흥미로운 눈빛으로 이제는 국장이 된 자오윈란을 주시했다. 천하의 곤륜군도 눈을 데룩 굴리며 잠시 굳어 있었다. 그러다가 곧 아하하 웃으며 제 애인을 영접하러 쪼르르 달려갔다.
"아유 오늘은 어쩐 일로 이렇게 빨리 왔어? 4시까지 수업인 날이잖아?"
특조처의 전직원은 션웨이의 수업 시간표를 학기마다 갱신해서 벽에 붙여두고 있었다. 션웨이가 사무실에 올 때까지 10분도 안 걸렸고, 그가 오면 자오윈란은 바로 튀어나갔기 때문에 션웨이의 퇴근 시간은 곧 직원들의 퇴근 시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션웨이가 등장하면 모두 환호하며 반갑게 인사하기 바빴다. 저 주책맞은 자오윈란이 갑자기 왕년 연애 운운하는 헛소리를 한 오늘같은날은 제외하고.
"학교 행사로 휴강이야."
션웨이는 차분하게 대답했지만 직원들은 알 수 있었다. 지금 내뿜는 기운은 참혼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아유 오뉴월이 왜 이리 추워~"
린징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주훙이 키들대고 웃었다. 눈치 빠른 자오윈란이 상황 파악을 못했을 리는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뒤통수에 '절절 기는 중'이라고 써놓고 션웨이의 어깨를 감싸 안은 채 연신 헤헤대고 있었다.
"자자 모처럼 일찍이니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
"...."
션웨이는 아무 말없이 자오윈란에게 이끌려갔다. 그러면서도 몸을 돌려 직원들에게 가볍게 눈인사를 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직원들은 우당탕대며 자리에서 급히 일어나 90도로 인사를 했다. 어휴 놀랬어라.
밖으로 나가자마자 션웨이가 입을 열었다.
"못 꼬실 사람이 없어서 좋았겠네."
자오윈란은 거의 딸꾹질을 할 뻔 했다. 션웨이의 목소리 톤이 올라가 있었다. 더 무섭게도 눈을 내리 깔았다가 미소까지 지어보이면서.
"아니..그게 아니고. 그냥 웃자고 허풍 친거지 뭘~"
귀여운 척 웃는 제 애인을 보면서 션웨이는 부아가 치미는 자신에게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만년을 기다리고 오천년을 지켜보며 다른 이들과 사랑을 하는 자오윈란을 얼마나 많이 봤던가. 무뎌질 법도 한데 션웨이는 그렇지 못했다. 그를 향한 갈망이 커지고, 가질 수 없어 고통스럽고, 다른 이와 있을 때는 질투로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렇게 오랜 기간을 지냈음에도 도무지 익숙해질 수 없었던 질투와 고통이 툭 건드려졌다. 왜 나는 자오윈란 옆에 있으면서도 괴롭단 말인가. 물론 매일 분에 넘치게 행복했다. 지켜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없었던 이와 매일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하고, 살을 섞고, 같이 울고 웃을 수 있다니 꿈만 같았다. 이제서야 모든 것을 다 얻었는데, 만년이나 살았음에도 자신은 자오윈란의 마음이 한 때나마 다른 이를 향했다는 것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이때만큼은 귀족의 본성대로 닥치는대로 뭐든 찢어 발기고 싶었다.
"그런걸로 장난치지마. 너에겐 유희였지만 나는 늘 진심이었어."
화와 슬픔이 섞인 눈빛에 자오윈란은 입술을 깨물고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 네 사랑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그렇게 오래 버틸 수 있을까.
"난 몰랐을 뿐이야. 내가 알았다면..나도.."
대답을 기다리는 눈이 자오윈란을 쳐다보았다.
"너한테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을거야. 지금처럼!"
자오윈란은 히죽 웃으며 션웨이를 껴안고 뺨을 부볐다. 이렇게 하면 션웨이가 함박웃음을 짓는다는걸 알았다. 션웨이는 삐진 마음이 바보같을 정도로 빨리 사라지는걸 느끼며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자오윈란은 속으로 럭키를 외쳤다. 사실 아까 연애 운운하던 것은 오늘 션웨이에게 줄 특별 선물을 고른 자기의 센스를 자랑하다가 나온 이야기였다. 이미 어른의 연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션웨이는 도무지 연애다운 연애를 몰랐다. 그저 자오윈란이 좋고 좋고 또 좋아 같이 다니고, 밥을 먹고, 얼굴 보고 웃고, 다치면 걱정하고, 밤에 격정적으로 안고 또 안는게 다였다. 그 자체로도 좋아 죽을 노릇이지만, 어딘가가 미묘하게 결여되어 있었다. 보통의 연애를 훨씬 뛰어 넘는 비장함과 집착이 흐르고 있다보니 그의 연애는 늘 묵직했다. 자오윈란과 생활하면서 웃음이 늘긴 했지만 웃으면서 비장하고 웃으면서 집착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자오윈란을 지나치게 감싸고 돌았으며 자기가 힘들 때는 전혀 내색을 하지 않았다. 이미 만년을 그리 살았으니 하루 아침에 고쳐지겠냐만, 자오윈란은 션웨이가 좀 더 말랑해지고 어리광을 부릴 수 있게 되길 바랬다. 힘들 때 자신에게 기대기를 바랬다.
"션웨이. 넌 내가 뭘 해주면 좋겠어?"
어느 날 뜬금없이 물었을 때 션웨이는 선뜻 답하지 못했다.
"그런거 없는데."
"없다니! 왜 없어!"
"나는 너랑 같이 있기를 갈망했어. 그것 외에 뭐가 더 있겠어?"
자오윈란은 말문이 막혔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그런 거창한거 말고.. 뭐..아침에 맛있는 밥을 해주면 좋겠다거나.."
"그건 내가 하면 돼."
"... 내가 선물을 하면 기쁘다거나."
"네가 내 옆에 있는 것보다 기쁜 선물은 없어."
"...우씨. 하다못해 밤일을 이렇게 저렇게 해보고 싶다거나!"
"..."
뭐야. 왜 잠시 침묵이야. 자오윈란은 잠시 멈칫했다. 뭘 생각하는거야?
"그건 충분히 하고 있어."
귀 밑까지 빨개지면서도 또박또박 대답하는 장한 션웨이에 자오윈란은 큼큼 헛기침을 했다.
"아 뭐 없어?"
"아. 하나 있네."
오오 뭔데 뭔데. 자오윈란이 눈을 빛내며 몸을 가까이 가져갔다.
"술담배 끊는거. 네 몸을 아껴."
"...."
잔뜩 김이 샌 자오윈란은 입맛을 다시며 션웨이의 어깨를 툭툭 치고 그날의 대화를 끝냈었다. 물은 내가 등신이지. 션웨이, 참혼사 대인의 세계에는 오로지 자오윈란 뿐이라는걸 모르지 않았는데. 하지만 자오윈란은 자기 연인을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 보통의 애인들처럼 물건을 사주는 것으로는 택도 없었다. 그냥 네가 좋다고 하면, 션웨이는 진심으로 행복해했다. 그렇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고!
자오윈란은 수첩에 유치원생만도 못한 그림으로 션웨이를 그리고 선물이라는 글자를 여러번 쓰다가 불현듯 아이디어를 얻었다.
맞다!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며칠에 걸쳐 준비한 끝에 자오윈란은 흡족한 결과물을 얻었다. 그 꾸러미가 지금 자기 품 안에 있었다. 오늘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선물을 건넬 것이다. 사실 근사하다기 보다는, 자오윈란이 처음으로 션웨이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고백을 하고 차인 레스토랑이긴 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의미가 있었다.
"자 오늘은 내가 모시지요 교수님."
션웨이는 잠자코 자오윈란을 따라갔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레스토랑, 그리고 밴드의 연주, 구석의 그 자리. 자오윈란이 그때 그 자리로 이동하자 션웨이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 옛날에 앉았던 자리 따위를 기억할 위인이 아닌데. 하지만 션웨이는 자오윈란에 대한 것이라면 뭐든 기억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자오윈란은 숨 막힐 정도로 멋졌고, 우드향을 뿜어대고 있었다. 사실 션웨이에게는 향수향 보다 자오윈란의 살과 혼이 내뿜는 향이 더 자극적이었지만. 당장이라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갈망을 누르며 거절하기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지금도 생생히 떠올릴 수 있다. 생각에 잠긴 듯한 션웨이를 보고 속으로 혀를 차던 자오윈란이 짐짓 쾌활하게 말했다.
"자기야. 내가 자기 땅파라고 여기 데려왔을거 같아?"
그 말에 션웨이가 눈을 내리깔며 웃어 보였다.
"나는 여기서 자기한테 차이고 나서 며칠간 진탕 술만 마셨다고."
처음 듣는 말에 션웨이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리고 사실은 네가 날 좋아한다는걸 알고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지. 정말 날아갈 것 같았어."
션웨이의 얼굴이 붉어졌다. 손까지 꽉 쥐고 있었다. 자오윈란은 알겠다는 듯 흘끗 보고 무심하게 물었다.
"지금 하고 싶지?"
화아악. 션웨이가 입술을 씹었다. 예전에는 부끄러워서 그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다른 감정이 있다는 것은 사귀고 나서 몸을 섞은 후 차츰 알게 되었다. 저건 너무 좋아서 날 어떻게 하고 싶다는 뜻이지. 암.
"네가 그러면 난 어쩔 줄 모르겠어. 그냥 너를 내 안에 가두고 싶어져."
맑은 눈으로 집착 쩌는 대사를 하는 성인군자 션교수에는 영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그런 말을 듣는 이 쪽도 어쩔 줄 모르겠다고. 자오윈란은 침을 꿀꺽 삼키며 정직한 눈으로 바라봐오는 남자를 참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난끼는 늘 발동하는 법.
"근데 말은 똑바로 하자. 내가 널 가두는거지. 어디로 꽉 물어서."
능글대는 자오윈란의 말에 션웨이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아아 놀리는 재미가 있어. 안절부절 못하는거봐.
"..자오윈란. 놀리지마. 나 참기 힘들어. 당장 널 데리고 집으로 날아갈 수도 있어."
워워 그럼 안되지. 알았다는 뜻으로 손을 휘휘 저은 자오윈란은 음식을 주문했다. 그 후로는 평범한 주변 이야기와 최근의 사건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중간에 션웨이가 연애사 사건이 떠올랐는지 잠시 선득한 표정으로 다른 사람 앞에서 너무 웃지 말라고 하는 일이 있긴 했지만 그럭저럭 즐거운 식사였다. 자오윈란은 션웨이가 식사를 마친 것을 확인하고 품에서 선물을 꺼냈다.
"자, 선물."
션웨이는 별걸 다 보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자오윈란이 내민 것을 받아보았다. 푸른 한지로 만든 봉투였다.
"나한테도 드디어 월급 주려고?"
"월급보다 더 좋은거지."
션웨이는 차분한 손길로 조심스럽게 봉투를 열었다. 자오윈란이 준 것을 상하게 할 수 없다는 듯 부드러운 손짓이었다. 흰 종이 두 장이 나왔다. 한 장은 부적이었다. 그런데 영력을 담지는 않았고 괴발개발한 글씨로 자오윈란이라고 써있었다.
"이게 뭐야?"
"그거 자오윈란표 특제 부적. 그걸 내 가슴팍에 붙이면 어떤 소원이건 다 들어줘. 죽으라는거 빼고. 나 죽으면 네가 세상을 다 부술 것 같아서 그건 안되겠어. 언제든 말만 해."
연애 이벤트로 종종 써먹긴 했지만 션웨이에게는 어떨지 몰랐다. 션웨이는 재밌다는 듯 웃긴 했지만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나는 이런 부적없어도 네가 해달라는거 다 해줄 수 있는데."
아니 저기요 그게 아니라요. 자오윈란은 눈을 질끈 감았다. 이 연애세포 미달 증후군 환자야.
"하지만 잘 쓸게. 당장."
"응? 뭐?"
"술담배 줄이는걸 해줘."
컥. 자오윈란은 아차 싶었다. 안 할 수도 없고. 갑자기 초조해져서 다리를 꼬고 팔짱을 끼는 자오윈란이었다. 그는 션웨이가 진짜 선물을 받고 이 부적 따위는 까맣게 잊길 바라며 채근하기 시작했다.
"어..어 그건 그냥 장난같은거고. 그 뒤에꺼가 진짜야. 하하. "
부적 종이를 내려두고 뒷장을 펼친 션웨이의 눈이 커드래졌다. 자오윈란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종이에는 자오윈란이 심혈을 기울여서 쓴 편지글이 적혀 있었다. 꼴랑 두 줄이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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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곤륜에서 나서부터
지금까지 제일 잘한 일은 널 만난거야.
- 션웨이 남편 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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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웨이의 눈빛이 흔들렸다. 편지를 소중히 여기는 그였다. 반면 택배 사인조차 귀찮아 동그라미를 치는 자오윈란은 머리털 나고 학교에서 강제로 쓰게 한 부모님 편지 외에는 써 본 적이 없었다. 션웨이의 아파트에서 보았던 그림과 시가 떠올랐다. 온통 자오윈란을 그려두고 연시를 써놓았던 션웨이. 아는 척은 하지 않았지만 그가 소중한 마음을 어떻게 간직하는지 알게 된 자오윈란은 언젠가 자기 생에서도 편지를 써볼 일이 생기리라 직감했다.
"편지잖아."
"응! 내가 너에게 주는 편지지. 연애편지."
자오윈란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리고 곧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온 얼굴로 웃는 션웨이가 보고 싶어 쓴 편지였다. 그런데 션웨이가, 그 션웨이가 팔꿈치를 탁자에 괴고 눈가를 짚은 채 고개를 떨구고... 울기 시작했다.
"아?? 셔 션웨이?? 지금 설마. 너 울어?"
당황한 자오윈란이 벌떡 일어나 션웨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어깨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으아 이게 아닌데??
"..나는. 이 감정을 표현할 수가 없어. 가슴이 아파. 그런데 기뻐."
자오윈란은 묵묵히 연인의 등을 쓸어주었다. 션웨이에게 고통은 늘 고통으로만 존재했다. 가슴 뻐근하고 그리운 느낌에 마음이 아리지만 감동으로 충만해 기뻐지는 감정을, 션웨이는 느껴본 적이 없었다. 자오윈란은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이런 기쁨을 제 짝이 더 많이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뭐면 어때. 말이 중요한가. 기쁘면 됐어."
션웨이는 금방 눈물을 멈추고 다시 단정한 션교수로 돌아왔다.
"고마워."
그리고 션웨이는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 테이블 위에 두었다. 응? 하는 표정으로 자오윈란이 션웨이를 쳐다보았다. 아직 무릎을 꿇고 있는 채였다. 션웨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어정쩡하게 앉아 있는 자오윈란을 일으켜 세워 어디론가 끌고 갔다. 사람이 없는지 확인한 후 화장실에 들어선 션웨이는 자오윈란을 끌어안고 그대로 집으로 순간이동을 했다.
"자 자 잠깐 션웨이! 교수님! 대인?"
어지럼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오윈란은 침대에 내던져져 허리춤을 션웨이에게 잡힌 채 옷이 벗겨지고 있었다.
"아니 왜 이렇게 되는건데? 로맨틱 몰라?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편지에.. 그 다음은 와인이라도 하고 뭐 그런.."
션웨이가 웃었다.
"그게 네 연애 스킬이야?"
"아니 그.."
"안 넘어오는 이가 없었다던 그 꼬시기 기술인가."
"..."
만화였다면 자오윈란의 뒤통수에 커다란 땀방울이 달렸을 것이다. 그는 반쯤 벌겨벗겨진 채 작은 소리로 그게 아니고..를 연발했다. 확실히 예전같았으면 상상도 못했을 우스운 광경이다. 참혼사에 이끌려 옷이 벗겨진 채 추궁 당하는 꼴이라니. 내 팔자야.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거지?
"널 사랑해."
션웨이가 나직하게 말했다. 촐랑대는 자신과 달리 묵직하고 진중한 음성이었다. 자오윈란은 그 말만으로도 등줄기에 전율이 일고 아랫도리가 묵직해져왔다. 스타일 완전 구기네. 나 완전히 코 꿰었구나.
에라 모르겠다. 자오윈란은 제 몸 위로 올라오는 션웨이의 너른 등에 팔을 두르고 웃으며 눈을 감았다.
진혼 만년비 웨이란 룡백 션웨이 자오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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