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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6 03:54
보잭홀스맨 506ㅅㅍ


주인공이 엄마 장례식에서 추모사 하는 게 전부인 에피소드
주인공 대사뿐이지만 아엠두부 순위권
개붕적으로 젤 좋아하는 에피라 좋았던 부분들만 뽑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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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에선 결함이 있는 인물들이 끊임없이 엄청난 깜짝 이벤트로 애정을 표현하곤 하죠. 어쩌면 아직 저도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현실에선 화려한 이벤트로는 부족해요. 한결같이, 항상 잘해줄 거라는 신뢰를 줘야 하죠. 모든 걸 망치기만 하다가 갑자기 바다에 배를 끌고 가서 친구를 구해준다 거나 미제사건을 해결한다거나 캔사스로 떠나버리는 거 갖곤 안 돼요. 꾸준해야 하지만, 그건 정말...... 힘든 일이죠.



(곧 죽을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안 하던 짓을 할 용기가 생기고, 더 착하고 관대해질 거라고들 생각하죠. 하지만 오히려 속좁고 어리석고 옹졸하게 돼 버려요.



시트콤에서 진정한 해피엔딩이란 있을 수 없거든요. 모두가 행복하면 드라마는 끝나버릴 테니까요. ...... 제 시트콤을 단순하고 별로고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깔 수 있겠지만, 이것보다 현실적인 게 있을까요. 드라마가 끝날 수 없기 때문에 그 누구도 해피엔딩을 맞지 못한다는 사실 말이죠.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자신이 원했던 좋은 부모자식 관계를 영원히 가질 수 없게 됐다는 걸 갑작스레 깨닫는 거죠. 절대로 인정하려 들지 않겠지만 적어도 살아계셨을 땐 맘 속 아주 작은 부분이, 맘속에 바보 같은 부분이, 언젠간 사이가 좋아질 수도 있을 거란 희망을 붙들고 있었으니까요. 그 희망이 완전히 없어지는 그 순간까지 거기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말이에요.
저희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모든 게 더 안 좋아졌어요. 이젠 방 건너편에서 어머니가 절 바라보시며 "보잭 홀스맨, 널 이해한단다."라고 할 일은 영원히 없을 테니까요.



어머니가 (인생에서) 뭘 원하셨는지는... 모르겠어요. 우리 모두가 원하는 단 한 가지를 원하셨을 수도 있겠네요. 다른 사람이 자길 이해해주는 거요.
2021.09.16 04:34
ㅇㅇ
본문내용과는 다르지만 첫문단 공감가네 ㅋㅋ 평생 집안일 한번 안하다가 칠순잔치에서 어머니 키워주셔서 고맙다며 업어본다고하는 아들이나 자식 평생 고생시키던 가장이 한번 몸바쳐서 자식구했다고 부성애라고 미화하는 영화같은거 극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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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6 05:38
ㅇㅇ
모바일
"저희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모든 게 더 안 좋아졌어요. 이젠 방 건너편에서 어머니가 절 바라보시며 "보잭 홀스맨, 널 이해한단다."라고 할 일은 영원히 없을 테니까요." 눈물난다
[Code: 483b]
2021.09.16 05:42
ㅇㅇ
모바일
근데 이런 걸 알아도...시간은 유한하고 저 사람은 언젠가 아마 나보다 일찍 죽을 거란 걸 머리로는 알아도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어 솔직히 말하면 창조주가 난 널 이해하고 네가 어떤 짓을 했어도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 건 절대 불가능한 거잖아 그냥 죽음이 확인시켜 줄 때까지 자위용으로 삼는 것밖엔 인생은 시트콤이란 말도 위로가 안되네 누가 보고 웃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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