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94942074
view 1334
2024.05.25 00:40
IMG_1960.jpeg


https://hygall.com/593632378

ㅅㅈㅂㄱㅈㅇ
ㅅㅅㅊㅈㅇ



"잘생겼지?”

“어. ...어?”


제작사가 개최한 연말 파티에서 마사는 내 옆구리를 찌르며 다가왔다. 헨리와 연이 닿았던 영화를 같이 찍으면서 친해진 마사는 내가 외국인들과 살부대끼며 일하면서 닿았던 인연 중 절친이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사람이 되었다. 더불어 그녀는 내 연애 일대기를 잘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고, 그 말은 곧 누구보다 나의 소나무 취향을 간파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이러는 거지 지금.


“같이 일해보니까 성격도 나이스하더라”

“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거. 2년 넘게 솔로임”


좋다 말았네.


“허니. 너는 얼굴에 티가 많이나. 연애를 안 하려는 것도 알겠고. X가 있는 사람 피하려는 것도 알겠어.”

“...연기를 다시 배워야 하는 게 맞는 거지 나?”

“달링. 마져 들어. 자 근데 그게 되겠냐는 거야. 우리가 미취학 아동이 아닌 한 X가 없는 사람? 만날 확률 제로야.”


말했던가 마사는 논리적이다.


“그리고 닉. 뒷구르기 하면서 봐도 네 타입이지. 내가 너 턱받이 해주고 싶은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어. 그래 안 그래?”

“내가 개냐고”

“사랑은 쟁취하는 거라며. 내가 우리 지미 두고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 네가 그랬잖아!”

“이론을 잘 안다고 실전을 잘 하는 건 아니다라는 말도 있지”

“아이 겨우 두번 그런 걸로 왜 일반화를 하지 달링? 그리고 그 자식들 때문에 연애사업을 접는게 말이 돼?! 저 완벽한 피조물을 두고?”


옆구리가 찔릴 때부터 감언이설에 넘어가지 않으리라 결심을 했지만. 결심을 모래로 만든 게 분명했는지. 완벽한 피조물이 넘실넘실 넘어오려고 한다. 안 된다. 시멘트시멘트시멘트...


“같이 밥이나 먹자. 둘이 꼭 사귀어야 한다! 이게 아니고 칭구칭구 친목도모~ 발 넓혀두면 좋잖아~ 우리 지미도 닉이랑 작품 얘기 하고 싶어하기도 하고~ 내일 저녁에 지미랑 다 같이 만나자! 부담 없지?!”

“그럼 느그 지미랑 닉이랑 너랑 셋이 만나. 나 좀 쉬자”


저거 분명히 들었을텐데.
더구나 헤이즈와 이별하고 나서 그걸 잊겠다고 닥치는대로 일만 하고 이제 좀 쉬어보자 이 파티만 끝나면 무조건 일년은 쉰다는 다짐을 그녀에게 분명히 했었더랬다.


“아 나도 모르겠다.”


닉과 조잘대고 있는 마사를 보고있으니 두통이 몰려왔다.



*



두통과 콜라보 된 피곤이 파티는 사치라는 듯 나를 호텔로 인도했고 씻고 나오니 레스토랑 위치와 함께 문자가 와있었다.

[자기야 낼 8시 여기서 만나 XX]

“하아...”


그래 이또한 사회생활이다. 친구의 친구를 만나는 것뿐이다. 이 바닥에서 발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근데 나는 파티에서 결연한 얼굴로 닉에게 다가가는 마사를 못잡은 걸까? 안 잡은 걸까?



*



“미쳤나봐”

[당연히 우린 안 갈거야 허니! 잘해봐!]

꽤나 뻔뻔한 문자를 보낸 마사에게 전화를 걸려는 찰나, 우리였어야 하는 나를 찾는 그가 보였다.

IMG_2233.jpeg


“와 예쁘다... 미친 정신차려”


셔츠에 코트 그리고 청바지를 입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설레는 거...뭐래 진짜


“허니씨”


목소리가 이렇게까지 좋을 필요는 없는데


“...어...안녕하세요, 니콜라스!”

“편하게 닉이라고 부르세요”

“아 그럼 닉도 허니라고 편하게... 하하...저 근데 죄송해요. 마사랑 제임스가 어...”


마사가 닉에게 일정이 있어서 자기들은 못가겠다고 둘러댔을지 아니면 허니비랑 자리를 만들어주려고 거짓말했다 솔직하게 말했을지를 몰라서, 왜 이 테이블에 나밖에 없는지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헤매고 있을때쯤,


“왠지 그럴거 같았어요”

“네?”

“허니씨하고 저 둘만 만나게 할 거 같았거든요”

“어...하하하 아니 어...그니까 이게 어떻게 된...”


살풋 웃으며 말하는 닉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싶었다. 설명할 말이 생각이 난다면 가능했겠지. 어디까지 솔직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또 다시 닉이 웃으며 말했다.


“여기 레스토랑 근처에서 유명한 집 중에 하나래요. 뭐 먹을래요?”


마사 말이 맞다. 이 사람 되게 나이스하다.



*



“어떻게 됐어???”

“그게 아니지, 마사. 너나 나한테 어떻게 될지 말해볼까?”

“아이 달링~ 내가 거짓말한 거 미안해애애애애. 그치만 너랑 닉이랑 어떻게 됐는지 너어어어무 궁금한데!”

“되고 말고 할 것도 없어. 걍 밥 맛있게 먹었고. 소화시키느라 좀 걸었고. 그게 다야”

“진짜?? 그게 다라고???”

“응”


다는 아니었다. 나는.



*



“제가 내려고 했는데요...”

“아니에요. 허니씨 덕분에 맛있는 거 먹었어요”

“그럼 제가 커피... 밤에 커피는 좀 그렇죠 하하... 그럼 혹시 내일 브런치 할래요? 제가 열심히 구글링 좀 해볼게요”


다른 의미가 아니라 진심으로 식사에 대한 보답을 제안한 거였는데, 어째 좀...


“허니씨”

“네?”

“실은 제가 저희 둘이 만날 걸 알고도 나온 건 허니씨한테 할말이 있어서였어요”


눈썹을 긁으며 주저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의 제안이 잘못 전달된 게 분명하다는 감이 왔다.


“어 저는 저녁식사에 대한 보답으로 말씀드린 거지, 절대! 불순한 의도가 있었던건 아니었어요!”

“아... 저...미안해요...”

“아니에요 뭘...”


여기까지 였다면 귀여운 에피소드 정도로 넘길 수 있었을 것이다. 닉은 뭔가를 결심한듯 눈을 질끈 감았다 뜨더니


재생다운로드IMG_2099.gif


“제 마음에 아직 남아있는 사람이 있어요...”


별안간 본인 마음에 입주자가 있다는 소리했다.
순간. 혹시 이 사람 내가 그동안 어떻게 헤어졌는지 다 아는 건가? 알 수도 있나? 내 기사를 그렇게 꼼꼼히 챙겨볼 거 같지는 않은데...? 연인으로 민나기 싫다는 말을 이렇게 할 필요가 있나? 아니 내가 어제 만나자 그랬어? 참나


덕분에 내 마음에는 알고 이러나 싶은 피해의식이 입주하기 시작했고 삐딱해진 내 얼굴과 내 목소리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래서요?"

“...예?”

“들었잖아요. 그래서요?”


멈춰야한다. 인성논란 이런 게 생기면 어쩌냔 말


“제가 만나달라 사귀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나요?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신 건지 모르겠네요.”

“아... 미안합니다... 저는...”

“네. 사과를 하셨으면 했는데 하셨고. 전 받았고. 됐네요. 오늘 식사 맛있게 했습니다. 감사했어요. 실례가 안 된다면 저 먼저 가볼게요.”


닉의 대답을 들을 생각도 안 하고 쌩하니 호텔로 돌아왔다.


그래. 나는 망한 거 같다. 망했다.



*



호텔로 돌아오는 내내 도대체 내가 그에게 호감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고민했다. 지난 파티에서 내 눈에서 레이져라도 나왔나. 아무리 생각해도 원흉은 핸드폰 너머 너다.


“근데 마사. 닉한테 뭐라고 했길래 그런 반응이야? 내가 오늘부터 1일! 이러길 바라는 사람마냥”


벌써 5년 전이던가 내가 형사역할을 했던게. 그걸 이렇게
써먹네.


“응? 아니... 너랑 닉이랑 참 잘 어울릴 거 같다는 얘기를 돌려돌려...”

“몇번이나”

“...여러번?”

“앞으로 내 얘기 금지. 마사 나는 너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아. 근데 네가 내 연애에 자꾸 신경 쓰면 상처 입힐 거 같아”

“미안... 허니...”

“미안하면 나 좀 재워줘. 나 이제 휴가라 영국갈거야. 너네 집에서 좀 지내자”

“왜 자기만해ㅠㅠㅠㅠ먹고 씻고 다해!!”

“숙박비 무료?”

“당연하지!! 허니 내가 미안해 잘못해써ㅠㅠ”

“알았어. 내일 공항에서 보자”


마사는 헨리를 마주칠 때마다 틱틱거리고 있고 헤이즈의 음악은 듣지도 않는다. 죽어라 일만 하는 친구를 보며 살려내겠다며 물 주고 영양제 주는 걸 모르지 않아서 마사에게 뭐라 할 수가 없었다. 뭘 해본 것도 없이 망한 관계를 만들어 왔다고 실토하기엔 내가 너무 창피하기도 하고.


빠른 시일 내에 닉에게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데 도통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 같은 일을 하니까 언젠가 만나게 되겠지. 그럼 그때... 아니지 아니야. 지연된 사과를 진정한 사과라 할 수 있나? 당장해야지. 아니 근데 또 지금은 시간이 늦기도 했고... 머릿속에서 천사와 악마가 토론하는 걸 듣다 잠이 들었고 무의식으로 악마의 편을 들었던 거 같다. 악마는 몰랐겠지.


언젠가 만날 날이 3일 뒤라는 걸.



**



“오랜만이던가요, 우리가?”

“2년전 시상식에서 한번 뵀죠 저희”

“아 맞네요. 그래서... 허니 때문에 나보자고 한건가요, 닉?”

“...네, 맞아요. 헨리... 나 좀... 도와줄 수 있어요?”


챠밍 블론드를 가진 헨리는 그보다 더 빛나지만 왜인지 살기가 느껴지는 미소로 나를 보았다.

그리고 우아한 검 같은 한마디.


“하긴 헤이즈 보다는 내가 편하겠죠? 하하하하하. 들어보고 판단할게요. 해봐요”


헤이즈한테 연락을 했어야 했나?



—————

*뒤는 허니
**뒤는 닉갈

닉갈너붕붕
2024.05.26 07:04
ㅇㅇ
모바일
존잼탱
[Code: a4c1]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