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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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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슈가 정해진 구역밖의 외출을 위해 허가를 얻으려 했을 때 일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풀렸음. 목적지와 출발시간, 도착시간을 알리자 그저 알겠다는 대답이 돌아왔음. 이렇게 쉬울 줄 알았으면 허니를 데리고 어디라도 다닐 걸 그랬지. 슈슈는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준비를 마침.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한 건 슈슈였음. 약속 시간보다 한참 일찍 나가서 그랬겠지. 마찬가지로 약속시간이 되기 전에 시니어도 도착했음 슈슈 뒷모습을 보고 잠깐 멈췄다가, 곧 거침없이 걸어들어갔음

슈슈의 건너편에서 의자를 잡고 살짝 끌어당긴 시니어가 앉기도 전에 슈슈가 입을 열었음


“오늘 우리가 나누기로 한 얘기를 하기 전에, 묻고 싶은 게 있어.”


시니어가 앉으려다가 갈피를 못잡고 엉거주춤하게 서 있었음.


“아아, 앉지 말라는 게 아니네. 앉지. 내가 너무 서둘렀군.”


슈슈는 2주 내도록 시니어를 생각함. 톰 카잔스키라는 남자에 대해서 내도록. 그래서 시니어를 보자마자 생각해놨던 걸 쏟아내지 못해서 안달이 났겠지. 답지않게.


“자네 양친은.”

“당신을 만나기 전에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두 분 다.”

“유감이오.”

“괜찮습니다.”

“그러면 자네가 가주인가?”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그렇군.”


갑자기 호구조사 분위기에 당황했지만 시니어는 성실하게 취조에 응했음. 어쩐지 어깨 근육에 힘이 들어갔지만 내색하지 않고.


“목표가 무엇이오.”

“? 당신과 만나는 것?”

“진지하게 묻는 거요.”

“진지하지 않아 보입니까?”

“….”

“결혼을..”

“카잔스키 대령, 내가 장난하는 것으로 보이나? 군에서 어디까지 올라가고 싶은지를 묻는 것이오.”

“가능한 높이?”

“아무래도 힘들겠군.”

”뭐가 말입니까.“

”우리 말이오. 내 존재가 그대에게 득이 될 게 없으니.”


시니어의 시선이 슈슈의 하나밖에 없는 눈동자를 향해 가 닿았음.


“우리를 생각했습니까?”


예상 외로 슈슈는 피하지 않았음


“전화를 끊고 내도록. 그대가 내 앞에 앉을 때까지 내내.”


그 올곧은 시선에 눈을 내리깔아버린 건 오히려 시니어였음. 우리가 왜 어울리는지에 대해서 슈슈를 설득할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었음. 그저 우리 둘의 마음이면 되는 시니어였으니까. 슈슈는 그게 아니었던 거 같았음.

그런데 저렇게 갑자기 돌직구를 던져버리는데 아주 참 미칠 지경임. 우리.. 우리.. 우리… 그 앞말을 되짚어본 시니어가 정신을 차렸음.


“당신의 존재는 내게 득이 될겁니다. 이미 지금도.”

“후회하지 않겠소?”

“절대로.”

“쉽게도 절대를 입에 담는군.”


둘은 한참 말없이 앉아있었음. 시니어는 이렇게 무거운 얘기를 할 생각이 아니었음. 그냥 옛날의 어느날처럼 조금 떼를 써보고, 그저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슈슈와 친해져야겠다. 시간을 들여야겠다 그렇게 마음먹고 온 자리였는데.


“나랑 만나 볼 생각이 있소?”


시니어는 멍하니 자기가 들은 말을 되짚어봄. 만나 볼 생각이 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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