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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00:11
원래 고소수학 때 망기와 무선이는 사랑에 빠졌음. 근데 서로 마음 확인하기도 전에 일이 터졌고, 그렇게 시작도 못한채 첫사랑이 끝났겠지. 망기는 무선이를 잃고나서야 자기가 무선이를 사랑했구나 싶었을 거임. 그래서 무선이의 마지막을 생각하면 강징이 증오스러웠겠지. 근데 그러다가 한 사오년쯤 지나서 망기가 고소를 위해서 강징과 혼인해야하는 처지가 된거 보고싶다. 남계인과 희신이 막아보려했지만 장로들의 의견은 일관되었고, 언제 폐허가 됐었냐는듯이 막강한 힘을 가진 운몽은 강력했지. 결국 망기는 강징에게 시집을 가게됨.

그리고 둘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될... 거라고 생각한 망기의 예상과 다르게 강징은 나름 망기에게 충실했으면 좋겠다. 제 부모를 보고 자라서인지 그런 실패한 가정은 만들고 싶지 않았겠지. 말은 쌀쌀맞게 해도 이것저것 적응 잘하라고 챙겨주고, 자신을 거부하는 망기에게 화를 내다가도 후우, 한 번 깊게 숨 내쉬곤 알겠다고 물러서는 강징이 점차 망기의 꽁꽁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였을 거임...

무엇보다도, 강징은 망기에게 색사를 강요하지 않았음. 첫날밤엔 네 마음이 어디있는지 안다고 한 마디 하고 나가버렸고, 그 이후론 처소를 따로 썼지. 그리고 가끔 망기의 희락기가 오면 자기도 괴로운 주제에 꼬박꼬박 찾아와선 이 악물고 옆에서 향 풀어서 달래줬음. 망기는 흐린 의식 속에서 끙끙거리면서 강징의 보랏빛 소매를 꼭 잡고 눈물만 또륵또륵 흘렸음. 무선이가 너무 보고프고, 애틋한 무선이를 죽음에 이르게한 강징이 밉고, 그러면서도 믿었던 사형에게 누이와 매형을 잃은 강징이 안타깝고, 마지막으로 무선이를 그리워하면서도 지금 당장은 제 부군인 강징에게 안기고 싶은 제가 증오스러워서....

그렇게 또 삼사년이 흘렀음. 그러다 어느날, 강징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지. 여느때처럼 금을 타고 안주인으로 연화오를 살피던 망기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발밑이 꺼지는 느낌을 받았음. 강징이 있는 처소로 달려가면서 그를 잃으면 어쩌지, 그에게 아직 못한 말이 많은데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잃게되면 어쩌지, 그런 후회뿐이었음. 그리고 강징의 방문 앞에 다다른 순간 깨달았지. 아, 내가 강만음을 연모하는구나... 위영을 잃었을 때처럼 철렁이는 감정이 익숙하지만 조금 달랐어. 이번에 강만음을 잃으면 위영을 잃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를 것이란 확신이 들었음. 더이상 살아갈 수 없을 것같은 느낌. 정말 살 이유가 없어진다는 느낌이었음.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여는데 저 멀리 핏기없이 누워있는 강징이 보였지.

강만음!

망기가 그를 부르며 다가가는데 어느새 눈에선 눈물이 뚝뚝 떨어졌음. 강징의 곁을 지키던 부사도 다른 수사들과 의원도 놀랐지. 강종주 부부사이가 좋지 않은 걸 다들 아니까. 근데 지금 망기는 세상 서럽고 두려운 눈으로 벌벌 떨며 강징 곁에 무너지듯 앉아있었음. 망기의 목소리에 죽은듯이 감겨있던 강징의 눈꺼풀이 뜨이고 초점을 맞추자마자 망기에게 향하겠지.

괜찮다.

아무것도 묻지 않았는데 버릇처럼 나오는 말에, 망기는 또 마음이 미어졌음. 강징이 지금껏 얼마나 그 말을 기둥삼아 버텨왔는지 알겠어서, 너무 미안하고 안타까웠겠지.

아무튼 강징이 쓰러진 이유는 열락기를 제대로 보내지 않아서인게 보고싶다. 그동안 망기 희락기는 제 향 풀어가면서 보내줬는데 정작 자긴 그냥 약으로 누르고 살았던거지. 강징이 어떻게든, 길거리의 아무 음인이라도 안으며 열락기를 보내왔다고 생각한 망기는 충격이었겠지. 제가 무선이에게 정절을 지켜온 것처럼, 강징도 제게 정절을 지켜왔으니까... 근데 충격과 함께 옅은 희열도 함께 왔을거야. 강징의 다정함이 그저 의무감이 아니라는 증거였으니까. 그도 자신처럼 연모의 감정을 품었다는 거니까...그래서 그날밤 바로 합방하는 둘 보고싶다. 강징이 이러지 말라고, 네 마음에 누가 있는지 안다고, 말리는데 망기가 울면서 조용히 강징 손 이끌어 제 가슴에 대주겠지. 열마디 말보다 더 확실한 증거를 보여주려고... 그리고 강징은 제 손 아래서 꼭 제 심장박동처럼 쿵쿵 요동치는 망기 심장 느끼자마자 입술로 돌진하는거 보고싶다. 둘이 그동안 꾹꾹 눌러놨던 감정 폭발시키면서 첫날밤 보내는데 그 여파로 같이 열락기, 희락기 터져서 족히 사흘을 뒹굴고 바로 망기 임신하겠지.

첫날밤 이후부터 강징은 대놓고 망기를 아끼고 살뜰히 챙기겠지. 망기도 말은 별로 없지만 강징이 손 잡아오면 희미하게 웃거나 같이 앉아서 연화호 위에 뜬 달 구경할때 살짝 강징어깨에 기대거나 하면서 달달하지만 요란하지는 않게 잔잔히 사랑하겠지. 그리고 망기 임신한 후로는 진짜 강징 팔불출도 그런 팔불출이 없어서 운몽이며 난릉이며 고소며 강종주 부부 닭살짓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음. 사윤이가 태어나고 나서부터는 연화오가 정말 시끌벅적할거임. 가뜩이나 강징 세대에 재건된 가문이라 종주부터 부사, 방계, 장로들 죄다 젊은데 소종주가 천방지축이니 다들 사윤이 놀이 상대 되어주기 딱 좋아서 늘 여기저기 쏘다니며 놀러다니고 야렵다니고 그럴거임.

그렇게 무선이가 죽은지 16년째 되던 해, 운몽의 강종주가 고소의 함광군을 도려로 맞은지 12년째 되던 해, 그리고 사윤이 8살이 된 그 해에, 운몽 대사형이 연화오에 돌아왔겠지....

이후에 망기가 제 사제랑 혼인해 애까지 낳았다는 소식에 충격먹은 무선이가 망기 되찾으려고 하는데, 망기가 네가 돌아온 건 너무나 행복하고 기쁜 일이지만 내 자린 만음의 옆자리라고 못박는 거 보고싶다. 그런데 무선이 누명 벗겨주는 과정에서 무선이 금단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고, 강징이 죄책감에 망기 놓아주려는 것도 보고싶다. 망기는 이렇게 쉽게 자길 무선이에게 보내려는 강징에 실망하고, 무선이는 강징에게 미안하지만 어쨌든 금단의 일로 운몽에 진 빚을 갚았으니 망기를 되찾고 싶어서 강징 제안 받아들이는거도 보고싶다.... 머... 그러다가 강징의 금단에 얽힌 사연도 밝혀지고, 망기는 제 부군이 안쓰러워 미치려고 하는데 강징은 망기 밀어내고 무선이는 제 손에 들어올 뻔한 망기가 다시 강징에게 가니까 넹글 돌아버리는거 보고싶다...

아 쓰다보니까 해결법이 생각났는데 강징한테 망기 주고, 무선이한테 사윤이 주면 되지 않을까? 사윤이 얼굴만 함광군이고 성격은 망기 하나도 안 닮았지만 오히려 그런 점에서 무선이랑 더 잘 맞을 것같음. 그러니까 무선이가 결국엔 망기 포기하고 셋이 잘 살아라 하고 풋사과 타고 유람떠나는데 한 십년뒤에 돌아오는 길에 자길 사숙! 이라고 부르면서 방긋 웃는 사윤이 보고 아, 쟤는 꼭 내껄로 만들어야지 하고 결심하는 무선이 보고싶다. 그래서 무선이가 그대로 어린 사윤이 꼬셔서 임신부터 시키고 연화오에 인사가는 바람에 진짜로 강징이랑 망기한테 죽을뻔하는거 보고싶다.

아 똥 잘쌌다. 나름 해피엔딩이라 기분좋다ㅎ

강징망기 무선망기 무선사윤..?
2020.05.26 00: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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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하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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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00: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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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센세 너무 죠아욧ㅠ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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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00: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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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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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01: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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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징 묵묵하게 망기 위해주는거 너무 스윗하다ㅠㅠㅠㅠ망기가 자기 감정 깨닫는거 좋아ㅠㅠㅠ 결말 로지컬한거까지 존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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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01: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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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부터 ㅎ까지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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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04: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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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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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07: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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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좋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엔딩까지 갓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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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07: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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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진심 갓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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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08: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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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강징망기 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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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9 03: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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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천재다 와........무선사윤도 보고싶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갓벽해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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