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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7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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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신청은요?"

귀찮은 치맛자락을 말아쥐고 옆에 올라타자마자 구두를 벗었다. 만나자마자 묻는 말 하고는. 가볍게 무시를 하고 앉은 브래드는 하품을 늘어지게 하고는 편하게 기대고 출발하길 기다렸다. 허니보다 반년 정도 먼저 입사했던 동료가 그런 얘길 한 적이 있다. 참 불공평해. 얼마 전에 보니까 브래드 형사 플러팅도 잘하더라. 얼굴만 보여줘도 뭐든 성공일 텐데 말도 잘하면 나 같은 놈들은 어쩌라고. 직접 본 적은 없으나 브래드의 뛰어나다는 플러팅 실력은 소문이 자자했다. 성별에 상관없이 브래드가 들어가면 진술 끝에 연락처가 붙기도 했다. 그러니까 애프터 신청은 당연히 받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부탁하기도 했고 따로 알려줄 필요가 없을 정도였으니까. 게다가 같은 남자였다. 어떤 말을 듣고 어떤 행동이 좋은지를 잘 알 게 분명하다. 대답은 하지 않고 눈까지 감고 있는 브래드의 어깨를 두드렸다.

"선배. 애프터 신청 어떻게 됐냐니까요?"
"없어."

한숨을 쉬었다. 뭐가 문제였을까. 속에 앉은 사람은 '그' 브래드였을지 몰라도 겉은 나여서? 다음을 기약하지 않는 것을 제게 돌릴 뿐 고의로 망쳤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브래드는 곁눈질로 허니를 살폈다.

"어쩔 수 없죠."

생각보다 얌전한 반응에 이제서야 미안해진 브래드는 괜히 창문을 열었다 닫으며 말을 아꼈다. 욱신거리는 발보다 삐죽거리는 저 입이 더 신경 쓰였다. 여전히 거추장스러운 원피스보다 간간이 튀어나오는 한숨이 더 신경 쓰였다. 익숙해지기 시작한 길을 따라 차가 움직이다가 멈춰 섰다.

"일에 집중해야겠어요."
"…언제는 연애할 때가 됐다며?"
"원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서요."

마음이 무거웠다. 제임스는 허니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티슈를 찾으면 먼저 움직여서 가져왔고 모든 면에서 다정하게 굴기 위해 노력했다. 큰 노력 없이 만나는 사이가 되었을 것이다. 쉽게 체념하고 밝아진 얼굴을 한 허니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브래드는 다시 구두를 신었다. 내일 보자는 인사를 건네자 미안함이 가슴을 눌렀다.


평소 커피에 설탕을 넣지 않는 브래드를 따라 하기 위해 설탕을 따로 챙긴 허니는 자리로 돌아왔다. 컴퓨터로 커피를 가리고 설탕을 넣은 허니는 만족스럽게 휘적였다. 보고서를 쓰던 브래드는 문득 고개를 들었다가 제임스의 연락처를 전했던 동료가 다가오는 걸 보고 벌떡 일어나 자리를 벗어났다. 아차. 혼자 피해봤자 소용없지. 함께 나가기 위해 급히 몸을 돌렸으나 이미 늦었다.

"혹시 허니 만나는 사람 있어요?"

공이 던져졌다, 그 어떤 변화나 기교도 없이 직구로. 제임스와의 대화에서 어떤 말이 오고 갔는지 전혀 모르는 허니는 마시려던 커피를 내려놓고 되물었다. 직구가 허니에게 날아든 게 제가 자리를 피한 탓이라는 걸 뒤늦게 알아차린 브래드가 다시 자리로 향했다. 그 틈에 다시 직구가 날아들었다.

"제임스 형사가 오늘 아침에 연락이 왔는데 허니가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거절했대요."
"누가? …허니가?"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내가? 자연스레 뒤에 서 있는 브래드를 바라본 허니는 어색하게 웃었다. 사이에서 상황이 난처해진 동료에게 변명은 해야 했기에 브래드가 어쩔 줄 모르며 다가왔다.

"사실 만나는 사람은 아니고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요."
"그럼 그렇다고 얘길 하지 그랬어."
"직접 얘기해야죠.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한 이유는 거절하기 위해서였어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심각해진 얼굴의 허니를 향해 애써 웃어 보인 브래드는 앉아있는 의자에 가시가 달린 것처럼 느꼈다. 거절을 제 얼굴로 했으니 다시 만나보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허니가 커피만 홀짝였다. 설탕을 넣었는데도 불구하고 커피가 쓰다.


"도대체 왜 거절한 거예요?"

바로 묻지 않고 조용하더니 퇴근을 앞둔 시간에 불쑥 튀어나왔다. 차라리 계속 침묵을 유지해서 무겁게 만드는 것보다야 마음은 편했으나 변명을 하려 하니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왜 거절했냐니. 그거야… 네가 그 남자를 만나는 게 싫으니까. 솔직하게 얘기할 수 없었다. 만나는 게 왜 싫으냐는 말에 돌아오면 어떤 대답을 내놓아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브래드는 눈치만 보며 보고서를 마무리 지었다. 허니는 되묻지 않았다. 퇴근 후 자연스럽게 같은 차에 올라타고도 둘 사이 침묵은 여전했다. 순전히 제 잘못이기에 결국 침묵을 깨는 건 브래드의 몫이었다.

"저녁 같이 먹자."

다행스럽게도 허니는 거절하지 않고 원하는 레스토랑을 얘기했다. 침묵의 무게가 조금 줄어들었다. 허니는 사과를 음식으로 받아내려는지 값비싼 메뉴만 골라 주문했다. 그걸로 된다면 뭔들 못 하겠어. 브래드는 똑같은 메뉴를 주문하고 메뉴판을 정리했다.

"혹시 제임스 형사가 무례했어요?"
"왜 그렇게 생각해?"
"처음에는 외모 때문일 거로 생각했거든요. 근데 선배가 거절했다면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가장 먼저 나온 탄산을 마신 브래드가 시간을 끌었다. 그때 만났을 때는 되게 정중했는데. 그 말에 브래드가 빨대에서 입을 뗐다.

"무례하진 않았어."
"그럼 왜 거절한 거예요?"

보고서도 동료들의 부탁이나 호출은 이제 없다. 허니나 브래드의 신경을 돌릴 음식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렸기에 대답을 해야 했다. 무의식적으로 피할 공간을 찾던 브래드는 테이블을 두드리는 소리에 정면을 바라봤다.

"그냥…."
"그냥이라는 대답이 어디 있어요."

얼굴은 마주했지만, 시선은 묘하게 어긋나있었다.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허니는 제 탄산을 마셨다.

"빨리 돌아갈 방법을 찾아야겠어요."
"왜?"
"익숙해지기 전에 찾아야죠.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 순 없잖아요."
"돌아가면 제임스를 만나려고?"

뾰족한 말을 뱉고 찾아오는 건 분명 후회였다. 오전부터 이해할 수 없는 제 선배의 행동들을 참아주던 허니가 결국 인상을 썼다.

"그러거나 말거나 선배가 무슨 상관이에요?"

둘을 비롯해 주변까지 조용했다. 둘 사이로 음식들이 자리를 메꿨다. 주문한 모든 음식이 나왔는데도 포크를 들지 않은 둘은 마주 보고만 있었다. 물러날 곳은 없다. 브래드는 잔을 밀어두었다.

"네가 만나지 않았으면 했으니까."
"일에 지장이 생길까 봐요?"
"넌 날 그렇게밖에 생각 안 해?"

이번에는 속상함이 밀려왔다.





읽어줘서 코맙
빵발너붕붕
2020.03.27 (05:24:52) 신고
ㅇㅇ
모바일
허니 이눈새야ㅠㅠㅠㅠ
[Code: ed99]
2020.03.27 (05:28:59) 신고
ㅇㅇ
모바일
아 센세 너무 좋아ㅠㅠㅠㅠㅠㅠㅠ
[Code: cb88]
2020.03.27 (10:03:06) 신고
ㅇㅇ
마 브래드 니가 말을 잘 해야지!!! 니가 뭐가 속상하냐 ㅠㅠㅠ
[Code: edb3]
2020.03.27 (10:44:34) 신고
ㅇㅇ
모바일
2222 마 부래드 말을 잘 햇어야자 짜아식....
[Code: 74c3]
2020.03.27 (14:14:35) 신고
ㅇㅇ
모바일
와 센세 진짜 보는 내내 심장이 요동친다 너무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1bb]
2020.03.27 (14:15:56) 신고
ㅇㅇ
모바일
악 센세 빨리 어나더!!!
[Code: b345]
2020.03.27 (20:09:48) 신고
ㅇㅇ
모바일
하 센세....어...나더...ㅠㅠ
[Code: b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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