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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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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들으면서 썼어







쓸 때야 한 두세 시간 듣고 있으니까 오오 분위기랑 찰떡이다 했는데ㅋㅋ막상 영상 링크하고 나서 정확하게 어느 부분이 내용이랑 맞아들어갔는지 확인하려니까 잘 모르겠네ㅋㅋ
아무튼 이 사람 노래 무순 쓰기에 좋음






 

그가 가져다준 책은 낡고 조악한 문고판이었다. 적어도 몇십 년을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본듯, 표지는 크라프트지 느낌을 주는 거친 갈색의 종이로 단단히 싸여 있었고, 누렇게 된 속지에는 적어도 두 마리의 벌레가 눌려 죽어 있었다. 언제, 누가, 왜 끼워놓았는지 모를 흔해빠진 세잎클로버는 이미 퍼석하니 말라붙어서 책에서 팔랑거리며 떨어지기가 무섭게 바스라졌다. 그림책이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 그림은 몇 장 안 되는 소설이었다. 아동용이라는 짐작은 글자가 큼직큼직하고, 그나마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인 그림에 소년인 것 같은 아이가 거듭해서 등장하기에 넘겨짚은 것일 뿐이었다. 거기에 덧붙여서, 누구의 솜씨인지 이제는 묻지 않아도 대충 알 것 같은 램프 그림이 책싸개 위에 그려져있어, 고국에도 있는 알라딘과 요술 램프 이야기가 아닐까 최종적으로 유추해냈다. 그의 집에 마땅한 책이 이것 뿐이어서 가져왔는지, 아니면 자파의 고향에도 이 이야기가 퍼져있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골라왔는지까지는 알아낼 수 없는 노릇이었다. 자파는 선이 빼뚜름한 램프를 문지르고 또 문질렀다. 새로 싼 게 분명한 겉싸개는 전혀 종이가 울지 않았다. 

 

어쨌거나 모르면 그림이라도 보라고 가져다놓았을텐데, 자파는 끝내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일단, 정오를 전후해 내리기 시작한 비로 방안이 어두워서 글자를 보기엔 조도가 적절하지 않았다. 혹시나 모를 일에 대비해 밤새 초를 켜고서 눈이 저절로 뜨일 때마다 하킴이 지금 어디 있는지부터 살피던 것이 버릇이 되어, 이제는 완전한 어둠속에서는 눈도 감을 수 없었으므로 초를 겨우 읽지도 못할 문자 구경한다고 낭비할 수는 없었다. 둘째로, 알라딘의 전설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데다 특별히 감명을 주는 내용은 아니었으므로 페이지를 넘길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차라리 비가 쏟아지는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창문에 찰싹 달라붙는 청개구리를 보고서 깜짝 놀라는 것이 더 재미있겠다. 

 

자파는 책을 저만치 치워버렸다. 이유를 두 가지나 들었지만 무려 두 가지나 핑계에 지나지 않았다. 정말 읽고 싶었다면 눈이 나빠지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창문에 바짝 달라붙어 이리저리 각도를 맞춰가면서라도 어떻게 해서든 페이지를 넘겼을 것이다. 문자 해독에 능한 것은 아니었으나 평범한, 그러니까 적어도 이런 몰골이 되기 전의 자파는 퍼즐이나 수수께끼를 제법 즐기는 편이었다. 그렇게 해서 억지로라도 머리를 굴리는 편이 방안의 가구와도 같은 존재로 시간에 스며드는 것보다는 더 유익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스스로를 보채도, 머리를 쓰고 싶지 않았다.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혼란스럽기만 했다. 그게 진정한 이유였다. 세상에 어떤 납치범이, 붙잡혀온 인질이 유식해지기를 바라지? 돌이나 다름없이 딱딱해진 두뇌로도 그정도의 의문점은 던질 수가 있었다. 

 

지배층은 피지배자가 아는 것 하나 없는 무식한 개돼지가 되어 맹목적인 충성을 바칠 것만을 원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였다. 누구도 똑똑한 백성들을 다스리기를 원치 않는다. 이미 귀족들을 끌어들이고 제 편으로 삼고 정치적으로 이득을 굴리는 것만으로도 귀찮고 머리가 터질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굳이 그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친다면 그것은 단지 원활한 통치를 위해서. 그랬으니 그가 저와 언어 교류를 하려 드는 것까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야 다음 단계로, 그게 무엇을 의미하든 아무튼지간에 나아갈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걸 넘어서 문자를 가르친다고? 제가 그의 문자를 해독하게 됨으로써 얻는 이득이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없었다. 심지어 그들의 이데올로기를 담은 서적도 아니고 그저 흥미용의 아동 소설을 들고 오다니. 저였다면, 아니 고국의 알파들이 그에게 주입한 대로라면 아마 제 손에는 요술 램프 나부랭이가 아니라 부엌데기 오메가가 우연히 만난 알파의 수청을 잘 들어 신세를 역전했다는 내용의 책이 들려있을 것이었다. 

 

하킴은 정말로, 나한테 관심이 있는 게 아닐까?

 

그것은 너무나도 두렵고 말도 안 되고 심장이 오그라들고 세계가 뒤집히는 생각이어서, 자파는 감히 의식의 표면에 몇 초 이상 띄워놓고 있을 수가 없었다. 손발이 벌벌 떨렸고 입에서는 침이 바짝 말랐다.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어졌다. 하킴이 다음번에 방문을 열었을 때, 제가 아무데도 없었으면 했다. 터무니 없었다. 그럴 리가 없었다. 왜? 미쳤느냐고, 자파 네가 완전히 정신을 놓아버린 거냐고 스스로를 다그치고 싶어졌다. 논리적인 이유가 없었으니까. 무서웠다. 이런 것은 싫었다. 짓밟힐 게 뻔한 희망을 갖는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 앞뒤, 아니지 전후좌우 사방팔방을 통틀어 아는 것이 하나 없으면서 어딘지도 모르는 방향으로 뛰어드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오메가로 발현하고 나서, 아무도 믿어선 안 된다는 것을 가장 먼저 배웠다. 오메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었다. 마음을 터놓고 지내던 사람도, 오메가란 것을 알면 돌변했다. 알파는 다 잔인했고 인두겁을 뒤집어 쓴 괴물이었다. 

 

자스민.

 

억누르고 억누르던 이름이 기어이 터져나와 자파는 손에 얼굴을 묻었다. 울음은 나오지 않았다. 그정도로 막막한, 정말이지 태양보다도 큰, 태양보다도 큰 별보다도 큰, 태양보다도 큰 별보다도 큰 별을 마주하는 듯한 심정이었기에. 우주의 점. 먼지에게도 먼지같은 존재. 발에 채인다고도 표현하기 민망할 정도로 비천한 존재. 너는 그런 사람이라는 걸 각인시킨 사람이 바로 자스민이었다. 지키기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던 연하의 그녀가. 

 

자스민이 나를 사랑하지 않았는데 당신이 나를 가슴에 품을 리가 없다. 충동적으로, 자파는 책을 도로 집어들었다. 책이 미웠다. 자스민을 떠올리게 했으므로 미웠다. 괴상망측한 생각으로 저를 현혹시키려 들었으므로 미웠다. 저주스러웠다. 누굴 놀리려고? 내가 속을줄 알고? 나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찢어발기기 위해 한껏 펼쳤다. 자파는 그것마저도 해내지 못했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일부러 배려하기 위함인지, 하킴은 무엇을 하든 소리를 거의 내지 않는 편이었으나 문만큼은 노크 뒤에 시끄럽게 열었다. 자파는 굳었다. 몸에 밀랍이 발린 것처럼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방문을 등지고 있었으므로 하킴을 볼 수도 없었다. 그랬으므로 하킴도 자파의 표정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옆에 서서, 자파가 책을 거꾸로 들고 있다는 것부터 보게 된 하킴은 속도 모르고 껄껄 웃었다. 혼자 뭐라고 지껄였는데, 아마 '네가 문자를 모르긴 정말로 모르는구나' 쯤 되었을 것이다. 뉘앙스가 그랬다. 

 

하킴은 테이블에 털썩 주저앉았다. 방을 둘러보더니 제가 생각하기에도 어두웠는지 초를 켰다. 아직 해가 지지도 않았는데 벌써 낭비해버리면. 생각은 눈빛으로도 튀어나가지 않았다. 책을 바들바들 붙잡고 있다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하킴을 봤는데, 하킴은 다른 의자를 끌고오더니 그 위와 등받이 부분에 쿠션을 채우고서는 이리 와 앉으라고 손짓을 했다. 받았으니 갈 수밖에 없었다. 정말 그런 것뿐이었다. 푹신하다, 고 생각하는 것이 죄악인 것만 같아서 자파는 고개를 푹 숙였다. 하킴은 부끄러워한다고만 여긴 모양이었다. 주저함 없이 이쪽으로 손을 뻗었다.

 

"Li vir, ka ez ji te re bixwînim."

 

이렇게 들고서 이 방향으로 보는 것이라고, 하킴은 몇번이고 강조했다. 하나도 우습지 않았다. 남은 심각한데, 왜 눈치도 없이 웃는지 모르겠다. 바보인가? 집술을 삐죽였으나 하킴은 장난기 어린 눈빛을 보낼 뿐이었다. 램프 그림을 가리켰다가 제 가슴을 한번 치고는 뭔가를 끼적이는 시늉을 했다. 

 

"좋아?"

 

마음에 드냐고 묻는 게 더 정확했겠지만 그런 사소한 디테일까지 물고 늘어질 상황은 아니라서. 자파는 이죽이죽, 말을 뱉었다.

 

"싫어."

 

못생겼어. 못생겼다는 말은 대체 어떻게 하는 거지? 당신은 촌스럽고 못생겼다고, 옷은 죄다 헌것같이 못생겼고 수염도 못생겼고 코도 못생겼다고 꼭 말해버리고 싶다. 그림도 못생겼고 이 방도 못생겼고 죄다, 못생겨서 하나도 마음에 드는 게 없다. 자파는 홱 고개를 들었다. 표정이 격해서 무언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작고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도 같은 그 느낌적인 무언가를 들키고야 만 모양이었다. 조금 전까지 유쾌하기만 했던 하킴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실컷 싫다고 해놓고서, 막상 그가 반응을 보이지 자파는 또다시 덜컥, 무서워졌다. 제 마음인데 대체 어쩌자는 것인지 저도 모르겠다. 빌어먹을 오메가라는 게 다 그랬다. 아마도. 괜히 싫다고 한 걸까? 주제넘게? 굳이 자극할 필요는 없었을텐데. 비는 무생물인데도 아래로 내려간다는 방향성이 명확한데, 제 마음은 둔하고 멍청해서 사람 속에 들어있는데도 어떻게 해야할지 두 눈을 뜨고서도 가늠할 수가 없었다. 자파는 조심스럽게 그가 달라고 했던 것을 넘기며, 눈을 내리깔았다.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처럼 아팠다. 어쩌자고 그런 심정이 들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게 다 저 빌어먹을 책 때문이었다. 

 

"아니, 그러니까 나는........"

 

말문이 막혔다.

 

"그런 건 아니고........"

 

상황을 수습하는 데에 요령 없기는 그도 매한가지였는지, 그는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두 번인가, 자파는 그를 힐끔 쳐다봤는데 그는 손으로 입이며 수염을 쓸며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겨있었다. 이쪽으론 관심도 주지 않았다. 아까 전에 사라져버리고 싶다고 생각했었을 때 진작 쥐구멍속으로라도 들어가 없어졌다면 이런 꼴은 안 나지 않았을까. 어찌나 간절한지 일어나지도 않을 가능성을 바라게 되었다. 한참을,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다가 쏟아지는 빗소리 너머로 마침내 그의 말을 들었다. 

 

"Min dizanibû ku ew dê ji bo kêfa we pir zaroktî be, lê dûv re ez difikirîm ...... Tu caran. Carek din, ez ê dihêle hûn tiştê ku hûn dixwazin bixwînin hilbijêrin. Tiştê ku hûn dixwînin girîng nîne heya ku hûn fêr bibin ziman, çi jî dibe bila bibe. Ma wê ji bo we baş be?"

 

동의를 구하는 말이라는 것 정도는 눈치로 알아들을 수 있게 되어서, 자파는 뭔지도 모르면서 고개부터 끄덕였다. 하킴이 하고 싶으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거야 당연한 거니까 그도 심각한 사안을 물어보진 않았을테다. 만약 그가 방금 한 말이 네 목을 잘라도 괜찮겠냐는 뜻이었다 해도, 자파가 보기에 선택권은 없었다. 물론, 하킴은 그런 중차대한 말을 물어본 것은 아니어서, 자파의 기색을 유심히 살피고는 책을 펼쳐들었다. 아무튼지간에 계획한 건 해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책을 낭독하기 시작했다. 단조롭고, 대화문인 듯한 부분에서도 연기라곤 찾아볼 수 없이 밋밋한 음독이었으나 지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고보면 하킴이 이렇게 길게 말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썩 듣기 나쁜 목소리는 아니구나. 손을 꼼지락거리던 자파가 그의 말을 끊었다. 

 

"미안."

 

 

 

*Here, let me read it to you.

*I knew it'd be too childish for your taste, but then I thought......Nevermind. Next time, I'll let you choose what you want to read. What you read doesn't matter as long as you learn the language, anyway. Would that be okay for you?








영어사족 가볍게 시작한 건데 점점 부담스러워져서 결국 문법 체크해주는 크롬 플러그인을 까는 지경에 이르렀읍니다
그렇다고 못 쓰겠고 이런 건 아닌데 걍 문법 틀렸을까봐.....어차피 막 영어권 작가들처럼 캐마다 말투 다르게 하고 이런 건 꿈도 못 꾸니까 다른 건 신경 안(못) 쓰고ㅋㅋ


또 무슨 말 하고 싶었더라
아무튼 안녕

2019.08.15 (14:07:27)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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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브금센스까지ㅠㅠㅠㅠㅠ분위기쩔어요
[Code: 8d91]
2019.08.15 (14:31:05)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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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사족에 너무 신경쓰지않아도 괜찮아요 센서ㅏ 한국어로 써주셔도 괜찮아요 안써주셔도 찰떡콩떡 아 하킴이 자파한테 사랑한다고 말하는구나 라고 알아들을게요 ㅠㅠㅠㅠ 자파 마음을 열어ㅠㅠㅜ 책 안찢고 거꾸로 들고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몰라요 찢는거 하킴이 봤으면 어쩔뻔ㅠㅠㅠㅠ 휴.. 자파랑 하킴이랑 아슬아슬한거 넘좋아요 센세.. 흑흑 억나더까지 함께해
[Code: a33d]
2019.08.15 (17:04:47)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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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센세센세센세센세센세센세센세센세센세센세센세센세센세센세센세센세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하악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
[Code: 1124]
2019.08.16 (01:25:33)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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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만을 기다렷어 사랑햐 크아ㅏ아악
[Code: 2135]
2019.08.16 (02:22:04)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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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쳤다.... 하킴을 마냥 두려워하고 싫어하던 자파가 그래도 이제는 조금은 마음을 준 것 같네ㅠㅠㅠㅠㅠㅠㅠㅠ 오메가인 스스로를 혐오하는 자파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궁금하고 하킴과의 관계가 이러니저러니해도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설렌다ㅠㅠㅠㅠㅠ 센세 억나더~~~!!! 자파 해감되는 거 보고싶다ㅠㅠㅠㅠㅠ
[Code: ca38]
2019.08.16 (09:10:42) 신고
ㅇㅇ
하.........ㅠㅠㅜㅜ....오늘 하루는 이걸로 됐다 여기 누워야지...센세 사랑해
[Code: f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