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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2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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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rr- Rrrr-

원래도 일하는 시간에는 전화를 잘 못 받지만 어제는 말도 없이 집에 들어오지 않아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걱정돼서 전화한 건데도 받지 않자 메세지라도 남겨볼까싶어 몇자 적다 방해될까 다시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사람 걱정되게... 연락이라도 해주지.

끼익-쾅

"아! 뱅상!"

"...미안해요. 말도 없이 늦어서. 급하게 알프스까지 갔다 오느라..."

"다음부턴 연락만 좀 먼저 해줘요, 걱정했잖아요."

그의 겉옷을 받으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옷을 정리하며 보니 멀리 갔다온 게 맞는지 얼굴이 피곤해 보였다. 음, 약간 상기된 것 같기도하고...

"...그럴게요, 미안해요."

"아녜요, 밥은 먹었어요? 안 그래도 밥 먹을까하는데 아직 안 먹었으면 같이...!"

"괜찮아요, 먹고와서. 사건 때문에 처리할 게 있어서 짐만 챙기고 다시 나가봐야해요." 

사실 그가 사건이나 수업 때문에 바쁠 때는 이런 날들이 일상이었는데도 괜히 아쉬웠다. 최근에는 좀 시간의 여유가 있어 계속 같이 시간을 보내서 그런가. 그래도 일 때문이라니 별 수 있나 싶지만 오자마자 나간다는 건 역시 서운했다. 

"바로요? 그래도..."

"이번에 갔다오고 나면 조금 시간이 날 거예요. 그 때 같이 식사해요, 어제 못 먹은 레스토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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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에 입술을 맞추고 볼을 쓰다듬으며 하는 말에 괜히 그의 손에 뺨을 부비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 뒤로도 그는 원래 맡은 사건에, 수업, 그리고 그 문제의 새로운 사건까지 처리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빠보였다. 함께 식사를 하거나, 데이트를 나가거나 관계를 맺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 속상하고 서운했지만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서재에 틀어박혀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제 투덜거림도 어린아이가 떼쓰는 것과 같이 느껴질까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똑똑-

"...뱅상?"

또 저녁을 거르고 서재에 틀어박혀 있기에 간식거리를 챙겨 그의 서재로 갔는데 제법 피곤했던 건지 엎드려 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가 자는 모습을 제법 오랜만에 본다는 생각에 킥킥 웃으며 그의 의자 옆으로 가 턱을 손으로 받치곤 그가 자는 얼굴을 한참을 쳐다봤다. 

바래버린 머리카락과 웃으면 예쁘게 주름이 지는 눈가, 눈에 숨겨진 회청색의 눈동자, 곧게 뻗은 콧대, 말랑한... 입술. 눈으로 가만가만 그의 얼굴을 더듬어 보다 그의 책상으로 눈을 돌렸다.

아마도 이번에 맡은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서류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법전과 여러 책도 놓여있고 너무 어질러져 있는 것 같아 치울까하다 혹여 그의 방식대로 정리해둔걸까 싶어 내버려두고 이번에는 조용히 서랍을 열어본다. 예의가 아닐 수도 있지만 서재의 책상이고 업무용으로만 쓰는 것을 알기에 그냥 뭐가 들어있나 하는 마음에 열어봤다.

"⋯⋯."

반, 지가 왜...
힐끔 그의 손을 보니 오른손 약지가 허전하다. 일부러 뺀 걸까? 그렇다면 왜? 
반지를 서로의 취향에 따라 맞추는 경우도 있지만 뱅상과 나의 경우는 달랐다. 무난하게 얇고 같은 디자인의 반지로 맞췄고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빼놓고 다니지도 않았다. 간혹 손을 씻거나 하다 빼놓고 잊어 화장실에서 서로의 반지를 몇번 챙겨준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아예 빼두고 다니는 것은 본 적이 없었다. 도대체 왜...?

"...허니?"

그의 목소리가 들리자 화들짝 놀라 저도 모르게 몸으로 서랍을 숨기고 손잡이를 밀어 서랍을 닫았다.

"-이, 일어났어요? 저녁도 거르고 일하길래 간식 좀 가져왔어요. 먹으면서 해요."

"매번 고마워요."

가볍에 키스하려는 그에 뽀뽀로 응하곤 방을 나섰다. 뭔가, 키스하고 싶지 않았다. 해선 안될 것 같았을지도. 
아직도 모르겠다. 그가 왜 반지를 빼서, 굳이 서랍에 넣어놓았던 건지.





그리고 그 해답은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아."

오늘 하루는 이상하게 아침부터 재수가 없는 날이었다. 알람이 늦게 울려 미팅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춰 도착할 수 있었고, 미팅 중에는 서류에 손을 베여 피를 봤다. 그리고 돌아와 식사를 하기 위해 준비하다 칼이 잘못 떨어져 발등에 상처까지. 무슨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러냐며 액땜으로 생각해야지 하고 소파에 반쯤 기대 샌드위치를 먹고 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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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 피고인 여러 말이 들리기에 또 무슨 일이 났나보다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의 얼굴이 보였다. 뱅상이 왜? 피고인을 보호하듯 앞장서는 그의 모습이 먼저 보이고 뒤이어 한 여자가 나온다. 이상하게 그녀의 얼굴을 한번도 본 적 없었지만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아, 저 사람이 바로 그 '산드라 포이터'구나, 라고.

속이 울렁거려 먹은 것을 다 게워내고 다시 티비를 보았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뉴스에 기사를 몇개 찾아봤다. 
추락사, 의문사, 살인사건. 꽤나 복잡한 사건이었고 그녀는 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수사받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변호사로 로 선임됐고, 그 사실을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 아니, 말해주기는 했다, 다만 피고인이 그녀임을 숨겼을뿐.

머리가 차게 식는 느낌에 티비를 끄고 침대에 누웠다.
침대에 누워 오랜만에 친구들과 별 것 아닌 얘기로 수다를 떨고 가족들과도 연락하고 그동안 못 본 책이나 가십거리들을 보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 저녁 노을도 사라지고 금세 밤이 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이 큰 집에 혼자다. 

"⋯아, 흐...윽.끅...!"

늦은 밤에 홀로 있자니 밀려드는 상념에 잡아먹혔다. 나는 결코 진짜가 될 수 없는 가짜구나. 나는 그저 두 사람 사이의 들러리일 뿐이구나.

그 날 밤 꿈에서는 뱅상이 약속을 취소해 가지 못해던 레스토랑에 다시 갔을 때 나눴던 이야기가 나왔다.



*



"-이번에 맡은 사건은 뭐예요?"

"...의문사 사건이에요. 피해자가 추락한 건지 살해당한 건지 불명확해서 사건이 좀, 계속 복잡해지고 있네요."

그는 평소에도 사건에 대해 잘 이야기 하는 편은 아니었다. 비밀유지서약도 있고하니 내가 사건에 궁금해할 때면 간단하게만 말해주고는 했다.

"그정도면 뉴스에도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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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

유별난 사건이 티비에 나오는 건 이상할 일이 없었다. 그러나 '글쎄요'라는 말은 이상했다. 티비에 나온다면 그가 모를리 없었고, 나오지 않았다면 나오지 않았다거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해주던 사람이었다.

내게 알리기도,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고 싶지도 않았던 거겠지.



*



밤새 울었더니 아침이 되어도 두통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두통에도 생각은 빠르게 정리되었고 결국 비어있던 퍼즐 한 조각은 제자리를 찾았다.




매번 노잼에 늦어서 미안하조ㅠ
프랑스는 결혼 반지를 오른손에 끼기도 하고 부부가 디자인을 다르게 맞춘다고 하조! 허니와 뱅상은 그냥 얇은 금반지를 했을거 같다고 생각했음!

스완너붕붕
뱅상너붕붕
추락의 해부


https://hygall.com/595063707
2024.05.22 03: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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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난 스완이 구르는걸 봐야겠어 굴러라!!!!!
[Code: 5423]
2024.05.22 07:28
ㅇㅇ
모바일
스완 너 진짜 ༼;´༎ຶ۝༎ຶ༽ 어떡하려고
[Code: 0754]
2024.05.22 09: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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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뱅상 어쩌려고 반지까지 뺐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6800]
2024.05.22 10: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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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기다렸어요 사랑해요
[Code: 3013]
2024.05.22 12: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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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어 내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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