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쇼 인원 선발 앞두고 당연히 매버릭 이름부터 올리라고 지시하는 아이스 보고싶다.

하지만 명단이 추려진 후 전달된 건강검진 결과서를 본 아이스는 참담한 심정으로 자신과 매버릭의 결과서를 보겠지. 암일지 모르니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서와 임신으로 추정되니 부인과로 가보라는 소견서를 나란히 둔 아이스는 습관적으로 담배를 꺼내다가 담배갑과 라이터를 쓰레기통에 던져넣을 거야. 그리고는 에어쇼 차출 명단을 마저 작성해서 넘긴 후 매버릭의 결과서는 책상에 올려놓고 자기 결과서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며 손에 쥐겠지. 오후 훈련이 끝날 시간이 되고, 얼마 후 준장의 집무실 문이 허락도 없이 벌컥 열림과 동시에 빡친 매버릭이 들어와.

"야!!! 나는!!! 날 넣어야지!!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잖아!!"
"매브, 미안하지만 너 오늘 이후로 당분간 계속 비행금지야."
"뭐??? 왜?? 아, 설마..."
"설마?"
"아니, 너 출장 갔을 때 비상착륙한 건 문제 없었다고. 그것 때문에 그래?"
"...피트. 그런 일 있으면 제발 바로바로 말해달라했잖아. 그리고 그 일 때문이 아니야. 책상 위의 서류 봐봐."

이상한 서류면 넌 내가 아작을 낼 거다라는 표정으로 결과서를 본 매버릭이 "아이스? 이거 진짜야?" 하고 물으면 아이스는 기뻐하는 매버릭의 얼굴을 보다 결정을 내린듯 눈을 질끈 감으며 손 안에 있던 다른 서류를 주머니에 넣겠지.

"응. 다른 소식도 있는데 그건 다음에 알려줄게. 아직 정확하지가 않거든. 오늘은 축하를 해야하는 날이니까 코코넛 케이크 사가자. 아까 주문해놨어. 가와사키 키는 여기 두고 가. 아이 태어날 때까지 내 집무실 서랍에 넣어둘테니까."

그 말에 매버릭이 바로 그런 법이 어딨냐고 했다가 슬프지만 아직 작은 톰을 위해 내가 참는다고 덧붙이겠지.

"걔도 톰이야? 나만 톰 하면 안돼?"
"얘는 톰캣의 톰이야."
"나도 톰 해줘."
"너는 토미지. 당분간은 얘가 톰이고 넌 토미 할 거야."
"왜?"
"너랑 더 친하니까 애칭으로 불러야지. 얘는 이제 만난지 5분 됐나? 좀 있음 6분이네. 어색해서 좀 그래."

매버릭다운 골때리는 말에 아이스가 웃음을 터뜨렸고, 매버릭이 "톰, 토미가 널 비웃는데 어떻게 생각해?" 하면 아이스는 이제 눈물까지 흘리며 웃을 것 같다. 근데 그 눈물에는 이렇게 행복한데 왜 하필 지금이냐는 누군지 모를 이를 향한 원망과 평소 담배 작작 피라는 미첼의 말을 들을걸 하는 후회, 그리고 제발 암이 아니길 혹여 암이라도 양성이라 나아서 미첼과 톰캣과 같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같이 담겨있겠지.




이듬해 에어쇼 시즌, 아이스는 아기띠를 매고서 좋은 자리를 찾아갈 거야. 품 안에는 미첼을 쏙 빼다박은 캐피가 귀여운 모자를 쓰고 뭐라뭐라 옹알이를 하고 있고, 아이스는 그런 캐피에게 씌운 귀마개가 떨어지지 않나 확인 후 엄마가 좀 있으면 올 거야~ 하고 아이를 어름.


휴직을 한 후 수술을 받고 캐피가 태어나기 직전 완치 판정을 받은 아이스는 매버릭의 건강이 꽤 회복되자 먼저 나서서 복직을 권유했겠지.

"너랑 대니 곁에 좀 더 있어도 되는데? 막 그렇게 날고싶지 않아."
"이런... 우리 대니는 태어나서 처음 볼 에어쇼에 엄마가 없어서 어떡하지? 아빠가 대신 해야겠다."
"야."
"네 몸상태는 너보다 내가 더 잘 알아. 지금 복직해서 적응하면 에어쇼 명단에 백프로 오를 거야. 작년에는 병원에서 봤지만 올해는 진짜로 보러 가야지. 너는 전투기를 몰고 나랑 대니는 가장 좋은 자리에서 그걸 보고. 어때? 아! 대니 귀마개 씌울 거니까 그건 걱정마."
"아이스."
"대신 절대 다치지 말기. 이거 하나만 지켜줘."

그렇게 복직한 매버릭은 아이스의 말대로 에어쇼 명단에 들었고 아이스가 복직할 때까지 열심히 날겠지. 그쯤에는 다른 동기들도 다 하나둘 별을 달아서 아이스가 복귀할 때까지 매버릭을 감싸줬었고, 아이스가 복귀한 후에도 매버릭은 열심히 날겠지. 하지만 전처럼 무모한 비행이 아니라 조금은 몸을 사리는 방식으로 비행했을 거야. 그걸 보며 아이스도 만족했고, 건강을 회복한 아이스는 포스타까지 쭉쭉 진급을 했지만, 몸을 사린다고 해도 매쪽이 짓을 버린 건 아닌지라 매버릭은 장포대가 됨.

미라클 미션이 끝나고 매버릭은 명예훈장과 함께 별 하나를 받고 미련없이 은퇴해서 아이스랑 노후를 즐길 것 같다. 두 사람의 전역 소식에 캐피는 거실에 [드디어! 해군 최고 비리가 사라졌습니다!!] 하는 현수막을 걸며 둘을 놀렸지만, 아이스랑 매버릭은 그저 웃겠지.




짤은 어디선가 주운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