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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31 00:08
캐붕과 날조주의/급전개 주의/썰체주의/진정령/희신너붕/망기무선/성진설양/사반 설정 조금
요약주의/급급급전개주의/급발마무리주의
https://hygall.com/280532963 <<1부 (~구나더)
https://hygall.com/284958309 <<2부 (~십구나더)
설성미에게.
잘 지내냐? 나는 잘 지낸다.
네가 하도 연락이 없어서 먼저 편지 보내.
갑작스럽지만 란 형이 운심부지처에 객으로 들어왔어.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는 한참 길어지니까 얼굴 보고 말해줄게.
그보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종적을 감쪽같이 감추고 돌아다니는 거야? 사숙은 너와 만나기로 했던 그 자리 그대로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셔서 이 편지는 일단 사숙에게 드렸어. 아마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만났겠지. 그가 네게 말했을지 모르겠지만, 사숙은 하산해서 오설능상 송자침 대협과 잔을 나누고 동행하기로 하신 후에도 계속 일행이 있다며 너를 기다리셨어. 사과든 감사든 한 마디정도는 전해드려라.
"저기 매화검선이 있다!"
"경거망동하지 마라! 먼저 나서지 마!"
나는 운심부지처에서의 수학을 마쳤어. 원래 계획대로라면 란 형이 기다리는 화산으로 돌아갔어야 하는데, 정작 형이 이쪽으로 와버렸으니 나도 그냥 머무는 중이야. 형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현세에 총 다섯 조각 존재하는데, 마지막 한 조각에 대한 단서가 주어지지 않는 한 본격적인 정화를 시작할 수 없대.나를 보러 운심부지처로 한번 자리를 비운 이상 정화작업은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데, 가서 진법을 고치고 마지막 조각을 찾은 후에 또 고칠 바에야 한 번에 끝내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하더라. 아무튼 그래서 최근엔 운심부지처의 장서각에 하루종일 틀어박혀 있어. 사실, 여기서 네 번째가 발견되었거든. 이것의 위험성에 대해 알고 제대로 조사를 해 숨겨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니, 마지막 조각에 대한 단서를 찾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셈이지.
"...지금 이게 무슨 일입니까?"
"검선, 아니 청란 도장! 온씨 놈들이 쳐들어왔습니다!"
"가문 간의 일에 휘말리게 하여 죄송합니다. 제자분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서둘러 몸을 피하십시오!"
"란 도장! 온욱이 장서각을 불태운다고, 어..."
그래, 장서각이야.
너도 소문을 들었겠지만 기산 온씨가 선문세가들을 본격적으로 압박하러 나섰잖아. 저잣거리에 이야기가 어떻게 왜곡되어 퍼졌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운심부지처에는 온약한의 장남 온욱이 나타났어. 운심부지처를 포위하고 하필 장서각을 기습해 불태울 생각이었던 모양인데...
뭐, 그 이후의 일은 너도 예상 가능하겠지.
"이 자가 온욱입니까? 장서각에 불을 지르려 하기에 혈을 막아 제압해뒀습니다. 자신만만했던 것을 보아 본대가 따로 있는 모양이니 방어 준비를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어..."
네가 그걸 직접 봤어야 하는데!
고소 남씨는 최악을 각오했는지 택무군에게 장서각의 주요 도서 일부를 맡기고 란형에게 부탁해 함께 몸을 피해주길 바랐던 것 같아. 그런데 장서각에서 란형이 거품물고 기절한 온욱의 멱살을 잡아 내동댕이치자 조용해지는 거 있지! 심지어 란형은 이게 가문 사이의 '가벼운' 마찰이라고 진심으로 믿는 것 같았어. 진심이었으면 겨우 이 정도의 인원만 보내지 않았을 거라나...
"...더 없다고? 진심으로?"
"으어어...으어어어...!"
"으하하학!! 야, 란형이 니네 너무 조빱이래! 아이쿠, 이가 다 빠진 것 같은데 앞으로 식사는 어떻게 하려나~?"
"영아, 입."
아무튼 운심부지처의 사건은 이대로 끝났어. 남가 사람들은 소문으로만 듣던 란형의 무위가 상상이상이었는지, 이 일 이후로 숙소가 떠들썩해져서 귀찮다니까. 참. 너도 남망기는 들어봤지? 무려 내가 고소 수학을 하며 그 남망기와 지기가 되었지 뭐야! 형에게 툴툴대는 걸 들었는지 한동안 남 형이랑 같은 숙소를 쓰기로 했어!
너도 조심해. 고소야 형이 있어서 무사히 넘어간 모양이지만 다른 가문들은 만만치 않은 피해를 입었다고 하니. 사숙도 꽤 이름을 날리고 있으니 온씨들이 눈독들일지도 몰라. 형에게 거하게 당한 그놈들이 널 노릴 지도 모르지. 우린 한동안 혹시 온씨에서 무슨 행동을 할지 주시할거야. 별일 없으면 고소에 있을테니 운심부지처로 연락해.
근데 애이불비哀而不悲가 뭐야?
란 형의 첫 번째 제자인 위무선 '사형' 씀.
위무선에게.
웃기지 마.
란 형에게 주워진 건 네가 먼저일 지 몰라도 제자로 받아달라고 한 건 나였거든? 동시에 입문했으니 따지고보면 말을 먼저 꺼낸 내가 사형 대접 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
효성진에 대해서는...너도 만나 봤으면 알겠지만, 고생하는 건 나야.
믿을 수 있어? 그 인간, 옛날 란형보다 생활능력이 더 떨어진다고! 송자침 그 사람도 마찬가지야. 빽이 없는 수사들은 다 그래?
어찌나 서투른지, 내가 합류했을 무렵에는 아천이라고 하는 고아가 일행으로 있었는데, 뭔가 뜯어먹을 거 있나 기웃거리다 이 글러먹은 도사님들 안되겠다 싶어 나선 거라더라. 이게 말이야?
그리고 행적난 하산하고 형이랑 돌아다녔던 길을 다시 들렀어. 처리할 일이 있었거든. 맹요 기억해? 그 기루에서 잠깐 란형의 가르침을 받았던 애. 재능은 있었는지 돌아다닐땐 걔 도움을 좀 받았어. 소문도 그 애를 통해 들었어. 란 형만 탓할 문제가 아니던데? 너 대체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 거야? 네가 화산으로 날아간 건 형의 법보 때문이겠지만...그걸 목격한 게 소수였기에 망정이지. 그런 천외문물의 존재가 퍼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겠지? 참고로 그때 널 밀었던 건 말릉 소씨의 수사였어. 네게 사과를 했을지 뻔뻔하게 낯짝 들고 다닐진 모르겠지만 제대로 마무리해. 이것도 맹요에게 들은거야.
그리고 그렇잖아도 기산 온씨는 선을 넘었어. 효성진과 다니며 뭔가 뒷일에 엮인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뒤를 파 보고 있어. 그러니 앞으로도 내 행적을 네가 소문으로 접할 일은 없을거야. 걱정이라면 매일같이 네 사숙에게 듣고 있으니까 제발 더 하지 마. 뭔가 발견되면 화산으로 돌아갈거야.
마지막으로, 입 다물어.
네가 그걸 어디서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자식들은 내가 입막음할테니까 이름이나 대. 그건 없었던 일이야. 알겠냐?
위무선의 '사형'인 설성미 씀.
"애이불비...애이불비...크학! 얘 또 한껏 내숭부리고 다녔던 모양인데?"
설양에게는 안타깝게도, 위무선은 편지가 도달하기 며칠 전 기어코 그 뜻을 알아내고 말았으니.
슬픔을 내색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홀로 협행을 하며 설성미의 내숭에 넘어간 사람들이 꽤나 되었던 모양이다. 그 녀석이라면 연민은 커녕 속으로 비웃기 바쁠 텐데 슬픔은 무슨 말이람! 첫 별호가 저 모양이라니!
위무선은 사제를 만나면 꼭 놀려주기로 다짐했다.
요약주의/급급급전개주의/급발마무리주의
https://hygall.com/280532963 <<1부 (~구나더)
https://hygall.com/284958309 <<2부 (~십구나더)
설성미에게.
잘 지내냐? 나는 잘 지낸다.
네가 하도 연락이 없어서 먼저 편지 보내.
갑작스럽지만 란 형이 운심부지처에 객으로 들어왔어.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는 한참 길어지니까 얼굴 보고 말해줄게.
그보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종적을 감쪽같이 감추고 돌아다니는 거야? 사숙은 너와 만나기로 했던 그 자리 그대로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셔서 이 편지는 일단 사숙에게 드렸어. 아마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만났겠지. 그가 네게 말했을지 모르겠지만, 사숙은 하산해서 오설능상 송자침 대협과 잔을 나누고 동행하기로 하신 후에도 계속 일행이 있다며 너를 기다리셨어. 사과든 감사든 한 마디정도는 전해드려라.
"저기 매화검선이 있다!"
"경거망동하지 마라! 먼저 나서지 마!"
나는 운심부지처에서의 수학을 마쳤어. 원래 계획대로라면 란 형이 기다리는 화산으로 돌아갔어야 하는데, 정작 형이 이쪽으로 와버렸으니 나도 그냥 머무는 중이야. 형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현세에 총 다섯 조각 존재하는데, 마지막 한 조각에 대한 단서가 주어지지 않는 한 본격적인 정화를 시작할 수 없대.
"...지금 이게 무슨 일입니까?"
"검선, 아니 청란 도장! 온씨 놈들이 쳐들어왔습니다!"
"가문 간의 일에 휘말리게 하여 죄송합니다. 제자분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서둘러 몸을 피하십시오!"
"란 도장! 온욱이 장서각을 불태운다고, 어..."
그래, 장서각이야.
너도 소문을 들었겠지만 기산 온씨가 선문세가들을 본격적으로 압박하러 나섰잖아. 저잣거리에 이야기가 어떻게 왜곡되어 퍼졌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운심부지처에는 온약한의 장남 온욱이 나타났어. 운심부지처를 포위하고 하필 장서각을 기습해 불태울 생각이었던 모양인데...
뭐, 그 이후의 일은 너도 예상 가능하겠지.
"이 자가 온욱입니까? 장서각에 불을 지르려 하기에 혈을 막아 제압해뒀습니다. 자신만만했던 것을 보아 본대가 따로 있는 모양이니 방어 준비를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어..."
네가 그걸 직접 봤어야 하는데!
고소 남씨는 최악을 각오했는지 택무군에게 장서각의 주요 도서 일부를 맡기고 란형에게 부탁해 함께 몸을 피해주길 바랐던 것 같아. 그런데 장서각에서 란형이 거품물고 기절한 온욱의 멱살을 잡아 내동댕이치자 조용해지는 거 있지! 심지어 란형은 이게 가문 사이의 '가벼운' 마찰이라고 진심으로 믿는 것 같았어. 진심이었으면 겨우 이 정도의 인원만 보내지 않았을 거라나...
"...더 없다고? 진심으로?"
"으어어...으어어어...!"
"으하하학!! 야, 란형이 니네 너무 조빱이래! 아이쿠, 이가 다 빠진 것 같은데 앞으로 식사는 어떻게 하려나~?"
"영아, 입."
아무튼 운심부지처의 사건은 이대로 끝났어. 남가 사람들은 소문으로만 듣던 란형의 무위가 상상이상이었는지, 이 일 이후로 숙소가 떠들썩해져서 귀찮다니까. 참. 너도 남망기는 들어봤지? 무려 내가 고소 수학을 하며 그 남망기와 지기가 되었지 뭐야! 형에게 툴툴대는 걸 들었는지 한동안 남 형이랑 같은 숙소를 쓰기로 했어!
너도 조심해. 고소야 형이 있어서 무사히 넘어간 모양이지만 다른 가문들은 만만치 않은 피해를 입었다고 하니. 사숙도 꽤 이름을 날리고 있으니 온씨들이 눈독들일지도 몰라. 형에게 거하게 당한 그놈들이 널 노릴 지도 모르지. 우린 한동안 혹시 온씨에서 무슨 행동을 할지 주시할거야. 별일 없으면 고소에 있을테니 운심부지처로 연락해.
근데 애이불비哀而不悲가 뭐야?
란 형의 첫 번째 제자인 위무선 '사형' 씀.
위무선에게.
웃기지 마.
란 형에게 주워진 건 네가 먼저일 지 몰라도 제자로 받아달라고 한 건 나였거든? 동시에 입문했으니 따지고보면 말을 먼저 꺼낸 내가 사형 대접 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
효성진에 대해서는...너도 만나 봤으면 알겠지만, 고생하는 건 나야.
믿을 수 있어? 그 인간, 옛날 란형보다 생활능력이 더 떨어진다고! 송자침 그 사람도 마찬가지야. 빽이 없는 수사들은 다 그래?
어찌나 서투른지, 내가 합류했을 무렵에는 아천이라고 하는 고아가 일행으로 있었는데, 뭔가 뜯어먹을 거 있나 기웃거리다 이 글러먹은 도사님들 안되겠다 싶어 나선 거라더라. 이게 말이야?
그리고 그렇잖아도 기산 온씨는 선을 넘었어. 효성진과 다니며 뭔가 뒷일에 엮인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뒤를 파 보고 있어. 그러니 앞으로도 내 행적을 네가 소문으로 접할 일은 없을거야. 걱정이라면 매일같이 네 사숙에게 듣고 있으니까 제발 더 하지 마. 뭔가 발견되면 화산으로 돌아갈거야.
마지막으로, 입 다물어.
네가 그걸 어디서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자식들은 내가 입막음할테니까 이름이나 대. 그건 없었던 일이야. 알겠냐?
위무선의 '사형'인 설성미 씀.
"애이불비...애이불비...크학! 얘 또 한껏 내숭부리고 다녔던 모양인데?"
설양에게는 안타깝게도, 위무선은 편지가 도달하기 며칠 전 기어코 그 뜻을 알아내고 말았으니.
슬픔을 내색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홀로 협행을 하며 설성미의 내숭에 넘어간 사람들이 꽤나 되었던 모양이다. 그 녀석이라면 연민은 커녕 속으로 비웃기 바쁠 텐데 슬픔은 무슨 말이람! 첫 별호가 저 모양이라니!
위무선은 사제를 만나면 꼭 놀려주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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