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98305739
view 661
2024.06.26 21:46





65세 생일이 되던날, 아이스는 사령관직에서 물러나 평범한 삶으로 복귀했을거야. 일년 먼저 은퇴해 남편의 퇴임식에서 옆을 지켜준 매버릭의 손을 꼭 잡은 채로 두 사람은 그렇게 군인으로서의 삶의 무게를 내려놓았겠지. 이제는 아침에도 느지막히 일어날 수 있겠다 싶었고, 파일럿으로서 몸무게 걱정할 일도 없을거라 생각했지. 뭐 대부분 맞기는 해. 그런데 생각보다 군인으로서의 자세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게 문제였을거야. 
이를테면 둘다 뒹굴거리는 것 자체가 어려운거겠지. 이제는 편하게 따박따박 나오는 군인연금으로 하루종일 서로만 바라보고 있어도 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스는 여전히 새벽 6시면 일어나 운동을 나섰고, 퇴임후에도 군에서 이것저것 자문형식으로 연락오는 걸 끊어내질 못하는거지. 그의 서재가 새벽까지 불이 켜져있을 때가 떄떄로 있었고, 그를 찾는 전화가 여전히 잦은 편이야. 매버릭도 마찬가지지. 그가 연마하여 새로 개발한 여러 비행기술들을 전수하고 왔음에도 조언을 구하는 후임들의 연락이 잦아. 결국 두 사람 다 말만 은퇴지 여전히 군에 얽매어있는 셈이지. 
그러다보니 이제는 주름살 가득한 얼굴이지만 서로에게 상대는 여전히 청년의 얼굴이 보일거야. 한바탕 부부싸움을 할 때면 20대 초반 서로에 대한 텐션이 사실은 섹슈얼한 감정이었는지도 모른채 부딪히기만 했던 때가 떠오를테고, 작정하고 분위기잡고선 베드인시그널을 보낼때면 이제는 여유롭게 상대에 대해 리드하거나 져줄줄도 아는 노련미 가득한 서로가 보이겠지. 그 와중에 여전히 아이스는 힘이 좋아서 이 나이 되도록 매버릭이 갈때까지 여유롭게 맞춰준다는 게 포인트겠지만. 걱정없이 흘러가는 하루하루 이라해도 완전히 걱정에서 벗어난건 아닌게... 은퇴직전에 한 건강검진결과서가 오늘 날아왔어. 아이스가 잠시 서재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사이 아이스의 이름으로 온 건강검진 결과서를 매버릭이 무심코 뜯었지. 
남편의 이름이 또박 또박 적힌 결과서를 쭈욱 찢어 버릇처럼 읽어내리던 매버릭은 전화를 끊은 아이스가 뒤에서 매버릭을 세번 넘게 불렀음에도 듣지 못하고 있었어.



.........뭘 하길래 부르는 지도 모르고 서 있어?
.......................




맵? 뒤에서 부드럽게 허리를 끌어안고 어꺠에 얼굴을 기대던 아이스의 눈에도 매버릭이 들고 서 있는 종이가 보였을거야. 아이스가 한눈에 봐도 종이에 적힌 글자는 몇 되지 않는데도 읽고 또 읽는 모습이 역력했지. 뭔데 그래? 아이스가 길게 고개를 빼고서 몇 안되는 문장을 읽었을 때 저도 모르게 매버릭의 허리를 안고 있던 팔이 힘없이 떨궈졌어. 그때까지도 매버릭은 말이 없었지.






............재발했나봐, 아이스. 어떡하지?
......................
............잠깐. 너 알고 있었어? 
......................
............알고 있었다고?




살짝 격양된 목소리로 매버릭이 돌아보는 걸 그대로 아이스가 입술을 눌렀겠지. 짧은 키스였는데도 숨이 찬듯 매버릭이 헐떡였어. 다시 무어라 말하려는 걸 서둘러 입을 맞추고선 입술을 뗴었지. 너.... 매버릭이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어. 그러다 순식간에 흐려지는 표정에서 아이스는 심장이 철렁이는 기분을 받았지. 




..... 나한테 거짓말한거야? 분명 다 나았다고 했잖아.
.......................
.......무슨 말이라도 해봐. 거짓말한거냐고, 아이스.
.......................




아이스는 대답대신 다시 매버릭을 끌어당겨 입맞추려했지만 이번엔 매버릭이 더 빨랐어. 아이스의 손을 밀어내는 매버릭의 표정이 벌써 잔뜩 흐려져있어. 오랜 세월이 우리 둘 사이에 흘렀지. 이미 눈은 빨개졌을거고, 그 어떤 말을 하던지 매버릭을 울게 만들게 뻔했어. 후두암진단을 처음 받던때가 또다시 생각나. 평생 울일을 안겨준 기분이었지. 그래서 다 나았다고 거짓말할수 밖에 없었어. 현실은 몇년 더 지켜봐야했지만 어떻게든 매버릭을 걱정시키게 하고 싶지 않았거든. 미안. 소리 없이 입술만 달싹이며 아이스가 속삭여. 부디 매버릭이 알아차리지 못했길 바라면서 말이야.




.............너........어떻게 나한테....





하지만 20년의 세월은 작은 눈짓하나도 시그널로 인식하게 만들 정도의 시간이었어. 미안이라는 말을 정확히 알아들은 매버릭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슬픔으로 가득차버렸어. 어떡하지. 소리도 없이 후두둑 떨어지는 눈물 앞에서 아이스는 쩔쩔 매고 있어. 미안. 황급히 그를 끌어안아 달래보지만 매버릭은 버둥거리기만 할 뿐 실제적으로 아이스를 내치지도 못하고, 끌어안지도 못해. 기운없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듯 주저앉는 매버릭을 따라 아이스도 함께 바닥에 주저앉았어. 금방 어떻게 되는거 아냐. 그냥 추가 검사 받아보자는 말이야 맵. 걱정시켜서 미안해. 응?
아이스의 목소리가 매버릭의 귀에 내려앉았어. 아무것도 모르겠지. 그냥 어느날 갑자기 아이스가 사라질까봐 그저 무서울 뿐이야.
자신을 달래주는 아이스의 품안에서 매버릭은 오래도록 멍하니 주저앉아있었어.





아이스매브 





 
2024.06.26 21:52
ㅇㅇ
모바일
나 울어 센세 ㅠㅠㅠㅠㅠㅠ아이스 괜찮을거라고 해줘 맵이랑 영사한다고 해줘 ㅠㅠㅠㅠㅠ
[Code: 7ee9]
2024.06.26 22:12
ㅇㅇ
모바일
아이스 절대 건강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두ㅜㅜㅜㅜㅜ
[Code: 7f4b]
2024.06.26 22:21
ㅇㅇ
모바일
어름이 맵 울리지말고 존나게 건강하라고 알겟냐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ad4]
2024.06.26 23:41
ㅇㅇ
모바일
이런 법은 없는겨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데헷! 별 거 아닙니다!건강검진만 꼬박꼬박 받으십쇼 하는 의사 튀어나와라ㅠㅠㅠ
[Code: ba6e]
2024.06.27 03:01
ㅇㅇ
모바일
제목보고 일단 나도 울면서 들어왔어......하......그치? 그냥 재 검진받는거뿐이지...? 정밀검사후에는 별 일 아니라고 해줘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b17c]
2024.06.27 05:41
ㅇㅇ
모바일
세상에 이런 법은 없는겨 !! 정작 정밀검사 해보면 별일 아니라서 둘다 족굼 머쓱해할거라고 !!!!!! 은퇴하고 알콩달콩 영사하라고 ㅜㅜㅜㅜㅜㅜㅜ
[Code: a939]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