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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5 09:57
1-9편 // 10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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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Alec Hardy’s Side

 

 

 

엄마! 아저씨 물어.”

 

갑자기 들려오는 어린아이의 목소리에 하디는 눈을 번쩍 떴다. 없는 머리를 갈래로 묶은, 살이나 되었을까, 아이가 그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파란 땡땡이 무늬 티셔츠를 입은 아이는 고양이가 새를 사냥한 난생 처음 같은 표정으로 하디와 하디의 밑에 깔린 마일스를 바라봤다.

 

 

물리적으로 따지자면 살짝 맞지만...’

 

 

하디는 눈알을 굴렸고 누운 마일스가 멍한 얼굴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것을 봤다. 다음 순간, 하디는 후다닥 마일스에게서 떨어졌고 마일스도 일어나 앉았다.

 

 

엄마! 아저씨 물어!”

 

 

아이가 소리로 말하자 마일스가 아이의 입술 앞에 검지를 대며 , 소리를 냈다. 마일스는 아이의 어깨를 잡고 말했다.

 

 

, , 살부턴 다들 무는 거야. 근데 그건 다들 비밀이라, 아무도 안하는 거야. 아저씨 비밀 지켜줘.”

 

아저씨 그럼 살이야?”

 

그래, 아저씨 살이야. 비밀로 해줘.”

 

살은 아저씨 아닌데.”

 

그럼 오빠할게.”

 

 

아직도 귀가 벌건 마일스가 겸연쩍게 웃으며 말했다.

 

 

구래. 비밀은 말하는 거지요?”

 

 

아이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몬드 줄까? 꼭꼭 씹어먹어야 .”

 

, 어떠케 먹는지 알아. 먹어본 있어요. , 줘요.”

 

 

마일스는 아이가 내민 통통하고 작은 손에 아몬드를 올려주고 작은 주먹을 쥐어줬다.

 

 

마지막 선물이야.”

 

 

아몬드를 아이는 어디론가 달려가며 말했다.

 

 

엄마! 오빠가! 아몬드 줬어!!”

 

 

달려가는 아이를 바라보던 마일스가 하디를 돌아봤다. 고개를 살짝 좌우로 흔들어 그에 따라 움직이는 굽슬한 짙은 머리칼. 그리고 밑에 발개진 얼굴로 하디를 올려다보며 부스스 웃는 모습이, 하디는 희곡들에서 묘사되던, 예의 오래된 연인의 모습 같다는 생각을 했다. 햇빛 속에서 몸을 흔드는 먼지가 눈부시게 아름답다. 아직도 마일스의 귀와 목덜미가 붉다.

 

 

 

 

 

달력에 마일스가 그려놓은 모양만으로도 아몬드를 집어먹던 지난 초가을을 이렇게까지 기억해낼 있다니. 이례적으로 더웠던 9월의 하루는 사실 달력과 아무 관련이 없는데도. 달력은 핑계일 뿐이다. 하디는 요즘 가장 좋았던 날들과 가장 초조했던 날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봤다. 초조했던 날들도 사실은 좋아서 초조했던 거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수술까지 며칠 남았다.

 

 

당장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 마일스를 보고 싶다. 물에 너무 오래 들어가 있으면 된다며 몸을 닦아주고 싶다. 하디는 입술을 뜯으며 참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달랬다. 차가운 속에 몸을 반쯤 담그고 유령처럼 창백하게 입으로만 미소 짓던 마일스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하디는, 그것이 유령이든 귀신이든 사람이든, 외의 어떤 것이었든 앞에서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하디는 물에 대한 두려움도 잊고 달려가 온몸에 푸른색과 보라색이 그득한 창백한 사람, 사람의 손목을 잡아 끌고 눈밭으로 나왔었다. 생각보다는 키가 크다. 하디는 홀린 듯이 모습을 봤다.

 

 

귀신인가.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카락 밑의 둥그런 눈이 하디를 올려다보며 입꼬리만을 잡아끌고 미소 지었다. 새파랗게 질려 덜덜 떨리는 입술을 보자 하디는 제정신이 돌아오는 듯했다. 급하게 코트를 벗어 고꾸라지는 사람의 몸을 감싸면서 붙잡았다. 금세 정신을 놓았는지 자꾸 무너지는 몸을 하디는 품에 안았다. 몸이 너무 차다. 당시 파트너 리처드가 뒤늦게 달려와서 헉헉대며 하디에게 말했었다.

 

 

맞네요, 도련님. 사진이랑 똑같이 생겼네요.”

 

 

 

 

달칵 소리가 나며 화장실 문이 열렸다.

 

알렉? 벌써 왔어? 일찍 왔넹.”

 

 

목욕 가운까지 챙겨 입은 마일스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저녁 뭇나.”

 

아니, 아직.”

 

 

마일스가 하디의 뒤로 다가와 바디 오일 향기가 나는 팔을 하디의 목에 둘렀다. 베이비 파우더 같은 끼친다.

 

 

늦었는데 뭇노.”

 

씻고 먹으려고. 우리 매실 오빠는 먹었어용?”

 

내랑 무러 나갈래?”

 

 

마일스가 하디의 뺨에 자신의 뺨을 가져다대며 웃었다.

 

 

당연하지. 내가 맛있는 사줄게, 먹고 싶은 불러.”

 

 

최대한 미룬다면, 수술까지는 보름이 남았다.




 


 

21. Ellie Miller’s Side

 

 

 

엘리!”

 

엘리 밀러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서를 나서다가 소리가 들린 쪽을 돌아봤다. 짙은 녹색의 반코트 안에 분홍색 셔츠를 입은 마일스가 엘리 쪽으로 다가오면서 팔을 크게 휘저으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마일스를 두고 마을 사람들이 부자가 이사 왔다며 신기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걸어만 다녀도 브로드처치 사람들이 돌아볼만한 차림새에, 주목하지 않을 없는 동작이다.

 

 

, 마일스, 반가워요. 경위님이랑 점심 먹으려고요?”

 

급한 일이 있다고, 오늘은 따로 먹자고 아침에 그러더라고요. 근데 그냥... 도시락 주려고요. 알렉 혼자 냅두면 빵쪼가리나 집어먹을까봐. 사실 연락 없이 왔는데...”

 

 

아까까지만 해도 방방 뛰던 마일스가 눈을 내리깔면서 슬쩍 엘리의 눈치를 봤다.

 

 

알렉 안에 있죠? 들어가도 돼요?”

 

 

묘하게 기가 죽은 마일스의 모습이 전에 병원에서 엉엉 울던 모습과 겹쳐져 보였다. 엘리는 도저히 알렉이 원하는대로 마일스를 알렉에게서 떼어내는 도와달라는 부탁을 들어줄 없었다.

 

 

아니, 정말 시간이 없다고 느낀다면 시간만이라도 깨를 볶아야 되는 아냐?’

 

 

어린 애가 하디의 고집에 고생한다 싶어서 엘리는 부러 목소리를 높여서 대답했다.

 

 

안에 있죠, 당연. 들어가세요. 도시락까지 싸주는 남자친구가 있다니, 경위님이 호강에 겨웠네요.”

 

 

엘리는 마음 속에 빠르게 진동하는 진자가 걸려 있는 듯했다. 수술에 대해서 말해줘야 할까? 수술 때문에 저를 떼어내려 한다고? 그러면 마일스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걸 말해, 말아?

 

 

, 엘리,”

 

 

계속 엘리의 표정을 살피던 마일스가 한숨을 쉬며 입을 뗐다. 다음 말을 기다리며 엘리는 눈썹을 한껏 팔자로 만들며 걱정되는 표정으로 마일스를 바라봤다.

 

 

, 아니에요...”

 

 

마일스는 분명 엘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강력계에서 경사까지 경찰로서, 정도는 보면 알았다. 엘리는 말없이 차분하게 마일스의 눈을 들여다보며 고개를 천천히 끄덕여줬다.

 

 

, 엘리, 저번에 알렉 쓰러졌을 연락 주셨던 번호 저장했는데, 다음에 연락해도 될까요? 알렉도 걱정되고, ...”

 

편하게 연락하세요. 저는 경위님 직장 동료이기도 하지만 동네 사람이기도 하잖아요. 브로드처치가 그래요. 직장 동료가 이웃이고, 친구고 그렇죠. 다음에 경위님이랑 와서 저희 집에서 저녁 먹어요.”

 

 

사실 저녁 식사는 엘리의 충동적인 제안이었다. 본인이 제안하고도 엘리는 아차, 큰일났다, 싶었다. 지금도 어떻게 마일스를 대해야 하나 어색해서 바를 모르겠는데 둘이 있는 사이에 자신까지 끼게 된다면... 마일스는 이유도 모른 하디의 눈치를 슬슬 거고, 자신은 그런 마일스 편을 들어주고 싶을 거고, 하디는 슬픈 눈을 하고서 엘리에게 도와달라고 눈짓을 하며 자꾸 마일스를 피할 거다. 생각만해도 다락방에 갇힌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황급히 말을 마디 붙였다.

 

 

경위님은 빼고 둘이서만 놀아도 좋고요.”

 

그렇게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엘리... 알렉도 엘리네 집에는 가고 싶어할 거에요. 저도 맛있는 많이 가져 갈게요.”

 

원할 연락 해요.”

 

그럴게요. 점심 맛있게 먹어요, 엘리.”

 

 

엘리는 서로 들어가는 마일스를 멍하니 보고 있다가 동료 웨슬리가 부르는 소리에 달려가서 일행에 합류했다.

 

 

 

 

 

사람 슅페이스랑 사이에요? 맨날 오네요.”

 

니가 직접 물어봐.”

 

남자친구구만요? 되게 어울린다. 경사님, 친해요?”

 

 

엘리는 능글맞게 웃는 웨슬리를 째려보고 말했다.

 

 

엄청 친하진 않은데... 앞으로 친해질 예정이야. 해보니까 어느 부분은 경위님이랑 비슷한 같기도 하고.”

 

저렇게 예쁘게 생겼는데 슅페이스랑 비슷하다고요?”

 

 

엘리는 웨슬리의 말에 한쪽 눈썹을 올리며 웨슬리의 등짝을 소리 나게 갈겼다.

 

 

경위님 앞에 가서 지껄여, 맞고 싶으면. 일반 사람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어, 아주.”

 

 


 

하경위마일스  테넌클쉰  매실포도  테클

2020.02.15 10:36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마일스 그냥 씻는건데도 둘의 첫만남이 겹쳐보이는 알렉ㅠㅠㅠㅠㅠㅠㅠㅠㅠ걱정되면 들어가서 씻겨주고 더 안아주고 더 사랑한다 말해주라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22b]
2020.02.16 12:35
ㅇㅇ
마일스와의 일들은 생생하고 자세하게 기억하는 알렉 너무 좋아 센세 ㅠㅠㅠㅠ 그만큼 마일스를 사랑하고 그와 보내는 시간들이 소중했다라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생각이 드니까 ㅠㅠㅠㅠㅠㅠ 베이비 파우더 향 나는 마일스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게 느껴지네 ㅠㅠㅠ 정말 시간이 없다고 느끼면 그 시간만이라도 깨를 볶아야 되는 거 아냐 ? 라는 밀러의 마음 속 말이 천번만번 맞다 ㅠㅠㅠㅠ 흑흑 수술 성공해서 마일스랑 깨볶는 시간 많아져야 한다 알렉 ㅠㅠㅠㅠ 센세 글 너무 좋아 ㅠㅠㅠㅠㅠ 센세 음쪽음쪽 ♥♥♥♥♥♥
[Code: 4fb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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