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ㅈㅈㅇ




“처음 보는 얼굴인데. 이사 왔어요?”

“…우리가 아는 사이던가?”

“내가 방금 처음 보는 얼굴이라고 했잖아요. 이게 기억이 안 나면 공원이 아니라 병원에 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제정신 아닌데, 지금.”




그러는 너도 학교가 아니라 공원에 있잖아. 프랭크는 처음 보는 남자의 옆에 턱 앉아 조잘조잘 떠드는, 그것도 상당히 무례한 어투를 구사하는 백팩 맨 여자애를 황당한 듯 쳐다봤어.




“정신 나간 사람에게 그런 말하면 위험하다고 부모님이 안 가르쳐주시던?”

“그런 거 알려 주기 전에 돌아가셔서요. 학교에서는 배웠는데 보시다시피 잘 지키는 편은 아니고. 이건 성격 탓. 그러니까 미안하다는 말은 안 하셔도 돼요. 고맙죠?”

“…그래. 아주 고맙네, 그거.”

“그러면 이제 제 처음 질문 정도는 대답해 줄 수 있겠네요?”




막무가내로 대답을 뜯어내려는 태도에 프랭크가 황당한 웃음을 터뜨렸어.




“그게 왜 그렇게 궁금한데?”

“집에도 학교에도 이런 이야기를 할 사람이 없어서요. 이것도 사과 안 하셔도 되는데, 혹시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편인 게 아니라면 또 고마울 일 만들지 말고 그냥 제가 묻는 거에 대답해 주는 게 낫지 않을까요?”




이쯤 되자 프랭크는 아이가 대화를 걸어 왔을 때 말 섞지 말고 피했어야 했다고 생각했겠지만 때는 늦었을 거다. 저런 사정까지 다 듣고도 애를 두고 일어설 만큼 매정한 인간이 못 됐으니까. 오히려 그 반대라면 모를까. 덕분에 문제라는 문제에는 죄다 휘말려 평탄치 못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프랭크였고, 또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물음에 답하고 싶지 않았던 건데.




“이사 온 건 아니고, 지나가는 길이지.”

“언제 마저 지나갈 건데요? 내일? 모레?”

“딱히 흥미로운 일이 있는 게 아니라면 오늘이라도.”

“여자 아니면 도박?”

“최악이군.”

“남자가 뻔하죠, 뭐.”

“학교에서 잘 배웠네.”

“잘 배운 건 맞는데 학교는 아니에요. 근데 이건 점심? 와, 맛있어 보인다. 이거 하나 먹어도 되죠?”




대답도 듣지 않고 자신과 프랭크 사이에 있던 샌드위치 중 하나를 덥석 입에 넣은 아이는 이제 샌드위치 맛까지 평가하고 있었어. 먹으면서도 말을 잘 하네. 프랭크는 본인 제외 사람 셋 정도와 있는 것 같은 대사량에 압도되어 우물대는 아이를 바라보고만 있었지.

그런데 쫑알쫑알 샌드위치의 어디가 어떻게 별로인지 자세하게도 품평하던 아이가 순간 그걸 바라보고 있는 프랭크와 눈이 마주치더니 말을 멈추는 거야. 그러더니 의아해하는 프랭크에게 대뜸 나머지 샌드위치를 내밀었지. 정작 주인인 프랭크는 먹고 있지 않다는 걸 그제서야 깨달은 건지 자신만 먹기 좀 그렇다며 먹던 샌드위치도 무릎에 내려놓은 채 말이야.

누가 산 샌드위치인지, 거 참. 프랭크는 신기한 듯 어이가 없는 듯 애매한 얼굴로 아이를 보다 말없이 샌드위치를 받아 입에 넣었을 거야. 따져 봤자 본전도 못 찾을 게 뻔했고, 거기다 그 샌드위치를 입에 넣지 않으면 애가 먹다 만 샌드위치를 다시 집을 생각이 없어 보여서.




“어떻게 좀 흥미로웠어요?”

“뭐?”

“어쨌든 나도 여자니까.”




샌드위치가 두 사람 손에서 모두 사라졌을 때였어. 대뜸 던지는 말에 뭔 소린가 했더니. 참 크게도 바람 빠진 소리를 내는 프랭크를 아이가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봤어.




“웃긴 얘기 안 했는데.”

“그렇다면 재능 있는 거고.”

“매력적이라는 이야기로 알아들을게요. 그래서 대답은요.”

“뭐, 좀 흥미롭기는 했어. 니가 말한 의미 빼고.”

“좀 열받기는 하는데. 뭐, 오케이. 내일은 내가 이 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샌드위치 가지고 올게요. 아저씨도 이게 더 맛있다고 한다에 10달러 걸고. 액수 작다고 도박 아니라고 할 생각 말아요.”




여자랑 도박. 오케이? 아이는 말이 끝나자마자 망설임없이 자리에서 일어섰어. 그러더니 가 보겠다며 수고하라는 듯 프랭크의 어깨를 두 번 치고는 돌아섰지. 프랭크는 멀어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시작부터 끝까지 자리에서 움직인 적 없지만 내도록 끌려다니기만 한 이 황당한 경험을 2차로 겪어야 한다는 생각에 문득 모텔 환불 규정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졌을 거야.














“어때요. 여기 게 훨씬 맛있죠?”




그러나 역시 프랭크는 매정한 인간이 못 됐고, 똑같은 시간, 똑같은 자리에 앉아 똑같은 사람과 함께 똑같은 메뉴를 먹고 있을 거다.




“그래, 이게 더 맛있네.”

“그게 끝? 그냥 더 맛있는 정도가 아닐 텐데. 평가가 너무 박한 거 아니에요? 그런다고 판돈 내려 주는 거 아닌데.”

“이게 더더 맛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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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내가 이긴 거라며 당당하게 내미는 손에 지폐 대신 편의점에서 산 사탕을 내려놓자 왁왁거리는 애를 막으며 어제 먹은 거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는데.. 하고 생각하는 프랭크겠다.









프랭크 애들한테 존나 약함


퍼니셔너붕붕 프랭크너붕붕 존번너붕붕
2024.06.16 08: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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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번은 참 이런 분위기 찰떡임 내 아내
[Code: 5448]
2024.06.16 09: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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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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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16: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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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내센세..
[Code: 59f0]
2024.06.16 16:56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 존번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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