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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를 거절한다면 나는 너를 영원히 잃게 되겠지. 그치만 해리


-세상엔 마음속에만 품고 살아갈 수 없는 것들도 있더라. 이를테면


-항상 다른 사람만을 바라보고 있는 너를 바라봐야 하는 내 모습 같은 것들 말이야.


-그런데 네가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보다 더 비참했던 게 뭔 줄 알아?



-사랑에 빠진 네 모습이 너무 예뻐 보였던 나머지 난 너의 사랑이 아주 오래가길 바랬다는 점이야.


-너를 사랑해주지 않는 사람의 외사랑이 영원하길 바란다는 건 도대체 어떤 마음이었을까. 사실 나를 몰라주는 네가 조금은 미웠던 건 아니었을까?


-그래서 내가 너무 싫어지더라. 고통받는 너를 보며 무력한 나 자신도, 그런 너를 보며 끝내 이루어지지 않을 너의 사랑에 기뻐하는 나 자신도.


-우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각자의 사랑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해 왔지.


-그게 어떤 결과를 불러오든 개의치 않을 정도로 깊은 마음이었던 까닭이었겠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난 너무 많은 것들을 보았어.


-그 과정에서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고 시작에는 반드시 끝이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


-그런데 그거 알아?


-마음에도 정해진 용량이 있다는 거.


(크로스비, 당신의 진심을 알아요. 두 번 다시 우리가 만날 일은 없을 거예요. 당신이 나에게 그랬던 것과는 달리 부디 그 사람은 당신의 진심을 알아주는 날이 오기를. 안녕히.)
-그걸 넘어서버리면 넘쳐버린 마음은 어디로 흘러가게 되는 걸까. 나는 나의 사랑과 마음의 정해진 용량이 다하면 모든 게 끝날 거라고 생각했어. 너에 대한 사랑도. 나의 기나긴 인내도. 나의 애타는 마음도.


-그런데 왜 다시 처음부터 시작되는 건지 모르겠어. 다시 처음의 그 마음으로 돌아가버리는 건지... 정말 모르겠어.


-이 사랑에 정말 끝이 있기는 한 걸까?


-그러니 대답해 줘. 나는 너를 사랑해.


-너는



















-미안해.



(끼익)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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