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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4 08:33
 "본즈, 이리와서 이것 좀 어떻게 해 봐."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건지 뭐 하나는 정확하게 말 해라, 이 녀석아."
 
 맥코이가 다가가자 커크가 손에 있던 걸 보여줬어. 머리는 크고 팔다리는 짤달막한 게, 통통하니 귀엽게 생긴 인형이었는데 커크를 닮아 있었지. 이게 뭐야. 어디서 났어? 맥코이가 묻자 커크가 선물이라고 대답했지. 저번에 외교차 내려갔던 행성에서 지도층 인사가 준 선물이라고 했어. 일부러 커크를 닮게 만든 특별한 거라나. 인형은 아주 작지는 않아서 세우면 맥코이 손 안에 가득찰 정도였지. 그런데 고작 외형이 닮았을 뿐인 인형이 뭐가 특별한 거라고. 맥코이는 이해할 수 없었어. 그런데 커크가 설명을 덧붙였지.
 
 "그 사람들이 이거 움직인다고 했는데, 어떻게 해야 움직이는지 모르겠어. 내가 계속 찾아봤는데 동력기관이 없어. 네가 어떻게 해 봐."
 
 "젠장, 짐! 나는 의사지 기술자가 아니라고! 인형을 어떻게 움직이게 만들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결국 커크한테서 인형을 받아왔지. 그리고 일이 끝나자마자 쿼터로 와서 인형을 요모조모 살펴봤어. 커크가 찾지 못한 전원이 있는지 옷을 벗겨서 주무르며 만져봤지. 그런데 말랑거리는 피부나 부드러운 머리칼이 정말 사람 같은 거야. 그래서 커크가 왜 자신에게 맡겼는지 알 것도 같았어. 사람처럼 보이고, 그것도 작고 짧아서 아기 같으니까 맥코이라면 뭔가 알지 않을까 한 거지. 거기다 보면 볼수록 커크하고 닮아서 얌전히 자고 있는 아기 커크 같았어. 그러니까 홀딱 벗겨놓고 만지기가 괜히 미안해졌어. 그리고 커크도 어련히 알아서 다 찾아봤겠지. 설마 보이는 곳에 있는 걸 못 찾진 않았겠지 싶어서 다시 옷을 입혀 줬어.
 
 커크한테서 메시지가 온 건 그 때쯤이었어. 뭔가 알아냈어? 묻는데 뭐가 달라진 게 있어야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더니 커크가 시무룩해졌어. 그러게 그 행성 사람들한테 정확하게 물어봤으면 좋았잖아. 하지만 커크도 그때는 그냥 받고서 두면 알아서 움직이겠다 싶었지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나. 맥코이는 커크를 달래서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했어. 일단은  침대 옆 탁자 위에 인형을 올려두고 내일 의무실에 가서 정밀 검사라도 해봐야겠다 싶었지. 그리고 잠자리에 들려는데 뭔가 마음에 걸렸어. 침대 위에서 한참을 뒤척거리던 맥코이는 욕실로 가서 수건을 챙겨 왔어. 그리고 인형에게 푹신한 수건을 깔아 주고 다른 수건을 이불처럼 덮어준 후에야 맥코이도 마음 편히 잘 수 있었지. 아무리 그래도 커크를 닮았는데 딱딱한 곳에서 재울 수가 있어야지. 꼬맹아, 아침에 보자. 인사까지 하고서 단잠에 빠졌어.
 
 아침에 눈을 뜨나자마 혹시 밤새 변화가 있었나 싶어 인형을 조심스럽게 들고 살펴봤지만 달라진 건 없었지. 역시 검사를 봐야 알 것 같았어. 의무실에서 해결이 안 될 것 같으면 스콧을 불러다 기관실에서라도 해결해야 할 것 같았지. 아니면 커크가 계속 시무룩한 채로 있을 테니까. 인형의 토실토실한 볼을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면서 한숨을 쉬었어. 네가 쉽게 움직여주면 참 좋을 텐데. 그러면서 출근 준비를 했지. 유니폼을 갈아 입고 인형을 챙길 때도, 함부로 다루면 안 될 것 같아서 품에 안고 의무실로 갔어. 그러게 왜 커크를 닮게 만들어서 마음도 못 놓게 하나 몰라.
 
 맥코이가 의무실에 인형을 들고가자 모두가 귀엽다면서 좋아했어. 다들 커크의 어린 시절이 이랬을 거 같다면서 신기해 했지. 인형이 움직이면 정말 귀여울 것 같다며 맥코이가 아니더라도 검사에 동참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았지. 우리 꼬맹이, 이제부터 검사할 거야. 아픈 거 아니니까 조금만 참자, 알았지? 맥코이가 인형에게 말을 걸어도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 그 인형은 커크를 꼭 닮았으니까. 하지만 정밀 검사를 해도 특별한 건 없었어. 그저 속이 꽉 찬 인형이었을 뿐이었지. 인공 피부와 머리카락을 가졌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 모두가 아는 의학과 과학 지식을 총 동원해도 인형이 움직일 수 있는 구조물이 들어 있지 않았어.
 
 어쩌면 움직일 수 있다는 건 농담이었을지도 몰라. 커크가 너무 진지하게 들었던 거지. 해결 방법도 없으니 그냥 커크에게 인형을 돌려주는 게 맞을 거 같았지. 이건 아무리봐도 움직일 수 있는 건 아니야, 하면서. 맥코이는 검사하느라 벗겨놨던 인형 옷을 다시 입혀주면서 또 말을 걸었어. 검사 받느라 고생했네. 추웠지? 이거 다 입고 네 주인한테 가자. 그리고 잠든 아이에게 하는 것처럼 머리부터 등허리까지 쓸어주면서 다독였지. 커크에게는 메시지를 보내놨어. 검사를 해봤지만 움직일 것 같지 않으니 인형을 찾으러 오라고. 커크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방법이 없었지.
 
 맥코이는 업무 내내 인형을 옆에 두고서 계속 만지작거렸어. 다른 것보다 그냥 귀여워서 좋았어.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괜히 흐뭇해지고 마음이 편해졌거든.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계속 혼잣말처럼 말도 걸고 쓰다듬어 줬지. 그렇게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커크가 퇴근하고 맥코이를 찾아왔어. 맥코이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커크에게 인형을 조심스럽게 안아서 건넸지.
 
 "뭐야, 본즈. 진짜 살아 있는 것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조심스러워?"
 
 "그래도 너 닮았잖아. 어떻게 함부로 대하겠냐?"
 
 커크는 웃으면서 맥코이를 놀렸는데 맥코이는 진심이었어. 그런데 인형을 넘겨 받던 커크가 갑자기 놀라서 인형을 떨어 뜨렸지. 그리고 인형이 바닥으로 떨어지기 전에 맥코이가 잽싸게 낚아 챘어. 아니, 소중하게 건네주는데 그걸 놓쳐? 맥코이가 혀를 차면서 커크를 보는데 커크는 놀라서 제 손만 들여다 보고 있었어.
 
 "어, 어... 본즈. 그거 움직였어."
 
 "움직이기는. 착각이야. 못 움직인다니까. 속에 아무것도 든 게 없어."
 
 "아냐! 받았는데 꿈틀거렸다고!"
 
 커크는 억울한 듯이 소리쳤지. 맥코이는 인형이 어디 망가진 곳은 없나 살펴보고 있는데 인형이 느리게 눈을 깜박거리면서 움직였어. 커크의 말이 사실이었던 거야. 늘어지게 하품을 하면서 눈을 비비더니 맥코이를 보면서 빵끗 웃었어. 그리고 맥코이도 커크도 모두 경악했지. 대체 이거 어떻게 움직이는 거야? 그냥 인형인데! 하지만 놀라고만 있을 수는 없었어. 인형은 안아달라는 듯이 맥코이를 보고 양 팔을 뻗었거든. 맥코이는 능숙하게 아이를 안듯이 인형을 안았지. 분명히 아까까지는 그냥 평범한 인형이었는데. 지금은 맥코이의 손에 얼굴을 비비기도 하고 매달리기도 하면서 움직이고 있었어.
 
 "본즈! 어떻게 한 거야?"
 
 "나도 몰라! 갑자기 움직이는 걸 보니 그냥 시간문제였던 거 아냐?"
 
 둘이 혼란스러워 하는 사이에도 인형은 옹알이 같은 소리를 내면서 맥코이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어. 원래 주인인 커크에게는 조금도 갈 생각이 없어 보였지. 원래 커크가 받은 선물이니까 커크가 갖고 있어야 하는데 인형은 맥코이만 좋아했어. 맥코이는 어쩌다보니 커크의 선물을 뺏은 거 같아서 미안해졌어. 하지만 커크는 어차피 자기가 갖고 있으면 제대로 돌보지 않을 것 같으니까 차라리 맥코이가 갖고 있는게 낫다고 생각했지. 인형이 뭐 돌봐줄게 필요하겠냐만 그래도 지금은 움직이고 있으니까.



 
 
 커크가 선물 받은 인형은 사랑 받아야 움직이는 인형이었던 거야. 계속 말 걸어주고, 만져주고, 관심을 가져줘야 움직이는 인형. 그리고 외향을 닮은 사람 흉내까지 낼 수 있는 인형이라 알맹이는 커크를 닮아 있었던 거지. 본즈커크 쌍방 짝사랑이었는데 인형은 본즈한테 솔직하게 행동하는 거야. 뽀뽀 해달라고 하고 안아 달라고 하고 같은 침대에서 자겠다고 조르고. 처음에는 그냥 그게 인형의 특성인 줄 알았다가 커피나 사과 좋아하는 거, 잘 넘어지고 덤벙대는 것 같이 커크와 닮은 점을 점점 발견하게 되겠지. 그리고 그게 커크의 진심이라는 걸 알게 되서 둘이 짝사랑 끝내는 거 보고 싶다.
2019.12.04 (08:39:26)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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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커엽다ㅠㅠㅠㅠㅠㅠㅠㅠ 본주 인형말구 커크 이뻐해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1a2f]
2019.12.04 (08:41:46) 신고
ㅇㅇ
모바일
센세 둘이 짝사랑 끝내는 거까지 보고싶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1a2f]
2019.12.04 (08:45:51) 신고
ㅇㅇ
모바일
아 본컼 귀여운데 왜케 눈물이 나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766a]
2019.12.04 (08:53:41)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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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ㅜㅠㅠ둘이 삽질 끝내는것도 보여줘요ㅠㅜㅠㅜㅠ
[Code: 89df]
2019.12.04 (08:58:14)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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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한테도 잘해주는 본다정 ㅜㅜㅜㅜ 센세 삽질 끝내는 어나더ㅜㅜㅜ
[Code: c7e8]
2019.12.04 (09:14:12)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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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그래서 쌍방 짝사랑하던 본컼이 서로 짝사랑 끝내는 대서사시의 시작인거겠죠? 이대로는 궁금해서 참을수없어욧 어나더로 붕붕이 살려주세욧
[Code: 2263]
2019.12.04 (09:39:38)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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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커크인형도 커크닮아서 사랑주는 본즈 최고ㅠㅜ
[Code: b67a]
2019.12.04 (11:42:48)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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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너무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 본컼 행쇼하고 아기본즈인형도 만들어서 커크인형이랑 행쇼하자
[Code: 8074]
2019.12.04 (12:19:30)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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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본즈인형도 만들자222 결혼할때 델구가
[Code: cc46]
2019.12.04 (14:14:51)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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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즈가 인형컼한테 수건 깔아주고 애지중지하는 거 너무 좋다ㅠㅜㅠㅠ인형한테도 저러는데 찐컼한테는 얼마나 잘 해주겠어ㅜㅜㅜㅜㅜ존좋ㅠㅠㅠㅠ
[Code: 1bd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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