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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4 16:00
우연히 재회한 대학 후배 하포드를 살살 꼬셔서 토끼 수인으로 개조한 것까진 좋았어. 다 몽고메리의 계획대로였고 실험 경과도 좋았지. 하지만 몽고메리는 예상치 못 한 변수를 맞이했어. 그건 몽고메리가 토끼로 변해버린 하포드에게 빠져버렸단 거야. 몽고메리는 심지어 그 사실을 늦게 자각했어. 본인은 다른 실험용 토끼들과 톢포드를 똑같이 대한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실험을 돕던 다른 수인들은 이변을 눈치챘어. 시작은 아주 사소한 대화였어. 케이지 구석에 숨어 오들오들 떨던 톢포드를 안고 상태를 살피던 몽고메리가 문득 떠오른 말을 내뱉었지. 빌은 다른 토끼들보다 훨씬 예쁘지 않아? 옆에서 실험도구를 정리하던 멀린은 무슨 소리인가 싶었어. 농담인가 표정을 살폈지만 몽고메리의 얼굴은 더없이 진지했지. 토끼가 다 토끼같이 생겼죠. 대충 넘어가려는 답변에도 몽고메리는 아랑곳하지 않았어. 눈도 동그랗고 이목구비도 오밀조밀한 게 확실히 다른 토끼들보다 이뻐. 그렇게 말하곤 몽고메리는 눈물로 축축해진 톢포드의 뺨을 쓰다듬었어. 그 뒤로도 몽고메리의 자각없는 팔불출 발언은 계속됐지. 차라리 헤벌레해서 주책맞은 분위기였으면 나았을텐데, 몽고메리의 얼굴은 너무나 진지했어. 빌은 다른 토끼들보다 털도 부드러워. 덩치는 작은데 엉덩이만 통통한 게 귀여워. 덜덜 떨면서도 가끔 용기를 내서 핥아주는 작은 혀가... 결국 듣다 못 한 아이사가 한 소리 했지. 그렇게 좋으면 실험실에 두지 말고 키우지 그래요? 피도 못 뽑게 해서 실험도 밀렸는데. 몽고메리는 그 자리에 멈춰섰어. 내가? 빌을 좋아한다고? 하루종일 그 토끼 칭찬만 하고 시도 때도 없이 끌어안고 쓰다듬는데 그럼 아니예요? 심지어 몽고메리는 지금도 톢포드를 안고 있었지. 그러고보니 요새 톢포드의 태도가 많이 살가워지긴 했어. 처음엔 겁 먹어서 구석에만 웅크려 있었는데 요즘엔 몽고메리가 오면 먼저 다가와 손을 핥아주기도 했지. 미인으로 소문이 자자했던 의대 시절에도 예쁜데 취향이 아니란 감상이 끝이었는데 토끼 모습에 반했다고?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몽고메리는 톢포드를 안고 아무도 없는 방으로 들어갔어. 톢포드를 안고 가는 내내 몽고메리는 지난 몇 달간의 모습을 돌아봤지. 확실히 다른 토끼들이랑 달리 예뻐하긴 한 것 같아.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어느샌가 몽고메리가 토끼 모습의 하포드에게서 인간 모습의 하포드를 읽어내고 있었단 점이었어. 케이지 뒤에 숨어서 빼꼼히 자길 살피던 모습은 대학시절에 저를 쫓아다닐 때와 똑같았고, 토끼의 습성이라는 걸 알면서도 꼼꼼히 털을 고르는 모습에서 늘 머리를 정리하던 옆모습이 떠올랐어. 토끼의 얼굴에서 제 주위를 맴돌던 후배의 얼굴을 읽어내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어? 이럴거면 좀 일찍 깨달았어야지, 이미 일이 다 벌어지고 난 뒤에 마음이 생기면 어떻게 하냐고. 몽고메리는 속으로 욕을 내뱉으며 방 문을 잠궜지. 빌, 인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지? 지금껏 무서워서 토끼 모습으로만 있던 거 다 알아. 톢포드를 붙잡고 인간 모습으로 돌아가라고 속삭이자 톢포드는 바닥에 납짝 엎드려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어. 귀까지 축 늘어트리고 떠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불편해진 몽고메리는 이불을 덮어준 채 쉬라고 말하곤 방을 나서려 했지. 그 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몽고메리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어. 몽고메리...선배. 뒤를 돌아보니 전에 봤을 때보다 머리가 살짝 길어진 하포드가 이불로 몸을 가리고 앉아 있었지. 몽고메리는 진짜로 피가 식는 기분이 들었어. 예상 밖의 상황은 늘 실험 결과를 불안정하게 만들었어. 모든 것은 잘 풀리고 있었을 텐데, 왜... 실험에 대한 생각만 하며 필사적으로 주의를 돌리려 했지만 결국 한 가지 의문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말았어. 빌이 저렇게 이뻤나? 미인이지만 취향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였어. 불안하게 흔들리는 녹색 눈동자도, 살짝 달아오른 뺨도, 이불 사이로 살짝 드러난 매끄러운 피부도 어느 것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부분이 없었지. 몽고메리는 결국 자신이 하포드에게 반했다는 걸 인정해야만 했어.




하포드 납치해서 수인으로 개조까지 해버렸는데 마음을 자각해버린 몽고메리가 보고싶다 몽고메리도 설마 자기가 팔불출일 줄은 몰랐겠지ㅋㅋㅋ 하지만 이제 자길 무서워하는 하포드의 마음을 돌려야 하고요... 하포드도 아직 마음이 남아있는지라 몽고메리가 다정하게 대해주면 좀 망설이긴 하는데 지금은 무서운 게 더 커서 몽고메리가 다가오면 슬슬 피하겠지. 갑자기 만지면 화들짝 놀라서 토끼로 변해 숨어버리고. 개조 트라우마로 전보다 더 겁이 많아지고 심약해져서 내 토끼 기절할까봐 상냥한 선배 연기하는 몽고메리 보고싶다. 대학 시절엔 하포드가 몽고메리를 짝사랑해서 주위를 맴돌았는데 이제는 몽고메리가 (하포드 기절할까봐) 거리를 두고 천천히 다가갔으면 좋겠어. 그래도 언젠간 완전히 해감시켜서 작은 토끼 손에 쥐고 마음껏 쓰다듬으며 우리 토끼 이쁘다고 팔불출 짓 하겠지. 하포드 닮은 잭공주도 낳고... 잭한테도 맨날 엄마 닮아서 이쁘다 해가지고 하포드만 부끄러워 할 것 같음



몽포드
아이스매브
2024.05.24 16:18
ㅇㅇ
모바일
크으으 몽포드는 이맛이지ㅜㅜㅜㅜㅜㅜ ㄹㅇ 존나 맛있다
[Code: 0c01]
2024.05.24 16:56
ㅇㅇ
모바일
360도 돌아서 순애로 돌아오는 몽고메리 존나 달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심약한 톢포드 해감시켜서 빌 꼭 닮은 잭공주 낳는 것까지 갓벽해ㅠㅠㅠㅠㅠㅠㅠ이 가족 행복해야마뉴ㅠㅠㅠㅠㅠㅠ
[Code: d7fe]
2024.05.24 16:56
ㅇㅇ
세상에 ㅇ<-< 동물형태 보면서 사람 얼굴 떠오르면 그거 완전 사랑이잖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725c]
2024.05.24 17:02
ㅇㅇ
모바일
늦바람이 무섭다던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고돌아 순애!! 완전 좋다!!
[Code: 613d]
2024.05.24 22:08
ㅇㅇ
모바일
너무 너무 귀엽고 뽀작거리는 몽포드 아니냐 ㅋㅋㅋㅋㅋㅋㅋ빌이 다른 토끼보다 훨씬 더 예쁘고 털도 부드럽고 엉덩이도 통통해서 귀여운거 맞잖아 ㅋㅋㅋㅋㅋㅋ내 토끼 기절할까봐 차마 바로 못들이대고 돌아돌아 해감시키는 몽고메리 너무 좋아 ㅋㅋㅋ
[Code: c09c]
2024.05.24 22: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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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서 오들오들 떨면서도 가끔씩은 찹찹 몬티 핥아주는 톢포드는 너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ㅋㅋ팔불출 몬티 톢포드 나 이런거 좋아하네
[Code: c09c]
2024.05.26 11: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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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돌아 팔불출의 길을 가는 몬티 존좋 ㅋㅋㅋㅋㅋㅋ 이제 톢포드랑 행복만 하길 ㅠㅠ
[Code: fe5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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