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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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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ㅅㅊㅈㅇ ㄴㅈㅈㅇ 그냥 다 ㅈㅇ








약윤은 자기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가 굉장히 높은 축에 속했다. 모든 일을 다 즐겁게 해내는 특유의 성격도 한 몫하긴 했지만 어쨌든 그는 이 일이 정말 뜻깊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얼마나 가슴이 뭉클해지는가! 자기 자신의 손으로 곧 사회에 한 걸음을 내딛을 훌륭한 인재들을 키워내는 것이다. 물론 약윤은 그 어떤 일을 했더라도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마약상을 했든, 비리에 몸을 담근 정치인을 했든 그는 행복하게 진심으로 일에 임했을테니까. 그게 긍정남 장약윤의 천성이었다. 무엇이든 진심을 다해서. 하지만 그가 이 일을 하면서 맞닥들인 재난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 하나 섞여있긴 했다.

“선생님, 좋아해요!”

바로 애제자의 고백이었다. 애제자도 그냥 애제자가 아니었다. 담임을 맡은 반 반장이었고, 그것도 굉장히 귀엽고 착한 애였다. 이름은 샤오잔. 눈도 땡글땡글 귀엽고 예쁘장해서 애들한테 인기도 많고, 공부도 잘하고 착해서 주변에는 친구가 끊이지 않는 아이였다. 쉬는시간이 시작된 교무실에서는 항상 약윤네 반의 수업을 마치고 온 교사들이 그 아이를 칭찬하는 소리가 빠짐없이 들려왔다. 어쩜 그렇게 수업을 열심히 듣는지. 어쩜 그렇게 착하고 이쁜지. 그 시간은 약윤의 하루 중 가장 뿌듯하고 행복한 시간 중 하나였을 거다. 그 고백만 없었으면.

그 애는 유독 토끼같았다. 눈도 크고, 일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빠르고 큰 편에 속했다. 샤오잔이 큰 소리라도 들리면 화들짝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드는걸 가끔 수업 중에 마주치면 약윤은 구둣발을 동동 구르며 웃었다. 정말 귀여웠으니까. 애제자 중에서도 가장 아끼는 아이인 샤오잔은 장약윤이 제가 죽을 때까지 끌고 가고싶은 아이 중 하나였다. 물론... 정말 그 고백만 없었으면.


미안한 말이기는 했지만 약윤은 말도 잘듣고 착한 샤오잔을 종종 제 조수처럼 부려먹기도 했다. 사탕 하나 준다고 꼬셔놓고. 그러면 또 좋다고 교무실까지 쫓아온 샤오잔은 제 친구들이 낸 설문지의 답안을 조사해서 약윤에게 주고, 또 그의 조수처럼 옆에 앉아 보고서에 넣을 숫자를 하나하나 읊어주기도 했다. 그리고 그 날도 샤오잔은 약윤을 따라와 교무실에서 평소처럼 일을 도와주다 고백을 했다. 말랑한 얼굴이 홍당무처럼 새빨갛게 붉어져선 제 담임 선생님에게 좋아한다고. 약윤은 말그대로 심장이 쿵 떨어졌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표현을 하는게 맞을 것이었다. 아이고 아가야... 아이고 아가야. 조막만한 작은 손을 꼼지락거리며 입술을 잘근잘근 무는게 여간 진심이 아니라고 약윤은 확신했다. 이 아이보다 열살은 한참 더 먹은 제 인생의 짬바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래서 약윤은 더 매몰차게 거절했다. 물론 아무리 생각해봐도 심하긴했다. 그 이후로는 더 샤오잔에게 딱딱하게 굴었다. 혹시라도 여지를 줄까봐. 그리고 결국 교사 인생 n년만에, 천하의 장약윤은 제 손으로 애제자를 울렸다. 그것도 펑펑.

“제가 좋아한다고 해서, 더 그러시는거예요? 괜히 애들 앞에서 화내고….”

“피해의식도 정도껏이지. 학생이라는 애가 학교 올 때 그런 생각만 해?”

“...한 번이라도 제 얘기 진지하게 생각해 보신 적 있으세요?”

“아니, 없어. 나가. 그런 얘기 할거면 앞으로 교무실 찾아오지마”

약윤이라고 마냥 마음이 좋았던건 아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접기 그리 쉬운게 아니니까. 아끼는 제자가 저를 좋아한다는데 어떻게든 마음을 접게 만들어야 자신도 그 애도 낯 부끄러워할 일 없이 편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랬던건데. 괜한 일을 한 건지 그 이후로 약윤은 잠들기 직전이면 항상 샤오잔을 떠올렸다. 의도한게 아니라 정말 무의식적으로 그 토끼같이 말간 얼굴이 계속 떠올랐다. 그리고 저를 좋아한다는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그리고 그 여파 때문인지 약윤은 몇 개월 뒤, 샤오잔의 졸업식 때 미친 척하고 웃으면서 꽃다발을 건넸다. 졸업 축하해, 하는 가식적인 말을 건네면서. 물론 샤오잔은 못 볼걸 본 마냥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도망치듯 지나쳐갔다. 그래…. 고백은 못들은 것마냥 무시하고 사람 민망하게 면박주던 인간이 지금에서야 꽃다발 주며 졸업을 축하해주는데 누가 헬쭉 웃으며 받을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담임이었는데... 졸업식이 끝나고 애제자에게 무시당한 꽃다발을 조수석에 던져놓은 채 약윤은 창밖으로 하염없이 멍만 때렸다. 때 마침 지나가는 졸업생들 무리 속에 자연스럽게 섞여있는 샤오잔을 보면서, 약윤은 그제서야 한숨을 쉬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이게 최선이었어.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리고 약윤은 몇 년 뒤에 그 애제자를 다시 만났다. 자기가 부임한 학교에 교생으로 들어왔댄다. 교무실에 허리를 숙여 꾸벅 인사하면서 여전히 살랑살랑 웃는 샤오잔을 보며 약윤은 멎쩍게 박수를 쳤다. 그래도 나름 반가운 마음은 들었다. 자신이 직접 가르친, 애제자...가 이렇게 같은 직장에 들어오다니, 듣는 사람은 일할 맛 나겠다며 뭉클할 정도의 이야기인데. 교무실 속 사람들의 얼굴을 힐끔힐끔 살피던 샤오잔은 약윤을 마주치자마자 못 볼걸 본 사람처럼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혼자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덜덜 떨면서 제 자리에 앉았다. 아직도 토끼같네. 약윤은 질겁한 표정이 보이는 듯한 작은 뒷통수를 쳐다보면서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제 자신에게 최면을 걸듯 혼잣말만 해댔다. 그게 최선이었어. 진짜로, 나는 그게 최선이었어. 지금의 상황에서 회피하고 싶은 아주 무책임한 책임전가였다.




약쟌장약윤샤오잔
2020.10.27 03:10
ㅇㅇ
모바일
센세....어나더..ㅜㅜㅜㅜㅜ존좋ㅜㅠㅜㅜㅜ
[Code: b86e]
2020.10.27 03:15
ㅇㅇ
모바일
하 센세..설정 넘 조아 어나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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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7 03:26
ㅇㅇ
모바일
어나더ㅠㅠㅠㅠ 너무좋다
[Code: 4044]
2020.10.27 05:01
ㅇㅇ
모바일
억나더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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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7 07:17
ㅇㅇ
모바일
분위기 너무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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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7 07:18
ㅇㅇ
모바일
와...센세 진짜 영화 보는 것 처럼.. 와.. 어나더 없으면 나붕은 죽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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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7 08: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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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나더....어나더.....ㅠㅠㅠ
[Code: a97c]
2020.10.27 21:39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미쳐따 센세ㅠㅠㅠ 와 그 다음은요?? ㅠㅠㅠㅠ 미쳤단말밖에 안나오네 ㅠㅠ센세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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