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1.

슈퍼호넷 네 기가 날아가 편대를 이루었다. 4번기를 맡은 허니는 3번기를 따라 편대를 이탈했다. 두 편대로 나뉘어진 슈퍼호넷 네 기는 훈련 계획대로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했다. 

- 시작하자.
- 롸져 댓.

프리츠의 오더가 내려지자 편대끼리 도그파이트가 시작되었다.

592.

저긴 내 자리야. 허니는 2번기를 집요하게 쫓았다. 허니가 유리한 고도를 잡아 2번기를 조준하는 순간 프리츠가 허니의 옆을 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다. 공중에서 몇 바퀴 돌던 허니는 다시 멀찍이 떨어졌다.

- 와 씨발 돌아오면 정비팀이 욕하겠습니다.
- 끽해야 기스났을텐데 뭐.
- 3번기 뭐 합니까 씨발 엄호한다면서. 
- 어 쟤 저깄다.

삐융 삐융. RWR이 울리자 허니는 뒤를 돌아보았다. 3번기가 허니를 조준하고 있었다.

593.

- 2대2 아니었습니까?
-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 와 개빡세네.
- 왜 못 하겠냐?
- 저 여기서 이기면 야자타임 해주는 겁니다.
- 그래라.

594.

- 개같은 배신자새끼.
- 어어 야야야 난 소령님이 시키는대로.
- 그렇다고 니 윙맨을 버려?

허니는 3번기를 매섭게 쫓았다. 2번기가 그런 허니의 뒤를 쫓았다. 허니는 타이밍을 보다 급히 수직으로 내려갔다. 충돌 위기를 앞둔 2번기와 3번기가 휘청이며 산개했다. 

- GOTCHA.

허니는 뒤집힌 상태에서 3번기를 락온했다.

595.

아차. 허니는 레이더를 보고 다시 회피 기동을 했다. 프리츠와 2번기는 사선으로 허니를 몰아가며 조준했다. 

삐융 삐삐삐삐삐삐.

- ..3번기 죽은거 아니었습니까?
- 스텔스라고 생각해라.
- 미친 장난해요?

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

젠장 토할 것 같아.

596.

허니가 실제로 미사일을 날리자 피하려던 2번기는 실속하며 추락하기 시작했다.

- FUCK! 미쳤어?
- ...헉.. 어.. 젠장..
- 2번기 정신 차리고 회복해.
- ..미안.. 나도 모르게..
- 와 이거 완전 개또라이 아니야?
- ..아직 안 끝났죠?
- 뭐?

프리츠는 급히 선회했지만 허니는 락온을 걸어버렸다.

- ..아 씨발.
- ...2번기한테 실수는 했지만 제가 이긴걸로 해주시죠.
- 야 나 죽을 뻔 했거든?
-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 하자. 회항해.
- 카피 댓.

597.

프리츠는 콜라캔을 들고 허니의 방문을 툭 두드렸다.

"나야. 열어."
"..옷 좀 입고요."

다 봤는데 뭘 이제 와서 옷을 입.. 프리츠는 아무 생각 없이 나오려던 소리를 목 아래로 꾹꾹 눌렀다. 반바지를 챙겨 입은 허니는 문을 열었다. 

"야자타임 하자며."
"..하 펩.시네."

허니는 캔을 따고 단숨에 마셨다.

598.

"훈련 피드백이나 해주시죠."
"..RWR 극복은 거의 다 한 것 같은데."
"그래서 일부러 3대1로 락온 걸게 했습니까?"

허니는 남은 콜라를 모두 비웠다.

"..그래도 병신짓 한 건 변함 없습니다."
"....."
"누구 하나 죽일 뻔 했으니까."

599.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은 뭔데."
"저 그냥 스페어로 두시죠."
"그거 말고. 야자타임 걸면서까지 해야 할 말이 뭐냐고."
"..죄송합니다. 오빠처럼 죽어버리겠단 말해서"
"...어."
"..저도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됐어."
"저도 다 버리고 고집 부렸는데.. 이제 인정해야겠습니다."
"...뭘."
"..그만 하겠습니다. 이러다 진짜.. 소령님 죽이겠습니다."

허니는 프리츠의 가슴팍을 가볍게 치다 고개를 숙였다.

600.

프리츠는 우는 허니를 안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 여자 운다고 봐주는 놈 아니라고 했지."
"...그만 할래요."
"비행 못 하면 죽을거 같다며."
"...자신 없다구요."
"너 그거 밖에 안 돼?"
"...저는 약쟁이니.."
"지랄말고 내일도 나갈거니까 준비해."
"...프리츠."
"..나 다 걸었다고 했잖아. 후회하게 만들지 마."
"....."
"복명해."
"..YES SIR."






자신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