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잨닉갈 둘이 같은 고등학교 선생님인데, 테잨이는 수영선수 출신 체육 교사고 닉갈은 음악 교사겠지. 둘이 동거까지 하는 되게 오래된 커플이고 맨날 닉갈이 테잨이 차 타고 같이 출퇴근까지 하는데 아무도 둘이 사귀는 사이인거 못믿는 거 보고 싶다... 왜냐면 도저히 매치가 안 되서....ㅋㅋㅋㅋ




테잨이 완전 EEEE에 호쾌아재 농담치는 친구같은 쌤이라서 애들이랑 맨날 장난치고 그러겠지. 옷입는 것도 순 스포츠룩 아니면 후디만 입고, 여름엔 쌀국인 종특 반팔반바지에 뉴발 운동화 + 흰양말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완전 아저씨룩으로 입고 다니고.... 머리엔 365일 뭣같은 반다나두건 쓰고 다녀서 다들 반다나두건이 사실 테잨쌤 두피 아니냐고, 저거 잡아벗기면 두피도 벗겨지는 거 아니냐고 할 정도...

수업 때는 설렁설렁 와서 진도맞춰서 할 거 하다가도 어느날 갑자기 야, 날 좋은데 축구나 한 판 하자. 하면서 애들 우르르 끌고 나가서 같이 뛰고, 또 어느 날은 다 귀찮다, 니들 할 거 해라. 하곤 운동장에 풀어놓곤 자긴 잔디밭에 누워서 이어폰 끼고 발 까딱까딱하며 딴짓하고... 시험기간 되면 애들이 시험 코앞이라고 우는 소리하면 야, 체육은 뭐 시험 안 보냐! 하다가도 좀 이따 또 맘 약해져가지고 알았다, 알았어. 자습해. 하겠지. 그리고 시험 끝난 후 한 주 정도는 수업 일찍 끝내주기도 하고 그러겠지...

복도 걷다가 애들이 쌤, 안냐세여~ 하고 인사하면 오냐~ 하고 본체만체 턱짓으로 대충 받아주는데 사실 알고보면 누가누군지, 어디 사는지, 지난 학기 성적 어떤지, 여친남친 누군지, 요즘 고민은 뭔지까지 다 꿰고 있을 정도로 애들이랑 가깝고 섬세한 쌤이겠지... 그래서 체육 담당인데 상담을 같이 겸하고 있기도 함. 근데 상담 다녀온 학생들 하나같이 자기 고민은 다 까먹고 그저 수다 떤 기억 밖에 없음. 그래도 신기한게 어쨌든 상담하고 나면 고민하고 있던 게 별것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겠지. 아무튼 호쾌한 듯 다정한 수다쟁이 테잨쌤.




닉갈은 물건너 잉국에서 온 음악쌤인데, 쌀국 생활한지 꽤 오래됐는데도 발음에서 전혀 쌀국 발음이 묻어나지 않아서 어디서든 목소리가 귀에 튀는 선생님이겠지. 일단 목소리 자체도 좋고, 음악쌤인만큼 다룰 줄 아는 악기도 많고 노래도 잘해서 애들 사이에서 잉국남에 대한 기이한 환상을 만드는데 한몫 톡톡히 했을 거임... 항상 쿨톤 위주의 깨끗하고 정갈한 룩을 고수하는 닉갈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왕자님 같은 모습이겠지. 

외모나 옷입는 스타일도 그렇지만 성격도 닉갈은 테잨이랑은 정반대인 쌤임. 수줍음이 많아서 자기 수업을 3년째 듣는 애랑도 개인적인 사담을 나눈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수업도 시작하는 정각 때 교실에 딱 들어와서 수업만 하고 끝나는 정각에 수업 칼같이 끝내고 나가는 식임. 애들이 쌤~ 첫사랑 얘기 해주세여~ 하면 수줍게 하하, 웃으면서도 장난 그만 치고 이제 00쪽 펴자~ 하기만 하고.... 은근 단호한 면이 있어서 안 받아줌.

시험 기간에 음악 외 주요과목 공부하게 해달라고 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게, 다른 예체능 쌤들과는 다르게 닉갈은 시험 힌트를 전혀 안 줌...ㅋㅋ 그래서 진짜 음악 수업 열심히 듣고 공부해야겠지...ㅋㅋㅋㅋ 수행평가도 얄짤없어서 다들 닉갈 수업 한 학기 듣고 나면 악기 하나쯤은 마스터할 정도임. 근데 수업은 잘해서 의외로 조는 학생은 없을 거임. 애들이 지루해할만 하면 음악사에 흥미로운 일화 같은 거 동화처럼 이야기해주는 거 좋아해서 다들 잘생긴 닉갈쌤 얼굴보면서 즐겁게 듣고 그러겠지.



그런데 어느날 애들 사이에 소문이 하나 도는 거임. 체육이랑 음악이랑 사귄다고... 어떻게 된 일인고 하니, 애들이 학교 끝나고 인싸들끼리 근처 해변가에 파티하러 놀러갔는데, 해변가 끝 작은 모닥불 근처에서 손잡고 마주 앉아 있는 체육쌤이랑 음악쌤을 봤다는 거임. 근데 웃긴게 본 애들이 한 둘이 아닌데, 같이 본 애들 끼리도 정말 자기들이 본 게 테잨이랑 닉갈인지 확신이 안 섬. 그 이유가 테잨이가 너무 멀쩡한 모습이라서인 거면... 존나 웃기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피와 한몸 같았던 반다나도 없고, 매번 움직일 때마다 사그락사그락 소리나던 바람막이나 트레이닝 바지는 어딜가고... 멀끔한 모습으로 스웨터를 입은 테잨이를 학생들 그 누구도 제대로 알아보질 못했던 거....ㅋㅋㅋㅋ 닉갈은 학교에서 봤을 때보다 좀 들뜬 거 같고 웃음도 많은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아무튼 자기들이 알던 닉갈이 맞긴 하단 말야. 근데 그 앞에 두손 맞잡고 있는 남자는 테잨인데 테잨이가 아닌 거 같겠지....ㅋㅋㅋㅋㅋㅋㅋ

거기다 그 말 많은 테잨쌤은 조용히 웃기만 하고, 그 조용하고 수줍은 닉갈쌤은 쉴 새 없이 종알종알 말을 하고 있는 모습은 학교에서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들이었음. 그래서 더욱더 두 사람이 맞는 건지 헷갈렸음. 그런데 누군가가 그러겠지. 그러고보니까 두 사람 항상 같은 차로 출퇴근 하지 않느냐고... 그말에 ...!!!! 하고 말을 잊는 학생들....

그리고 그 이후로도 계속 비슷한 목격담이 학생들 사이에 올라오는 거 보고싶다





이번엔 누군가가 주말에 공원에서 봤다는 데이트 장면. 이번에도 역시나 테잨쌤은 멀끔한 모습이었고, 닉갈쌤은 들떠서 말이 많아진 모습이었음. 책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열심히 뭔가를 설명하는 닉갈쌤과 보라는 책은 안 보고 닉갈쌤 손이랑 얼굴 번갈아 보면서 그저 실실 웃고 있는 테잨쌤... 이 장면을 누군가 사진까지 찍는데 성공하면서 그렇게 둘의 연애설은 사실로 밝혀졌음.


그래서 학교에서 테잨이랑 닉갈한테 다들 진짜로 닉갈/테잨쌤이랑 사귀냐고 물어보는데 둘이 반응도 다를 거임. 테잨이 푸흐흐, 하고 웃으면서 그걸 이제 알았냐고 대수롭지 않게 어깨 으쓱하겠지. 실실 웃으면서 왜? 내 남친 너무 잘생겨서 부럽냐? 부러우면 니들도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거라. 하면서 거들먹거리고... 닉갈은 얼굴이랑 목, 귓바퀴까지 시뻘게져서는 수업에 집중하자~ 그만~ 하면서 손 내젓겠지. 학생들 킥킥 웃으면서 닉갈쌤 부끄러우신가보다~ 지금까지 어떻게 숨겼대~? 하고 놀리고 그러는데 사실 알고보니까 닉갈쌤 핸드폰 배경화면 사진


이거였겠지.... (아무도 테잨인거 몰라봐서 숨겨졌던 것뿐 이미 티낼대로 티내고 있었던 닉갈쌤...)

그렇게 한차례의 파란을 일으키고 공개연애하게 된 테잨닉갈인데 사실 달라지는 건 없었고....... 그저 학생들 사이에선 테잨쌤은 어째서 닉갈쌤 앞에서만 저리 멋진 모습을 하고 지내는가...?만 의문으로 남게 된 사건이 되어버림. 그리고 몇년 지나서 테잨닉갈 사귀는 거 아는 애들 졸업하고 나면 또 둘이 사귀는 사실은 의도치 않은 비밀이 되어버리고 그렇겠지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몇년 뒤에 둘이 결혼해서 청첩장 돌리는데 어쩌다가 학생들이 닉갈쌤 결혼한다고 청첩장 입수해서 돌려보곤 깜짝 놀라겠지. 청첩장에 닉갈쌤 이름 옆에 써 있는 이름이 테잨쌤 이름이랑 분명 똑같은데 테잨쌤인듯 테잨쌤 아닌 사람이 서 있어섴ㅋㅋㅋㅋㅋ



(이 훈남이 정녕... 우리가 아는 바로 그 아재체육...??)





여담으로, 테잨닉갈 둘은 여행지에서 만나서 커플된 사이였으면 좋겠다... 테잨이 부상으로 수영 그만두고 갭이어 동안 마음 치유하려고 여행하는데 그때 잉국에서 처음 닉갈 만나고 불같은 사랑에 빠졌겠지. 교육학 전공한 닉갈이랑 같이 일하려고 테잨이도 교직 이수 받고, 닉갈이 쌀국 와서 같이 선생일 하면서 동거하기 시작한 거겠지. 테잨이가 학교에서 아재처럼 입고 다니는 이유는 진짜 별거 없음. 그냥 일할 때 편한 옷 입은 거임.... 근데 닉갈이랑 데이트 할 때는 최대한 닉갈한테 예쁘고 멋지게 보이려고 최선을 다해서 꾸미는 거. 닉갈은 테잨이 어케 입든 별로 상관 안하는 편. 어차피 벗긴 게 제일이라....ㅎ + 아, 테잨이가 애들 자유시간 주고 이어폰으로 듣는 음악은 닉갈이 직접 커버한 노래였으면 좋겠다...ㅎㅎ